만남후기

등록일 | 2013.06.07 조회수 | 5,819

천명관 작가와 독자들의 특별한 식구 되기

 

지난 5월 30일 저녁 7시 30분 홍대 마포나루냉면에서 <고령화 가족>의 천명관 작가와 독자들의 저녁 식사가 있었다. ’식구’라는 말은 먹을 식(食)과 입 구(口), 즉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너무나 다르고 개성 넘치지만 어머니가 구워주는 삼겹살을 함께 먹으며 한 식구가 되어갔던 <고령화 가족>의 세 남매처럼 이 날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다른 독자들은 낯선 이들과 밥을 함께 먹으며 식구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고령화 가족

↑ 천명관 작가 <고령화 가족> 표지

 

처음 자기 소개를 하던 때의 어색함은 한 술, 두 술 밥을 떠먹으며 조금씩 사라져갔고 천명관 작가가 독자들에게 손수 막걸리를 따라줄 때 쯤엔 훈훈한 온기가 돌았다.

 

"제 책의 독자들은 남자가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독자와의 만남을 가지면 여자 독자들이 많더라고요. 오늘은 남자 독자 분들도 많이 오셨네요." 천명관 작가의 말대로 이 날 만남엔 남성 독자들도 많이 참가를 한 편이었다. 게다가 서울 뿐만 아니라 수원, 대전에서도 이 만남을 위해 달려온 독자들도 있어 천 작가의 진정한 팬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이 날 식사를 함께한 독자는 고작 열 댓 명 남짓이었는데 이 날 만남을 주관한 출판사 문학동네의 관계자는 이 모임을 신청한 독자들이 굉장히 많았음을 밝히며 당첨자 선정의 기준은 얼마나 댓글을 진정성 있고 성의 있게 달았느냐 였노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 자기 소개중인 독자들

 

간단한 자기 소개 후에 이 날 모임의 제목이기도 한 ’그만들 하고 밥 먹자!’라는 말처럼 식사를 시작하였다. 밥을 먹으며 천명관 작가의 유년기 경험을 듣기도 했다. "제가 어렸을 때 국어만 잘했어요. 왜냐면 중 1때 국어 선생님이 예뻤거든요. 대학 갓 졸업하고 서울에서 용인으로 발령 온 아가씨 선생님이었는데 정말 상큼 했달까요? 그래서 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집 근처에 부잣집이 있었는데 거기 살던 남매랑 친했어요. 사실 그 여동생이 예뻤거든요. 그래서 그 집에 자주 놀러 가곤 했는데 그 집에 커다란 서재가 있었어요. 거기 세계 문학 전집 같은 것이 쫙 꽂혀 있는데 다 빌려가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 집 어머니가 한 번에 한 권씩만 빌려가고 다 읽으면 또 빌려가라고 해서 일단 한 권만 빌려왔어요. 근데 그걸 단숨에 다 읽어버린 거예요. 그리고 그 다음날까지 기다리는데 어찌나 지루했던지. 그런 식으로 여름 방학 때 전집을 다 빌려서 읽었어요." 소년 천명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두 명의 특별한 여성들은 결과적으로 그가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 막걸리를 손수 따라주는 천명관 작가

 

최근 개봉한 영화 <고령화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 독자는 소설 속 한모는 단순무식에 인간 말종인데 영화 속 한모는 좀 귀엽게 대중화된 것 같다고 평하기도 하였고 또 다른 독자는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의 캐스팅이 원작 캐릭터에 비해 비주얼 적으로 훌륭하다고 평하기도 하였다. 똑같이 원작 소설이 있고 역시 박해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은교>와 <고령화 가족>을 비교하는 대화도 오고 갔다. <아이언맨 3>의 예상을 넘은 엄청난 흥행 성공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고령화 가족>이 좀 불리하지 않았냐는 한 독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천명관 작가는 “나는 <아이언맨 3>를 개봉 첫 날에 보러 갔다”며 쿨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본인이 원래 아이언맨 팬이며 어벤저스까지 섭렵했다는 것을 밝히자 독자들 사이에 웃음에 터졌다.

 

 

↑ 다함께 건배를 하고있는 작가와 독자들

 

이 날 함께 식사한 독자 중에는 문예 창작과에 재학 중인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 천명관 작가에게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다. 천 작가는 그 질문에 답하기를 앞서 그 학생에게 나이를 물었고 그 학생은 20대 초반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천 작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네요. 20년 뒤에 등단할 수도 있어요. 나는 마흔 넘어 등단했어요.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문학을 계속 즐기고 사랑하면 언젠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글쓰기에도 재능이 필요하며 그것은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이라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유년기에 던져진 겨자 씨 같은 무언가에 나의 세포가 반응하고, 그것이 글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 이어지면 재능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어릴 적에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덧붙여 어떤 일을 가장 잘하는 건 그 일이 재미가 있을 때이므로 재미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푸짐한 음식들과 달콤한 알밤 막걸리로 이어진 식사는 천명관 작가의 소탈한 입담까지 더해져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되었고 천 작가가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으로 이 날의 만남이 마무리 되었다.

 

 

↑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인터파크도서 북& 9기 이은재

현재 스물여섯, 본업은 4년 차 초등교사, 부업은 9기 북앤기자단 등 글쓰기, 특기는 이탈리아st 야매 요리, 취미는 블로그, 좋아하는 음악은 클래식, 좋아하는 책은 만화책, 좋아하는 작가는 알랭 드 보통과 무라카미 하루키, 삶의 목표는 일류와 B급을 두루 섭렵한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며 현재 고민거리는 미래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릴지 입니다.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며 여러 갈래 길에서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지만 그래도 매 순간 유머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바람직한 젊은이가 되기를 꿈꿉니다.

작가소개

천명관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소설 [프랭크와 나]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고래]로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나의 삼촌 브루스 리1, 2]가 있다.

내 취향대로 살며 사랑하고 배우는 법 2013.06.10
어느 여행자의 기억, 변종모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2013.06.04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