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1.11.12 조회수 | 10,721

하루를 48시간처럼 쓰는 남자의 비밀



늦가을의 입김이 다소 따뜻해서였을까. 지난 11월 9일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홍대 근처에 위치한 카페 ‘살롱 드 팩토리’로 모였다. 인터파크도서 북앤 내 연재로도 큰 호응을 받았던 <아버지의 길> 출간기념 이재익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기 때문이다. 포근한 날씨에 작가를 보러 온 독자들의 열기가 더해져 카페는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가 유지된 상태로 행사가 진행됐다. 참석한 독자들은 자유롭게 음료와 다과를 즐기면서 이재익 작가와의 만남을 기다렸다. <아버지의 길>을 출간한 출판사 황소북스 담당자가 간략하게 이재익 작가의 프로필을 소개한 뒤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되었다. 작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에 대한 주제에 초점에 맞추어 이야기를 했다.



↑ 다과를 즐기면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모습


↑ 이재익 작가를 소개하며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네는 이재익 작가


“오늘 강연이라는 말이 거창하기 때문에 쓰고 싶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간관리와 밸런스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해왔기 때문에 저는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재익 작가는 잘 알려졌다시피 SBS 라디오 <두 시 탈출 컬투쇼>의 PD이기도 하다. 첫 인사 후 그는 <두 시 탈출 컬투쇼> PD 생활을 소개했다.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하여 6시 30분에 퇴근한다는 그는 “PD의 역할은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이라며 “방송의 균형을 잡고 조율을 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 큐 시트를 짜고 4000여 개의 사연을 솎아내는 일을 한 뒤. 퇴근시간에는 뒤도 안보고 곧바로 작업실로 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작업실에서 7시부터 새벽 2시, 3시까지 매일 글을 쓴다고 말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는데 TV를 보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컴퓨터 마우스만 잡으며 시간을 얼마나 보내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재익 작가는 메신저에 저장된 553명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이 중 200여 명의 친구만 하루의 한 명씩 만난다면 200일이나 소모될 것이라며 정말로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지인과 만나는 시간과 자신이 하는 취미생활 등 시간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민해봐야 할 것이 바로 공상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합니다. 공상을 줄이는 첫 번째 길은 인간관계를 심플하게 하는 것입니다.” 친구랑 싸웠던 것에 대해 지나친 고민을 가지거나 이성에 대한 지나친 공상은 시간을 헛되게 보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단한 행동양식을 가질 것을 독자들에게 권했다. 또한 그는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공상 또한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23살에 첫 등단을 하고 영화가 계약되었을 때 스스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벌어 무엇을 살 것인지 고민했고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했었으며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실패할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쓸 때 없는 생각들은 점점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자기 자신을 닮아가게 됩니다.” 작가는 이러한 공상을 떨쳐버리게 되었을 때 비로소 ‘시간’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시간의 활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익 작가


이재익 작가는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사실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많이 쓰고 많이 읽기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장르 중에서 시를 빼고는 글을 쓰는데 천재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노력으로 많이 극복할 수 있으며 글을 쓰는 일을 절대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글이 유치해도 그만두면 안됩니다. 장편소설의 호흡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재익 작가는 시간과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고 가방에서 여러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입던 옷과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여러 앨범들, <두 시 탈출 컬투쇼> 기념 우표 등을 질문하는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다. 그는 “어떠한 질문에도 성심 성의껏 답변하겠다”면서 많은 독자들의 질문을 반겼고 독자들 또한 작가에게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민을 비롯해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하는 독자들의 질문과 이재익 작가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 이재익 작가에게 질문하는 독자


↑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이재익 작가


↑ 자유롭게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독자들의 모습


Q 아버지의 길은 어떠한 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아버지의 길’은 공부를 하고 쓴 책으로 다른 책들보다 2~3배는 더 많은 공을 들여 썼다. 특히 아버지께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참회할 수 있는 근원적인 정서를 나타내고 싶었다. 소재는 2007년도 영화작업을 하다가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는데 100분에 담을 수 없는 좋은 내용이어서 책으로 쓰게 되었다.

Q 20대 힘들었고 방황했던 당시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는가.

답변하기에 부끄럽다. 왜냐하면 그 당시가 콤플렉스도 아니었으며 먹고 살기에 힘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정말로 좋아했던 책이 있는데 <트레인스포팅>이라는 책이었다.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들 중 한 권으로 알고 있으며 색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당시에 좋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Q 여가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글을 쓰면 지겹고, 능률이 떨어지지 않는가

우사인 볼트가 잘 뛰는 이유는 계속 뛰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부터 글을 오랫동안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작업하면서 지루함은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집중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조금씩 그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훈련을 한다면 작업할 수 있는 집중력을 기르게 될 것이다.

Q 글 쓰는 시간 외에 작업 중에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경우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답은 간단하다. 스마트 폰을 이용한다. 스마트 폰에 메모장에 생각나는 것들을 적는다. 가방에는 항상 USB를 가지고 다니는데 만약 누군가와 약속이 있을 때 공교롭게 시간이 늦어질 경우 PC방에 가서 작업을 하기도 한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나가라. 발전, 성장해라’ 이러한 말이 아니라 어떠한 일에 겁먹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에게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지금 해야 할 것을 누추하게 생각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질문한 독자들에게 개인 소장품이 나누어지자 추첨권 행사가 진행됐다. 이미 많은 상품들이 독자들에게 돌아갔지만 황소북스 출판사 또한 독자들에게 상품을 준비했다. 이재익 작가는 독자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고 즉석사진도 함께 찍었다. 독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했던 이재익작가와의 만남 덕분에 많은 독자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남은 마무리되었다. 



↑ 컬투쇼 기념 우표를 소개하는 이재익 작가


↑ 대화를 나누는 이재익 작가와 독자의 모습


↑ 함께 사진을 찍는 이재익 작가와 독자


↑ 이재익 작가가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인터파크도서 북& 6기 박재호

책에 대한 모든 것-향기, 글자, 겉표지, 서점, 책장, 스토리, 장르-들을 구분없이 좋아합니다. 책이 좋아 북피니언에 왔고, 책을 따라 북&까지 오게되었습니다. 많은 책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23살 대학생입니다.

작가소개

이재익

서울대 영문과 졸업. 월간 〈문학사상〉 소설 부문으로 등단 후 30권의 책을 출간했다. 몇 편의 에세이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소설.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 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고 신문과 잡지 칼럼도 쓴다. 네이버 웹소설 원년 멤버로 여러 인기작을 연재했고 현재는 <욕망하다> 연재 중.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잠시 일하다가 SBS에 PD로 입사해 <컬투쇼>, <이숙영의 러브FM> 등 많은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현재는 <이재익의 정치쇼> MC를 맡고 있으며 국내 최장수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과 유튜브 채널 <이재익 tv>도 운영 중이다. 취미는 작곡.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코흘리개 시절부터 여태껏 헤비메탈에 환장하는 순정메탈아재.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로커가 되지 못해서 하...

'한국의 타샤튜더' 이효재의 이야기 2011.11.14
먹고 마시고 노는 유쾌한 만남 2011.11.11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