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1.08.25 조회수 | 10,698

도전이 아름다운 손미나 작가와 독자들의 수다




손미나 작가는 국민 프로그램 KBS <가족 오락관>에서부터 <도전 골든벨>, <세계는 지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아나운서였다.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훌쩍 여행을 떠난 그녀는 지금 여행 에세이 <스페인, 너는 자유다>, <태양의 여행자> 등을 집필한 여행 작가로 더 익숙하다. 매번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그녀가 이번에는 소설 작가로 돌아왔다. 이름만으로도 주목하게 되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 행사장에서 판매 중인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행사장에 입장하는 독자들


↑ 독자들이 손미나 작가에게 남긴 질문지


지난 8월 19일, 논현역 부근에 위치한 디 초콜릿 카페에서 첫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출간한 손미나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 은은한 불빛이 비추는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는 어느새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설렘으로 가득 찼다. 특히 많은 여성 독자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행사에 참여해 커리어우먼으로서 손미나 작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조명 아래 밝은 모습으로 등장한 손미나 작가는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의자 대신 서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마이크를 잡은 그녀는 “첫 소설을 발간한 것도 기쁘지만 오프라인 상에서 독자 분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인사말로 말문을 열었다. 손미나 작가와의 만남은 독자들이 그녀에게 궁금해했던, 가령 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었는지 등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뤄졌다.



↑ 행사 시작을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


↑ 박수로 손미나 작가를 환영하는 독자들


↑ 행사를 진행하는 손미나 작가의 모습


손미나 작가는 20대의 자신을 방황하는 조각배였다고 고백했다. “흔히 10대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데, 저는 2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였어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딸로서, 미래의 엄마로서, 여자인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자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자기 존재에 대해 큰 역할 고민을 느끼던 그녀는 유학길에서 비로소 자신이 성장함을 느꼈다고 했다. 스페인과 호주에서 공부하며 자립하고 싶어 부모님의 용돈도 마다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 그녀는 스스로를 내치고 싶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에 반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적죠. 게다가 앞만 보고 질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살펴보는 기회는 별로 없었어요. 저는 활동적인데다가 호기심이 많고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탓에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었는데, 그런 여행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손미나 작가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다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어릴 적, 제 곁에는 항상 책이 있었어요. 책을 읽었던 추억이 많아요. 가족끼리 책을 읽었고 편지를 썼죠. 글을 통해 기분을 표현하는 게 습관이었던 것 같아요.” 

유학길에서 시를 배우게 된 저자는 나무를 만지고 느끼라는 선생님의 신선한 교육방식과 그것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학생들을 보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글을 쓰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작가라는 또 하나의 꽃을 피우고 싶다는 욕망을 발견한 것이다. “인생에서 몇 송이의 꽃이 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용기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작가라는 또 하나의 꽃을 피워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어요.”



↑ 행사를 진행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손미나 작가


손미나 작가는 첫 소설의 집필 과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스스로 한 뼘 더 성장하기 위한 도전이었다고 한다. “여행서적을 쓰면서 스스로가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거기에서 한 뼘 더 성장하기 위해서 소설 집필에 도전했죠. 문예창작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정식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쓰는 방법은 잘 몰랐지만, 가슴 속에 소설이라는 불덩이가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일 년 반 동안 삶의 원형에 가까운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져보니,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누군가가 대답을 했고 그들과 얘기를 나눴죠. 그것이 소설 집필의 출발이었어요. 장편소설을 쓰다 보니, 마치 손끝에서 글씨가 나오는 거 같았어요. 영혼이 글을 쓰고 있는 것처럼. 그것이 마침내 하나의 작품으로 함축되었습니다. 소설 집필을 끝내고 나니 마치 정수기에 걸러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소설을 쓰다 보니, 모든 사소한 것들이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되었고 이 세상과 삶, 그리고 자신의 존재에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꼭 ‘당신만의 소설을 쓰십시오’ 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 손미나 작가의 재치있는 진행에 웃으면서 행사를 즐기는 독자들


첫 장편 소설을 끝마친 감회에서 소설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이어 현장에 참석한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독자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Q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가슴이 뛰지 않은 지가 꽤 오래됐다. 하고 싶은 일은 있는데, 막상 도전하려고 하니 현재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가 나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아나운서와 작가의 갈림길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글로 적어봤다. 그런데 ‘모르겠다’ 가 정답이더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인데, 10 년 후의 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어차피 결론이 없는 것이라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나 자신이 기준이다. 나를 정신적으로 살찌우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앞으로 소설을 계속 쓰겠다고 결심했다.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이제껏 손끝에서 글이 나왔을 때만큼의 희열을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의 책을 사지 않아도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Q 손미나 작가처럼 여행을 좋아하고 자유롭게 일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결혼을 하는 것을 보니, 모아둔 돈을 결혼하는 데 투자를 할지, 꿈을 위해 자유롭게 나아갈지 고민이다. 결혼을 생각하면 인생이 거의 끝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가정을 갖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부탁한다.

질문에 답이 나와 있다. 인생이 끝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혼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두를 필요가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이에 얽매어있는데, 외국에 나가 보면 그렇지 않다. 그들은 사회적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 모두 그렇게 산다고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 아직 어리니까 하고 싶은 일을 얼마든지 해도 된다고 본다.

Q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얻는가.

장편소설이다 보니 장기전을 위해 체력관리도 하고 늦게 자는 생활 패턴을 바꿨다. 오전에 주로 글을 썼다. 산책하는 시간에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정신이 맑아야 글이 잘 써지더라. 그 외에 쓴 글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한 번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머릿속이 깨끗해지고 생각들이 솟는다. 프랑스의 문화와 접하는 모든 것들이 글이 되어 나왔다.

Q 여행 에세이를 쓸 때와 소설을 쓸 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에세이가 평면적이 글이라면 소설은 집 한 채를 짓는 것 같다. 스스로 설계, 건축하는 느낌이었다. 에세이가 풀어놓는다면, 소설은 끼워 맞추는 느낌, 가구를 맞추고 집을 짓는 느낌이라고 할까. 집필 후 만족감을 느꼈다.

Q 스무 살인데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젊게 사는 비결은 무엇인가.

성숙한 건 좋은 것이다. 내 초등학교 때 별명은 교장선생님이었다. 장점을 살려라. 자기만의 우아함과 농익은 맛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있는가.

Q 직장생활 13년에 결혼은 8년 차에 접어 들었다. 현실과 다른 일을 선택하려고 할 때, 남편이 반대를 하고는 한다. 손미나 작가는 주변인들을 어떻게 설득했는가.

중요한 문제다. 아나운서를 그만둘 당시, 부모님은 나를 지지해주는 편이었다. 그런데 회사 동료들은 굉장히 반대하더라. 장기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왜 해야 하는지, 이 일은 함으로써 뭐가 좋은지 생각해보고 남편을 장기간 설득해보라. 위험 요소들이 걱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대화를 하면 결국 통한다. 타협을 하라. 사람이 소통하는 문제는 무던한 노력을 요하는 경우가 있다. 꼭 원하는 바를 이루시기를 바란다.



↑ 질문을 하는 독자


↑ 독자의 질문을 경청하는 손미나 작가


“책을 통해 행복을 전하는 이야기로 찾아 뵙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 손미나 작가의 얼굴은 열정으로 가득해 보였다. 예정보다 길어진 시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일어서서 작가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진 그녀에게 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행사 후 이어진 사인 시간에도 독자들과 일일이 사진 촬영을 하며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



↑ 손미나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하는 만남 행사장의 모습


↑ 사진촬영을 하는 손미나 작가와 독자


↑ 사인을 하는 손미나 작가


↑ 인터파크 독자들에게 전하는 손미나의 메시지




인터파크도서 북& 6기 문혜린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다 속에서 헤엄치기도 하고 박민규의 카스테라를 한 입 베어먹기도 합니다. 가끔 루이스와 톨킨이 밤새 나누는 얘기를 숨죽여 듣기도 하죠.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인기스타가 된 뽀통령, 뽀로로가 저를 만나주지 않아 고민하기도 합니다. 문학을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문화콘텐츠에 대한 넘치는 열정으로 작가를 꿈꾸는 20대의 예비작가입니다.

작가소개

손미나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서울 교장,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인, KBS 아나운서, 손미나앤컴퍼니 대표, 여행 작가, 소설가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려온 다재다능한 여성 리더다. 서른을 앞둔 시점, 10년간 왕성히 활동하던 방송국에 휴직계를 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언론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귀국 후 유학 생활의 경험을 담은 책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출간하고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후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본 여행기 『태양의 여행자』, 아르헨티나 여행기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를 집필 후, 해외 입양을 다룬 『엄마에게 가는 길』로 번역에 도전했으며, 파리에서 3년간 체류하며 첫 장편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썼다. 그 외 『파리에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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