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08.12.01 조회수 | 3,860

시골의사와 함께하는 지식열차여행


 11월 22일, 시골의사 ‘박경철’ 저자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은 휴일의 아침 8시에 서울역에 모였다. 코레일의 파업 위기 때문에 결국 지식열차에서 지식버스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여행의 설레임은 그대로 담고 춘천으로 가는 버스는 달렸다.

 소양댐에서 가을의 춘천을 즐기며 기지개를 편 뒤 춘천 시내에서 닭갈비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함께 여행을 하게 된 사람들과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나이부터 직업, 관심사까지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시간 가는 것을 잊게 했다. 서둘러 다음 행선지인 의암호와 공지천을 둘러본 뒤, 드디어 박경철 저자와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전망을 팔아먹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박경철 저자였던 만큼 이날의 강연 주제는 ‘경제위기상황의 투자에 대한 해답’이 아니었다. 그는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를 펴낸 경제전문가이자, 본업인 의사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에세이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의 저자이기도 하다. 에세이에서 투자서까지 펴낸 그의 폭넓은 아우라를 그대로 드러내는 훈훈한 일상의 단편, 자극이 되었던 사건사고 등 그의 삶에 관한 것이 이번 강연에서 그가 전하고 싶은 말인 듯 했다.

 그의 어린 시절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시골에서 도시 대구의 소위 부자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것은 자신과 친구들이 다르다는 것, 부와 빈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남들보다 몇 백배를 노력해도 1,2등은 결코 하지 못했던 고교시절, 그의 일탈은 햇살 좋은 봄날, 책상을 통째로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은 일이었다. 땡땡이 친 것을 선생님께 걸려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맞았다’를 외치며 벌을 받던 에피소드 등은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강연 분위기를 만들어내었다. 

 노력에 비해 그만큼의 성적은 나오지 않는, 우울한 노력파였던 그가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 정부의 과외 금지 정책 때문이었다며, 사교육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볼 때, 교육과 의료의 기회만큼은 공평하게 이루어져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가계 빚 때문에 종합병원을 사직하고 시골에 개인병원을 차리게 된 뒤, 돈을 모으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 왕진, 24시간 진료, 그리고 환자의 말 잘 들어주기 였다고. 환자와 의사 사이에 형성되는 심리적인 신뢰관계를 의학용어로 ‘라뽀’ (rapport) 라고 한단다. 환자의 속사정을 들어주다가 숨어있는 병을 발견하는 일도 여러 번, 그렇게 해서 날이 갈수록 김치며 고구마며 선물을 안고 오는 환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의학용어가 의미하는 것 이상의 라뽀를 환자들과 유지하게 되었다. “의사인 내가 환자 할머니를 살리는 게 아니라 의사인 나를 믿고 김치 한통 들고 오는 할머니가 나를 살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명, 진료기록만 적힌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 가족관계, 좋아하는 음식, 습관까지 적힌 1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진료기록부가 인간미 넘치는 시골의사 박경철을 말해준다.
 
의사인 그가 경제전문가가 된 계기는 대학시절 ‘Medical English’과목에서 외국 시사지의 의학기사를 번역하는 과제 때문이었다. 외국 시사지에는 펀드, 자산시장, 랠리 등 그 시절엔 낯선 용어가 많았고, 우리나라보다 20년 정도 앞선 미국의 상황을 보며 미래의 우리나라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과 관심에서 주식 책을 사보기 시작했다. 


 그는 현 경제위기는 은행의 잘못이 크다며 경제와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본래의 역할인 대출보다는, 투자에 힘을 쏟은 은행이 나중엔 돈이 없어 돌려막기를 하고, 정부가 공적 자금인 국민의 세금으로 은행의 부도 위기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누군가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을 보여줘야 한다, 자본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모르는 것이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사실적인 진단기록이다 라고 말했다.

 “지금은 씨를 뿌릴 때가 아닙니다. 봄을 기다리면 됩니다. 봄은 언젠가는 올 것이고,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니까. 중요한 것은 빚을 줄이고,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전 재산을 주식에 쏟아 붓지 않으며 1/3만큼을 빼고 그만큼의 자유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행복한 삶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이번 저자 강연회 주제의 답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영혼을 자유롭게 할 줄 아는 지혜를 이야기해준 박경철 저자에게 있었다.







<인터파크도서 김윤미>




인터파크도서 북& 양달프

작가소개

박경철

문명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순례자이자 이야기꾼. 외과의사 출신으로 저술, 강연, 방송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였다. 의대생 시절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점차 인간과 문명으로까지 그 관심 영역을 확장하였다. 특히 이십대 청년 시절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저작을 읽으며 서양 문명의 배꼽인 그리스 기행을 꿈꿔왔다. 가슴에 묻어두었던 꿈을 펼치기 위해 지천명을 앞두고 그리스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문명을 순례하는 노마드의 삶을 새롭게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2],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2],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등이 있다. 블로그 blog.nave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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