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6.02.01 조회수 | 4,100

[2015골든북어워즈] 골든북 <미움받을 용기> & 골든북작가 채사장




인플루엔셜 김혜연 차장(사진 임인영)



"제목 거부감 들까 걱정한 책… 다른 인생도 괜찮다는 용기 얻길"



한 해의 최고의 책과 작가를 뽑는 2015년 골든북 어워즈에서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가 ‘골든북’으로 선정되었다. 2015년 판매량 50%와 온오프라인 독자들의 투표 결과 50%를 합산하여 선정된 이번 결과로  <미움받을 용기>의 인기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것도 <미움받을 용기>가 출간된 이후부터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라는 메시지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진 우리 사회에 신선한 경종을 울린 것이다. 국내 출간을 담당했던 인플루엔셜 김혜연 차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에 대한 공통된 고민이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갈수록 더 치열한 경쟁사회가 돼가고 있는데 이 경쟁사회에 편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사실 선택의 문제잖아요. 그런데 경쟁사회에 뛰어들지 않으면 도태되고 조금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는 분위기가 있죠. 점점 내 기준은 사라지고 타인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기준에 맞춰 살게 되고요. 하지만 분명히 다른 길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이걸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걸 알게 된 후로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가 <미움받을 용기>의 국내 출간을 본격적으로 기획하게 된 직후였던 것 같아요.”



당시 <미움받을 용기>는 일본에서 이미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며 화제의 책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세계 3대 심리학자로 손꼽힐 만큼 학계에서는 저명한 인물이었지만 독자들에게는 생소했던 심리학자 아들러의 이론이 현대인의 가치관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 역시 지난해 3월 북DB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러는 한 세기를 앞서간 사상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혜연 차장은 국내 출간 당시 <미움받을 용기>가 이렇게까지 국내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하면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제목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했죠. 미움받을 용기를 내라는 게 절대 쉽지 않고, 자칫 미움받을 짓을 해도 괜찮다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알려지지 않은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는 부분을 강조해서 알렸는데 그게 맞아떨어진 것 같기도 해요. <미움받을 용기> 이후에 아들러 관련 책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게 된 측면에서 <미움받을 용기>가 상당히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미니멀라이프를 다룬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세 줄 일기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리셋시킨다는 <하루 세 줄, 마음정리법>, 혼자 있는 시간의 효과적 사용을 이야기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등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도서들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거환경, 청년문제, 심리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이는 현재 양국이 공통된 사회문제를 앓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움받을 용기> 역시, 자신의 기준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 양국의 공통적인 사회문제를 관통하는 책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같은 듯 달라요. 무슨 얘기냐면 일본 사람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큰 실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를 가두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남의 성공과 행복이 곧 나의 기준으로 작용하면서 남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인을 의식하는 상황 자체는 비슷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조금 다른 거죠. 그러나 크게 봤을 때는 양국의 공통된 문제를 아우르는 책이기 때문에 양국 독자들에게 많은 반응을 얻었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미움받을 용기> 이후 ‘용기’를 앞세운 책 제목이나 아들러의 이론을 활용한 책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혜연 차장은 직접 메일을 보낸 한 독자를 떠올렸다.



“독자 한 분이 편집상의 실수가 있는 것 같다고 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알고 보니 말줄임표를 헷갈리셨던 건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책에 대한 애정이 굉장하신 분이더라고요. 이 책을 정말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하시면서 직접 책을 사서 가까운 군부대에 기증하기도 하고,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활동에서 이 책을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셨다고 해요. 감사했고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곧이어 김혜연 차장은 ‘영향력 있는 지혜’에 대한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큰 틀 안에서는 비슷한 이야기로 보일지라도 남들이 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시도하는 노력을 앞으로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미움받을 용기>에 대한 수많은 독자들의 지지와 응원이 그런 마음을 더욱 확고히 해줬다.



“저희 회사의 모토가 ‘훌륭한 작품만이 세상을 바꾼다’예요. <미움받을 용기>를 읽는다고 해서 개인의 삶이나 세상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책을 읽은 독자 분들이 ‘남들과 조금 다른 인생을 살아도 괜찮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라는 용기를 얻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앞으로도 그런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사진 임인영)



"우리나라는 인문학에 너무 진지해… 인문학 본질은 재미"



2015년 ‘골든북작가’의 영예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채사장에게 돌아갔다. 그는 자신의 첫 책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으로 출판계의 큰 파장을 일으켰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인문학을 자신만의 관점에서 풀어내, 인문학을 어려워했던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수상작 선정에 독자들의 투표 결과가 반영됐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데뷔 2년차, 총 세 권의 책을 낸 새내기 저자에게 보내는 독자들의 신뢰는 무엇 때문일까? 그에게 직접 물었다.



“인문학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분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기존에는 관련 책 자체가 ‘인문학을 소비할 수 있는 독자 중심’으로 기획됐고, 책을 생산하는 주체도 교수님이나 학자 분들 위주였거든요. 저는 방향을 조금 틀어서 1년에 책 한 권도 제대로 읽기가 힘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책을 썼어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년에 평균 0.78권을 읽는다던데,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다는 이야기겠어요?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 분도 있겠지만, 그들에게 맞는 책도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시간이나 가격 대비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정보과잉의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만을 선별해 시작한 것이 팟캐스트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다. 이 방송은 누적 다운로드 150만 건을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여세를 몰아 책이 기획됐는데도 그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획 당시에는 당연히 책이 잘 안 팔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유명작가도 아니었고 책이 그리 특별한 내용도 아니니까요. 책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상태였죠.”



예상과는 달리 책은 출간 3개월 만에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니, 제목에 솔깃해 책을 펼쳐든 독자들에게 ‘채사장’이라는 낯선 필명은 또 하나의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정보가 없던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형식으로 만나는 인문학. 그는 기존 지식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전달한다는 가장 큰 무기를 들고 독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이 과정 자체를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인문학에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저는 한국 사회 전체가 공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소수의 사람들만 어떤 기득권을 갖거나,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공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라는 건 어렵게 해야 되는 거구나, 진리의 또 다른 문턱은 어렵구나’라는 생각들을 하게 돼요. 그런 상황 속에서 인문학과 책에 대한 접근도 어려워지는 거죠.



하지만 실제로는 재미가 인문학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재미라는 것을 어른들은 대화에서 느끼거든요. TV나 게임 등이 주는 재미도 있지만 어른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워요. 심도 있는 삶의 진실이나 의미 등에 대해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 진짜 재미를 느끼죠. 그걸 만족시키는 것이 인문학이고요. 이 와중에 사람들은 인문학 외에도 기존에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대화를 하려면 서로의 공통분모가 필요한 거고 이 책이 바로 그 계기가 되기를 바랐어요. 최소한의 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는 계기요.”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채사장에게 ‘잘난 척한다’는 비난을 보낸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런 비난들은 책을 읽으면 금세 풀릴 것이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오히려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접근한 것에 대한 질문이나 비판이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고, 지난해 4월 북DB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접근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당시 그가 말한 “세계는 내가 질문하는 방식으로만 답을 준다”는 대목을 떠올렸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그것을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다양한 관점, 올바른 소통을 위해 ‘좋은 질문’이 필요한 시대.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음… 역할이요? 작가로서의 목적이나 의무 등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생각도 아니고 그냥 ‘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세상에는 좋은 책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좋은 작가, 좋은 내용이 가득한 책 가운데서도 이렇게 부족한 저자와 부족한 책을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역할을 고민하기보다는 그 기대와 사랑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무게를 잡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책,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년에 책 한 권을 읽을까 말까 한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책을 쓰는 괜찮은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작가소개

기시미 이치로

철학자이며 아들러 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아들러 심리학회 고문이다. 1956년 교토 출생으로 교토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서양철학사 전공)을 밟았으며, 플라톤 철학을 공부하면서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다.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는 기시미 이치로가 집필한 첫 리더십론이다. 철학과 아들러 심리학을 깊게 연구한 그가, 고통받고 있는 리더들을 위해 요즘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서로는 『미음받을 용기 1, 2』『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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