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2.03.19 조회수 | 2,530

복지국가, 이상의 이야기로 끝낼 것인가




Q 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한국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복지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유럽식 복지란 공동구매를 일컫는다. 말하자면 국민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육, 의료, 의류 등을 개인구매 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라는 이름의 공동구매를 통해 소비가격을 낮춤으로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세금을 올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을 가지고 있다. 세금을 올리는 것에 대해 무작정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복지 실현의 발목을 잡고 있다.

Q 북유럽식 복지국가 형태란 어떤 것인가.

국가들마다 역사와 상황이 달라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의 복지와 비교하여 설명하겠다. 미국은 소득에 따라 복지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전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럽의 대부분은 보편적 복지를 실행하고 있다. 그 중에도 북유럽은 당장 실업자가 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복지 혜택이 보장 되어 있을 정도다. 중요한 것은 ‘복지 제도가 생활의 편리뿐 아니라 경제 구조의 변화를 돕는다’는 의미이다. 한국도 이렇게 해야 지금 상황에서 한 발짝 도약할 수 있다. 생산구조와 복지를 따로 보지 말고 연결시켜야 한다.

Q 한미 FTA 체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미 FTA는 해서는 안 되는 조약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체결한 상태에서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를 논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다. FTA 체결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이런 의미에서 복지 국가는 가장 좋은 대책이다. 앞으로 강대국과의 개방 상황에서 5년 뒤, 1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업, 제약 산업 등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다. 이들의 복지를 보장해주고 재교육을 통한 새로운 소득 방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라기보다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책인 것이다.

Q 복지국가가 우리나라에서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눈앞의 목표만을 말하고 수십 년 뒤에 대한 꿈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복지에 관한 공약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금에 대해 여야가 비슷한 수준으로 5년 후의 목표를 내걸고 있으나 그 이후의 계획이 없다. 앞으로 한국이 10년 내에 이탈리아 정도의 복지국가로 성장하려면, 세금을 150조를 걷어야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까지 와있다고 생각한다. 30년 후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꿈을 꾸고 있다.

Q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하다. 우리 세대는 비교적 복 받은 세대였다. 온 국민이 굶어가면서 나라를 세웠지만, 노력을 하면 그만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갖 노력을 해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더 해줄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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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장하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PROSPECT]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공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공저) [국가의 역할]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공저) 등이 있다. 그의 저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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