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4.01.22 조회수 | 23,315

인생 뭐 별거 있나요?


동그란 안경, 오렌지 컬러 셔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까지... 주철환 PD는 청춘 그 자체였다. 올해로 예순이 된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젊었고 또 젊었다. 그의 청춘 비결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국어교사로 일하다 우연히 본 방송사 시험에 덜컥 합격, 프로듀서의 길을 가게 된 주철환 PD는 지난 30년간,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쇼의 귀재’였다.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 굵직한 예능프로그램 모두 그의 작품. 그 후 대학교수로, OBS 경인TV 사장으로 달려왔지만 현재는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방송현장으로 돌아온 상태다. 재직중인 방송사로부터 ‘대PD’라는 타이틀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은 그는 ‘영원한 청춘PD’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주철환 PD는 인터뷰 내내 “죽을 때까지 ‘참 젊은이’로 살고 싶다”며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오블라디 오블라다(인생은 즐겁다). 이 세 가지가 제 카메오 철학이에요. 어떤 상황이 와도 지금, 현재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뜻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늘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래도 살아지더라’는 ‘오블라디 오블라다’ 정신이야말로 모든 고난을 행복으로 바꿀 열쇠가 아닐까. 이제 주철환 PD가 당신에게 전한다. 

”마음 먹기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오블라디 오블라다!”





Q
‘오블라디 오블라다’가 PD님의 인생철학이라고 들었어요. 

‘오블라디 오블라다’는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에 수록된 곡이에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결혼해 자식을 낳고 평범하게 사는 생활을 노래한 곡이죠. 본디 뜻은 ‘인생 뭐 별거 있나?’인데 우리 삶이 그렇잖아요. 살다 보면 정말 ‘특별한 삶’이란 없어요. 인생은 매 순간마다 의미가 있는 거고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가볍게 사는 것을 좋아해요.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근거 없이 낙관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낙관에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대해 감사하며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다는 것에 행복해하면 돼요.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이 다 그런 거잖아요. 

Q
오블라디 오블라다와 같은 삶의 태도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즐겁게 살려고 사는 사람에게는 즐거운 삶이 오는 법이죠. 삶을 괴로워하고 자신의 인생을 비관할 때 오히려 수렁에 빠지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전 우울할 때도 ‘이로써 내 삶이 다채로워졌다, 난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인생을 라디오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듣고 싶은 노래가 나오면 계속 듣고 듣기 싫은 노래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거랑 같다고나 할까요. 전 어떤 안 좋은 상황을 맞닥뜨리면 ‘라디오 채널을 돌린다’고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찾거든요. 그럴 때는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혼자 영화를 보기도 해요. “다 괜찮다”라는 마인드로 그렇게 즐거움을 스스로 찾으면서 지내다 보니 삶이 굉장히 즐거워졌어요. 

Q
“고난이 크다면 그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였어요. 

소위 말하는 ‘선망의 대상’을 바라보지 마세요. 자신의 삶을 비교하는 것은 행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저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제 나름대로의 ‘행복의 조건’이 있어서 매일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를 되새기며 살아요. 그렇게 되면 남의 삶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사라져요. 저는 이번 책을 통해서 이런 제 삶의 형태가 고난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작은 돌파구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진 긍정의 에너지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Q
스스로 정한 ‘행복의 조건’이 있다면.

‘행복의 순위를 만들지 않는 것’이요. ‘The Most’ 혹은 ‘The Best’라는 말들은 사람을 더욱 불행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최고를 찾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런 마음을 갖고 산다는 것은 얼핏 안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현재 누릴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지금 살아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니까요.

Q
살면서 느낀 가장 큰 교훈이 있다면요. 

살다 보면 문이 열릴 것 같다가도 안 열리고, 열심히 살아도 꿈이 좌절되는 경우도 많죠. 저도 겉으로 보기엔 굉장한 행복의 길을 걸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거든요. 순간순간 많은 슬픔이 있었고 난관에 부딪힌 때도 많았고요. 하지만 순탄하고 평탄하게 가는 것만이 행복은 아닐뿐더러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힘든 순간이 다 찾아와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인 넬슨 만델라 또한 27년 간 감옥에서 사는 등 고난의 시간을 거쳐 전 세계인에게 추앙 받는 삶을 이끌어냈잖아요. 그런 삶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해요.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인 거 같아요. 





Q 책은 관계, 용서, 극복, 성공 등의 주제로 이뤄져 있어요. 주제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요.

주제는 각기 다르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단 하나예요. "현재, 오늘,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것이요. 마치 ‘생활의 발견’과도 같은 거죠. 오늘 내가 만난 사람, 내가 들은 음악,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들에 최선을 다하셨으면 좋겠어요. 30여 년간 PD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스타를 만났는데, 가장 안타까웠던 건 스타들이 자신의 전성기를 그냥 흘려버린다는 거였어요. 대중의 사랑과 인기는 순간에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순간을 제대로 감사하고 즐기면서 보내는 스타는 많지 않거든요. 책에 담긴 관계, 용서, 극복, 성공, 사랑, 행복 모두 지금 당장 우리가 풀어야 하고 즐겨야 하는 것들을 담아낸 주제예요.

Q
그 중에서도 사람과의 관계와 공감을 강조한 바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건,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특별한 경험이죠. 저는 "If I were You"라는 말을 좋아해요. ‘내가 만약 너라면’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입장이 공감되거든요.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아 모를 뿐이지 그들만의 삶이 있는 거잖아요. 저는 누군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말을 한다면 ‘오죽하면 그랬을까?’라고 생각해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행동일지라도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Q
책을 통해 ‘젊게 사는 동안의 비결’을 전수하기도 했어요. 젊게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제 기준에서 젊게 산다는 것은 ‘젊은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삶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에요. 젊은 청춘들과 만나면 항상 행복하고 즐거워요. 나의 반짝이는 시절을 떠올려지기도 하고 아직 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하죠. ‘60대에는 이런 머리, 이런 옷, 이런 안경이 어울린다’와 같은 고정된 이미지는 반대해요. 나이에 맞지 않는 모습을 하고 다니면 누군가는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바꿔야 해요. 제가 젊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예요. 저의 그러한 노력으로 어느 순간부터 제 삶은 항상 제자들과 함께하는 삶이 됐어요.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려면 전당포가 돼야 한다고 해요. “전, 전문가가 되라. 당, 당근을 줘라. 포, 포용력을 가져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조언과 위로를 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그들을 많이 포용해줘야 한다’는 뜻인데 항상 그 말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있어요.

Q
벌써 14번째 저서입니다. ‘주철환의 글’만이 가진 힘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오랜 PD 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났어요.그런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가 친구 같은 편안함과 조언자로서의 든든함을 주는 것 같아요. 사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글을 한번 써봐라’라고 이야기해요. 글을 쓰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함께 내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 또한 바라볼 수 있게되거든요. 책임감도 갖게 되고요. 제 글은 참 쉽잖아요. 용기를 갖고 쉬운 말들로 자신이 느끼고 깨우친 것을 써보세요. 그걸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반성한다면 영혼의 키는 한층 더 성장할 거예요.

Q
이번 책이 독자들의 삶에 어떤 지침서가 되길 바라나요? 

현재의 삶에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고 혹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요.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고주변 사람과 함께 더불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삶을 사셨으면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요즘 방학을 해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아들을 볼 때마다 안아주면서 “우리아들은 언제봐도 참 잘생겼다”라고 이야기해주는데 아들이 너무 기뻐해요.칭찬을 해준 사람과 칭찬을 받은 당사자 모두가 행복한 거죠.만약 제가 아들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어디가서 운동이라도 하고와”라며 이야기했더라면어땠을까요.지금 세상에는 비난의 말이 너무나 많아요.인터넷 댓글만 봐도 비난과 증오가 넘쳐나죠.하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좋은 말들 또한 굉장히 많잖아요. 칭찬, 격려, 위로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모두가 행복해질거예요.




Q PD, 작가, 교사, 싱어송라이터, MC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PD님에게 도전이란 무엇인가요. 

한번 태어난 인생,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에게 도전이란 누군가에게 경험을 나눠주는 일이에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제가 도전을 게을리 하지 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절 롤모델로 삼을 거고, 다른 사람의 꿈이 되기도 하겠죠. 그러면 전 그런 친구들에게 다가가 격려하고 위로하고 조언을 해줘야죠.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Q
PD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만나보고 싶은 인물로 손꼽힙니다. 미래의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나요.

“PD라는 직업이 자신과 정말 잘 맞는지 심사숙고하라”고 말해줘요. 자기가 자신을 가장 잘 알잖아요? PD가 되기 위해선 아이디어가 풍부해야 해요. 아이디어가 없다면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하고요. 주변 사람과의 친화력도 중요해서 주변 사람들과의 협력 없이는 이뤄낼 수 없는 것이 방송프로그램이에요. 아이디어도 별로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PD로서의 꿈을 꾼다면 안되겠죠. 자신을 잘 분석해 보길 바라요. 자기 자신을 잘 알면 행복해지거든요.

Q
청춘들을 위한 강연도 많이 하고 계세요.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면.

각박한 현실이긴 하지만 고난이나 시련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에요. 눈치보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탐구하고 그것에 용감하게 도전하세요. 가만히 주저앉아 있는다고 무엇이 좋아지겠어요. 모험하고 도전해 보는 거죠. 모든 사람들에게 한번씩은 오는 고난과 시련을 피하기보다는 잘 이겨내면 되지 아닐까요? 가볍고 경쾌하게 살면서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면서 사람들과 따뜻한 말을 주고받아 보세요. 어느새 자신의 인생도 따뜻해져 있을 거예요. 

 


Q
먼 훗날 PD님이 바라는 묘비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착각 속에 살다가 그 상태로 죽다, 그래서 행복했다”입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고 싶다는 거죠.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행동이에요.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무례하게 산다는 말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되 남의 말은 무조건 듣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삶에서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게 가장 중요해요. 

Q
예순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데요. 지금 꿈꾸는 인생이 있다면요.

‘살아있다’는 건 ‘꿈이 있다’는 거예요. 제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아직도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고 만들어야 하는 희망과 행복 또한 많아요. 창작도 계속 하고 전문성 또한 키워서 젊은이들에게 좀 더 많은 지혜를 전해주고 싶어요. 그게 제 미래의 꿈이에요. 젊은 친구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제가 전한 이야기로 희망을 얻고 돌아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인생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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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주철환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어 교사로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MBC 방송사에 입사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대학가요제〉 등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OBS 경인TV 사장, JTBC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있다. 그동안 《오블라디 오블라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등 15권의 책과 2장의 앨범을 냈다.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는 그가 40여 년간 고수해온 좌우명으로, 지금껏 좌우명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자부한다. 감사한 사람들 덕분이고, 운이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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