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0.05.11 조회수 | 6,967

로봇과 인류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리다



최근 등장하는 SF영화들은 로봇이 인간과 얼마만큼 흡사해질 수 있는지, 로봇에게도 인격이 있는지 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소재는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씩 생각해 보는 이야깃거리다. 하지만, 국내 어린이 문학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미래 산업에 관한 관심이 높은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SF 장르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등장한 소설 <로봇의 별>은 황무지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어린이 SF 문학에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 <로봇의 별>은 동화작가 이현이 내 놓은 장편 SF로 신세대 작가답게 신선한 발상과 상상력을 담고 있다. 과연 이현 작가가 그려낸 <로봇의 별> 속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현 작가. 그를 만나 로봇과 미래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시작이 궁금했다. 이현작가를 어린이 SF문학으로 이끌었던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 “시작은 우연이었어요. 어느 날 우연히 인공지능로봇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거든요.” 어린이 SF문학을 최초로 시도한 작가의 첫마디였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란 그저 공상이거나 혹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인 줄만 알았다는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우리 삶에 다가온 로봇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인간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다르죠. 헌데, 그런 인간을 닮은 새로운 종족이 조만간 출현하게 되죠. 그것도 인간의 손으로 만든 또 다른 종족이에요. 그렇다면 이들을 앞서서 만나보자 하는 욕심에 글을 쓰게 됐어요.” 그녀는 나와 닮은, 그러나 나와는 전혀 다른 어떤 존재를 만나게 된다는 건 아주 매력적인 사건이라며 호기심과 모험심이 발동해 로봇소재의 SF소설을 쓰게 된 거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시작 된 그의 로봇 이야기 <로봇의 별>은 ‘SF’라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장르의 동화가 되었다.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단번에 짜릿함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제가 워낙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달리 말하자면 끈기가 없는 것이겠지만... 그래서 그다지 흔치 않은 장르를 시작한다는 짜릿한 기분이 컸지요.” 물론 처음 시도한 장르라 많은 어려움이 많았다는 그녀는 이때부터 국내 작가들이 개척하지 못한 낯선 길을 걷게 되었다.



그녀의 첫 어린이 SF <로봇의 별>은 새로운 기계 문명 속에서 ’로봇과의 공존’을 역설하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SF 소설 속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저는 인간이 다른 종보다 특별히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구를 놓고 보자면, 인간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이유란 전혀 없지요.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요. 만약 생태계의 모든 종에게 한 표씩 투표권을 주고서, 인간을 어쩌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인간을 퇴출하는 쪽으로 몰표가 나올 거라고요.” 

그리고는 공존이라는 말의 의미를 강조했다. 로봇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지금 인간이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공존인 것 같다고. 너 아니면 내가 아니라 너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에서 공존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러한 그의 이론이 담겨있는 <로봇의 별>에는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이 등장한다.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안드로이드의 등장은 앞으로 벌어질 미래에 대한 예측이에요. 지금 인공지능로봇의 연구 성과들을 보면, 인간과 비슷한 로봇은 반드시 출현할 거예요. 미래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을 거라는 예측처럼 그러한 로봇도 앞으로 있으리라고 예측해서 쓴 거죠.”

<로봇의 별>에는 주인공 나로, 아라, 네다가 등장한다. 그들이 로봇의 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단지 육체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뿐만 로봇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담은 포괄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로봇의 별> 속 작가는 미래의 사회를 하늘 도시와 지상의 아래 도시로 나누고, 알파, 베타, 감마, 델타의 4가지 분류로 인간의 계급을 나눠 구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지금의 현실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해본 거에요.”라며 한국 사회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 모두가 현실, 사회의 큰 문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로봇의 별에서의 상황보다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한 개인적인 바람을 털어놓았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모두 좀 더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나의 집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을 고민하고, 나의 아이가 아니라 모두의 아이를 함께 고민하고, 나의 정원이 아니라 지구의 숲을 함께 고민하는 것. 그렇게 함께 고민하면 반드시 아주 멋진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이현 작가가 말하는 <로봇의 별>은 우리 삶을 가치 있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뭔가 대단히 심오하게 들려오지만, 이것이야 말로 진정 우리가 고민해야 할 일이 아닐까. 작가는 바로 이 메시지를 <로봇의 별>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인간이든 로봇이든 옳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이 세상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그녀는 <로봇의 별>을 읽는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제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무겁게 받아들이지 말고 단순하고 재미있게 읽어줬으면 좋겠어요. 게임보다 신나고, 드라마보다 재미있고, 영화보다 흥미롭게 읽어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것만으로 그는 이미 충분하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거기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로봇의 별>을 통해 드러나는 미래에 대한 나의 고민에 대해 독자들이 잠시라도 함께 생각해주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로봇의 별>을 읽는 동안 독자들이 인간과 미래를 고민을 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는 이현 작가. 이 또한 작가 본인이 생각하는 상상 속 이야기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나은 우리들의 미래를 펼쳐나가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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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이현

단편소설 「기차, 언제나 빛을 향해 경적을 울리다」로 제13회 전태일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들의 스캔들』 『1945, 철원』 『그 여름의 서울』 『푸른 사자 와니니』 등을 썼다.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로 제1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장편동화 『로봇의 별』로 제2회 창원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한국 후보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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