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사이드

등록일 | 2015.10.05 조회수 | 4,276

[2015 9월 4주] 추천도서리뷰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미로

발터 뫼어스<꿈꾸는 책들의 미로>는 부흐하임에서 겪는 미텐메츠의 첫 모험을 그린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이은 부흐하임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소설이자 네 번째 차모니아 소설이라고 한다. 발터 뫼어스를 처음 접하는 소설로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손에 쥐게 된 나는 그만 당황해버리고 만다. 도대체 차모니아는 무엇이고 부흐하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것은 마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2권부터 읽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 반지의 제왕 3부작 <반지 원정대>, <두 개의 탑>, <왕의 귀환>을 <두 개의 탑>부터 읽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책을 읽는 순서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심지어 1부인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출간한 출판사와 2부인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출간한 출판사가 다른 관계로 <꿈꾸는 책들의 미로>의 어느 곳에도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관한 내용이나 소개 글은 일절 없었다. 시리즈의 순서나 약간의 스토리를 알아보고 싶다면 그건 독자들의 몫이다. 책날개를 그냥 지나치고 이 책이 시리즈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독서를 해나갔다면 이렇게 무거운 마음을 가지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독서를 해나갈 수 있었을까?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뭔가 색다른 경험이 되겠지라며 평소와 달리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겨우 마음을 다 잡고 부흐하임인지 차모니아인지 아무튼 낯선 곳에 발을 들여놓는다.

기괴한 삽화들에 이어 본격적인 독서를 시작하기도 전에 작가는 엄중하게 경고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책에 독이 묻어 있다. 그러니 목숨을 부지하고 싶으면 책을 당장 내려놓아라!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어느 북 콘서트 행사장에서 김영하 작가가 내린 정의에 의하면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독자로 살아남은 소수가 아니던가. 소수인 나는 용감하게 <꿈꾸는 책들의 도시>도 건너뛰고 독이 묻은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놓치지 않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형적으로 커진 유명세와 기괴한 성공, 제정신이 아닌 숭배자들로부터 도망쳐 린트부름 요새에서 지내고 있는 힐데군스트 폰 미테멘츠는 차모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이자 발트로젬 수훈자이며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로 시작하는 편지를 받은 주인공은 자신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문체의 편지를 받고는 놀라 도둑처럼 린트부름 요새를 빠져나와 200년 만에 부흐하임으로 향한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건너뛰어도 차모니아 도서계의 약동하는 중심지이자 문학과 출판과 인쇄 분야를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순례지이자 시간이 돈이고 돈이 책의 세계를 지배한다는 부흐하임이 금방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데는 우리의 충실한 친구 힐데군스트가 친근한 길동무가 되어준 공이 크다. 엄청난 성공과 유명세를 거머쥐었음에도 그는 으스대거나 잘난체하지 않고 넉살 좋게 “사랑하는 형제자매여,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라고 불러주니 그에게도, 부흐하임에도 낯을 가리거나 거리를 둘 틈이 없다. 

200년 만에 다시 찾은 부흐하임은 더 이상 예전에 그가 알던 그곳이 아니다. 모든 것을 돈벌이로 만드는 뻔뻔한 행위가 거침없이 발달했고 그사이 그는 현대작가가 아닌 케케묵은 고전 작가로 대접받고 있었으며 책 사냥꾼들이 사라졌다가 십 여 년 전 도서항해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살아있는 신문들과 자욱연기소, 책 와인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주인공에게도 낯설고 새로운 것이다. 삼백 살에 가까운 나이의 공룡이 헤매고 우왕좌왕할수록 우리의 부흐하임 여행은 즐거워지니 이렇게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공룡친구는 빙하 타고 내려온 아기공룡 둘리 이후 오랜만인듯하다. 그에게 편지를 보낸 이의 정체는 예상외로 일찍 밝혀지고 이후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지만 우리의 친구, 형제, 이 책의 주인공 힐데군스트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 공연으로 그의 과거 회상이 무려 93페이지나 이어졌다. 이 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분량의 연극 공연 장면은 흥미로운 상황 묘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나처럼 전작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건너뛴 독자에게는 책의 중반에 만나는 프롤로그가 되어주어 전작을 읽지 않고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읽는데 큰 어려움이나 장애물을 없애주었다.

이제 부흐하임에서 책 연금술은 낡고 유행에 뒤처진 것이다. 새로운 것은 책과 연관된 모든 학문 영역과 직업과 사회적 현상, 그리고 그 이상의 뭔가를 하나로 통합하는 비블리오주의다. 서로 다른 주의자들 가운데 비블리오 기계가 있는데 습관적으로 활자를 좇는 독서가를 말한다. 하지만 비블리오 기계는 자신이 뭘 읽는지 모르고 그게 뭐든 상관하지 않는다. 발터 뫼어스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를 지구의 비블리오 기계로 만든다. 부흐하임의 비블리오 기계들과의 차이가 있다면 지구의 비블리오 기계들은 자신이 무엇을 읽고 빠져있는 상태인지 너무나도 잘 안다는 것이다. 작가는 흥미로운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이 시종일관 책을 손에 쥐고 부지런히 활자를 좇게 한다. 

발터 뫼어스는 이 책의 작가(차모니아어 번역가)이자 삽화가로 다재다능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매력적인 도시 차모니아를 건설하고 재기 넘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간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소재를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삽화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그는 살아있는 신문들을 통해 성급하고 불쾌하고 선정적인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을, 비블리오 순찰대를 통해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을 우화적으로 표현하여 예리한 시선으로 현대사회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는 다 가진 남자다. 불공평하게도 그에겐 다방면으로 수차례 오름이 관통한 게 분명하다.

추신 : 그림자 제왕이 돌아왔다.

"살면서 일어나는 일 중 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게 뭔지 아십니까? 갖고 있던 아이디어가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커지는 거예요. 내 경우에는 이 극장이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내가 꿈도 못 꾼 차원에 이르렀어요."

인형 서커스 책임자 마에스트로 코로디아크가 한 말을 작가에게 대입시킨다면 작가가 가지고 있던 차모니아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커져 모든 면에서 꿈도 못 꾼 차원에 이르렀을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그의 다음 번역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번역작이 나오기 전 순서에 맞게 <꿈꾸는 책들의 도시>와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읽어볼 계획이다. 해리포터에 나온 귀지 맛, 코딱지 맛 등 기이한 맛의 젤리가 시중에 나왔듯이 그사이 엄청난 기술의 발달로 책 와인을 실제로 맛볼 수 있길 무모하게 기대해본다. 발터 뫼어스의 작품의 나무와 종이, 작가와 발행인, 책과 독자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와인을 마시며 나도 오름에 취한 상태를 느껴보고 경험해보고 싶다. 우리의 친구, 우리의 형제 힐데군스트가 어떤 색깔의 비늘을 가지고 어떤 길을 함께 걸으며 길동무가 되어줄지 그곳에선 어떤 판타지의 세계가 열리게 될지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번역가에게 꾸준히 오름이 뇌의 융기들을 돌아 휘몰아치고 있다면 독자들이 가진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는 문제 될게 없을 것이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뭐라도되겠지’





몰래 쓴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큼 스릴 넘치는 일도 없다. 사랑에 빠진 누나의 일기를, 짝사랑에 열중인 여동생의 일기를, 그리고 곧 군대 가는 남동생의 구구절절한 로맨스까지. 뭐든지 몰래 하는 게 재밌고, 스릴 넘치는 법이지만 그 사람의 생각을 정리해서 매일 쓰는 일기를 몰래 훔쳐 읽는 건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전투와도 같은 거라고 본다. 인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몰래 몰래 훔쳐 읽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웃음과 설렘, 거기에 긴장감이 더해지니 이건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무심코 읽었던 그의 일기도 한 편의 로맨스 무비를 보는 것처럼 재밌고, 설렘, 우울함을 넘나들면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일기를 훔쳐본 소감은 먼저 솔직하다는 거였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줌으로써 일기가 시작되었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를 통해 그 남자의 일기는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서로 만나서 의미 없는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 그들에게 있어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묻게 되고, 서로에게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 헤어짐을 말하는 그들에게 있어 이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언제 들어도 슬픈 말, 잘 가.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뭐해요? (본문 中에서)


헤어짐은 누구에게나 아쉽고, 슬프다. 하지만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걸 알기에 그 슬픔을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지 않을까? 마치 나에게 희망고문을 선사하는 그녀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 뜬금없이 온 문자에서 "뭐해요?"란 말을 들으면 그때부터 내 심장은 빨라지기 시작한다. 저 문자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것을 넘어서 어느새 그녀와 나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상대방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내 마음대로 결정을 지어버린다. 그녀는 지금 나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바라고 또 바라고 포기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본문 329쪽 中)

외줄을 타는 광대의 눈빛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느끼듯 그와 그녀의 만남도 언젠가는 헤어져야만 하는 운명이었을까? 서로가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이 이루어지지도 않고, 이루어질 사랑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이 책<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바라고 또 바라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 알려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사랑을 하기 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 책이 알려줄 거라 생각한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멸치똥’





   [ 바보야,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야’ ]

AskPhilosophers.or g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AskPhilosophers.org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철학자들에게 묻는다’ 정도로 번역되는 말이다.

알아보니, 2005년 철학의 대중화를 위한 교육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개설된 웹사이트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감정, 행복, 지식, 논리, 철학, 과학, 자살, 양심, 환경, 언어, 사랑, 윤리, 철학자 등 거의 모든 주제의 철학적 질문을 올리고 있으며, 철학자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질문에 답한다. 2015년 8월 현재 질문은 5,278개, 답변은 7,023개이며 총 53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패널에 참여하여 활동중인 철학자는 23명이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철학자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을 누가 먼저 했을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의 기본바탕이 되는 사이트가 바로 AskPhilosophers.org 다. 그 사이트에서 묻고 대답한 내용들을 책으로 펴내고 있는데, 이 책이 두 번째 묶어진 책이다. 주요내용은 도덕에 대한 질문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그런 어려움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굴복하게 되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여 삶을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

그러한 어려움 중에 일부는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그래서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만 있다면 인생의 많은 어려움들이 풀리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옳고 그름의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이 책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그래서 그런 의문을 먼저 던진다.



"인간은 옳은 일을 해야 하지만, 올바른 행동이라는 게 늘 존재할까? 올바른 일은 어떻게 구분할까? 그리고 옳은 일을 결정하는 것을 무엇일까?" (9쪽)

다루고 있는 문제들

이 책에 담긴 문제는 모두 24개이다. 그런 문제들을 크게 분류해 보자면,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인 문제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인 문제들
일상적으로 우리가 늘 마주치는 문제들
올바르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이 있다. 그런 질문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한번쯤 만날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은 저 강 건너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발 밑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자기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는 물음, 꼭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사람으로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형세를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선제적으로 가져야 할 생각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인생관을 가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질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바보야,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고 했는데, 그런 어려움을 당하여 힘든 가장 큰 이유는, 평소에 그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것,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문제들은 그런 어려움에 미리 대처하는데 좋은 예방주사 같은 것이어서, 인생에 있어서 면역력을 배양하는 기능을 한다 하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둘째치고, 이런 질문을 접해본 것, 그 자체가 신선한 기쁨이었다. 그러한 질문을 접해봄으로써 사람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seyoh’




   [ CEO, 결국 ’사람 경영’이구나… ]

비록 경영학을 전공했다곤 하나 나는 내 자신이 CEO 감이 아닌 걸 금방 깨달았다. 흔히 말하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깜냥이 아니라는 거지. 경쟁적 직장 생활은 체질적으로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것은 소심함과 여린 감성의 다른 표현일 뿐이었다. 경쟁자들의 후흑(厚黑)함에 몇 번 상처를 받자, 부딪혀 이겨내기 보다는 그냥 상대하지 않는 쪽으로 변해갔다. 남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자존심은 쓸데없이 강하니 그저 내 몸 하나 건사할 뿐이다. 당연히 ’사업’ 이런 걸로 인생 승부를 내겠다는 야망 같은 거 없는 편이다. 그러니 경영·경제 관련 책을 읽어도 CEO 분야의 책은 나와는 거리가 좀 먼 영역이었다.

<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사장... CEO... 이런 제왕학은 정말 손이 안 간다. 신간평가단 이런 이유가 아니면 스스로 읽지는 않을 듯한... 약간 심드렁하게 책을 넘긴다. 프롤로그 ’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을 읽고 있을 때만 하여도 그저 그런 ’~하라’ 류의 자기계발서 이겠거니 싶었다. 솔까 내 직장의 CEO도 종종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출발선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장은 직원이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본다. 직원이 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다. 사장의 판단이 종종 직원과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임직원들이 사장의 생각과 고민 을 이해한다면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많이 놀랐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은 사장이 아니더라도 샐러리맨이라면 꼭 한번 읽어둘 만한 책이었다. 일단 < Q & A >에서 사장의 어떤 고민에 대한 결론적 답을 하고, 이어 그 답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나가는 모양새이다. 그런데 고민의 원인을 참 세밀하게 제대로 들여다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파악·진단하니 그 처방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보통의 ’~하라’는 자기계발 책과는 격이 다르네. 우리 사장님이 왜 그러는지,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정말 한 수 배웠다. 기업이 설립되고 2년도 안 돼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다고 하고, 5년 뒤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30%가 채 안 된다고 하는 시대. 이 책의 카피처럼 이 책은 "사장은 감춰 보고, 직원은 훔쳐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들이 많았다. 임원의 성과는 실적이 아닌 리더십이란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을 말하는데, 성과를 위해서는 때로 직원들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냉정하게 그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단다. 내 성격 때문에 ’착한 상사 콤플렉스’에 걸려 있었던 건 아닐까. 착한 경영자, 착한 임원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성과가 부진한 임원은 봐줄 수 있어도 철학이 다른 임원은 같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그 동안의 인사가 눈에 바로 그려지더라. CEO들은 임원들의 ’충성심’이 중요하다는 거지. CEO의 경우에도 ’착한 사장’으로 남고 싶은 유혹을 버려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많이 했다. 경영자는 회사를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사람이므로...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최근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이 책에서 "혁신을 원한다면 ’내 사람’부터 버려라(인적쇄신)",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부터 바꿔라(조직문화 혁신)"라고 조언하는데 가는 방향이 제법 닮아 있다. 측근을 멀리 보내고 혁신의 주체를 새로 세운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또한 잘못된 관행과 관습의 뿌리를 찾아 조직의 문화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많은 저항을 동반한다. 특히 많이 배운 이른 바 ’똑똑한’ 직원일수록 설명 없는 개혁에 반감이 많은 편이다. CEO의 생각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려면 CEO가 하는 말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는 조언하는데, 이런 점에서 ’내용은 구체적으로, 소통은 필사적으로’ 행하려는 우리 신임 CEO의 열정이 이 책과 닿아있다. 마치 이 책의 저자에게 컨설팅을 받고 그대로 행하는 듯한...

문제직원을 내보내면 문제가 사라질까? "내보낼 수도 없고, 그냥 놔둘 수도 없고!"... 이건 중간 관리자급인 나의 고민이기도 하다. 트러블 메이커, ’부정 바이러스’ 같은 팀원을 다른 부서로 보내야 하는 지 고민하고 있으니까. 갈 길이 다른 직원은 빨리 떠나 보내야겠지만, 그들이 왜 골칫덩이가 되었는지 조직 차원에서의 소통재개(면담)를 우선시 하는 처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나는 이야기했지만 상대방은 들은 적이 없는’ 하나마나 한 이상한 소통 말고... ’끝을 볼 때까지 소통을 멈추지 마라’는데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세 번 정도의 면담이 진행되면 문제 직원 의 80~90%가 상사의 뜻대로 태도를 바꾸거나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중간 관리자 이상은 이 책을 필독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외에도 보스의 눈높이만큼 생산성이 올라간다(목표 공유), 평가가 없으면 성과도 없다(직원평가), 작은 비리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지 않을까?(투명성), 스타직원에 의존하지 말고 시스템에 투자하라(시스템경영),  유능한 직원이 떠나면 재기의 기회도 함께 떠난다(인력감축), 고객에게 주파수를 맞춰라(고객지향), 가격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전략(저가전략 대응), 미래도 출발선은 언제나 현실이다(신규사업), 사업 성패, 포기하는 용기에 달려 있다(매몰비용) 편이 특히 와 닿았다.

한 때 GE의 CEO였던 잭 웰치는 자기 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평가하는데 썼다지. 할 게 무지 많은 CEO가 인재관리에만 신경을 쓴다고? 아주 의심스러운 말씀이지만 이 책은 이런 일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성장하는 기업 vs. 조로하는 기업 : 차이는 ’사람 경영이다’라는 원론적인 말씀이 왜 ’근본’인가를 느끼게 하는 책읽기였다. 편견 없이 읽을 만한 책이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판단유보’





사회에 나왔으니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자의 전작 <7번 읽기 공부법>이 사회가 아닌 일반적인 독서방법이었다면 <직장인을 위한 7번 읽기 공부법>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사회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독서 전후와 달라지는 것이 없어 답답한 ’직장인’을 위한 ’맞춤’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해답으로 저자가 내세운 키워드는 ’부감력’이다. 단어가 확 와 닿지 않겠지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라는 문장을 떠올리면 좀 쉬울 것 이다. 말 그대로 전체를 보는 힘이 바로 부감력인데 학창시절에는 오로지 ’정답’이 하나였지만 사회에서는 하나뿐인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에 따라, 업무에 따른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바로 앞에 놓인 한 가지의 답이 아닌 ’전체&rs quo;를 볼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려고 부감력이란 힘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졸업 후 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도쿄대 수석졸업’으로 자신이 소개되는 것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저자가 직접 찾아낸 방법인만큼 학창시절에는 소위 말해 잘나갔던 사람 중에 사회에서는 ’일머리’없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 혹은 한 번도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그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부감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폭넓은 시야를 가진다는 것은 ’타인의 시점을 가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p.20)

저자는 스타일이 각기 다른 3명을 예시로 보여주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능력이 좋고 논리에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배려심이 있고 균형감각이 있는 사람이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는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뿐 아니라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경험이 있을 것이다. 뛰어난 능력보다는 사람들을 잘 이끌 줄 아는 사람, 보통사람이 보지 못했던 그룹원에 장단점을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균형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리더에 적합하다. 이런 사람이 되려면 타인에 대한 열의와 성의가 필요한데 무조건적인 열의와 성의는 오히려 좋지 않은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왜냐면 앞을 내다보는 시각도 갖춰야 하는데 당장의 일에 급급한 나머지 과잉 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올바른 방법으로 심미안을 가지고 주변을 배려한다면 경력이 길지 않은 말단사원도 부감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성별의 차이를 따져보자면 이런 능력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은 편이지만 실제 여성리더는 그리 많지 않다. 의외인 것이 능력을 갖춘 여직원에게 알려주지 않고 유능한 남자직원에게만 알려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전략, 재무에 관한 지식’으로 회사에서도 여성 스스로도 리더의 자질을 ’배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폭넓은 시야’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당장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만 갖추고 그만둘 것이 아니라 남성 직원과 비교해서 부족한 점을 찾아내 요구하는 등 원하는 정보와 필요한 정보 모두를 통합하여 전체를 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회사에서 내게 요구하는 능력과 위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

저자는 ’7번 읽기’ 공부법을 마스터 한 후 통독의 버릇이 독이 되어 서류를 검토하는 데 있어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만에서 오는 실수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은 있었을 것이다. 문서작성 예를 들어주었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도 결코 놓치지 않으며 누군가 주의를 주었을 때 반항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서로 시점이 다른 쌍방의 이유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부감력의 관점을 가지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까지는 보통 부하직원일 경우 해당되는 내용인데 만약 독자가 상사일 경우 주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모든 서류를 후배가 작성하고 선배가 확인만 하면, 후배의 업무량이 많아져 일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분담을 역으로 진행하는 편이 팀 전체 일도 원할하게 진행된다. (p.92)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부하직원을 둔 상사 의 위치에 오르면 앞서 언급했던 서류작성 등의 업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신입이었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은 별거 아닌 그 서류작성이 야근을 부르는 엄청난 업무였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무작정 후배에게 떠넘기거나 지시하기 보다는 분담하여 각자의 업무량을 조절하는 것이 부감력을 키우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후배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정말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도움이 되었는데 바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일 뿐 아니라 업무에 따라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게 되면 회사입장에서도 업무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능력의 장단점 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할 때는 마인드컨트롤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감정의 고조를 조절하자는 것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객관화된 나를 평가하되, 그 평가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흔히 업무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문제가 되어 회사생활이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부감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감력을 키우게 되면 상대방이 나를 평가하는 시선을 일대일 관계로만 해석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자신의 평판을 헤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내 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면 누군가의 비판이나 평가보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때는 그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데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전체의 구조를 살펴보면서 ’보다 나은 결과를 얻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자. (p.192)

처음 책의 타이틀만 보고서는 회사와 가정 혹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독서시간을 늘리라는 단순한 독서방법인 줄 알고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공부 잘하는’ 저자도 회사생활을 할 때는 실수도 하고,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해도 ’도쿄대 수석졸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며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공감도 하고 위로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히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저자 스스로 찾아낸 ’부감력’의 의미를 이해하고 키우기 위한 방법을 읽으면서 그 동안 알고 있었던 ’전체를 보는 힘’의 진정한 의미 알게 되어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 여성이지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리더’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직장인을 위한 7번 읽기 공부법>을 읽어보길 바란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베비쥬’





[ 사랑받은 아이는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압니다 ]

정말 오랜만에 사랑스러운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임신, 출산선물로 준비해도 좋을 그림책이네요. 아이들의 첫 번째 선생님은 엄마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기억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제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고 말하는 걸 보면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에게 더 예쁜 말로, 더 예쁜 표현을 해줄 걸, 하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그만큼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하면서 성장합니다. 만 0~2세에 형성된 애착 관계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 사회성 발전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네요. 안정적 애착 관계를 갖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스킨십과 적극적인 사랑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책은 사랑 받는 아이가 사랑을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한 아이가 곰 인형에게 말합니다.

아가야, 뭐 하니? 이리와, 내가 안아 줄게.

그리고 아이는 곰인형을 꼬~옥 안아 줍니다.  곰인형으로 블록이 쏟아집니다. 아이는 곰인형이 놀랐는지 묻고는 안아 주고 괜찮다며 토닥여줍니다. 과자를 먹던 아이는 곰인형에게 배고픈지 묻고는 또 꼭 안아 줍니다. 그리고는 곰인형에게도 과자를 주네요. 이번에 아이는 바닥에 눕혀져 있는 곰인형이 심심할까봐 또 꼬옥 안아 줍니다. 그리고는 함께 딩딩딩! 신나게 피아노를 치며 놉니다.

그때, 어디선가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요.

아가야, 이리 오렴. 엄마가 안아 줄게.

아이는 엄마 품에 폭 안깁니다. 엄마 품이 제일 좋은 아이는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사랑받은 아이는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압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를 더 큰 사랑으로 안아 주세요. (표지 中)


아이는 엄마가 그랬듯이 곰인형을 꼭 안아 주고, 심심할까봐 놀아주고 배고플까봐 과자를 주고, 또 괜찮다며 토닥여줍니다. 엄마에게 듬뿍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내가 안아 줄게>는 이렇게 엄마가 자신에게 그랬듯이 곰인형을 안아 주며 토닥이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엄마가 아이를 많이 사랑해주고, 많이 표현할수록 우리 아이들은 그림책의 아이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날 거에요. 삽화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를 꼭 안고 그림책처럼 사랑표현을 하면서 책을 읽어주면 더욱 좋을 거 같네요. 아이도 엄마 품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더 잘 느낄 수 있을 듯 싶구요. 사랑하는 마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정말 좋은 그림책이네요. 오늘부터 아이에게 더 많이 표현하는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책살라구’





   [ 미련 곰탱이? 난 미련 곰탱이가 아니야! ]

미련 곰탱이!
그런 행복 말고, 진짜 행복 말이야!

사육사가 칭찬을 해 주든 안 해 주든, 관객들이 환호를 해 주든 말든 줄넘기를 하고 있을 때 가슴뼈가 뻐근해질 만큼 행복한 마음이 가득 차 오르냐고? 

-본문 66쪽 중에서-

미련한 사람을 말할 때 미련곰탱이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미련하다는 말은 주어진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많이 쓴다. <난 미련곰통이가 아니야>에 나오는 곰통이도 처음에는 토끼를 위해서 자신이 먹지 않는 억새풀을 먹기도 하고, 여우를 위해 애꾸눈 호랑이를 물리치고, 여우에 의해서 사람들에게 서커스단으로 팔려가기도 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하고 남을 위한 삶, 그저 끌려 다니는 삶을 살고 있던 곰통이가 불쌍했다. 책을 읽는 내내, 곰통이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곰통이 옆에서 토끼나 여우, 서커스단원들처럼 놀려대고 괴롭히는 캐릭터의 사람들도 사회에서는 얼마나 많은지 떠올리게 되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포기 하지 않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울러 잘못을 했을 때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아는 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동안의 곰통이의 행동이 남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재주 부리기를 했던 것을 깨닫는다. 곰통이는 그제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자신보다 남의 평판을 더 받으려 했던 모습들을 반성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 또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짜 가슴뼈가 뻐근해지도록 보람되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엄마로서 올바르게 잘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

이봐, 우선은 자신이 행복해야 돼.
사육사의 칭찬과 관객들의 환호는 내가 즐기고 행복할 때 따라 오는 덤일 뿐이야. 나는 내가 즐기기 위해서 불 붙은 고리로 뛰어들고 재주를 부려. 그건 나만 그런게 아니야.

여기 있는 다른 동물들도 재미있고 행복해서 서커스를 해.
성공할 때마다 가슴에 벅차오르는 감동을 즐기는 거라고.

-본문 68쪽 중에서-


<난 미련 곰탱이가 아니야>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그저 사랑받기를 원하고, 버림받으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선다. 이것저것 마음을 쏟으며 자기 자신을 버리고 그곳에 몰입 하지만 정작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빠져있다. 남을 사랑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매일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마법의 주문을 걸어야 한다.

곰통아,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 때문에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그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지 마. 그건 미련한 짓이야.
심보가 고약한 사람들이 너를 마음대로 휘두르면 어떡할 거야?
그러면 너도 심보 고약한 곰이 되고 말거야.
너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해선 안 돼.

-본문 70쪽 중에서-


"넌 소중한 존재야. 많이 사랑한다."라는 간지러운 이야기들이 하루 이틀 쌓이게 되면 자존감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아존중감 형성을 위해서 어른들은 끊임없이 이야기 해 주어야 한다. "넌 소중하단다. 넌 특별한 존재란다." 매일 밤, 자는 아이에게 축복을 말해주는 부모가 많아지기를, 아울러 이 책을 통해서 자아존중감이 자라날 아이들을 기대하면서.. 곰통아 넌, "넌 미련곰탱이가 아니야!"

그래서, 곰통이에게 넌, "넌 미련곰탱이가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동’이 읽는 자료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이 가득한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남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는 인생. 나도 인생을 돌아보면 그렇게 끌려다니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었던 나날들이 있었다. 뒤돌아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했을 때, 아무런 보람이 없었으며 삶이 그닥 행복하지 않았다. 곰통이도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곰통이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 곰통아, 인생을 신나게 살고, 자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렴!

2015 9월 신간리뷰단 ’땅콩쌤’





   [ 생명의 탄생부터 인류의 진화 그리고 6번째 대멸종까지 ]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 2006)’는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신나는 판타지이다. 이혼남이자 약간은 무능력한 아빠 래리가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야간경비원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래리는 근무 첫날 물소리를 듣게 되고, 소리를 따라 찾아간 그 곳에서 무려 박물관의 공룡뼈가 살아 움직이면서 물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 거대한 공룡뼈는 티라노사우르스의 뼈로, 뼈다귀를 던져주면 강아지처럼 귀엽게 쫓아다닌다. 또한 래리는 박물관에 닥친 갖가지 위기를 해결해 나가면서 잃어버린 아들의 믿음까지 되찾게 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공룡뼈부터 구석기 시대인간, 각 시대의 역사적 인물까지 영화감독의 상상에서 재현해낸 것들이지만 우리 스스로의 상상력을 백분 활용한다면, 한국의 자연사 박물관을 보면서도 생생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또는 우리가 직접 ’래리’가 될 수는 없어도 박제된 화석과 유물, 과거의 자료들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생생한 이야기를 보다 쉽게 전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여기에 있다. 이정모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관장이 저술한 <공생 멸종 진화>를 통해 우리는 과학적 근거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더욱 생생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낼 수 있다. 부제가 ’생명 탄생의 24가지 결정적 장면’인 이 책은 다양한 주제 속에서도 생명이 최초에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 인간의 탄생, 그리고 인간의 멸종이 될 수도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까지 차근차근 다루고 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과학적 주제를 저자의 광범위한 지식을 활용하여 최대한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풀어내었다.

서문에서 ’자연사는 멸종의 역사다’라고 쓴 이정모 관장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멸종 하면 암울한 인류의 세계, 인류의 종말, 좀비영화 등등을 생각하게 하지만 그는 다르게 말한다. 멸종이야말로 지구에서 생명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해 준 결정적인 힘이라고 말한다.

5억년 전 바다로 가보자. 그 안에는 머리에 눈이 다섯 개나 달려 있고 입 위쪽에는 코끼리 코처럼 기다란 팔이 달렸고 그 끝에는 집게 손이 달린 오파비니아~우리 내장에 사는 기생충처럼 생긴 피카이아 등이 살았다. 이런 괴상한 동물들이 우글대는 바다에 들어가서 헤엄치며 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또 괴상하게 바다 생물로 초밥을 만들어 먹고 싶지도 않다. 다행이다. 이런 동물은 싹 멸종했다. (p.4)

이정모 관장의 생각에 나도 격하게 동감한다. 원래 바다생물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결코 그렇게 생긴 바다생물과 함께 살고 싶지 않다. 뭐, 상상이 잘 안된다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국 드라마 ’테라노바’를 몇 편 보면 금방 느 낀다. 단적인 예로, 아무도 삼엽충을 회 떠서 먹고 싶진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런 생물들이 우글댔다면 과연 현재만큼 인간들이 편히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끊임없는 멸종과 몇 번의 대멸종이 있었기에 현재 인간들이 여기 지금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공생 멸종 진화>는 첫 장 ’바다’로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가 없었다면 생명체의 존재를 장담하기 힘들다. 화성에서 우리가 그토록 ’물’의 존재에 열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물이 있다면 그만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번째 장이 ’RNA’,  그리고 ’산소’, ’대폭팔’부터 성과 페니스의 탄생, 공룡이야기, 포유류의 등장, 인간, 마지막 여섯번째 대멸종까지 쭈욱 이어진다. 이 책은 생명 탄생이 순서대로 쭈욱 이어져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이 좋다. 대체로 책의 내용이 진화과정 순서대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성의 탄생’, ’페니스의 탄생, ’티라노 사우르스’부터 골라서 읽은 후에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1장 바다에서는 지구에 바다가 있는 이유부터 설명한다. 왜 금성이나 화성과 달리 지구에는 바다가 존재하는지,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말이다. 그 비밀은 산소가 만들어지는 속도와 박테리아에 있다고 한다. 이 박테리아를 생명의 기원이라 볼 수 있는데, 우주생물학자들은 이 박테리아가 해령 가운데에 있는 ’해저화산 온전’에서 시작되었을 거라고 한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내가 현재, 이 곳에 존재할 확률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매우 적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우선 우주가 탄생할 확률부터 시작해야 한다. 뭐 우주가 존재한다는 가정부터 시작해도 별로 관계는 없다. 그리고 지구가 속해있는 은하계가 존재할 확률, 그 중에서도 태양이 있고 지구가 만들어질 확률, 지구가 태양과 적당한 거리 즉,  대략 1억 5천만km를 유지할 확률(수금화목토천해 같은 다른 행성과 달리), 지구에 바다가 존재하여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 거기서 인간까지 진화할 확률, 그리고 나의 부모님이 사랑에 빠져 결혼할 확률, 꽤 많은 횟수의 성교를 통해서 약 1회당 3만마리의 후보를 제치고 나의 절반을 이루고 있는 정자가 엄마의 난자에 수정할 확률까지 다 곱하면 거의 0에 수렴하는 가능성이 나온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이미 0 에 수렴하는 값이라, 지금 이 시대에, 나의 부모 밑에서 태어날 확률까지는 보테지 않았다.) 이 엄청난 확률을 뚫고서,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니 현재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을지라도 언제나 자신의 가능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야기가 살짝 다른 곳으로 샜는데, 어쨌든 생명체는 이렇게 ’바다’에서부터 아주 작지만 가능성 있는 존재로 시작하였다.

중앙해령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발생했을 수 있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그 중 단 하나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구 생명체의 틀이 모두 같기 때문이다. (p.20)

여기서 오랫동안 수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킨 DNA와 RNA, 많은 사람들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고 알고 있는 이야기도 살짝 언급해 준다. 당연히 챕터2는 RNA가 주인공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머치슨 운석’이야기를 통해 태양계를 만들었던 분자구름에서 아미노산이 있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다음 생명의 탄생 단서들의 이야기는 다른 독자들을 위해 빈 칸으로 남겨두고 껑충껑충 페이지를 뛰어넘어 내가 주로 관심있게 읽었던 분야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바로 ’성의 탄생’, ’페니스의 탄생’, 그리고 ’티라노사우르스’이다. 솔직하게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중에서 결코 나만 먼저 이 부분을 봤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성의 탄생에서 ’니모를 찾아서’ 얘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비록 성인이 된 상태에서 접했지만 니모를 얼마나 열심히 감동해서 봤는데 사실 말린과 니모는 결코 부자관계가 될 수 없다니.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니모 엄마가 죽으면, 니모 아빠가 엄마로 변신하고 니모는 아빠가 되어서 아내와 남편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니! 동심파괴는 제대로 당했지만 무척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인간의 사회생활과 성적인 역할을 대입한다면 충격적인 이 이야기는 다른 수많은 생명체들의 세계에서는 그러니까 박테리아나 환형동물, 어류 등등의 세계에서는 그다지 특별한 얘기는 아니다.

지구의 역사 46억년의 대부분은 성이 없는 음침한 세상이었다. 불과 10억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는 오직 자기복제를 하는 생명체로 가득한 조용한 행성에 불과했다. 지금도 지구에 살고 있는 절대 다수의 생명체들은 성 없이 자기 복제를 통해 번식한다. 박테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p.90)

하지만 이러한 무성생식은 ’공생’이라는 장애물을 만났고, 그 중 일부분은 유성생식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성이 두 개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이다. 또한 섹스의 부조리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단점들을 능가하는 장점에 대해서 말한다. 성이 없었다면 크고 복잡한 형태의 생명체가 결코 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크고 복잡한 형태의 생명체 중에 성이 없는 생명체는 없다.

다음 챕터 ’페니스의 탄생’에서는 페니스의 기원을 찾아서 이동한다. 남성의 생식장치인 페니스는 인류의 번식에 큰 역할을 하였다. 아마 이 페니스가 진화하지 못했다면 지금 같은 번식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 이런 페니스를 처음으로 가지고 있었던 생물은 무엇일지 엄청 궁금하지 않은가? (ㅎㅎ 답은 알려주지 않겠다.)


위 그림은, 최근에 매스컴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예상모습이다. 뉴스에서도 몇 번 나왔었고 초록포탈 유머공간인 "뿜"에서도 한창 떴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그림은 사람들에게 매우 익숙한 티라노사우루스인데 세 번째는 털도 생기고 조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우리에게 유독 티라노사우루스가 잘 알려진 이유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 덕분이라고 한다. 덕분에 많은 과학자들이 다시 한번 티라노사우루스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여러 변천을 통해 현재 마지막 그림과 같은 조류와 유사한 모습이라는 가설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공생 멸종 진화>를 읽다 보면 이 책의 많은 부분들이, 전문적인 이야기를 되도록 쉽게 풀어서 하려고 했다는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아마 청소년이나 과학과 별로 친근하지 않은 성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 나 과학을 꽤 배운 사람에게도 단순히 쉽게 느껴지느냐 하면, 절대 아니다.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간 많은 것들이, 평소 과학 관련 글을 관심 있게 보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 언급한 것이 그리 쉬운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전문적인 과학용어들과 과학적 지식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생명의 탄생에 대한 수많은 단서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추려내어 최대한 부드럽고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다. 따로 노는 부분 없이, 모든 조각들을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서술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 일인지 알고 있다. 저자가 자연사 박물관의 관장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 수 있어야 하고, 일반인과 전문가들의 눈높이에서 모두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생명의 기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생명의 역사를 반추해 보았을 때 앞으로 인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우리가 왜 어떻게 현재 이곳에 존재하는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2015 9월 신간리뷰단 ’동그라미마름모’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5 10월 1주] 추천도서리뷰 2015.10.12
[2015 9월 3주] 추천도서리뷰 2015.09.30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