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11월 2째주
  • [버지니아 울프] 새로운 느낌의 '전기'를 만나다luznaile | 2016/01/12

      '이종'이라는 출판사는 '미술전문' 예술 분야의 출판사이다. 출판사의 성격이 성격인지라,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가 담긴 책이 나온다고 해서 조금은 의아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일러스트, 미술, 예술 관련 책을 출판하던 곳에서 갑자기 웬 여성 문학가의 전기가 나오는 걸까? 하지만 그런 생각은 채 오래하지 못했다. 책 표지의 일러스트부터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었다. 책이 주는 느낌은 책 제목만을 들었을 때 가질 수 있는 그런 문학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책 자체가 굉장히 예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책을 들춰보면서 알게 됐다. 이 책은 머리 아프게 읽어가야 하는 책이 아니라 느껴야 하는 책이구나 하고.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본 이름일 테다. 하지만 내게는 크게 와 닿지 않은, 어느 유명 문학가일 뿐이었다. 그의 이름을 듣고 '그녀'를 '그'라고 착각할 뻔 했으니 말 다한 것이 아닌가.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당대에는 물론 현대까지도 많은 의미를 가지는 소설들, 이른바 고전들을 굳이 찾아 읽지 않는 내 특징상 그녀를 잘 모르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런 나같은 사람들, 그러니까 작품은 들어봤으나 (작품은 유명하니까 어디서든 들어봤으나) 작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복잡하지 않고 오히려 되게 간결하지만, 그 속에서 작가의 생애를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도록 만든 책. 작가의 전기라고 해서 거부감을 심어주지 않고 일러스트를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어려운 내용도, 복잡할 것도 없이 편안한. 말하자면 이종에서 출판한 <버지니아 울프>라는 책은 일종의 일러스트 책이다. 여성 문학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를 작가가 일러스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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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중세 패러다임에 근대철학을 던진 마키아벨리에스더엄마 | 2016/11/03

    <군주론  Il principe>은 500여 년 전 르네상스 후기,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 실무 외교관이 복직을 꿈꾸며 쓴 자기소개형 팸플릿이랍니다.   <군주론>은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에게 올리는 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513년에 집필되고, 1532년 출간​되었답니다. 피렌체 외교관 마키나벨리는 메디치 가문의 군주정이 복원되면서 44세에 공직에서 추방되고, 반역 혐의로 투옥되어 고문까지 받았답니다. 같은 해에 메디치 가문의 추기경이 즉위하면서 특별사면을 받으며 석방된 그는 복귀를 꿈꾸며 메디치 상속자에게 잘 보이려고 일종의 '군주 가이드북' 을 헌정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작 마키아벨리의 러브레터의 수신인 로렌초는 <군주론>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마키아벨리는 외교관으로 복귀되지 못하고 1527년 58세로 사망합니다. 당대에는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헌정서, <군주론>은 수도 없이 읽히고 해석되고 반박되기를 반복합니다. ​   <군주론> 폄하론 <군주론>에는 출세를 위한 온갖 권모술수와 아첨이 가득하다고도 하죠, 마키아벨리가 복직을 꿈꾸며 지역 최고권력자에게 보낸 글이니 애초에 집필 목적부터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동양의 '삼국지' 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처럼 <군주론> 도 같은 이유로 폄하되지만, 내용을 보면 현대 샐러리맨들에게 필요한 '오너에게 귀요미되기',  '직장에서 나홀로 셀프 등업하는 법' 이런 팁이 많은 거 같아요. 그게 뭐가 나쁜가요? ​   <군주론>은 일반인을 위한 도서가 아니랍니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2세, 나폴레옹, 레닌도 탐독하였다는 <군주론>은 본래 군주에게 바치는 글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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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깨알같은 야구 이야기해밀0915 | 2015/11/05

      9회말 2아웃 만루상황. 원정팀이 1점 앞선 가운데, 홈팀의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 타석에 들어선 그는 우선 장갑을 단단하게 조이고 헬멧을 이마의 끝선에 맞춰 고쳐 쓴다. 그리고 스파이크에 흙이 엉겨 붙어 있으면 두세 번 점프해서 털어낸다. 이어 방망이를 연필 삼아 홈 플레이트에 쭉 선을 그린다. 이게 끝이 아니다. 왼손으로 허벅지를 한 번 툭 쳐야 타격 준비가 끝난다. 그 중에서도 헬멧 속 냄새를 맡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유가 있는 상황, 모두가 숨죽이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매 타석 자신만의 독특한 준비동작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때, 이 준비동작을 ‘루틴’ 혹은 ‘쿠세’라고 부른다. 자신이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는 이 루틴은 선수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수단이다. (p.239)     앞서 소개한 루틴의 주인공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삼성라이온즈 우익수 박한이다. 다른 선수에 비해 유난히 준비 동작이 많고 길어 ‘버퍼링 박’, ‘킁킁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올해로 8년차 삼성팬인 나뿐만 아니라 타 구단 팬들 역시 박한이 선수의 루틴을 따라 해낼 정도로 루틴은 그에게 트레이드마크다. 나 역시 종종 따라 해보곤 하는데, 성실하고 꾸준한 그의 기록 속에 한 경기, 한 타석, 한 구 한 구 차곡차곡 쌓였을 루틴을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사소해 보이지만, 루틴이 없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야구에서 루틴은 중요하다. 아니, 야구에서 중요한 게 어디 루틴뿐이랴. 투수는 왜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지, 홈런을 칠 때 ‘손맛’을 느끼는 게 정말인지, 포수는 왜 매니큐어를 바르는지, 야구는 왜 9회까지 하는지 등등 꼭 알 필요는 없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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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백수 『사축일기』뭐라도되겠지 | 2015/11/05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컨텐츠는 늘 존재해왔고 언제나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아왔다. '회사가기 시러쏭'은 백수 시절엔 미처 몰랐던 직장생활의 고달픔을 입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사실적인 가사로 동기들과의 회식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노래였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이 열풍을 일으킨 건 딱 작년 이맘때였다. 그렇게 성실한 신입은 없다고, 그렇게 따뜻한 상사는 없다고, 그렇게 완벽한 팀워크는 없다고 누군가는 미생을 판타지라 하기도 했지만 많은 직장인들의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15년 가을 우리의 회사생활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또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사축일기』라는 제목이 주는 인상은 무시무시하다. 가축이라니, 사축이라니 말이 너무 심하다고 발끈해야 정상인데 너무나도 직설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이 쉽게 수긍이 돼서 슬프다. 시인으로, 싱어송라이터로, 배우로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한 끼를 보여주고 있는 강백수 작가의 신작이다. 강백수 작가가 회사생활을 까발린다고 하니 평범한 회사원보다 예술가적 기질이 지나치게 높은 그가 지옥철을 경험이나 해봤을까, 업무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 더 힘들다는 걸, 업무보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 더 힘들 때가 있다는 걸 그가 이해할까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다가도 어쩐지 그의 예술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까발려지는 우리의 회사생활이 궁금해진다.       하루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지옥철에서 내려 회사로 향하는 내 모습은 출근도 전에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상사를 보며 나는 나중에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걸 배우고 있지만 사실 내 신세는 회사 비품만도 못하다. 다 같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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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치유의 손글씨, 시를 쓰다피치블루 | 2015/11/03

        # 제목만 보아도 내 상처를 말끔히 치유해 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땐 미대생들이나 들고다닐 법한 드로잉북 크기, 뭔가 읽기 보다는 그림을 그릴 스케치북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건 오로지 캘리그라피 때문이다. 제작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6개월 동안 토요일 아침 시간을 채워준 캘리그라피 수업. ㄱ부터 ㅎ까지, 먹물에 서진, 그리고 붓으로 화선지에 그리는 글씨는 캘리그라피라기보단 서예수업같았다. 하지만 무언갈 하고픈 마음은 왜 그리 길게 가지를 못하는지... 이 망할놈의 끈기(?) 때문에 때려치운 캘리그라피를 요즘 다시 시작했다. '관심사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기도 하는구나...'신기하면서도 웃기면서도... # 시와 캘리그라피는 정말 잘 어울린다. 정해져 있는 글씨체가 아닌, 본인 만의 글씨체를 예쁘게 표현하면 그게 캘리그라피다.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고,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시를 캘리그라피로 표현하면 울림의 깊이가 더해진다고나 할까? # 이 책에는 우리가 그동안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시들이 많다. 그 시들은 총 4가지 part로 분류했다. 믄 제목에 꼭 들어맞는 시들이 가득하다. part 1.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part 2. 언제쯤이나 사는 일이 서툴지 않을까 part 3.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든 밤 part 4. 잠겨죽어도 좋을 만큼 그리고 책의 왼편에는 작가가 쓴 캘리그라피 문구를, 오른쪽에는 독자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오른쪽 아래에는 왜 이런 캘리그라피로 쓰게 됐는지를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점 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팅북 가이드가 있는데 이 가이드가 없었다면 나는 이 책을 그저, 단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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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단지 그러고 싶었을뿐,,,이세상맘 | 2015/11/03

    ​"어쨌거나 당신은 그 진 씨라는 분과 이혼 상태인데, 한바탕 생난리를 쳐서 다시 이혼을 하겠다는 거죠? 쓸데없는 헛고생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말해요.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15 이 이혼은 가짜이니 여전히 결혼중이라는 걸 증명하고 진짜 이혼을 하고 싶다는 '단호한' 리설련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작은 일이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그녀는 남편을 죽일 사람과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는데요. 도대체 이 여자를 이렇게 분노에 몸을 떨게 만든 이혼 사유가 무엇일까 싶었는데, 그녀는 둘째를 임신하면서 생긴 일이라는 알쏭당쏭한 이유를 댑니다. 이 모든 건,  중국이 35년간 고수하던 1자녀  정책때문이라는 겁니다.  지금이라면 괜찮았을 그녀는, 1자녀 정책을  고수하던 시대에 2번째 아이를 갖게 됩니다. 아이를 지키고 싶었던 그녀는 남편과 거짓 이혼을 하고 다시 합치면 되겠다는 교묘한 꾀를 내지만, 몇 달만에   남편이   결혼을 해버립니다.물론 딴 여자랑요.  이유를 듣고보니  그런 남편에게 당연히 리설련은 사과라도 듣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요. 하지만 기가차게도 남편은  끔찍한 말을 사람들앞에서 하게되고, 소심한 그녀가 스스로 꺼버리려했던 분노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맙니다. 남편이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 속담만  알았더라도, 아니면 어찌되었든 신의를 저버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만 했어도 끝났을 일이   이제 리설련에게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평생의 과제가  되고 맙니다. 어찌하다보니 그녀는  조금만 뭐라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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