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06월 2째주
  • 조금 돌아서 가도 괜찮은 길.영e | 2015/06/11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해 꼼짝달싹 못할 때에는, 그것이 나중에 어떤 의미 있는 것이 되리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초조해지겠지요. 하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반드시 무언가 얻은 것이 있을 겁니다. 그 당시에는 아무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110페이지)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나. 나중에 되돌아보면?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난 후에, 많은 것이 떠나간 후에, 사라진 후에야 알 수 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럼 그렇게 지나간 시간과 많은 것은 어떻게 되찾아야 하는 건지 답이 없다. 아니, 그렇게 들렸다. 막연하게 하는 말은 내 입에서 맴도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인문학자까지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어 암담했다. 너무 느긋하게, 아무런 불행도 겪어보지 않은 채로, 그냥 다 잘될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좀 삐딱해졌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런 느낌도 잠깐이었다. 뭔가 위로와 토닥임을 건네는 듯한 그의 말에, 근거 없는 안도감까지 밀려오는 것처럼 잠시 멍해도 좋을 것만 같았다. 혹시나 차근차근 말하는 투가 지루한 설득처럼 들리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차분히 들을 수 있어서 진중하게 들리는 그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흔하디흔한 단어처럼 들리는 ‘마음’이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어떤 힘을 얘기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모습과 접목하려 하는지 기대됐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토대로 저자의 마음 이야기는 시작한다. ‘왜?’ 왜 굳이 그 두 책으로 마음의 힘을 꺼내려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강상중의 책을 끝까지 읽은 게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펼쳐 들...

    더보기

  • [행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파헤친 행복의 성장 조건야아옹 | 2015/06/10

    행복은 무엇일까.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그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 책에서도 질문을 던진다. '돈, 결혼, 성별, 몸무게, 집 평수...... 삶의 조건은 같아도 저마다 행복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지 않고,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행복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고,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행복을 꿈꾸기도 한다. 같은 조건이어도 누군가는 그것을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행복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스스로의 행복에 대해서도 막연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책을 읽으며 행복을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직시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읽게 되었다.   "행복은 막연히 추구하거나 재발견할 대상이 아니라, 주변 환경 및 행동 변화를 통해 설계할 수 있는 경험이다" 이 책의 책날개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말을 천천히 음미해보게 된다. 그동안 행복을 막연히 추구하거나 재발견할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 말부터 뒤집어 엎는다. 행복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능동적인 실천 방법이다. 막연한 것을 적극적인 활동으로 뒤바꿈할 방안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폴 돌런. 행복 및 행동과학 관련 세계적 전문가이다. 행복과 행동을 모두 연구하는 몇 안 되는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통해 이들 두 연구 분야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해보이고, 최근에 이루어진 행복 연구와 행동과학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접 답하고자 이 책을 저술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

    더보기

가작
  • 서점의 다이아나, 유즈키 아사코고솜돝 | 2015/06/13

    <서점의 다이아나>는 유명한 고전 <빨간머리앤>을 오마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는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을 그려내는데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작품을 따라잡기 힘들다면 함께가면 되지?- 하는 느낌이었달까. 주요 등장인물인 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같은 반이 되어 처음 만나는 장면이 빨간머리앤의 한장면과 굉장히 닮아있어서 재미있었다. 주인공 다이아나는 '앤의 친구인 다이아나'와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이 책의 주인공답게 '앤'과 매칭되는 인물이다. 호스트가 직업인 젊고 아름다운 티아라의 딸이자 화려한 옷차림에 마른 몸, 예쁜 얼굴과 노랑머리의 다이아나는 일본어로 큰구멍이라 쓰는 이름때문에 같은 반 남자아이인 다케다에게 놀림을 받는다. 빨간머리 앤의 경우 머리색으로 놀림을 받고 성격대로(?) 혼자서 꿋꿋하게 보복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앤의 친구 다이아나'와 매칭되는 아야코가 등장한다. 넉넉한 집안의 교양있는 부모님을 둔 얌전한 아이인 아야코는 두 사람사이를 중재시키면서 다이아나에게 '빨간머리앤의 다이아나'를 언급한다. 빨간머리앤이라는 이야기가 <서점의 다이아나>라는 책속의 현실로 자연스레 발을 내딛는 장면이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앤과 다이아나처럼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다이아나, 네 엄마 공주님같다. 그리고 이렇게 맛있는거 처음 먹어봐."    그 순간 티아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목을 뒤로 젖히며 깔깔 웃었다.   "어머나, 얘 진짜 웃긴다. 너 정말 재미있다!"   티아라가 등을 찰싹 때려서 하마터면 다코야키가 목에 걸릴 뻔 했다. 다이아나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고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녀는 엄마를 꼭 닮은 반짝임으로 세상...

    더보기

  • 근래 읽은 최고의 경제경영서 - 송길영 <상상하지 말라>키치i | 2015/06/12

    송길영의 신간 <상상하지 말라>는 근래 읽은 경제경영서 중에 가장 좋았다. 저자는 물론 책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채 그저 책 소개를 보고 구입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었다. 요즘 대세인 빅 데이터에서 통찰을 얻는 방법을 비롯해 경영, 마케팅 트렌드의 변화, 직업의 미래 등 다채로운 주제를 저자의 식견과 사례를 섞어 재미있게 풀어쓴 점이 흥미로웠다. 데이터나 마케팅에 관심이 없어도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과 생활을 돌아보는 데 유용할 책이다. 꼭 읽어보길 권한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마케팅이 무엇인가 하면, 이미 있는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부분 없는 것을 억지로 상상해서 만들려다가 실패하는데, 이미 있는 것을 건드려주면 실패하기 어렵다. 특히 현재 사람들이 암암리에 실천도 다 하고 있는데 차마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던 금기를 깨주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p.54) 책의 요점은 고객의 욕망을 어설프게 상상하지 말고 직접 관찰해서 통찰을 얻으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고객의 욕망을 상상하려 하고 고객보다 앞서가려고 하지만, 성공한 마케팅 사례를 보면 고객이 가지고 있으나 실현하지 못한 욕망, 실현하고 있지만 드러내지 못한 욕망 등을 관찰을 통해 포착하고 어필한 경우기 대부분이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 혼자 산다>, <삼시 세끼>, <꽃보다 할배> 등 최근 몇 년 동안 인기를 끈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구시대 남성들과 달리 아이와 잘 놀아주고, 혼자서도 잘 살고, 요리도 잘 하고, 여행도 잘하기를 강요당하는 현대 남성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제작진이 시청자의 욕망을 '상상'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우...

    더보기

  • 오야마 준코『하루 100엔 보관가게』우리네의 슬픔을 담담히 보여주다.hanari | 2015/06/11

        『하루 100엔 보관가게』는 표지부터 '힐링'이 가득하겠구나 짐작할 수 있는 책으로 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 책 · 문화와 다양한 문화 뉴스에서 소개되어지는 걸 보면서 소장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 특히 요즘처럼 컨디션이 힘들고 아파 움직이는 게 괴로울 때는 이런 책 한 권 가지고 카페나 방에 틀어 박혀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읽으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만 해도 즐거울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하루 100엔 보관가게』를 읽기로 결정한 내 자신이 얼마나 대견스러웠던지. 책을 읽으면서 이토록 사람들의 '슬픔'을 교묘히 감추면서도 위로해줄 수 있구나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다른 소설에는 참 자극적일 수 밖에 없는 소재의 에피소드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매우 담담히 이야기를 해준다. 읽는 사람도 마음 편히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심각해졌다가 환하게 웃을수 있는 책, 그게 바로 『하루 100엔 보관가게』였다. ​     이 책은 <고양이 변호사>로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일본 작가인 오야마 준코의 신작이지만 나는 <고양이 변호사>를 읽지 않아 오야마 준코의 유명세를 전혀 알 지 못했는데, 아마도 전작 또한 매우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 하루 100엔만 지불하면 모든 지 보관해주는 상호도 간판도 없는 가게의 주인 기리시마 도오루는 어릴 적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앞을 보지 못하는 데 어느 날 뜻밖의 방문으로 보관 가게를 열었는 데 앞을 보지 못해도 성실함과 탁월한 기억력으로 그럭저럭 가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루 100엔 보관가게』는 이 보관가게를 둘러싼 다섯 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보관 가게의 사물(포렴, 진열장)이나 고양이, 손님의 시선으...

    더보기

  • [서평] 넘 재밌는 마돈나스무드 | 2015/06/08

    겁나게 재밌는 히데오의 마돈나 실로 오랜만에 히데오의 소설을 읽었다. 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그의 작품은 독자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는다. 궁금증 반,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이 작품을 읽었다. 히데오의 마돈나는 나의 오감을 다 만족시켜 주었다.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다. 늦은 퇴근 후, 씻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시청하게 된 프로가 KBS <TV, 책을 보다>란 프로인데, 이 날 방송에서 본 책이 바로 오쿠다 히데오의 <마돈나>였다. 프로를 보고 나서 이 책을 꼭 읽어 봐야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생겼다. 시종 결말이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 설레는 마음으로 <마돈나>를 읽었다. 히데오는 작품 속에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게 하며, 마치 시한폭탄이 곧 터질듯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절로 히데오답다는 감탄이 나온다. 주인공은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을 넘어가거나 선(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소설 <마돈나>는 ‘마돈나, 댄스, 총무는 마누라, 보스, 파티오’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돈나는 첫 번째 이야기다.   부하 여직원 도모미에게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만 하루히코 과장, 그는 도모미를 본 날부터 끊임없이 도모미를 몽상 한다. 하루히코는 도모미를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일까? 하루히코의 몽상이 불편한 것은 동시에 질투심이 싹트기 때문이었다.(17면) 역시 좋아해서는 안 되는 건데. 하루히코는 스스로를 어르고 타이른다. 무심하게 매장에 따라 들어간 하루히코는 갑자기 새 양복이 사고 싶어졌다. 하루히코는 밝은 회색 양복을 입어보았다. 하루히코는 거울에 비친 자신이 모습이 흡족해 미소를 지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