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05월 5째주
  • 따뜻하게 건네는 안부벼락돌풍 | 2015/05/29

      아주 오래전에 권정생의 《강아지똥》을 읽으면서 '쓸모 있는 존재'에 관해 한참을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동화로 이런 느낌을 갖게 하는 건, 내가 읽어본 것 중에 처음이었다. (그때는 동화를 지금보다 더 안 읽고 살았던 때였기에 그 느낌이 강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하찮고 쓸모없어 보여도 그 나름의 의미와 존재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던 애틋하고 소박한 동화였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도 많은데 유독 그 책이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작가 권정생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항상 몸이 아픈 이야기가 먼저 나왔던 권정생. 그 자신이 이런 동화를 쓰며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하곤 했다. 어린이를 좋아하고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쓰는 게 행복했던 사람. 가난과 아픈 몸이 그를 힘들게 했지만 그런 이유로도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향한 그의 창작열은 잦아들지 않았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던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권정생과 그가 많은 부분 의지한 것으로 보인 이오덕이 30년 동안 주고받은 마음이 어떤 것인지 당연히 궁금했다. 이 책으로 그 궁금증도 해소했지만, 무엇보다 그 우정이 발휘하는 정과 힘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1973년에 처음 만나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2003년 이오덕이 세상과 이별하기까지 이어진 교류의 증거가 이렇게 우리에게 읽힌다. 두 사람은 편지로 무슨 얘기를 했을까 궁금해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이 편지글 속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서로의 작품 활동에 관한 근황,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 안부, 건강에 대한 걱정 같은 일상의 여러 가지가 소소한 담소로 들렸다. 두 사람 사이의 공통된 화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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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찾는 소설들 : 낯설지만 좋고, 의외지만 따스한키요1 | 2015/05/28

    젊은 작가상을 처음 만난 건 4년 전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의 영풍문고에서다. 그때 난 지방으로 내려갈 교통비와 5000원 남짓의 밥값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책을 살 돈은 없었지만 커다란 대형서점의 서가 사이를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고 있었다. 5000원으로 무얼 먹고 버스에 탈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때 발견한 게 ‘제 2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단돈 5500원에 김애란을 비롯한 여러 소설가들의 젊은 소설은 물론 그에 딸린 해설까지 읽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달까. 굶주린 배를 안고 그 책을 샀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던 고등학생 때였고,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독서등에 비춰가며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출간 후 1년 동안은 5500원인 이 수상 작품집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매해 4월 말이면 서점을 기웃거리곤 했는데, 그때의 바람과 온도, 습기, 서점에 가던 상황 같은 것이 작품집마다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것 같다. 올해는 무척 바쁠 때 책이 배달되어 왔다. 바빠서 정신도 없는데, 대상작이라는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는 내 정신을 더욱 혼미하게 했다. 그래서 표제작이자 대상작인 이 낯선 작품 이야기는 일단 미뤄둬야겠다.   먼저 눈에 띠는 건 손보미였다. 2012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점은 이 작가의 역량이 ‘젊은 작가’라는 나이제한을 뛰어넘고 있다는 증명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소설엔 모든 일이 괜찮을 거라 믿는, 실제로 겉보기엔 아주 괜찮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거기엔 모든 것을 베어 버릴 만큼 날카롭고 미세한 균열이 조금씩 손아귀를 뻗쳐 나간다. 이번 수상작 「임시교사」에서도 「폭우」나 「산책」에서처럼 자식을 사랑하고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는 것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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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벚꽃 다시 벚꽃, 그리고 미미여사섹시미라 | 2017/05/07

      벚꽃 처럼 어느날 갑자기 행복도 절망도 순식간에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된다. 봄이 왔다고 느끼는 순간 어느새 벚꽃이 만개하고 봄이 끝나버려서 아쉬워하게 된다.   굶주린 개를 불쌍히 여기고 고용인과 허물없는 태도로 이야기하고 텃밭을 일구어 감자를 재배하는 사람, 그는 도가네 번 번주의 시종관 후루하시 소자에몬이다.   소자에몬에게는 두 아들이있다. 검술에 능하고 용맹한 첫째 후루하시 가쓰노스케 아버지를 닮아 인정이 많은 아들 쇼노스케 , 그리고 세번의 결혼을 지나 소자에몬에게 시집온 부인 사토에 . 행복한 그들에게 어느날 뜻하지 않은 사건이 시작되고 그들의 행복은 순식간에 망가지게 된다.   소자에몬 즉 아버지가 뇌물을 받았고 그 증거서류로 아버지의 필적이 쓰인 자료가 나온다. 그로 인해 아버지는 할복을 하게 되고 그사건과 관련하여 어머니와 형이 연관되어 있을것이라는 짐작만 하게 된다.  그러고 있던 와중에 사토에가 알고 있는 에도 대행 사카자키를 통해 후루하시가의 재건을 꿈꾸게 되고 둘째 아들 쇼노스케를 에도로 보내게 된다.   에도온 쇼노스케는 후루하시의 재건보다는 아버지의 글씨를 모사한 대서인을 찾으려고 하고 그수단으로 대본소 무라타야를 통해 필사일을 하면서 범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범인보다는 필사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거기에 무라타야 대본소의 관리인 지헤에와 친해져서 입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입체책에 열중하던 어느날 새벽 벚꽃아래서 묘령의 아가씨를 보게 되면서 한눈에 반하게 된다. 이아가씨의 이야기를 지헤에게 하지만 그런 아가씨는 없다고 말하고 유령을 본것이 아니야면서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중에 먹기 겨루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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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초롱한눈망울 | 2015/05/30

    내 삶의 중심은 어디에 있을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삶, 주위를 신경 쓰게 되는 삶, 홀로 느끼는 고독과 기적에 대한 바람들, 주변 관계에 대한 고민 등 우리는 늘 환경에 영향을 받고 주변을 의식하게 된다. 즉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두기 보다는 남과 비교하거나 구별 지으며 살아갈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온전한 삶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당신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는 독자로 하여금 삶에서 스스로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 첫 걸음은 자신의 삶에서 그 중심을 올곧게 바라보는 것.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세상과 만물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다고 책은 전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자는 제목과 소박하게 전해지는 모필화(毛筆畵) 속에서 삶에 대한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해인사로 출가하여 수행을 쌓고, 붓을 통해 선화를 그리면서 본인이 깨달은 바를 전하는 스님이다. 비우며 사는 길에서 배움을 얻었고, 모든 것을 비우게 되면 곧 진리가 찾아 온다는 깨달음 얻은 스님이기에 ‘허허당’이라는 이름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남녀배우의 어울림처럼 케미가 좋다. 독자들이 삶에서 귀중한 가치를 찾고, 그 중심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저자는 시작함에 있어서 우선 삶을 진실 되게 바라보도록 권한다.   누구든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진실을 이야기 못하는 사회는 이미 죽은 사회다. 오늘의 문제를 묻지 않고 내일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진실은 늘 지금을 이야기하고 거짓은 미래를 이야기한다. (본문의 내용 중, 109쪽)   진심을 담은 글은 따뜻하다. 언어도 생명인 까닭에 온기가 있다. 진심을 담은 글은 글에서도 소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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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이 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애서의 즐거움'l해밀0915 | 2015/05/28

      나도 책이 좀 많다. ‘많다’는 기준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넓고 좋은 아파트를 책들에게 내어주고 빌라 반지하에서 월세를 산다거나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서재를 만들어 책을 소장할 만큼의 책을 가진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내 책은 내 방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독립을 하면 내 방에서 내 집이 되겠지만) 몇 년 전에 10년간 사용해온 침대를 버리고 크고 튼튼한 책장을 들이면서부터 책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그러면서도 책을 세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이웃분이 책이 몇 권이냐 되냐며 물어봐주셔서 한 번 세어볼 기회가 있었다. 만화책과 영화 잡지를 포함해서 500권이 되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대략 550권 정도 된다. 읽지 않은 책보다 읽은 책이 많지만, 이렇게 계속 사 모으다가는 애서가인 척하는 장서가가 될 것 같아서 작년부터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쪽으로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 중 절반은 읽다말고 사 모았지만 말이다.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통해 처음 만난 윤성근 작가님의 책은 그 뒤로 내가 『침대 밑의 책』을 찾아 읽으면서, 이번 책 『책이 좀 많습니다』는 세 번째로 만난 책이다. 여전히 책 이야기였다. 내 옆에 있고 우리 동네 사는 평범한 애서가 23명의 이야기. 23명 중에는 애서가인 동시에 장서가인 사람도 있었지만, 허름한 책꽂이 몇 개 있는 애서가에 관한 이야기가 분명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이며,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슨 책인지 물어보면 1초의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애서가’들 말이다.   단호한 성격이라 다른 사람 눈치 보는 걸 싫어하는 대학생 김바름씨는 그래도 마음이 흔들릴 때면 《자본》 1판 서문 마지막에 마르크스가 옮겨 적은 《신곡》의 한 구절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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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용기] - 몸과 마음이 힐링 되는 혼자만의 여행...푸른아카디아 | 2015/05/27

    좋은 음식을 먹고 즐겁게 놀거나 혹은 쇼핑을 하면서, 바쁘고 지친 일상에 여유를 즐기는 방법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곳이라도 자연이 있고, 풀 냄새나 나는 곳으로 조금만 나서면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머릿 속 까지 새로운 공기가 채워지는 듯 하다. ​ 굳이, 자연이 아닌 평소와 다름없는 똑같은 루틴에서 벗어난 새로운 장소에만 가더라도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되기에 여행을 떠나지 않나 싶다.   ​   [떠나는 용기]는  현직 한의사 정이안이 혼자서 세계 곳곳을 떠나는 여행에 대한 저자의 여행 에세이이자, 힐링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 누구라도 여행을 통해서​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금전적 여유등을 이유로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두려움과 걱정은 더 발목을 잡게 되는 듯 한데, 저자의 여행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힐링을 위한 여행은 혼자서 홀가분 하게 떠나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 ​ 일상적인 관광이나 틀에 박힌 여행이 아닌, 혼자서 발로 찾아가는 여행이이기에 티베트와 부탄과 같은 편안한 도심과는 거리가 먼 깊은 곳을 찾아 트래킹도 하면서 오롯이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하고, 현지민들과의 수더분한 만남도 편하게 그리고 있다.​ ​ 의사와 환자로 만나게된 여러 지인들의 인연으로 여행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들도 정감 어린 글로 가볍게 풀어 내고 있는데, 예술과 도시의 혼이 숨쉬는 빈, 프라하 그리고 프랑스 등의 여행지에서도 그저 겉의 화려한 문화에 취하는 관광이 아니라 그들과의 생활 속에 함께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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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서울 염소 - 사진으로 쓴 남편 이야기베리베리봉봉 | 2015/05/26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조금씩 조금씩 아빠의 뒷모습이 보였던 것 같아요. 현실과 책임감이라는 무거움에 짓눌린 아빠의 그 어깨가 말이에요. 하지만, ‘다녀올게’하고 인사하며, 집을 나서는 그 모습이 항상 무겁기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바빠서 힘은 들지만, 그래도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자주 들어왔거든요. 지금도 그러세요. ‘요즘 아빠 나이에 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빠는 지금도 일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아빠가 건강해서 좋지?’ 라고요. 그런 말 들으면, 마음 한 구석이 짜르르 해지기도 해요. 그냥 편히, 집에서 쉬거나 엄마랑 같이 여행 다니고, 취미 생활 하시면 좋으련만 가장이 집에서 놀면 못쓴다는 그 책임감을 아직 내려놓으실 수가 없나 봐요. ​ ​ ​ 어렸을 적, 심부름 가던 길에 보았던 염소 한 마리, 묶여 있는 끈 길이만큼의 풀만 먹을 수 있는, 행동반경이 정해져 있는 그 염소. 결국 자신이 줄에 매인 그때 그 염소와 같다는 남편의 푸념 섞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서울 염소-사진으로 쓴 남편 이야기>는 우리 아빠와도 참 많이 닮아있더라고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키느라 자신을 돌보는 데 서툴고, 점점 시들어가는 마음 돌볼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에요.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아내이자 엄마의 모습.           억지스럽게 꾸며내지 않았고, 화려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담담하게 담아낸 모습들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육아와 일, 갈등도 있었고, 아픔도 있었어요. 정말 그냥 사람 냄새 나는 가족 이야기, 아빠 이야기였어요. ​   ​ 이 책을 읽던 날, 거실 문을 열어 놓고 엎드려 있었어요. 불어 들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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