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05월 3째주
  • 까칠한 스웨덴 노인의 좌충우돌 행복찾기「오베라는 남자」Y매니저 | 2015/05/15

    진부한 표현일수도 있지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입니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가진듯한 주인공 오베가 그려진 표지 이미지,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을 세 번 잡아당기는 오베가 준 첫인상은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의 잭 니콜슨을 떠오르게 했습니다.작년과 제작년에 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이 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책도 스웨덴 작가의 작품입니다.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약 9백만명인 스웨덴에서 70만 부 이상 판매됐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주인공 오베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입니다. 오베가 가진 확고한 원칙은 때로 동네 빵집에서 잔돈을 잘못 거슬러줬다는 이유로 8년이 지나도록 그 빵집에 가는 걸 거부하는 확고함이 되기도 하고, 차는 사브(SAAB)라며 BMW를 운전하는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는 원칙이 되기도 합니다. 오베가 가진 원칙이 어느정도인고 하니, 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는 순간에도 차량통행이 금지된 거주자 구역에 구급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정도입니다. 오베라는 캐릭터가 어느 정도 짐작될 거라 생각합니다.작가는 오베의 과거와 현재를 한 챕터씩 교차로 구성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소제목이 <오베라는 남자와...>로 시작하는 파트에서는 오베가 지금의 성격과 원칙을 갖추게 되는 과정과 아내 소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소냐의 죽음으로 이별에 이르는 과정이, 이어지는 <오베였던 남자와...>로 시작하는 파트에서는 현재를 살아가는 오베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오베는 6개월 전 아내인 소냐가...

    더보기

  • 여러 민족정신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다뉴브』누나네이발관 | 2015/05/13

      동쪽과 서쪽, 남쪽에는 바다가 있고 북쪽에는 전선이 있는 이 나라에서, 육지의 경계를 넘어 다른 나라로 간다는 것은 생경한 일이다. 그러니까 땅에 그어진 경계를 넘어 낯선 이들과 만나 다투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경험을 우리는 좀체 해보지 못한 셈이다. 해방과 전쟁, 분단을 거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세상은 명목만 반도인 섬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땅에 사는 우리가 정말로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민족(‘다른 민족’이자 ‘떠나온 민족’)이었다. 역사의 부침 속에서 다른 인간들끼리 만나 부대끼고 피를 흘리고 살을 섞으면서 나온 게 우리다. 다만 우리가 역사를 상상하는 방식, 우리가 우리 자신을 상상하는 방식은 우리의 지리적 감수성에서 나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걸어서 낯선 땅을 밟지 못한다는 바로 그 단순한 사실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옭아매고 있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다뉴브』는 우리의 협소한 지리 감각을 흐릿하게 만들고 완고한 경계심을 부식시키는 책이다. 저자 클라우디오 마그리스는 수년에 걸쳐 2,800km가 넘는 다뉴브(도나우) 강을 탐사한다. ‘검은 숲’이라는 뜻의 슈바르츠발트에서 시작해 ‘검은 바다’ 흑해로 이어지며 린츠, 빈,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같은 아름다운 도시를 줄줄이 꿴 다뉴브. 『다뉴브』는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여행기’다. 보통 여행기라고 하면 낭만과 감상에 몸을 맡기는 바람에 오로지 관광객으로서의 자아만 팽창한 채로 펜을 놀려버리는, 그렇고 그런 잡문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강 이름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는 대담함과 그밖의 어떤 부제도 붙이지 않는 담백함에서 책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

    더보기

가작
  • 오늘 보다 더 한 내일도 기다려지는 사람들.사과깎기 | 2015/05/16

    공중파, 케이블 할 것 없이 요리를 주제로한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이미 드라마로 익숙해진 ‘쉐프’라는 직위는 단순한 요리사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의미의 크리에이터로서각광을 받는다. 전에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던 내가(물론 지금도 아는 게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조리하는 법을 익혔다고 TV에서 보여지는 위풍당당한 셰프의모습에 마냥 동경만 하게 되지는 않더라. 그 자리에 있기까지 수 많은 단계를 거치며 고생했을 것이고, 화려해 보이는 지금도 무대 밖에서는 메뉴가 제공되는 그 순간을 위해 고도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음을 절감하기때문이다.   사실 요리란 것이 단순한 식욕을 충족시키는데 그 의미가 그치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사람은 단순한 욕망을 충족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경제적 불황이라고 해도 지금의 소비 주체가 되는 연령들은 생활고라는 것을 잘 모르고 컸다. 이전 시대에비해 풍족하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식사를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요리란곧 식사하는 사람의 취향이나 생활의 정도를 반영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더욱 필요 이상으로 외식 장소나 메뉴를 신경 써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외식 천국이다. 시간에관계 없이 국가적 공휴일이라도 아무 때고 외출하면 원하는 요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서비스는 물론이요신속함까지 갖춰서 이제는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서비스나 외식사업을 배워가기도 할 정도이다. 제공받는 소비자들에게는편리한 세상이지만 고품질의 요리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위, 셰프>에서 보여지는 수셰프의 하루도 결...

    더보기

  •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아카시아랑 | 2015/05/14

    세계 각지를 다니며 풍경을 담고 이국에서의 느낌을 담은 책들은 이제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아졌다. 차별화 된 책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차별화 된 책을 찾았다 하더라도 금방 또 비슷한 책이 쏟아지듯 나오니 피로감마저 드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 여행기는 자계서 다음으로 안 보는 책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기는 좀 다르다. 발길 닿는대로 바람 부는대로가 아닌, 뭔가 목적이 있는 테마 여행기라서 호기심이 일었다. 도자기라니.. '이런 여행기도 있구나' 싶어 펴 든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도자기에(사실은 살림에 필요한 그룻에 국한 되지만)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것도 나이 탓인지 이뿐 그릇들이 눈에 들어오고 손으로 만져보게 되더라는 것이다. 투박한 것은 투박한대로 매끄러운 것은 매끄러운 대로 그릇이 가진 질감과 느낌이 좋아 살까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늘었다. 감각이 높아졌거나 취향이 바뀐 게 아니라 좀 외로워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마음 얹어 놓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면 그릇만큼 제 격인 것이 또 있을까? 싶어졌으니. 네덜란드 '델프트 블루'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로열 마큄'으로 이어지다 '끝없이 투명한 블루, 로열 코펜하겐'으로 맺는다. 델프드 블루는 어딘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분위기의 도자기들이었는데 중국의 청화백자를 모방에서 시작된 것임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델프트 블로와 연관된 튤립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집 한 채 값에 버금가는 튤립 구근값과 그 튤립 꽃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 화병들은 예술이 어떻게 시대와 함께 발전해 가는지를 알게 해 주는 한 예였다.  튤립을 꽂는 화병들을 보면 마치 향로처럼 보이는 것을 비롯해 도기로 만든 나막신이나 풍차 모양의 것들...

    더보기

  • [연식 남녀]seraphin | 2015/05/11

    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젊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100세 시대에 늙을 로(老)자 붙여 노총각, 노처녀로 부르기는 싫은 35세 이후의 남녀가 연식 남녀라고 한다. 차의 제조년을 지칭하는 말인 연식과 발음은 같지만 한자는 다르다. 연식 남녀의 '식'은 '먹을 식'이다.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작가의 닉네임도 재미있었다. 오릴리스킨? 처음에는 작가가 외국 사람인 줄 알았다. 근데 번역자 이름이 없다. 어? 그럼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뜻인데. 닉네임이 오릴리스킨,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성피부라니 웃긴다. 작가 피부가 산유국인가 보다.  작가는 마흔 번째 생일을 나흘 앞두고 여덟 살 연상인 K를 소개팅에서 만나 연애를 하고 있다(작가는 올해 마흔이 됐다). 다시는 사랑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사랑이 왔고 다시 온 사랑은 20대 때의 사랑과는 다르기에 시중에 나와 있는 연애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고, 주변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16년간 여성잡지 편집장으로 일할 때 소개팅 200번 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의 스토리볼에 '오 솔로? 오래된 솔로'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해 호응을 얻었고 칼럼이 끝날 무렵 만난 연식남과 소개팅에 성공해 남긴 '연식 남녀'는 특별히 큰 호응을 얻었는데 그 글을 모으고 다듬어서 낸 게 이 책이다.  책은 연식 남녀의 연애에 철저히 촛점이 맞춰져 있다. 연식 남녀가 20대, 30대 초반의 남녀와 어떻게 다른지, 연식 남녀의 연애는  20대, 30대 초반의 연애와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체력도 달리고, 귀찮기도 하고, 눈도 낮추게 되고 그렇다고 한다. 여성잡지에서 오래 일한 사람답게 글투가 잡지에서 많이 보던 글투다. 어떻게 보면 자조적일 수도 있고 비참할 수도 있...

    더보기

  • 내 유일한 대통령의 기록물루와무타 | 2015/05/11

        두 번을 읽고 두 번 모두 울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울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책은 슬프다. 지은이의 담담하고 간명한 문장 안에, 책의 마지막장 웃음과 주름으로 울퉁불퉁한 얼굴 속에 진한 눈물보다 더 깊은 슬픔이 고여 있다. 투명한 유리창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냄으로써 더욱더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실수로 잡힌 꼬투리를 해명하느라 임기 내내 진땀을 뺐던 사람은, 죽어서도 대통령시절과 퇴임 이후 이야기를 선선히 들려준다. 지은이 윤태영 전비서관을 통해서.     웃음이 난다. 먹먹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지만 천진한 노무현 전대통령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퀵서비스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적극적으로 길을 알려주느라 참모들이 한참을 기다렸다는 일화가 담긴 사진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은 일행이 곁을 지나치도록 오토바이 곁에서 뒷짐까지 지고 자상하게 길을 설명한다. 그래, 이런 사람이었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알고 호기심 많고 격의 없는 소탈함으로 선뜻 손 내밀 줄 아는 사람이 우리 대통령이었지.     이 책에서도, 양정철 전비서관이 쓴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에서도 ‘역설’을 이야기한다. 고향인 영남 땅에서 정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지역구도 정치를 풀지 못한 낙선의 기록들로 전국적 인물이 되고 극적으로 대통령이 된 노무현의 역설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겪으면서 참여정부 시절에 당연히 여기던 것들의 가치와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된 역설, 낮은 권력을 추구하고 “나와주세요”라는 외침에 흔쾌히 응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에 대한 역설.     다시 사진. 자전거 뒤 수레에 손녀를 태우고 아이보다 더 해맑고 행복한 표정을 ...

    더보기

작가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