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04월 2째주
  • 오해에 대처하는 루슈디의 방법꼼쥐1 | 2015/04/17

    자신이 했던 말 때문에 오해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지. 나는 있습니다. 최근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종종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그닥 유쾌한 일도 아닐 텐데 어쩜 그리 해맑게 말할 수 있냐구요? 세상사라는 게 다 오해와 용서의 결합체이니까요. 누군가를 끝없이 오해하고 또 끝없이 용서하다 보면 우리 인생도 바람처럼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따금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당부 아닌 당부를 할 때가 있습니다. 많이 오해하고 또 많이 화해하라고 말입니다. 칼부림이 날 정도의 깊은 오해만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오해를 푸는 것도 좋은 경험일 테지요. 우리는 어차피 내가 아닌 너가 될 수 없는 까닭에 완전한 이해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불같은 화가 당신을 완전히 지배한다면 그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신문에서 자주 목격하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극단적인 대립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불필요한 논쟁처럼 읽히지만 지구상의 두 세력은 이미 건너서는 안 될 강을 건너고 말았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웃자고 쓴 글인데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지요. 얼마 전에 있었던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한 말 때문에 빚어지는 크고 작은 오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올바른 대처 방법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고 (만약 있다면)약간의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용서는커녕 내 목숨까지 요구한다면? 음,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이는군요. 자신의 운명을 탓하는 것 외에는. 살만 루슈디의 자서전 <조지프 앤턴>은 내가 앞에서 언급했던 극단적인 오해에 대한 전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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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우(土偶)의 집』 권여선달ㄱㅐ비 | 2015/04/16

    『책을 읽는 방법』의 저자 '히라노 게이치로'의 말에 의하면, 책의 첫장은 작가가 그리는 그림의 집약이라고 한다. 그래서 찬찬히 읽었다.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리듬감이 느껴지는 시작이다. 후반부에 접어서는 전반부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무거워진 발걸음 만큼이나 전달되는 곡조가 곡소리로 들린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책 소개를 통해 알게 된, 1974년 4월에 일어난 제2차 인혁당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 소설은 1981년 부림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군사독재 정권이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어난 이 사건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했던 《변호인》 송강호의 대사와 함께 '국민이 미개하다고 해서 민주주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 라던 말이 칼날처럼 가슴에 박혔다. 영화 《변호인》처럼 이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그날의 상흔은 역사를 증언하는 것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 이다.   소설은 '오래전 그곳에 삼악산이 있었다.'라는 것을 회상하며 운을 땐다.   오래전 이곳에 삼악산이 있었지 북쪽은 험하고 가팔라 모르네 남쪽은 산을 파내고 큰 길을 뚫어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었지 그래 봤자 동네 이름이 삼벌레고개   오래전 이곳에 삼악산이 있었지 북쪽은 험하고 아득해 모르네 남쪽은 사람이 토우가 되어 묻히고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네 그래 봤자 토우의 집은 캄캄한 무덤 곡소리처럼 들리는 이 곡조가, 전반부에서는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삼악산을 터전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옥의 굴뚝에선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사람 사는 냄새가 넘실넘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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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념의 계절깐짜나부리 | 2015/04/15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빌리지>는 자신과 마을의 근원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들이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그들만의 문화, 그들만의 전설, 그들만의 금기를 가지고 살아간다.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마을에 전해오는 설화적 상상력에 의해 통제된다. 심상대의 <나쁜봄>은 영화 속 마을을 연상시키는 '우리고을' 이야기다. 다른 고을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곳은 그냥 '우리고을'이다. 그 곳에는 소유도 다툼도 번민도 없고, 그들만의 문화와 전설, 금기만이 사람들 사이에 말로 전해진다. 작가는 '우리고을'을 통해 인류가 수없이 반복해 왔을 질문을 던진다. 완전한 유토피아란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 모든 인간을 만족시키는 이상적 사회에 대한 꿈은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를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려낸다.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은 현실 사회의 병폐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병폐를 정의하는 관점이 유토피아의 성격을 규정짓는다.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이상향 '우리고을'은 모든 사람이 미남미녀로 태어나고 200세에 가까운 수명을 가지고 살아간다. 해마다 '정씻기술'을 마셔 기억과 감정을 지워버리고 '새낭군맞이'를 통해 새로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는가하면 하는 일과 사는 일도 해마다 바꿀 수 있다. 우리를 위협하고 우울하게 하는 경쟁도 없고, 속박하는 가족도, 미추의 개념도 사라진 곳이 <나쁜봄>이 그리는 유토피아다. 모든 증오와 번민이 사라진 곳에 일년에 단 한번 봄마다 '광증'을 띠는 젊은이들이 출몰한다는 위협요소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해마다 큰보름날과 한식(寒食)에 치러지는 화형식을 통해 광인을 처형하고나면 일년 동안 마을의 안녕은 유지된다. 이러한 섬뜩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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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변화혁신,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산골양반 | 2016/05/14

     작년 말에 어떤 역사학자의 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역사를 공부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었는데, 역사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목적은 없다는 쪽의 이야기를 전했기에 약간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야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외국에서 사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우리나라에서 교수 활동을 하는 분이니만큼 그의 이론을 가볍게만 여길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어떤 다른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역사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인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경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역사에서 얻는 교훈과 간접 경험의 이로움을 탐하지 않는다면, 역사가 가진 가치는 볼품없이 쪼그라들어 다른 학문이나 가치에 의해 대체될 위협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변화혁신, 역사에서 길을 찾다>는 내가 생각하는 역사 공부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에 충실한 책으로 느껴진다. 과거의 다양한 역사적 현상들을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가 교훈을 얻고, 보다 긍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를 통해 역사를 일관성 있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에 자기관리와 경영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더욱 유익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역사 이야기들은 정사正史와 야사野史를 넘나드는 듯 독특한 흥미가 담겨 있다. 나도 지금껏 다양한 역사 책들을 즐겨 읽어 왔지만,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거나 너무 가볍게 여겼던 역사 현상들이 많았기에 책을 읽는 내내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저자는 사학계의 정식 코스를 밟아 올라간 전문 연구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만의 경험과 사유가 독특한 역사관으로 거듭나면서 신선한 해석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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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울증 사용설명서땅콩쌤 | 2015/04/13

    당신의 우울증을 만져드립니다 - 우울증 사용설명서    아프니깐 청춘이다. 한동안 이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현대인들은 많이 아프다. 그래서 청춘인거다. 하지만 우울한 감정이 계속되는 청춘이라 힘들다. 그러다 나에게 <우울증 사용설명서>가 찾아왔다. 이 책은 <감정사용설명서>의 저자 롤프 메르클레의 책이다. 2010년에 출간된 <나는 왜 우울한걸까>의 개정판으로 <우울증 사용설명서>를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에는 ‘어둠의 감정, 우울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습관 5단계’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우울 엔딩! 우리 이제 그만 우울하자!’라는 외침이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외침이 아닐까 싶다. 우울증은 현대인의 감기라고들 한다. 감기처럼 걸리는 우울한 증상.   우울증은 무서운 손님이다. 나에게도 심하진 않지만 결혼 - 출산 - 육아의 3단계를 거치면서 내 마음 속 감기가 늘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의 몸도 면역체계가 좋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듯, 마음도 연약해지면 우울한 마음이 찾아오게 마련이니까. 프롤로그를 열면 “마음에도 식스팩이 필요하다”라고 적혀있다. 이 책은 우울증을 치료해주는 마법의 알약이 아니라, 저자가 말하는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가능해진다는 부연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고 있다. 지속성, 반복성, 실행능력. 이것만이 살길이구나 싶다.   저자가 말하는 극복 방법은 하루에 한시간, 또는 30분 생각의 훈련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특히, 하루 세 번, 얼마나 우울한지를 간략하게 기록하는 방법이 신선했다. 당신의 우울함을 측정해주는 온도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눈금을 체크해보는 것이다(0은 전혀 우울하지 않다, 100은 극심하게 우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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