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5년 03월 2째주
  •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최진석(위즈덤하우스.2015)초록그리고연두 | 2015/03/17

    공자와의 불편한 만남, 『논어』     작년 봄부터 약 6개월 동안 동네 엄마들과 『논어』를 함께 읽었다. 학습, 인격 수양, 정진하는 자세, 처세술 등 『논어』는 꼭 읽어봐야 할 고전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시작해보니 논어 읽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공자의 어록을 모아둔 것이라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당시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 공자가 그런 말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이 그런 맥락을 모두 파악해서 공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수준에서 나름 최선을 다 해서 『논어』를 읽었다. 읽어나가면서 학습서나 자기 계발서에서 자주 인용되는 문구들을 만났다.『논어』에는 학문에 정진하는 자세,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예의범절 등 우리 생활에 적용하기 좋은 문장이 많다. 함께 공부하던 엄마들은 『논어』를 읽으면서 자신의 생활을 많이 반성하게 된다 했다. 하지만 나는 좀 달랐다. 공자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나는 공자나 그의 제자들처럼 성인도 군자도 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뭔가 내가 도달해야 할 수준 높은 경지가 있고,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굉장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럴 마음이 안 생기는 어정쩡한 상태였다. 나는 어른들 말 잘 듣고, 사회규범에 따라 착실히 살아온 이른바 '모범생'이다. 내 감정, 내 생각을 그대로 꺼내놓기보다는 '~해야 한다.'에 나를 맞추며 살았다. 내 안에는 불안, 불만,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 찼다. 행복하지 않았다.『논어』에 가득 찬 '~해야 한다.'를 대하는 내 마음은 몹시 불편했다. 성인, 군자를 지향하는 삶이란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나는 나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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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 Live + IF + Ending페르소나나르시스 | 2015/03/13

    [북리뷰] 어떻게 살 것인가? 책 표지에 ‘LIFE’라는 단어가 있다. 삶이라는 단어 중간에 IF가 있기에 삶은 여러 상황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말고 다시 한 번 이 단어를 보았다. 난 이렇게 풀이하고 싶다. Live + IF + Ending => 태어나 살면서 죽는 사이에 만약이라는 여러 상황이 닥친다는. 캬~~ 내가 풀이하고도 뻑~이 간다.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태어나고 죽는 순간까지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었던가?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그러기에 항상 어떤 상황이 닥치고 우린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기에 위에서 풀이한 삶이라는 단어는 나름 만족스럽다. 삶을 산다. 살아있다. 그런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다. 한 번 사는 인생 멋지게 살고 싶은 것이 누구나 갖고 있는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how) 살아야 내가 만족하는 삶일까? 여기서 내 스스로 묻고 싶은 것은, “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있냐는 것이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욕망하는 것이 온전히 내가 생각해서,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타자에 의해 각인된 것들을 보며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었냐는 물음이 계속 들었다. 책을 펼쳤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두 번째로 강의한 이석재 교수의 내용이 없었다. 이석재 교수는 ‘질문하는 힘 : 철학자가 던지는 5가지 물음’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책에는 없었기에 유투브에서 플라톤아카데미tv를 찾아 이석재 교수의 강연을 다시 들었다. 근본적인 물음이기에 이 책을 보신 분들은 꼭 다시 보기를 했으면 한다. 그럼 여러 강연자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어떻게 답했는지 살펴보겠다. 자꾸 단어에 딴지거는 느낌이지만, 강연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살’ 즉, 살아가는 방향성에 초점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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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관의 피》 문장보다는 행간으로 읽어야 하는 미스터리피오나79 | 2015/03/10

      6년 전 내가 이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내 삶은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한 토석 위에 서 있었다. 뭘 해도 자꾸만 넘어졌고, 여기 저기서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불쑥 나타났으며, 간절히 염원했던 일은 내 기대를 배반했고, 매일 매 순간은 마지막 한번 만 더 참아보자는 식으로 버텨야 하는 시간들이었다. 나는 점점 더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않았고, 나의 앞날은 절대로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그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두 주먹으로 꽉 쥔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와도 같았다. 말이 줄어든 만큼 나는 틈만 나면 책을 읽어댔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로 스릴러, 추리 소설들이었다. 소설 속에서는 악당 들을 물리치는 히어로가 있었으며, 그들이 가진 엄청난 매력과 능력은 거의 대부분 나에게 대리만족의 쾌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던 중에 만난 <경관의 피>라는 작품은 그 명성에 비해 나에게는 너무도 심심하고, 분량만 많은, 절대 미스터리 작품 같지 않은 그런 작품이었다. 어떤 상을 받았고, 명성이 어떻다는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현실의 불행한 나를 위한 영웅, 내가 응원하고, 감정이입하고 싶은 등장 인물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캐릭터가 전혀 없었던, 그저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경찰의 일상이 주욱 나열되고 있는 이 작품이 당시의 나에게 와 닿지 않았던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이 책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 같은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아마도 그런 간극은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내가 확연히 달라진 것만큼의 깊이일 것이다.   요즘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두 번씩 읽을 기회가 흔치 않다.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늘 다음 순서를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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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도서리뷰]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3 <사관장 백사당>SARK | 2015/03/22

    주인공은 작가이자 편집자인 미쓰다 신조로, 소설은 그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다. <호러 재패니스크 총서>라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던 미쓰다는 지인으로부터 다쓰미 미노부라고 하는 중년 신사를 소개 받는다. 다쓰미는 어린 시절과 성년이 되어서 체험한 괴현상을 토대로 쓴 소설 <사관장>의 출판을 위해 미쓰다에게 상의하러 온 것인데. 미쓰다는 이 <사관장>을 읽고 단번에 사로잡힌다. 이후 미쓰다의 권유로 이 소설의 복사본을 읽은 주변인들은 물론 다쓰미 본인에게도 괴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결국 미쓰다와 그의 친구 아스카 신이치로, 소후에 고스케는 일련의 괴현상을 '추리'하게 된다.   이번에도 작가가 지향하는대로 호러와 미스터리가 섞인 '호러미스터리'형식을 잘 드러내고 있구나 하고 느낀다. 햐쿠미 가의 장송백의례, 마모우돈(マモウドン) 이라는 마물, 도도야마산의 무서운 저주 등, 미쓰다 신조 소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향토적 성격의 괴담이 마찬가지로 등장하고. 거기에 작가의 다른 작품 <붉은눈>이나 <노조키메>와도 같이 '글자만으로' 등골 오싹해질 정도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이번에도 미쓰다의 친구들(소후에 고스케, 아스카 신이치로)이 탐정역할을 하며 괴담 현상을 해석하고 있어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도 따라가고 있다.   사실 나는 미쓰다가 선사하는 호러는 정말 좋아하지만(그 민속학적인 요소도), 미스터리적인 부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복선도 철저하게 여기저기 잘 깔아놓고(심지어 알아차리기도 상당히 어려울 듯한) 있고 추리의 논리도 꽤 그럴 듯하다. 근데 뭐가 맘에 안 드냐면, 추리하는 인물의 단호하지 못한 성격이랄까. '작가 시리즈'에서 탐정 역할을 맡고 있는 아스카 신이치로는 주의력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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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남자의 찰나의 휴식에 대하여.물방울37 | 2015/03/13

    한 남자의 찰나의 휴식에 대하여.    책의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사람이 낮은 포복을 하는 것 같아 '아, 이 책은 전쟁 중에 잠시 휴식을 꾀하면서 일어난 책이구나' 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생각했던 '휴전'의 의미와 달리 마리오 베네데띠는 그보다 더 깊은 일상적인 심연의 깊이로 한 남자의 개인사를 다뤘다. 라틴아메리카가 존경하고 우루과이가 사랑한 작가의 대표 장편인 마리오 베네데띠의 <휴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읽었던 장편과는 달리 주인공이 써 놓은 일기를 통해 그의 심연 속으로 들어간다. 이제 퇴직까지 6개월 28일밖에 남지 않았다.(p.9)는 주인공의 내밀한 일기를 통해 마흔 아홉의 한 남자의 고독과 소외, 스치듯 만난 여자들을 비롯해 이제 막 갓 신참내기로 회사에 입사한 아베야네다와의 사랑과 욕망, 육체적 나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책이다.   단순히 젊은 아까시 아베야네다와의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그가 갖추고 있는 조건들이 그를 옭아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는 마흔 마홉의 성인 남자로 앞으로 시간이 더해진다면 자신이 갖추고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과 상관없이 허물어질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있다. 때로는 그가 느끼는 무력감과 세 아이들과의 벽이 우리나라의 아버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내와 사별하고 세 아이를 키우를 홀아비, 욕망이 생길 때마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여자들과의 의미없는 만남이 그를 지치게 했고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조금씬 지쳐나갈 때쯤 회사에 출근한 어린 아가씨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한마디로 말해, 결국 밤에 찾아올 쾌락, 무미건조한 일상의 한가운데서 날 지켜주는 그 쾌락의 존재감이었다. 증오가 치밀어 오르고 입술이 달싹거릴 때면, 우리가 느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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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의 힘, 김선현고솜돝 | 2015/03/13

    느긋하고 사근한 말투로 말을 건내는 것 같다. 그림을 설명하거나 이런 점을 보아주세요-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저 옆에서 편안한 말 몇마디와 이 그림 어때? 하고 스윽 그림을 밀어주는 느낌이다. 꽉 막히거나 지루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서인지 많지 않은 글조차 평범한 책의 규격을 따르지 않는다. 넉넉한 공간을 두고 툭툭 떨어져 있다. 이리저리 따로 노는 글보다는 한 면을 가득 채운 그림에 집중해 달라는 것처럼 보인다.   미술치료, 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저자는 이 책의 그림들을 보며 독자들이 한박자 쉬어가길 바라는것 같다. 몇몇의 사람들이 이미 이 그림들을 보고 조금의 위안을 얻었고 그렇게 사람을 치유하는 '그림의 힘'을 믿고 저자는 이 책을 엮었다. 저자는 이 그림들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는지 분석하고 짚어주면서 독자가 비슷한 효과를 얻어가길 바란다. 일과 인간관계, 돈, 시간, 나 자신이라는 5가지 키워드에 각각 15점(혹은 16점)의 그림들을 부여했다. 각 키워드에 대해 어떤 문제점이나 걱정거리를 안고 있더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일단 그 스트레스가 조금 느슨해지는 걸 느낀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며 조금은 멍하게 여가 혹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몇몇 그림에 반하기도 하고 화가의 이름을 외우기도 하고 아는 그림이 나오면 반가워하기도 하며 그림에 주로 집중했던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이 책의 글도 결코 무시할수 없는 부분이었다. 살짝살짝 조언을 해주거나 이 그림을 통해 내뱉어진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가끔은 날카롭게 그 그림을 통해 우리가 깨닫거나 생각해야 할 것들을 콕 찍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간에 대한 그림들 중 '지금 이 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해설에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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