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2014년 11월 5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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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짓하다 -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친 미스터리 추리물하늘처럼만 | 2014/11/29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각종 사회범죄와 관련하여, 한해에 어느 정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지표를 본적은 없지만, 생각하건데 모르긴 몰라도 우리의 사회가 변화하고 시대가 달라졌다고 해도 일정량의 범죄사건들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듯해 보인다. 물론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라고는 하나 여전히 약육강식이라는 논리가 지배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귀결처럼 여겨지기는 하다. 그런데 범죄사건에서 용의자를 찾아내는데 경찰수사가 점차 과학화되고 그 기법이 고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죄의 수치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도 그만큼 범죄의 행태도 점점 교묘해지고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많은 범죄들 가운데 조금 특이해 보이는 것은, 사회흐름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범죄들이 종종 눈에 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해커기술의 발달로 인해 금융범죄가 빈번해진다거나,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가상공간에서 익명에 의해 저질러지는 범죄들이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주요 내용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은연 중 확산되고 있는 개개인의 신상노출로 명예훼손이 연관된 인격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더불어 작품 속에는 사건과 연계하여 범죄자들이 지니는 외모나 성향 그리고 성격 등과 같은 개별적인 속성을 파악하여 사건의 진실과 범죄자를 예측하는 프로파일러에 관한 실질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미스터리 추리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기대이상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소설 속 이야기는 익명이 보장되는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에서, 한 여성이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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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 입은 남자프린9419 | 2014/11/28

        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 2014년 11월 21일 / 15000원           한복 입은 남자 세종의 총애를 받아 노비의 신분으로 종3품인 대호군의 자리까지 올랐던 장영실은 신기전, 자격루, 혼천의 등 위대한 발명품을 만든 조선 최고의 과학자였다. 그런 그가 세종의 가마를 잘못 설계했다는 이유 하나로 역사 속에서 종적을 감춘다. 세계에서도 주목할만한 발명품을 만든 그의 이름은 그 이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이 미스터리한 사건에 의문을 가진 저자 이상훈은 장장 10여 년에 걸쳐 장영실과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이탈리아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 우연이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장영실과의 접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껏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한복 입은 남자>라는 책 한 권으로 탄생했다.   # "아무튼 그날 이후 모든 기록에서 장영실이 사라지지. 이 문제는 지금껏 조선사 최대의 의문 가운데 하나였어. 생각을 해봐.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 선왕이 일찍이 널리 인재를 찾다가 동래에서 불러올린 위인이야. 총명함이 세종 눈에 밟히자 수차례 중국으로 유학까지 보냈고, 둘이 합심해서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수많은 발명품들을 만들어냈지. 그런데 오른팔과도 같은 장영실을 하루아침에 내친다? 더구나 하늘의 별자리를 설계한 대 과학자에게 궁중 잡인이나 만들 법한 가마를 만들게 하고, 벌을 내렸다? 지나가던 개도 웃을 소리지." / P.202   방송국 PD인 박진석은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거장 피터 폴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는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한국인 그림이다. 일본 측 기록을 근거로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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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인도 여행하기신가호 | 2014/11/27

    누군가 사색을 위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그러면 나는 인도로 가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가 본 적은 없지만, 그 어떤 곳보다도 이색적인 공간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문득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만약에 인도를 다녀와서 누군가에게 그 곳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게 된다면 아마 하루가 짧을 정도일 것 같다. 그러나 그 많은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하기보다는 짧고 명쾌하게 철학적으로 표현하여 더욱 매료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흔한 에세이라기 보다는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깊이를 표현한 책이다.   그저 단편적으로 인도에서의 일상과 만남 그리고 이별에 대해서 사진과 글을 통한 단상을 표현했기에 '왜'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을 수도 있다. 그저 포착된 모든 것들이 깊게 생각할 거리가 되며 세상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흥미로움으로 느껴질 뿐.   인도에 대해서 이 정도로 빠졌던 적이 없었다. 그토록 매력적인 곳에 대해서 떠나기 보다는 책으로나마 정보를 얻기 위해서 머리로 인도를 이해하려고 했었다면, 이제는 가슴으로 인도를 바라보고 싶어졌다. 그 곳은 충분히 그 정도로 인간 본연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가슴으로 인도를 바라보게 되었고, 더욱 인도가 좋아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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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상]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SARK | 2014/11/26

        (개인적인 감상으로,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소중히 아끼기 때문에 그것을 깨기를 두려워하는 다자키는 스스로 이미 '자각해버린 욕구'를 눌러 잠재운다. '우리 모두 그러려고 했다'라고, 모두가 자기와 같을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그것을 그가 너무 순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네 명의 친구로부터 절교를 선언 당한 뒤. 그 동안 억눌러 온 욕구는 그의 안에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폭발하였다. 그리고 그는 '왜' 라고 생각하지만 답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버림 받았다는 데서 오는 좌절감으로 그는 인간관계에 대해 더욱 소극적으로 변한 듯 하였다. 몇 명의 여자를 만났지만 진지하게 갈구하지는 않았다.   꿈 속에서 하이다의 농밀한 시선을 받고, '현실이 아닐 거라' 믿는 일이 일어났던 밤에. 대개의 사람이라면 분명 격분하고 난리를 칠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그것을 묵인해버린다. '그 일'이 다정한 두 사람의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을 허용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하이다가 처음으로 연락두절이 되었을 때, 다자키는 버려지고 홀로 남겨지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있었나보다' 라고 말하는 동시에, 하이다를 향한 자신의 애정을 깨닫는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가 소중했다고.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내게 왔다가는 홀연히 사라진다' 라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하이다가 사라진 것은 자기 안에 숨겨져 있는 욕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자책하기도 하는 쓰쿠루. 그것이 꿈 속에서 네 친구 중 두 명인 시라와 쿠로를 범했기 때문인지, 하이다의 행위를 묵인했기 때문인지.   그 때의 쓰쿠루는 영리한 하이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막연한 추측만 할 뿐이었고. '역시 나 때문인가' 하는 불안감과,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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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책영감 | 2014/11/25

      향기. 누구에게나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잊지 못하는 향기가 있기 마련이다. 향기는 우리가 잠시 잊고 지냈던 추억을 불러내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여름 소독차 냄새에 소독차를 따라 골목골목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예고도 없이 떠오른다. 비가 오는 저녁, 퇴근길의 비 내음은 한 사람의 생각이 머물러 떠나려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슬픔을 억지로 쫓아내려 하지 않는다. 향기라는 단어는 꽃, 향, 향수 따위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말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사물의 냄새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저자 필립 플로델의 삶에서 후각이 기억하는 옛 추억을 풀어놓은 단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에게 체육관의 향기(?)는 혈기 왕성한 학창 시절, 소녀들의 땀 냄새, 발 냄새에 도취했던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나도 같은 남자이고 그와 비슷한 시절을 겪으며 자라왔기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던 에피소드였다. 변태 같다고? 남자란 동물은 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다. 저자가 같은 남자라 그런지 이 밖에도 공감되는 이야기가 참 많았던 것 같다. 더러운 공간에서의 청결한 향기, 축축한 냉기와 타일, 초라한 낡은 건물, 달큼하게 피어오르는 수증기의 흐릿한 냄새에서 저자는 공동 샤워실을 떠올리고, 나는 군대에서의 공동 샤워실을 떠올렸다. 아침 냉기에 지친 풀의 향기, 짐승들의 냄새, 축축한 아스팔트의 냄새는 저자가 표현한 안개이다. 오래전에 맡아본 새벽 안개 내음. 안개 편은 마치 내가 후각으로 기억하는 안개 내음을 적어놓은 것 같아서 놀랐다.   사실 프랑스 문학에 익숙지 않은 내게 필립 클로델의 <향기>는 낯선 단어들 때문에 조금 더디게 읽힌 책이다. 단편집이 아니었다면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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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을 달리다ssozu | 2014/11/25

    학창시절에 라디오를 즐겨듣는 세대였기에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항상 나의 단골음악다방이었다. 약간 어눌한듯 해보이면서도 날카로운 비평과 소견들이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았고, 다양한 음악과 가수들의 인생과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왠지 나도 그들처럼 멋진 삶을 살고 있고, 그런 인생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너무 들뜨고 좋았다. 그런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인 배순탁씨의 첫 책이다. 청춘을 달리다. 음악에 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청춘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까닭은 아마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음악에 관한 글들이 작가가 학창시절에 주로 듣고 즐기던 음악이기에 그런 것 같다. 지금은 음악 작가이자 평론가로 살아가는 전문적인 입장에서의 글을 주로 쓰는 그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객관적이고 너무 전문적인 견해들은 조금 벗어놓은 채 조금은 단순한듯 명료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겁게 음악을 이해하고, 또 독자들과 비슷한 입장에서 음악을 듣고 해석하고, 또 추천하고, 설명해주려고 한다. ​ 서태지와 자우림, 이승환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페이버릿이었다. 특히 이승환 같은 경우에는 지금도 콘서트 시즌만 다가오면 가지도 못할게 뻔한 상황일 때에도 가슴부터 두근두근 거리곤 한다. 며칠 전에 '히든싱어'에 나왔을 때에도 괜히 가슴이 찡해져서 한동안 승환옹 음악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계속해서 흥얼거리곤 했었다. ​ 왠지 에세이 중에서도 남자 작가들이 쓴 에세이에는 쉽게 빠져들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서 배순탁님과 조금은 친분(?)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모를 익숙함 때문인지, 아무튼 뭔지는 잘 몰라고, 너무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정확하게 같은 세대라고 말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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