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4년 11월 4째주
  • 소설가의 일외계인김씨 | 2018/12/25

    고백하건대 김연수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소설에 대해 애초에 경향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그저 그랬고 또 나는 입이 짧아서 그다지 소설들을 탐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 입에만 맞는 책들을 골라 읽고 또 그런 소설들을 찾아 여러 작가를 읽어 보고 중단하기를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장르소설이든 순수문학이든 몇 백 권 몇 천 권 가까이 한 분야를 줄기차게 파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입맛이 까다로운가 아니면 내가 그들보다 그저 그런 소설쯤은 무시할 정도로 감식안이 높은가 별 별 생각을 다 해 봤지만 미스테리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김연수의 소설은 <세계의 끝 여자친구>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과 ...... 겨우 이 두 권 뿐이구나   그러나 이 두 권으로 만난 그의 이미지는 그냥 그저 그랬다는 것뿐 내용을 이루는 배경은 내게 관심사가 아니었다 (내게 관심사 그런 것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문장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다 후줄근하고 촌스럽다는 것 문체란 잘 깎아낸 듯 세련되고 아름다워야 할텐데 그래야 할텐데 자연스럽지 않고 평이한 요철과 진부한 온도의 문장으로 채워진 그의 소설들에서 울리는 뜨뜻미지근한 콜라 같은 음향들은 맥없이 날개짓하다가 무의미의 동굴 속으로 떨어질 뿐이었다 공감도 그렇다고 즉물적인 활자를 씹는 느낌도 없는 명실상부하게 빈 공명을 주는 나팔 이것이 나의 그의 소설에 대한 답장이다   그런데 이 산문 즉 소설론을 다룬 에세이에서는 그런대로 2루타 이상의 스코어가 내 머리 속 메모장에 새겨졌다   그는 의외로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독창적인 구석(소설들을 읽을 때 이 점은 이미 캐치했었다만)도 널려 있었고 유머 센스도 수준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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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작고 소소한 것이 이렇게 아름다웠단 말인가.물방울37 | 2014/11/29

    작고 소소한 것이 이렇게 아름다웠단 말인가.    컴퓨터가 발달되고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화되고 급기야 손바닥 만한 스마트폰이 사람들에게 전천후 손과 발이 되면서 우리는 어떤 시간보다 손쉽게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눈과 손이 향하는 곳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다. 실제로 버스를 타고 앉아있다보면 사람들은 버스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주시 하기 보다는 손바닥만한 기계에 코를 박고 손을 만지작 거리며 저마다의 세계에 빠져있다. 요즘은 지하철이나 버스에 책을 읽는 이도 드물고 홀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거나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람과의 관계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풍덩 빠져 홀로 놀 수 있는 방법이 이리 많으니 저절로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수 밖에.   많은 이들이 손바닥만한 커다란 스마트폰을 장착해 있지만 '핸드폰'에 관심이 없는 나는 무늬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것은 장착이 되있지만 인터넷이 차단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갖고 놀기 보다는 버스에 지나치는 풍경들이나 책을 읽곤 한다. 요즘은 너무나 빠르고 빠른 세상이라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소소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빠른 것이 때로는 좋지만 작고 나지막 한 것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고 그 시간들의 편린과 사물, 사람에 대한 추억을 고이담아 산문집을 한 권 펴냈다. 그 산문집이 바로 <안도현의 발견>이다.   나무를 패면 나무는 장작이 되고 장작은 불꽃이 되고 불꽃은 혀가 되고 혀는 뜨거움이 되고 뜨거움은 애욕이 되고 애욕은 고독이 되리라. 나는 이 세상에서 고독하게 장작을 패다가 가리라.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옛적 아버지처럼 손바닥에 침을 한 번 뱉고,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양발을 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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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반 오소킨의 인생여행나무처럼88 | 2014/11/21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과연 다르게 살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잊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 살 수 있다면 더 나아질까?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아질까? 성격, 태도, 생각은 그대로인 채 단지 더 안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마땅히 어떤 때가 되어야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떤 때는 언제일까?   '만약 이렇게 될 줄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그리고 이 불행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나는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 달라질 거야.'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다. 미리 알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잘못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을 수 있음을 장담을 하고 또 하면서 우리는 인생을 단 한 번만 살고 있음을 한탄한다.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의 이반 오소킨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사랑하는 지나이다와 크림반도로 같이 떠나지 못하고(돈도 없고 여건이 여의치 못해) 그래서 그 여인을 잃었다고 생각한 이반은 마법사를 찾아간다. 자신을 과거로 돌려보내 달라고. 그러면 매사에 다르게 행동할 것임을 맹세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살고, 때가 오면 지나이다를 만날 준비를 해두겠다고. 하지만 마법사는 이반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도록 두었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이반은 12년 전 남학교 기숙사로 다시 돌아가고 이반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보기로 한다. 열심히 공부도 하고 그래서 대학도 가고 차근차근 지나이다를 만날 준비를 해가기로. 하지만 돌아온 첫날부터 예전과 같은 형태의 일이 반복된다. 과거의 그때도 그렇게 하기로 하고서는 하지 않았던 일이 다시 반복하는 지금도 여전히 안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반은 모든 걸 바꾸겠다고 돌아왔으면서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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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빌라》 삶이란 부재의 사과를 깎는 일피오나79 | 2014/11/18

    한때 그런 적이 있었다. 책을 너무 너무, 과하게, 많이(같은 뜻이지만 무려 세 번의 강조할 정도로 많은 양을) 읽어대다 보니, 거의 하루에 한 권씩 혹은 하루에 서너 권 씩 마구 읽다 보니 초반 몇 페이지만 읽어도 마지막 페이지가 예상되거나, 전개될 스토리가 뻔해서 그냥 덮어버리거나, 몇 문장만 봐도 행간에 억지로 숨긴 의도가 보여 지루해지거나, 그러니까 뭘 읽어도 재미가 없는, 딱히 어떤 이야기도 나를 사로잡지 못하는 그런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유일한 처방전은 책에서 아예 손 놓고 시간을 보내거나, 이야기와 플롯에서 해방된 책을 만나거나, 조금 가벼워지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재미있게도 이번에 만난 전경린 작가의 신작은 딱 그런 상황일 때에 읽으면 너무 좋을 만한 작품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바닷가 해변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쐬고 모래밭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복잡한 것들 모두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었으니 말이다. 작가는 이번 신작을 쓸 무렵에 세상의 온갖 이야기가 다 싫었다고 한다. 오해와 착각과 환상과 거짓과 허구와 진실의 충돌 사이에서, 타인의 이야기든 나의 이야기든 싫증 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말이다. 그래서 '가급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정황만 있을 뿐, 별 사건도, 갈등도 없는 그런 소설 말이다. 이린이 가끔 하던 말장난이었다. 내가 어느 날 사라지면 페루로 떠난 줄로 알아, 라고 말했다. 페루엔 왜? 라고 내가 물으면, 모르니? 삶이란 부재의 사과를 깎는 일이다, 할 때의 그 사과이지. 삶이란 사과 껍질을 가급적 얇게, 끊어지지 않게 깎는 일이야. 그 사과는 페루에만 있는 거야? 라고 물으면 당연하지, 라고 말했다. 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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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테일 | 2014/11/17

     시종일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걸까. 그걸 궁금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을까 생각해보는데, 아마 그건 아니었을 것 같다. 그것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거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녹아있는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더 단단한 마음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를 꺼내보자고 했을텐데, 글쎄. 꺼내기가 쉽지도 스스로에게도 전혀 가벼울 수도 없는 이야기라 모든 것을 좀 깊숙이 담아두고 드러내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라도 쉬울까, 남겨진 사람의 심정을 드러내는 일이. 그런데도 아쉽다는 생각을 거두기는 힘들다. 기왕이면 더 생생하게 속을 열었더라면 공감이 많이 됐을 것 같다는 여지가 남았다.    아빠와 둘이 사는 태산은 학교에서 늘 자신의 뒤에 산처럼 버티고 있을 것만 같았던 아빠의 부고를 듣는다. 황망한 정신으로 장례를 치른 태산에게 남은 것은 가게집인 쌀집과 도움이 될 듯 되지 않는 친구 기형,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는 효미, 조력자가 될지 아닐지 애매한 담임, 확실하게 돈을 노리고 들어앉은 오촌 아저씨, 믿을만 하지만 어쨌든 남일 수 밖에 없는 떡집 아줌마 아저씨, 아빠가 남긴 사진 한 장.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혼자 남겨진 태산은 슬픔을 다 풀 새도 없이 '해리 미용실을 찾아가라'는 말을 남겼을 뿐인 아빠의 흔적을 좇아 무작정 부산으로 떠나게 된다.     내용 자채는 끊임없이 그래서 해리 미용실과 태산이 사이에는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읽을 수록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태산의 상황 때문이었는지 캐릭터들이 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가장 안정적인 인물은 가장 혼란스러울 법한 태산이었고 다른 캐릭터들은 어떤 입장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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