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수상작
2014년 11월 3째주
  • 지승호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 개념,유머,인간미가 흐르다개츠비의독서 | 2014/11/10

    신문칼럼에서 좀체 유머를 찾기가 힘들다.  칼럼니스트들은 대개 직설적으로 글을 쓴다.  글은 반듯하고 문장은 유려하지만 썩 내키지 않는다.  매번 같은 칼럼을 그렇게 읽으면 좀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다음 칼럼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오는 것은 역시 반어와 유머 코드가 담겨 있는 글이다.  비판의 대상을 칭찬하는 듯 하면서 `까는 글'을 쓰는 반어적 칼럼의 대명사이자 가장 위력적인 자폭 유머를 구사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참 개념있게 글을 잘 쓰는 칼럼니스트가 등장했다.  기생충 전문가이자 의대 교수, 그리고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자인 서민 씨다.이분 칼럼을 그간 신문 지상에서 빼놓치 않고 읽어왔다.  일단 칼럼이 재밌고 기발했다. 가장 보수적인 색채가 농후할 것 같은 교수이자 의사 출신이지만 이분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사모 출신'이란 `과거'를 갖고 있다. 이명박 정권 때 신문 칼럼으로 떴다면 최근엔 그 저력을 바탕으로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어느날 TV에서 이분을 보고 깜짝 놀랐고 반가웠다. 드디어 떴구나!  진보적인 칼럼을 썼던 인사가 박근혜 정부에서 예능에 캐스팅 됐던 것도 반가웠지만, 특유의 유머와 끼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TV 예능에서 그의 존재감이 기대만큼 크지 못해 안타까웠다.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였을까.  그의 유머와 끼가 글 속에서만큼 잘 살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서민을 인터뷰한 책이 나왔다.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인물과 사상사,2104년)에서 만난 그는 독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명성이나 체면을 생각하는 의대 교수이자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은 안중에 없다. 故 이주일을 능가하는 자폭 유머의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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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 한 토막꼼쥐1 | 2014/11/10

    아주 오래 전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 멤버였던 한 친구의 결혼 후 집들이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막 제대하여 복학을 준비하던 시기였고, 다른 친구들은 이미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거나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때였다.  사실 우리 동아리는 동아리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작은 모임에 불과했었지만 대학 시절 우리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시도 때도 없이 만나곤 했었다.  여자 셋에 남자 하나인 우리 모임은 비록 인원은 단출했지만 다니는 학교가 다 달랐기에 약속 시간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모임의 청일점이었던 내가 궂은일을 도맡다시피 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모임 장소는 언제나 내가 다니던 학교 근처의 어느 카페로 정해졌었고, 그렇게 자주 만나면서도 만날 때마다 한참이나 서로의 안부를 물었었고, 시답지 않은 농담에도 배꼽이 빠지도록 웃곤 했다.  우리는 그렇게 형제자매인 양 몰려다녔고 이따금 그것도 시큰둥해지면 응암동의 단독주택에 살던 한 친구의 집으로 불쑥 쳐들어가곤 했었다.  서울에서 건축 설계 사무소를 하던 그 친구의 아버지는 외동딸인 그녀를 무척이나 아끼셨던 까닭에 우리 멤버들도 언제나 환영을 받았었다.   그녀의 집은 복잡한 서울 시내에 위치한 집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고 웅장했었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과 잘 가꾸어진 정원, 식구 세 명이 살기에는 턱없이 넓었던 3층 건물, 그리고 우리가 방문할 때마다 끝없이 내오던 음식과 과일.  그럼에도 그때는 누구 하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부러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었다.  같은 대학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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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버티는 삶에 관하여잠자자 | 2014/11/14

    진실을 보는 눈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다만 진실을 외면하느냐? 편하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외면하는 사람들이야 그냥 흐름에 동참 하면 될 것이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허지웅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기에 편견이 없었던 나는 글을 읽으면서 세상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방식대로 소화해 내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책을 읽고 있으니 옆에서 이런 말을 한다. ‘허지웅이 책도 냈어?’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알지? 궁금증이 질문으로 이어졌다. 별로 좋은 반응은 아니었다. 이상하지 아직 책을 읽고 있는 중간이지만 나는 재미있고 편하게 글을 읽고 있으며 세상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을 배우고 있는 중인데 왜 그럴까? 궁금증을 요즘은 편하게 해결 할 수 있다. 찾아보면 된다. 동조자와 비판자가 양분되어 있는 아주 극명한 팔로워를 둔 사람이었다. 이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재미있다.   진실에 가깝게 고민해 보는 논리적 사고가 부러웠고, 아직은 젊다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적지 않은 지식과 주관을 가지고 있는 것 역시 부러웠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나이든 어른의 조는 모습을 보며 우리사회와 아버지를 생각하는 따뜻한 여유도, 고시원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 하는 넉넉함도, 나는 그런 선배를 둔적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용기도, 그리곤 삐뚤어질 수 도 있었던 가족사를 덤덤하게 적어나가는 평정심도 많이 부러웠다. 많은 것이 부족하여 진실을 외면하며 살았던 것이 후회되고, 먹고 사는 것에 합리화를 지우며 눈 돌린 상황도, 길가에 주저앉아 있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외면한 일도, 지치고 힘들다는 이유로 눈앞에 던져진 자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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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없는 남자들,주리야 | 2014/11/13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낯선 공간, 낯선 시간 안에 있어 보기. 조금은 낯선 음악들을 들으며,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 낯선 사람들이 들려주는 혹은 품고 있는 물음에 나의 물음이 포개지며 더이상 낯선 것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세계의 한 조각이 되어 가슴 한켠에 들어와 새겨진다. 하루키를 읽는 내가 그렇다. 이제는 작품이 나오면 이것 저것 따져보지도 않고 고스란히 한 자리를 내어준다. 당분간 하루키의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9년만에 내놓았다는 <여자 없는 남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여자가 없는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옴니버스처럼 여자 없는 남자들에 관한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결국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나가는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고뇌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와 현실세계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깊은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나와 너의 고독에 관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풀어놓기 쉬운 이야기들은 아니다. 어딘지 무겁고 철학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궁극에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관계속에서 숨쉬고 살아질 수 있는 것이다. 돈독할 줄 알았던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느 순간 흔들릴 때, 이별의 아픔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그 끈이 사실은 두려움이고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것은 상실이다. 그리고 세상과의 단절이기도 하다. 한 여자를 잃는 것은 그런 것이다. 때로 한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모든 여자를 잃는 것이기도 하다. (본문 336쪽)   "그녀의 마음과 내 마음이 뭔가로 단단히 묶여버린 느낌이에요.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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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여자라는 생물까망머리앤7 | 2014/11/12

          요즘 들어 아이를 낳지 않은 내 나이또래의 여자들의 걱정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자녀가 없으니 노후 준비도 혼자해야하고 지금이야 괜찮지만 조금씩 나이가들어갈 수록 어떻게 살아야할까 등도 생각하게 되구요.  마스다 미리 여사가 이야기하는 여자의 삶, 그리고 '여자'라는 생물의 이야기는 조금 가벼운듯 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조금씩 던져주는것 같았어요.  아이에서 소녀로, 소녀에서 여자로, 그리고 아줌마? 또는 엄마, 그리고 할머니로... 남자들도 여자들과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무엇보다 생리, 출산, 그리고  결혼한 여성과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사십대 모습이 조금씩 갈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이십대에는 당연히 나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는 한 가정의 주부로 살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낼 모레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삶이란 마음처럼 살아지지 않는구나, 그리고 내가 그렇게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딱히 결혼은....'이란 생각이고 이제 아이를 낳아서 언제 키우나? 라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되더라구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 둘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는 생각이랄까요?       "몇 살이 되어도 여자이고 싶다." 하는 대사가 요즘 유행이다. 몇 살이 되어도 여자이고 싶다. 얼핏 들으면 좀 멋있는 대사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나이를 먹을수록 다른 생물로 변신하는 인간이 이 세상에 있는 것 같은 표현이다. <중략> 15년만의 동창회.  나 이외에는 전원 엄마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벗겨내면 한 사람 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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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뻔뻔하고 독한 자들 전성시대게르트루트 | 2014/11/10

    책 제목을 다시금 가만히 들여다본다. 뻔뻔하고 독한 자들 전성시대... 여기서 '독하다'는 건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만큼 자기 일에 철저하고 무서울 정도로 노력한다는 의미도 되니까.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오는 '뻔뻔하다'는 데에는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겠다.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릴 때나 학교다닐 때에는 정직하고 남을 배려하고 겸손하고 착하고...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사람은 모름지기 그래야한다고 교육받는다. 그런 사람이 잘되고 잘산다고 무심중에 전달받기도하고. 허나 문제는 어른이 되고 사회에 나가서 보면 정직하고 겸손하고 착하고 남을 위하고 사회규범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성공해서 잘 사는가에 정말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그보다는 이 경쟁사회에서 남을 짓밟고 이용하고 남의 것을 가로채거나 아니면 권력에 빌붙어 자기도 횡령과 부패에 한몫을 하거나 여튼 그런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그리고 더 잘 사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되는 게 현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예가 없는 거야 아니지만 어쨌든 선인보다는 악인이 잘먹고 잘사는 경우가 훨씬 많더라는 거다. 그리고 내 말에 동의할 사람이 아마 더 많을 것같은데.  여튼 그런 실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었나보다. <뻔뻔하고 독한 자들 전성시대>는 중국역사에서 뻔뻔하고 독해서 성공적으로 잘 먹고 잘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이야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지기수겠지만 이 책에서는 대표적으로 13명을 엄선해놓고 있는데 아마 중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13명 중에 적어도 두세 명은 이름만 언급해도 알 거다.석숭, 조광의, 무신, 삭원례, 고양, 유근, 가사도, 조고, 난대, 유황후, 역아, 오기..이 중에 조광의는 송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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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도구로 | 2014/11/10

    간만에 읽는, 머리가 뻐근해지는 인문, 사회, 그리고 정치 분야를 속속 파헤치고 진단해 주는 담론서(에 가까운 저널)을 읽었습니다.특히 미국에서는, 어떤 사람 혹은 어떤 말을 두고 "거짓"이라고 규정하는 행동이 아주 큰 모욕이고, 공격이 된다고 합니다. 사회에서 오가는 수많은 말들 중에, 상당수가 (어떤 이유에서건, 또 누구로부터건 간에)"거짓"이라고 불린다면, 그런 딱지붙임이 거짓이든 참이든 간에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이 진짜 거짓이 아니라고 해도, "거짓말이야!"를 외친 이는 간절히 거짓이라 믿고 싶었다는 뜻이고, 진짜 거짓에 불과했다면, 그렇게 태연히 거짓이 통용되는 사회는 어딘가 병이 단단히 들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저자 남재일 교수님은, 거짓말을 두 가지 부류로 나눠서 보고 계신 듯합니다. 첫째는 "사람의 거짓말"이요, 둘째는 "말의 거짓말"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사람의 거짓말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을 의미한다고 이해했습니다. 부당한 잇속을 차리기 위해 하는 거짓말,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당장 면전에서 듣기 좋은 언사를 꾸며 댈 때 동원되는 거짓말,... 여기에는 물론, 정치인들, 자본가들이, 무지한 대중,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향해 교묘한 선동, 상징 조작을 할 때 쓰는 수단도 포함되겠습니다. 이런 거짓말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의 각종 현상이나 사건을 볼 때 표피적 관찰에 머물지 않고, (여러 철학자와 사회과학자들이 꾸려 낸 담론의 도움을 얻어) 그 구조의 허구성을 간파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저자는 이 책 전체를 통해 우리 독자에게 일러 주고 계십니다.다만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시원히 풀지 못할 숙제로 다가 온 건, "말의 거짓말"이 대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우선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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