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베스트리뷰

2014년 07월 3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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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치도록 가렵다(김선영)를 읽고혜인곤듀 | 2014/07/19

    문득, 중학교를 다니던 때가 떠오른다. 그 당시 내 주변엔 도범이나 대호같은 아이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의 고등학교와 비교하면 정말이지 짐승들과 학교를 다닌 건 아니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릇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배움과는 담을 쌓고, 그늘 진 곳에서 주먹질이나 하던 아이들에겐 늘 무시무시한 소문들이 뒤따랐는데, 그러한 소문들은 대개 과장되어 있거나 허구가 섞여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불행한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그 아이들에게 시선이 가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하루는 책가방에 넣어 두었던 지갑이 사라진 적이 있다. 문제집을 살려고 가져온 돈들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던 것 같다. 내 사정을 들은 선생님께서는 반 아이들을 둘러보며 지갑을 본 사람 없냐면서 말씀하시다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두셨다. “네가 가져간 건 아니겠지.” 선생님께서 본 아이는 교내에서 악명 높기로 소문 난 아이였다. 그 애는 선생님의 말씀에 방방 뛰며 분개했다. 사실 나 또한 그 아이를 의심한 사람 중 하나였다. 늘 학교 폭력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던 아이였으니까.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이지, 우습게도 지갑은 집에서 발견되었다. 책상 위에 놓고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귀엽지만 말을 안 듣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과 열정적이지만 생각이 많은 도서관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간 수산나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형설중학교으로 발령받은 수인 선생님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그러나 귀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우중충한 도서관과 거침없는 아이들을 마주하는 순간, 기대는 온데간데없이. 걱정만이 주를 잇는 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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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밀리 집시>sbflow | 2014/07/19

    나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한국 땅을 떠나 본 적이 없다. 심지어 내 전공은 영어영문학과였는데도 요즘은 흔하다던 어학연수조차 가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비행기를 타 본 경험이라곤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갈 때 뿐이었다.그렇다고 내가 여행을 싫어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또 다른 나라에 대한 호기심도 많은 편이다. 그런 내가 왜 아직 해외로 떠나보지 않았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그저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 라고 대답할 것 같다.언젠가 내게도 문득 그 날이 찾아오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패밀리 집시>는 어느 가족의 세계일주 이야기이다. 세계일주라, 그것은 참 대단하고 거창한 느낌이 드는 단어이다. 막연하게 꿈꿔본 적은 있지만, 재미로라도 계획해본 적은 없는 듯한 그런 단어. 그것을 다카하시 아유무는 해냈다. 4명의 단란한 그의 가족은 어느날 문득 세계일주를 떠올렸다. 그리고 2008년 11월 23일 그것은 실행되었다. 하와이, 북미, 중남미,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일본... 그들은 각자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비행기, 배, 기차, 벗, 캠핑카 등을 갈아타며 세계를 방랑했다. 그렇게 약 4년간의 FAMILY GYPSY DAYS가 완성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 한 가운데는 언제나 심플했다고 표현한다.'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일도 일어나는 거야.''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일이야.'소중한 마음들은 따뜻해지고 그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가 된다. 그들의 여행이 진짜가 되던 그 시간들.한살 한살 나이가 들 수록 자꾸만 세상의 눈치를 보게 된다. 세상은 말을 할 줄 모르지만 자꾸 무언의 압박을 준다. 다른게 틀린게 되어버리는 듯한 세상. 사실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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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플라이즈younhwar | 2014/07/17

    초등학교 때 친했던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볼 한 쪽에는 화상자국이 있었다. 나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라서 놀 땐 그런 자국이 있는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도 많이 봐서 별로 특이할 거가 없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반이 바뀌고 새로운 반으로 올라갔던 어느 날, 새로운 친구가 내게 슬쩍 말을 걸었었다. 저 자국은 왜 생긴 거래? 나는 딱히 해줄 말이 없어서 모른다고 답했다. 그 애는 믿지 않는 투였지만 정말 몰랐다. 나에게는 그 화상자국은 그 친구에게 언제나 있었던 거라서 별로 상관없었고, 어떻게 생긴 건지 새삼스레 궁금하지도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새 친구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서 그녀의 그 자국이 새삼스레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저 자국은 왜 생긴 거였을까. 그리고 그 애를 처음 보는 애들은 그 화상 자국을 신기해하는데 반면 나는 신경 안 쓰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래서 그 친구가 별로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그 친구는 그 화상자국을 남몰래 신경 쓰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 친구는 어깨까지 머리를 길렀는데 머리가 복슬복슬해서 화상자국이 있는 볼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때까지 그 친구는 계속 그 머리스타일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름이 되어도 머리를 묶은 모습을 본 기억이 잘 없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사고를 당해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은 많다. 적게는 조그만 흉터에서부터 크게는 신체의 일부의 부재 등……. 우리는 처음에 그런 사람들을 보았을 때 그런 문제들을 먼저 본다. 그리고 신기해한다. 그리고 금방 잊어버린다. 조금 같이 있다 보면 우리는 그런 문제들을 잘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데 가벼운 호기심을 보일 때나, 익숙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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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 한설/예담소라빛청아 | 2014/07/14

    내 나이 서른, 민증상 정확하게 스물 아홉이다. 음력으로 따지면 서른이기도 하고, 친구들도 서른이고- 빠른이니 뭐니 따지기도 싫으니 서른이다. 어쨌거나 딱 이 책을 읽을만한 나이일려나. 그래서 끌렸다. 나 역시도 많은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좌절을 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했다. 스무살때의 나는 서른살이 되었을 때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그때쯤이면 당당하게 동창회에 나갈 것 같아보였고, 누군가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 내 꿈이 이루어져 있거나 거기에 열심히 다가서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좌충우돌 하고 있고, 누구보다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이 책은 자기개발서이지만, 소설처럼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29세 또래 친구들의 한 명, 한 명 다른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는 책이다. MJ라는 모임을 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29세의 삶을 그리고 있고, 똑같이 불안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표현한다. 겉으로는 괜찮아보이지만 그건 표면적인 것 뿐이고, 한 명 한 명 모두가 완벽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각자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으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조급해하지말고, 새로운 것을 하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소설 같아서 읽기도 편하고 가독성도 좋다. 다만 29세의 흔들리는 불처럼 글의 흐름도 정리정돈이 잘 된 느낌은 아니였다. 약간은 조잡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소설의 주제와 더 잘 맞지 않을까도 생각이 든다.    < 스물 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을 읽다가 주변의 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MJ클럽에는 예쁜 사람, 돈 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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