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3.08.02 조회수 | 4,622

일본에서 만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지난 7월 24일 오후 12시, 정동 ‘달개비’ 컨퍼런스에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2권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올해 5월, 발간 20주년을 맞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첫 해외편인 이번 작품은 1권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2권 ’아스카ㆍ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로 발간되었다. 이날 유홍준 교수는 책에 담긴 일본 주요 지역들을 직접 PT로 소개했다. 일본편 1,2권의 70%가 직접 찍은 사진인 것처럼, 일본에서 유홍준 교수와 함께 여행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 문화유산 전도사인 그가 ‘일본’에 떡하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이름을 걸고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권, 2권>표지 

 

“작년 일본 규슈에 갔을 때, 수학여행 온 한국 고등학생들을 만났다. 1박2일로 얼굴을 알아본 학생들이 나에게 ‘한국에서 온 문화들은 어디 있냐?’고 물었다. 알아보니, 그들은 일반 관광과 똑같이 여행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일본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빨리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고대시대, 한국의 문화가 일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전해졌고 현재 일본 어디에서 그 문화를 만날 수 있는지 모른다. 이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일본에서 만날 수 있는 친절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유홍준 교수는 첫 번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나오기 전, 이미 일본에 관한 책을 쓰고자 했다고 한다.

 

“25년 전, 아스카에서 자전거를 빌려 여행을 했다. 도래인의 고향인 히노쿠마 마을부터 백제인들이 세워준 일본 최초의 사찰, 아스카사까지 찾아갔다. 그때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일본은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것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였다.”

 

2권 아스카.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제목처럼 백제인의 향기가 듬뿍 묻어있는 일본에서 ‘고향’을 느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유홍준 작가는 단순히 일본에 있는 ‘한국문화유산’의 나열을 넘어, 문화를 전승 받아 발전시킨 일본의 ‘다음’도 이야기하고 있다.

 


↑ 책에 대해 소개중인 유홍준

 

“한국이 일본에 문화를 전해줬지만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는 점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문명의 빛을 전했어도 그 이후는 일본의 것이다. 일본도 역사를 왜곡하지만, 한국도 일본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8세기, 한국 중국 일본은 각자의 문화를 발전시키며 동아시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유럽 문명과 비교해 본다면, 오히려 동아시아가 더 높은 수준이었다.

 

유럽의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에서 먼저 일어났지만, 그것이 독일, 네덜란드에 영향을 미치며 각자 다르게 발전시켰다. 이제 우리도 동아시아 전체의 관점으로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살펴야 한다.”

 

때문에 책은 일본에 스며든 한국문화와 더불어 일본 현지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1권, 규슈편에서는 백제 무령왕이 태어난 가카라마시야, 우리 도공들이 전한 자기문화 아리타, 백제인이 쌓은 수성, 남향촌 백제마을 등을 만날 수 있고, 2권 아스카,나라편은 쇼토쿠 태자 묘, 법륭사, 백제관음상 등 우리문화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어있다. 그리고 중궁사의 목조반가사유상, 산전사 청동불두 등 삼국시대 후, 한반도의 영향권을 벗어나 독자 문화를 성립하는 일본의 문화유산도 함께 다뤘다.

 

책이 발간되기 전, 가편집본으로 여러 독자들의 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 중 많은 이들이 “일본에 대해 잘 몰랐었더라.”는 답을 했다고 한다. 유홍준 교수는 일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일본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상당 부분을 일본역사에 대해 담았다.

 


↑ 일본 현지 이야기를 전하고 유 교수

 

“나는 일본에 유학한 일도 없고, 일본에 살아본 일도 없고, 일본인 친구도 없다. 다만 문화사적 입장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도로서 일본의 한국문화와 일본미술사에 관심이 있어 이 방면의 책을 읽고 현장답사를 한 경험을 살려 책을 썼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그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문화유산’이 중심이다. 그리고 그 유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 중 역사가 포함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의 책을 ’기행문학의 성과’라고 말한다. 나는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인문학자가 써도, 문학자가 써도, 기행문학을 염두하고 쓰면, 기본적으로 자기 감정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나의 책의 주제는 기본적으로 ’유물’이다. 내가 아니다. 그래서 유물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간다. 철학자, 스님, 초등학교 교사 등 유물을 접한 사람들의 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이것은 유물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내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에서도 일본 유물들에 관한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이번 책은 일본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자동차처럼 내수용 수출용 나눠서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반응을 다 신경쓰는 게 힘들었다. 요즘 한일 관계와 국민정서를 생각할 할 때 두 나라에게 모두 환영받지 못할 이야기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만천하에 드러내어 한일 양국이 공유할 때가 되었다.”

 

자칫 문장 하나로, 한국과 일본 국수주의자들에게 표적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유홍준 교수는 이제는 함께 공유해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말했다.

 

"우리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가 노예처럼 학대받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렇게 하면 우리 역사를 반성하는 기회를 잃는다. 처음에는 천대했지만, 일본은 장인을 장인으로 대접했고,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일본인들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중국문화가 ‘한반도를 거쳐’들어왔다고 표현한다. 이것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으면서 ‘아버지 손을 거쳐 회사 돈이 들어왔다’고 하는 것이다. 고대사에서 한반도에 신세진 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역사왜곡도 인정해야 한다. 진짜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하고 싶다면, 리더로써 ’덕’을 갖춰야 한다."

 

앞으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교토국내편 8 - 남한강을 준비하고 있는 유홍준 교수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밝혔다.

 

“제주도까지 써보니, 여기저기 쓰는 것보다 한 곳을 집중적으로 쓰고 싶어졌다. 정선 아우라지, 영월, 제천, 단양, 충주, 여주, 남양주 다산초당까지 이어지는 편을 쓰고, 시간이 되고 여력이 되면, 가야를 찾아서, 마지막은 섬 이야기를 쓰고, 맨 마지막으로 독도를 쓰고 싶다.”

 

20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그의 사랑은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만날 우리 문화를 기대해 본다.

 


↑ 유홍준 교수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인터파크도서 북& 10기 최성희

드라마와 궁궐, 공연과 초콜렛을 좋아하는.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즐기고 싶은 靑春. 그리고 책으로 많이 만나고 싶은 인터파크도서 북앤기자단 10기 최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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