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6.01.05 조회수 | 1,497

[인터파크 과학살롱 ③] 우리의 행동을 과학으로 풀이할 수 있을까?


↑ 오늘 강연을 맡은 김범준 교수



우리는 살면서 묘한 체험을 자주 하곤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특정한 패션의 옷을 사서 입는다거나, 특정한 영화 또는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인간들이 집단적으로 보이는 행위의 원인을 설명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더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2월 1일 명동 북파크에서 열린 인터파크 과학살롱의 세 번째 강연에서는 이렇게 인간의 집단이 보이는 행동에 대해 <세상물정의 물리학>을 집필한 김범준 교수의 강의를 들어보았다.



집단의 움직임을 확률적으로 예측

앞서 말했듯이 인간은 집단적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에 가보면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발맞추어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리의 미세한 흔들림에 따라 균형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사고능력도 없고 스스로 움직임을 조절할 수도 없는 기계인 메트로놈조차도 깡통 위에 올려 놓은 널빤지 위에서는 박자가 통일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즉, 하나의 계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구성요소들 간에 상호작용이 발생하고 그것이 전체의 행동을 하나로 조화시킨다는 것이다.



김범준 교수가 연구하는 학문인 통계물리학은 이렇듯 수많은 요소들이 인간이나 자연계에서 집단으로 보이는 현상들의 원리를 통계학과 물리학적 접근법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다. 통계물리학을 통해 우리는 ‘세상물정’을 ‘직관’이 아닌 과학과 합리성의 언어인 ‘수’와 ‘확률’로써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강의에서 나왔던 입자물리학이 우주를 이루는 한 부분인 ‘입자’에 주목한다면, 통계물리학은 우주 전체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것이다. 때문에 통계물리학에서는 결코 전체를 ‘부분의 합’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 김범준 교수의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



그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례를 들었다. 그 중에 흥미로운 것은 개미를 통해 본 집단지성의 성공사례다. 개미는 페로몬을 통해 뒤에 오는 개미에게 길을 알려주는데 수많은 개미들의 페로몬이 누적되면 결과적으로 목표까지 가는 지름길이 나온다는 것이다. 개미의 지능은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강아지나 금붕어보다도 미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는 지름길을 찾아낸다. 이러한 집단지성이야말로 최근 통계물리학의 주된 연구 영역 중 하나이다.

그는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친구가 정치적인 의사가 다르다고 해도 쫓아내지는 말라”라는 실용적인 조언을 보낸다. 정치적인 의견 차이에서 일어난 갈등으로 인해 트위터, 페이스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조차도 점차 다른 사람을 만나기 힘들어지는 폐쇄적인 공간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더욱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를 바라며, 과학은 그런 시각을 길러주는 학문이라고 그는 보탠다.



이번 강의로 끝나는 과학살롱.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과학적인 시각을 길러줄 수 있는 기회였기를 바란다. 인류 역사를 크게 진보시킨 것은 언제나 과학기술의 혁신적인 발전 아니었던가.




↑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김범준 교수




인터파크도서 북& 이동훈

젊고 순수해서 모르는 게 많은 글쟁이입니다. enitel@hanmail.net

작가소개

이정모

안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시립과학관장으로 일하면서 대중의 과학화를 위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달력과 권력], [공생 멸종 진화], [유전자에 특허를 내겠다고?]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해리 포터 사이언스], 역서로는 [인간 이력서], [매드 사이언스 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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