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4.11.17 조회수 | 5,879

유시민 “역사는 우리가 쓰는 것”




↑ 제 1회 북잼콘서트 ‘유시민의 현대史 콘서트’를 찾은 독자들

지난 11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유시민의 현대史 콘서트’가 열렸다. 7월 출간된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10만부 판매 돌파 기념 특별기획 콘서트였다. ‘같은 시대를 힘껏 달려온 벗들에게’라는 부제 아래 열린 이 콘서트는 방송인 김미화, 재즈보컬리스트 말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함께해 토크와 공연이 풍성하게 어우러졌다. 




↑ 오프닝 공연을 맡은 말로


콘서트는 말로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Between Yesterday and Tomorrow’로 북콘서트의 문을 연 말로는 자신이 리메이크한 금지곡 ‘동백 아가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서 리드미컬한 ‘Sunny’로 관객들을 추억에 잠기게 만들었다.


↑ 강연 중인 유시민. TED 스타일로 진행된 강연에서 유시민은 강연을 통해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어떻게 얽혀있는지 한 번 반추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의 주제는 ‘어떤 힘이 역사를 변화시키는가’ 였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산업화와 민주화로 요약해볼 수 있는데 이때 “현대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사건들은 우리 각자의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겪은 경험으로 예를 들자면, 학창 시절 그는 여성노동자와 여대생의 대비되는 모습을 보면서 ‘왜 대한민국은 이렇게 되었나’ 라는 불편한 의문을 시작으로 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건들이 개인적 경험에 의한 것임을 역설하는 저자

물질적 풍요에 대한 개인의 욕망은 한국 산업화의 동력이 되었으며, 부조리한 상황에서 의로운 쪽에 서고 싶다는 개인의 번민은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듯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건들은 이름 없는 수백만 명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산업화의 역사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역사란 수많은 사실들 가운데 중요하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골라서 기억합니다. 다시 말해 역사란 뭔가를 이루거나, 만들었거나, 남긴 사람들 중심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박노해 시인의 ‘손무덤’을 낭독하는 유시민


박노해의 시 ‘손무덤’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산업화의 이면이 드러나있다. 저자는 이 시를 통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역사에 새겨진 몇몇 사람들의 이름이 아니고, 그 뒤에 숨어있는 잘려나간 손목의 주인들, 즉 수많은 노동자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


이어서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처럼 약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개개인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 개인의 의식은 각자의 경험과 체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개개인의 경험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 그는 독일 시민들이 자신의 삶과 국가의 민주주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깨닫게 되면서부터 민주화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전했다. 

우리의 몸, 뇌는 수십 만 년 전에 생물학적으로 완성되었지만 지금 우리의 삶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무엇이 이 변화를 가지고 왔으며 앞으로의 우리 삶은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물질의 극단적 결핍, 불합리한 제도 그리고 낡은 관념들은 자유로운 존재로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한다. 인류문명의 역사는 이 세 가지 족쇄로부터 인간이 스스로를 해방시켜나가는 과정이다. 혼자서는 해방될 수 없다. 역사의 진보를 믿는 다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선한 본성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며, 그것을 발현하는 삶이 가능케 만드는 사회야말로 훌륭한 사회라는 것이 진보의 방향이라고 그는 말했다. 






↑ 김미화, 말로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저자

유시민 저자의 강연 뒤에 이어진 2부에서는 김미화와 말로가 함께했다. 김미화가 진행을 맡은 2부는 세 사람이 모여 과거와 현대를 돌아보며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다. 세 사람은 장발단속, 금지곡, 삐라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어떠한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다. 

세 사람의 자유로운 대화는 ‘역사가 미래다’ 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는데, 이는 제대로 된 심판 없이 마무리 되지 않은 역사는 미래에 반복되어 나타나게 된다는 의미이며, 또한 과거에 체득된 것이 미래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뜻이다. 




↑ 클로징 공연을 맡은 장기하와 얼굴들. ‘풍문으로 들었소’ ‘우리 지금 만나’ ‘내 사람’ 등 총 7곡을 준비했다.

‘어떤 부모님 밑에서 어떤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는가’와 ‘어떤 나라에서 태어났는가’는 서로 다른 성격의 문제다. 전자의 경우 노력은 해볼 수 있을지언정 애초에 주어진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그것이 가능하다. 만약 우리가 남은 인생에서 더 훌륭한 삶을 살 기회를 얻길 바란다면 우리는 그를 위해 국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국가를 바꾸고자 노력할 때 우리의 삶은 모두 역사가 될 것이다.




인터파크도서 북& 12기 박현정

"소나무 가지에 얹혀 있다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툭 떨어지는 눈덩이처럼 가슴속에 조용한 기척이 일었다. 고요라는 이름의 바람이 따로 있기나 한 듯. 쩌렁쩌렁 적막이 울려 퍼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바람의 열세 계급 중 0계급에 속한다는 '고요'라는 단어를 읊어보았다. 그것은 곧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기척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멀리 가는 동그라미를 만들어냈다." 지금 0계급인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가장 멀리 가는 동그라미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이 되길 기대합니다.

작가소개

유시민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방송의 시사비평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가끔 출연하지만 본업은 글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지식 소매상’이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박물관과 예술품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유럽 도시 기행》을 썼다. 여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면 이 작업을 앞으로도 오래 할 생각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표현의 기술》(공저) 《역사의 역사》 등이 있다. 1978년 서울대학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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