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3.11.27 조회수 | 2,778

NLL 대화록의 진실을 말하다

 

지난 11월 19일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유시민 저자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번 강연회는 유시민 저자의 신간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의 출간 기념으로 개최됐다. 책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한 저자의 해설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눴던 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시민들을 생각하면서 집필되었다. 저녁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사인회가 진행됐고 이후 본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회는 유시민 저자의 강연과 독자들과의 질의응답시간으로 채워졌다.

 

 
↑ 강연회 시작 전 독자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는 유시민 저자

 

강연회는 신간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에 대한 설명보다는 책에 덧붙이고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시민 저자는 “날씨도 추운데 직장 다니시는 분들 나오시느라 눈치 좀 보고 나오셨죠? 반갑습니다. 오늘 강연은 책에 있는 내용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책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강연회의 문을 열었다.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을 다들 안고 오셨을 거예요. 그러나 당장은 바꿀 수 없을 겁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임기가 많이 남았으니까요. 그럼 우리끼리 모여서 뭐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 자리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78년에 대학교에 입학했는데요. 그 당시 박정희대통령 시절이었어요. 박 대통령은 제가 두 돌이 되기 전에 권력을 잡으셔서 대학교 3학년 때까지 18년 동안 권력을 잡고 계셨죠. 그때 저는 대한민국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항상 고민했어요. 외국의 혁명사를 공부하기도 했고 선배들과 어울려 데모도 했어요. 이런 행동들을 보신 어른들은 모두 말리셨는데 돌이켜보면 어른들 말씀이 맞았어요. 군대와 경찰을 보유하고 있고 심지어 헌법을 정지시킬 힘을 가진 정부를 상대로 돌멩이 몇 개로는 맞서 싸울 수 없죠. 세상을 못 바꿔도 나를 지킬 수 있을 거로 생각했기에 그렇게 행동했던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우리는 각자 귀중한, 존엄한 인격체니까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어야 존엄한 거죠. 나를 지켜야 세상도 바꿀 수 있죠. 악에 물들지도 휘둘리지도 속지도 말아야 해요.”

 

 
↑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유시민 저자

 

이후 유시민 저자는 ‘NLL 대화록’에 관련된 오늘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대화록과 관련해서 근래에 일어난 일을 먼저 보겠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검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되었다가 나왔죠. 백종천 전 노무현 대통령 안보실장, 조명균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이 기소되었고 김무성 의원과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경찰청으로 불려갔죠. 그리고 오늘은 대화록 최초 발설자인 정문헌 의원이 불려갔습니다. 정문헌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게 맞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죠. 전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의 진위를 떠나 정문헌 의원이 검찰에 불려간 것은 남북정상회의록이라는 공공기록물 내용 누설한 죄 때문이에요. 대화록을 언제 봤느냐, 그것을 왜 누설했느냐를 확인하는 거예요.”

 

그는 NLL 문제 상황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눴던 대화를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그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처음 정문헌 의원이 대화록을 들고 나오면서 이렇게 주장했죠. 북방한계선 NLL과 북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이 있는데 저 NLL과 해상경계선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하기로 했어요. 이것을 NLL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대한민국 국익을 해치는 반역적 행위였다고 주장했죠. 대화록을 읽어보셨겠지만 저 주장은 정문헌 의원이 착각한 거예요. 정문헌 의원은 폭로 당시 대화록 전문을 못 봤어요.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책에 잘 적어놨습니다. 자기가 들은 정보와 국정원 제작 발췌본을 보고 폭로한 거예요. 사실 공동어로구역을 최초로 제의한 것은 전두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몇 십 년간 그 제안이 살아 있었던 거죠. 전 노무현 대통령이 그 자료를 회담준비과정에서 제안서 내용에 넣어 북한에 줬고요. 북이 남측이 준 제안서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NLL이 민감한 사안이라 전 노무현 대통령은 NLL 발언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동어로구역을 만들자고 먼저 말했고, NLL을 바꾸는 게 아닌 기본합의대로 협의해나가자고 전 노무현 대통령은 말했어요. 원래 우리가 관리하던 해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NLL은 건드리지 말고 서해평화협력지대로 하자고 역제안을 했고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거죠. 회의서류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NLL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자신들의 구역을 똑같이 내놓고 공동어로구역을 하자고 한 것이지요. 이런 상황은 12월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사실상 모두 중단된 것이지요.”

 

 
↑ NLL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유시민 저자

 

유시민 저자는 남북정상회의록에 가장 뜨거운 이슈 부분인 전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에 대한 반박과 지금까지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전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을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사초폐기가 아닌 ‘깨알 리더십’의 예라고 일컬었다.

 

"대화록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허술하게 처리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전 노무현 대통령이 댓글 달아놓은 걸 보고 그 근거로 백종천 전 노무현 대통령 안보실장, 조명균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을 기소한 거예요. 이지원 시스템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청사 시스템에 접속하면 전날 퇴근 이후부터 다음날 출근할 때까지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메모보고가 돼 있어요. 이 메모보고에 문서를 올리기도 해요. 메모보고는 결재를 받는 서류가 아니라 장관에게 미리 알려주는 보고예요. 결재서류는 서기관, 과장, 차관, 장관에게 받는 시스템이에요. 이지원은 이것보다 더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이죠. 전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의록에 달아놓은 메모를 보고 삭제지시가 아닌 잘 보완해서 이지원에 업데이트해 놓으라고 지시했어요. 이런 사실만 봐도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보지 않아요."

 

 
↑ NLL 사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 유시민 저자

 

이어 유시민 저자는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그가 꼽은 하이라이트 부분은 전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자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 부분이다.

 

“제 책을 읽고 나서 대화록을 꼭 읽어보세요. 여러분도 대화록을 읽다 보시면 ‘굉장히 재미있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역시 대화록의 하이라이트는 ‘자주론’이죠.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은 대화록에서가장 많이 등장하는 분이죠. 회의 당시 기회만 생기면 각 부처 장관들이 했던 건의사항에 대해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재정 장관님 증언에 따르면 대화록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3장 정도 쭉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주’에 관한 부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북이 안정적으로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점점 자주국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자주는 흑백개념이 아니라 시간적, 점진적 개념이라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설득합니다. 현장분위기는 연설, 강의하듯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경청하며 말을 자르지 않았고, 노 대통령의 말이 다 끝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동의를 표시했다고 해요. 이 부분이 남북정상회담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시민 저자는 “여기까지가 오늘의 시점에서 정문헌 의원에 검찰출두에 대한 제 생각과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과 관련해서 덧붙이고 싶은 저의 이야기였습니다”라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며 강연회를 마무리 지었다.

 

 




인터파크도서 북& 10기 김이슬

봄이면 살랑살랑 꼬리 흔드는 봄바람을 즐기며 읽는 책을 좋아합니다. 여름이면 짱짱한 햇빛을 피해 차가운 방바닥에 바짝 엎드려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과 함께 하는 책을 좋아합니다. 가을이면 파란 하늘 아래에서 보는 책을 좋아합니다. 겨울이면 찬바람을 피해 따뜻한 핫초코와 함께 하는 책을 좋아합니다. 저는 책과 책이 주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24살 여대생 김이슬입니다. 비와 함께 하는, 음악과 함께 하는 책도 정말 좋아합니다. 사소하지만 소소함이 주는 행복들을 좋아합니다. 작은 것부터 감사함을 찾는, 마음 속 꿈을 쫓는 청춘입니다.

작가소개

유시민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방송의 시사비평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가끔 출연하지만 본업은 글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지식 소매상’이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박물관과 예술품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유럽 도시 기행》을 썼다. 여행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면 이 작업을 앞으로도 오래 할 생각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표현의 기술》(공저) 《역사의 역사》 등이 있다. 1978년 서울대학교에 ...

다니엘 튜더, 대한민국을 향해 맥주잔을 기울이다 2013.11.29
윤승아가 들려주는 내 강아지의 속마음 2013.11.26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