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3.02.08 조회수 | 7,096

사람과 여행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여행에서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새로움’이라는 경험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지쳐버린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그렇기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까. 여행을 떠나고 쉽지만 일상적인 삶을 잠시 접어둔 채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 오소희 작가의 <남미 여행 에세이 세트> 표지

 


↑ 책을 읽으며 강연을 기다리는 독자

 

여행과 사람을 좋아하는 오소희 작가가 남미에서 돌아왔다. 오소희 작가는 4년 만에 출간한 신작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들고 지난 2월 5일 화요일 저녁, 홍대 ’카페꼼마’에서 독자들과 마주했다. 눈이 비가 되어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카페꼼마’를 가득 메웠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남을 기다리는 독자들 앞에 오소희 작가와 한아름 편집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아름 편집자는 오소희 작가를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트렌드를 몰고 온 작가, 현지인들과 교감하고 삶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 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한아름 편집자의 질문에 오소희 작가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네는 오소희 작가

 

Q. 오소희 작가의 여행 동행자인 아들 중빈이의 안부가 궁금하다.


이번에는 전작보다 볼륨감 있는 두 권의 책과 증정권인 <그라이사스, 행복한 사람들>을 준비했다. 증정권은 아들 중빈이가 쓴 글이다. 중빈이는 지금 10살 사춘기 진입로에 들어선 아이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시작하고 동시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책을 내면서도 영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낀다. 특히, 엄마와 뽀뽀하는 사진이 책에 실리자 여느 아이들처럼 수줍어했다.

 

Q. 여행을 위한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가.

 

남미에 도착해서 머물 호텔만 예약해두고 훌쩍 떠났다. 루트는 남미에 도착한 후 즉흥적으로 정한다. 가는 곳, 그 나라의 문화적 특성, 전통에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 중빈이는 잉카문화에 대한 만화책을 읽었고, 나는 인문학적 자료들을 본 것이 전부이다. 여행에 대한 특별한 준비를 굳이 할 필요 없다.

 


↑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오소희 작가

 

Q. 여행의 패턴이 독특한데 소개해 달라.

 

여행을 할 때, 사진이 거의 없는 가이드북 하나에 의지해서 다니는 편이다. 숙박에 대한 정보, 지역에 대한 설명, 역사적 배경을 보고 상상한다. 마을의 지도도 아주 단순한 것을 보고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보고 설렘을 갖는다. 그리고 나서 직접 가서 보면, 현장성이 주는 감동을 받는다. 그 때, 훨씬 크게 감동이 다가오는 것이다.

 

Q. 여행한 나라 중 가장 감동적인 나라는 어디인가.

 

어느 곳에 가든 마음이 간다. 마음이 줄 곳을 찾는 편이라 어느 나라에서든 2시간만 지나면 그 안에서 살게끔 된다. 에카도르는 학교에서의 자원봉사 사연이 있어 애틋한 기억이 남아있다. 볼리비아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서로 돕는 인정이 좋았다. 브라질은 이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답게 살기 좋은 곳이었다. 콜롬비아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틈만 나면 뽀뽀하고 끌어안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여행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볼리비아에서 만난 ‘히로’라는 일본인이다. 그는 안데스 음악이 좋아서 편도티켓만 끊어서 그곳에 온 후 15년 동안 음악을 공부했다고 한다. 중빈이에게 차랑고라는 악기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어주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 사랑하는 법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게 느껴지는 선생님이었다. 그 후에 일본 순회 공연을 마치고 우리 집을 방문한 적도 있다. 
또 다른 한사람은 에카도르에서 만난 에일린이라는 아가씨다. 그녀는 이민자가 많은 독일에서 태어나서 이민세대와 다른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교류의 폭이 넓어졌다고 한다. 현재는 에콰도르에서 엄마 아빠가 외국에 나가 홀로 남아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우린 밤이면 연애 이야기를 많이 했다.(웃음) 지금도 메일 주고 받을 만큼 친하다.

 

Q. 제3세계 여행을 여행하는 것은 위험할 것 같다.

 

여행을 떠나서는 항상 정신을 차리고 있다. 절대 낮잠을 편하게 자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가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최소한의 자기 방어는 해야 한다. 그렇지만 정치적인 어떤 사건에 연루될 확률은 지극히 작다. 그보다는 비위생적인 것과 무질서가 더 힘들 것이다.

 

Q. 제3세계를 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3세계를 좋아하는 것은 특유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를 버스를 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선진국의 경우 버스 안에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고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며 떠나는데 비해, 제3세계는 제시간에 떠나는 법이 없고 버스의 정원도 없어서 좌석 수의 두 배의 인원이 한 번에 버스에 오른다. 그렇게 출발해도 낭떠러지를 따라 달리고 물웅덩이에 빠지기도 한다. 타이어가 터져 멈추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 순간에 옆사람에게 말을 건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땐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웃을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내릴 때가 되면 “우리 집에 가서 밥 먹을래?”라는 말이 나온다. 제3세계는 끊임없이 다가가고, 다가오는 인간미가 매력적인 곳이다.

 


↑ 강연장 내부의 모습

 

Q. 여행 이후 아들 중빈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가

 

여행을 한 두 번 한다고 해서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중빈이는 만 세돌 때부터 10년 정도 여행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보인다. 새로운 학교에 가는 것,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있어 주저함이 없다. 또 세상에 대해서 선의를 가지고 있다. 자기가 무엇을 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다.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하여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진국도 계속 끓이면 나온다. 마음도 계속해서 붓고 끓이고 써야 한다. 마음을 주지 못하는 세상이다. 때문에 우리는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 커피한잔을 놓고도 좋고, 책 한 권을 함께 보는 것도 좋다.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열심히 끓여라. 그리고 접촉하라.”

 


↑ 사회자의 질문을 듣고 있는 오소희 작가

 


↑ 강연을 하는 오소희 작가

 

오소희 작가는 사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 끌어안고 뽀뽀하면서 살아야 한다. 올바르게 사는 삶은 무엇일까. 이렇게 바쁜 삶은 아니기에, 원형에 가까운 미소를 보고 싶어 직접 가보고 싶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계속 될 것이다. 부탄은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지만 행복지수를 만들었다. 잘 살지 않지만 국민들에게 의료와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 곳의 사람들은 지구상에서 멸망해가는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오소희 작가는 진정한 행복의 미소를 부탄에서 보았고, 지구상 어디든 그 미소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삶의 여행자들이니까,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행은 언제나 옳다.” 여운이 있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며 독자들의 가슴을 포근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 독자들과 사진을 찍는 오소희 작가



↑ 오소희 작가가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진촬영: 9기 기자단 이영은




인터파크도서 북& 9기 우세린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과 모험을 좋아하는 20대 후반의 대학원생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서 즐거움을 얻는 적극적인 성향 덕분에, 북앤 기자단 9기와 인연을 맺을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책을 읽는 것을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저의 방 책상 앞에서도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책을 통한 여행에 도전할 것 입니다.

작가소개

오소희

하던 여행도 멈추는 것이 마땅히 여겨지는 ‘엄마’가 되었을 때, 아장아장 걷는 세 돌 지난 아이의 손을 잡고 지구 곳곳의 제3세계를 여행했다. 아이의 천천한 보폭을 따르는 여정은 느릴 수밖에 없었지만 작고 연약한 것들에 자연스레 눈길을 머무르게 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들을 향한 시선은 그 어떤 평범한 인연과도 깊고 따뜻하게 마음을 나누는 ‘사람 여행’으로 이어졌다.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 ‘내 눈앞의 그 사람’ 이야기에 온전히 가슴을 열고 귀를 기울이다 보니,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바람은 ‘사랑’으로 인해 분다는 한 움큼의 지혜를 얻었다. 사람 여행이 ‘사랑 여행’이 되는 순간이었다.[내 눈앞의 한 사람]에는 ‘사람 여행’ 하는 여행 작가이자 생의 이면을 치열하게 사유하는 저자가 길 위에서 마주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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