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2.05.17 조회수 | 7,018

성석제 작가와 함께 하는 봄나들이

 

지난 5월 7일 월요일 오후.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아름다웠던 봄날의 선유도 공원에서 아주 특별한 만남이 열렸다. 성석제 작가가 새 장편소설 <위풍당당>을 낸 기념으로 독자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나왔다. 

 

 

↑ 선유정에서 작가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

 

독자는 물론 출판사 직원과 기자들을 포함하여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선유도 공원의 선유정에 모였다. 한강이 바로 보이는 선유정에 처음엔 약간의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으나 소소한 대화들이 오가며 분위기가 점차 부드러워졌다. 

 

곧 성석제 작가가 도착했고, 독자들까지 모두가 모이자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시작했다. 봄이 한창이라 공원 곳곳에는 수많은 꽃이 만발하고 나무들은 새잎을 자랑하고 있었다. 

 

“철쭉의 어원이 뭔지 아세요?” 산책을 시작하자 작가가 난데없이 독자에게 물었다. “철마다 쭉 피어서 철쭉 아닌가요?” 등의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지만, 정답은 ‘척촉(躑躅)’의 발음이 변한 것이라고 한다. 머뭇거릴 척, 머뭇거릴 촉. 너무 아름다워서 지나가며 보다가 머뭇거리게 된다는 뜻이다. 듣던 이들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작가와 함께하는 산책은 잠시 ‘숲 해설가’ 혹은 ‘자연 선생님’과 함께 하는 산책으로 바뀐 듯 했다.

 

↑ 독자들에게 포플러 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성석제 작가

 

↑ 독자들과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성석제 작가

 

“미루나무는 미국에서 왔다고 해서 원래 이름이 ‘미류나무’였어요. 커다란 송충이가 많이 살아서 그걸 잡아 장난을 치곤 했어요. 특히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그랬었죠.”

 

독자들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는 신기함과 즐거움에 웃음꽃을 피우며 처음의 장소였던 선유정으로 돌아왔다. 책을 가져온 독자들은 작가에게 사인을 받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다과와 함께하는 독서퀴즈시간이 시작되었다. 

 

↑ 독자에게 사인을 해주는 성석제 작가

 

↑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독자와 성석제 작가

 

총 다섯 문제가 나왔다. 꽤나 디테일한 문제들이었는데도 독자들은 앞 다투어 손을 들고 정답을 외치며 즐거워했다. 정답을 맞힌 사람에게는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준비한 선물이 주어졌다. 선유도 공원에서 준비된 마지막 순서는 바로 보물찾기였다. 공원 곳곳에 숨겨진 30개의 배지를 가장 많이 찾아내는 3명에게 특별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독자들은 너도나도 배지를 찾아 공원을 활보했다. 1등의 영예는 7개를 찾아낸 독자 2명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로 공원소풍이 마무리되었다. 잠시 뒤 성 작가의 지인이 운영한다는 근처의 막걸리 집에서 뒤풀이가 이어졌다. 

 

↑ 배지를 찾아낸 독자의 모습

 

노릇노릇한 전과 막걸리가 상에 올랐다. 푸짐한 안주만큼 이야깃거리는 더 많아졌다. 메뉴 중 하나였던 정구지(부추의 경상도 방언)전에 대해 얘기하다가 전국 팔도의 방언으로 화제가 넓어졌다. 휴가까지 내고 조치원에서 온 한 독자와 대화하다가 성석제 작가가 직장에 다니던 시절 겪은 조치원에 관한 일화를 꺼냈을 때는 웃음이 만발했다. 막걸리 잔이 몇 차례 돌았지만 대화는 한 순간도 끊이지 않았다. 작가의 풍성한 경험과 배경지식으로 한결 더 재미가 넘치는 이야기였다. 다음은 대화 중 독자들이 작가에게 물었던 몇 가지 질문들이다. 

 

Q.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쓸 때 행복한가?

 

소설은 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소설읽기는 고도의 지적능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인세로 먹고 사는 소설가라면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수준이면 적당하다. 그래도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아는 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기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면 인세를 받지 말고 써야 하지 않을까.

 

Q. <위풍당당>의 등장 인물 중 20살 새미의 말투가 굉장히 특이하다. 무엇을 참고했는가. (참고로 새미는 소설 속에서 “~했다능”, “그렇지 않음?” 등 인터넷에서 주로 쓰이는 말투를 쓴다.)

 

디씨인사이드같은 곳을 많이 가봤다. (모두 웃음)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 말을 많이 쓰나?

 

Q. 소설에는 강이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혹시 4대강 사업이 모티프가 되었는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 할머니와 여름마다 40리를 걸어가서 낙동강에서 여름날을 보냈던 기억이 인상깊긴 하다. 가서 밥도 지어먹고 잠도 자고 놀면서 하루를, 그렇게 몇 해 여름을 보냈었다. 얼마 전 다시 가보니 정말 끔찍하더라.

 

허물없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깊었다. 아쉽게도 만남을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처음에 서로를 어색해했던 사람들은 어느새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좋아하는 작가,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 봄소풍은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 안주로 나온 정구지전(왼쪽)과 성석제 작가의 모습




인터파크도서 북& 7기 홍정수

통계학을 공부하는 22살 대학생입니다. 음악 듣기, 영화보기, 책 읽기를 정말 좋아해요. 취미는 진부할지언정, 뻔한 것만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베스트셀러, 블록버스터, 차트 1위보다는 숨어있는 진주알을 찾는 재미로 하루하루 보낸답니다. 그동안 캐어올린 진주알들을 더 많은 분들과 한 알 한 알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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