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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12.16 조회수 | 20,448

빌 게이츠 추천...‘엉망인’ 한 해를 보내며 읽는 5권의 책

사진 출처 : '게이츠 노트' 웹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그는 올해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후원하며 또 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2020년은 빌 게이츠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나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 ‘게이츠노트’에 ‘엉망인 한 해를 위한 5권의 책들(5 good books for a lousy year)’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한 해 동안의 독서 생활을 갈무리했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리고,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을 골라 책을 추천해온 독서광이다.


빌 게이츠는 “힘든 시기일수록 애독가들은 오히려 온갖 종류의 책에 의지한다”면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s)’를 촉발시킨 불평등 같은 어려운 주제에 깊이 몰두하기도 하고, 연말에는 좀 더 가벼운 것들을 읽으며 속도조절 했다”면서 2020년을 마무리하며 읽어보면 좋을 다양한 주제의 책 5종을 소개했다. 이 중 한 종이 국내에 번역출간된 상태다.



“2014년 스포츠 경기에 대해 말하는 저자의 멋진 ‘테드 토크(TED talk)’ 영상을 본 뒤로 계속 그의 작업들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 매력적인 책에서 그는 이 세계가 점점 전문성을 요구하는듯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열린 상태로 시작해서 발전하며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로저 페더러, 찰스 다윈, 냉전 시대의 소련 전문가들을 예로 듭니다. 그의 생각은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도 일부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의 분야 안에서 영역을 넘나드는 진짜 폭넓은 사람들을 고용했기 때문이죠. 전문가 동료의 그늘에 가려본 적이 있는 제너럴리스트들을 위한 책입니다.”


1.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원제 : Range: Why Generalists Triumph in a Specialized World)>
저 : 데이비드 엡스타인/ 출판사 : 열린책들/ 발행 : 2020년 5월 10일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발견해 평생 거기에 몰두해야 최고의 수준에 다다를 수 있다는 통념. 이 때문에 조기 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신화가 모조리 거짓이라면? 저자는 이 책에서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 토마스 에디슨 등 성공한 운동선수, 음악가, 발명가 등의 사례를 들며 대부분 영역에서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지닌 늦깎이 제너럴리스트들이 더 승산이 높다고 평가한다. ‘늦음’이라는 말도 재정의 한다. 늦는다는 것은 단단해지고 있는 것이고,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온정주의적인 위로가 아니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잘못된 신화에 의해 한계 지어져 온 우리의 인생을 해방시킨다.



“많은 백인들처럼, 나도 몇 달간 구조적인 인종차별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자 노력했습니다. 저자의 책은 범죄 정의 시스템이 어떻게 부당하게 유색인, 특히 흑인 지역 사회를 겨냥하는지 눈을 트이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대량 투옥에 관한 역사와 수치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자료는 눈에 익은 것이었지만, 저자는 이를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판결에서 좀 더 정의로운 접근이 필요하고, 유색인 사회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함을 절감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2. < The New Jim Crow: Mass Incarceration in the Age of Colorblindness(새로운 짐 크로 : 인종불문주의 시대의 대량 투옥)>
저 : 미셸 알렉산더/ 출판사 : 뉴 프레스/ 발행 : 2020년 1월 7일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은 미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이 책은 미국의 사법 정의가 얼마나 기울어진 방식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재고할 수 있는 역사적 기록과 풍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10년 전에 첫 출간됐음에도 여전한 현재성을 지니는 만큼 미국 사회에서 인종문제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깨닫게 해준다.



“역사책이 저자 추측보다 더 현대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1940년과 1941년에 대한 이 훌륭한 이야기가 바로 그렇습니다. 독일이 영국을 폭격으로 굴복시키려 할 때, 영국 국민들은 지하실과 지하철역에 모여 매일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보다 훨씬 심각했던 그들이 겪은 공포와 불안은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저자는 이 끔찍한 시기 동안 대부분 시민들의 삶이 어땠는지 생생한 감각을 전합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 속에서 윈스턴 처칠과 그의 가까운 참모 등 영국 리더들이 이를 어떻게 바라봤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유일한 책으로선 시야가 좁지만, 비극적 시기에 대해 문학적인 초점을 맞춘 서술로선 큰 보탬이 됩니다.”


3. < The splendid and the Vile: A Saga of Churchill, Family, and Defiance During the Blitz(훌륭한 것과 끔찍한 것)>
저 : 에릭 라슨 / 출판사 : 하퍼콜린스 퍼블리셔/ 발행 : 2020년 2월 24일


영국 윈스턴 처칠 수상의 취임 첫 날, 히틀러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침략했다.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는 이미 함락된 상태였다. 그야말로 유럽이 공포로 얼룩진 상황. 그로부터 12개월간 히틀러가 무차별 폭격을 감행해 무려 4만 5천 명의 영국인이 목숨을 잃는다. 위기 극복은 처칠의 손에 달려 있었다. 나라를 하나로 결속하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서 끝까지 항전해야 했다. 저자는 눈에 그려지는 듯한 사실적 묘사를 통해 처칠이 어떻게 영국인들에게 “두려움 없는 기술”을 가르쳤는지 보여준다



“이 논픽션물은 영국의 이중간첩이었던 KGB요원 올렉 고르디예프스키와 그를 소련에 넘긴 미국인 변절자 알드리치 에임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서구권뿐 아니라 러시아의 관점까지 포함해서 이 이야기를 재구성합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스파이 소설 못지않게 흥미진진합니다.”


4. < The Spy and the Traitor(스파이와 배반자)>
저 : 벤 매킨타이어/ 출판사 : 크라운/ 발행 : 2019년 8월 6일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의 대립이 한창이던 1970년대. 소련 요원으로서 런던에 파 견돼 최고위직까지 오른 올렉 고르디에프스키는 1973년부터 비밀스레 영국 정보기관 MI6를 위해 이중간첩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소련 스파이 정체를 노출시키기도 하고 첩보 계획을 저지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한편, 영국이 활용하는 일급 정보 출처를 궁금해하던 미국은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CIA 요원을 파견하는데 그 역시도 소련을 위해 이중 간첩이 된 알드리치 에임즈였다. 이중 간첩을 잡는 이중 간첩의 이야기인 셈. 최근 타계한 첩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는 “내가 읽은 스파이 실화 중 최고”라고 평하기도 했다.



“진정 고무적인 책입니다. 놀라운 과학적 혁신이 어떻게 거의 모든 낭포성 섬유증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을 개선했는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책에 제게 특별히 의미 있는 건 이 책에 등장하는 신약으로부터 수혜를 입은 가족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의학의 기적이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출현하고 있기에, 다가올 해에는 이런 책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거라 가늠해봅니다."


5. < Breath from Salt(소금의 숨)>
저 : 비잘 P. 트리베디/ 출판사 : 벤벨라 북스/ 2020년 9월 8일


1974년, 조이 오도넬이라는 아이의 탄생으로 책은 시작된다.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아이는 무한정 식욕이 일고, 계속 토하고 기침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탈수 증상으로 피부에 소금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불치병이었던 낭포성 섬유증은 오늘날 유전자 표적 치료가 가능해졌다. 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책 속에 이 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병의 오래된 기원부터 눅눅한 병원 지하실에서 이뤄진 발견, 그리고 획기적인 방식으로 치료가 가능해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의학과 과학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마침내 성공에 가닿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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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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