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9.04.09 조회수 | 3,895

[혜민스님 북잼콘서트] “행복은 하이라이트 아닌 작은 것에 있다…‘소확행’ 중요”

수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 하지만 인생은 정보량과 반비례해 더욱 혼란스러워지기만 한다. 이런 세태가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멘토나 구루를 요청하는 것인지 모른다. 2019년 4월 5일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는 이 시대의 멘토 혜민스님의 북잼콘서트 '지혜와 평온으로 가는 길'이 개최됐다. 금요일 밤, 700석 자리는 혜민스님과 그의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여러분, 저하고 책 한 권 하실래요?"

무대 벽면 화면에 혜민스님TV 유튜브 채널의 첫번째 에피소드 ‘걱정이 많은 당신에게’가 재생되며 북잼콘서트 막이 올랐다. 혜민스님은 영상 속에서 “걱정을 한다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있는지 따져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각은 생각으로 바꿀 수 없다. 생각은 운동과 명상과 같은 다른 카테고리의 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 지난 3월 25일 개설된 혜민스님의 공식 유튜브 채널 ‘혜민스님 TV’는 4월 9일 현재 1만 구독자를 넘긴 상태다.

"행복과 불행은 내가 선택하는 것...마음 둘 곳 의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

영상이 끝난 후 무대에 오른 혜민스님은 자신을 보기 위해 먼 길을 온 독자를 직접 무대로 불러 선물을 건네며 행사의 막을 열었다. 이윽고 시작된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그는 ‘우리는 왜 행복하지 못한가’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혜민스님은 일상생활에서 맞닥드릴 수 있는 풍성한 사례와 대중과 소통하는 유머감각으로 불교의 교리가 녹아든 지혜를 설파했다.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요? 봄꽃을 보니 마음이 어때요? 너무 행복하니 좋죠? 공포 영화에 마음을 두면 어떤가요? 마음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우리는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마음을 어디에 둘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국 각지와 세계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온 혜민스님. 그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음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결혼 생활을 저와 상담하려고 해요. 미스터리예요.(웃음). 예를 들어 남편 문제, 시어머니 문제로 상담을 할 때 이혼을 하시라고 하면 이혼은 안 된다고 하세요.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으면서 계속 불평을 하는 거죠. 계속 불평을 하면 나만 힘들어요. 바꿀 수 있으면 책임지고 행동을 하든지, 아니면 현재 상황에서 긍정적인 것은 없는지 찾아봐야 해요.”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를 만나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는 것. 이 때 좋은 걸 볼지, 나쁜 걸 볼지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혜민스님은 이어 우리가 불행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로 행복에 대해 높은 기준을 정하는 것을 꼽았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는 또 한 가지의 이유는 행복에 대해 너무 높은 목표를 정하는 거예요. 큰 목표를 설정해두고 거기에 닿아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취업을 하면, 내가 원하는 아파트 평수에 들어가면, 승진을 하면 행복할 거라는 식으로요. 인생의 하이라이트 몇가지만 행복이라고 한다면 행복이 무척 가끔씩만 있게 돼요. 행복하기 전까진 모두 견뎌야 하는 시간으로 돼버리고 마니 그 전까진 힘들죠. 부족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복해야 해요.”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혜민/ 수오서재/ 2018년)에서 말한 것처럼 혜민스님은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찾는 ‘소확행’을 강조했다. 친한 친구들과 만나서 속 얘기하고 맛있는 것 먹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선수 팀이 승리했을 때의 기쁨 등과 같이 일상에서도 찾아보면 행복할 것이 많다는 것.

이어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츠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끝 무대에선 혜민스님이 등장해 노래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를 불러 팬들에게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했다.

깜짝 이벤트 공연에 이어 15분 동안 ‘내가 나임을 허락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혜민스님의 안내에 따라 행사장의 불빛을 모두 끈 채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 아닌 상대가 원하는 것 주는 게 사랑”

이어 혜민스님은 일상에서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문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

-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에 관해
“저 사람은 왜 저렇게밖에 행동을 못할까 궁금하다고요? 사람은 자기가 행복하면 남들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자기가 살아온 과정이 불행했거나 처한 상황이 급박하고 불행하면 나도 모르게 남을 힘들게 하는 말들이 나가게 돼요. 저 사람이 나한테 준 상처에만 집중하면 절대 이해가 안 돼요. 내가 받은 아픔을 들여다보면서 저 사람이 어떤 느낌일지 보면 조금 내 마음이 녹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나를 위해 좋아요.”

- 꿈을 찾지 못한 젊음에게
“한국 교육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선택하게 한 게 없어요. 초ㆍ중ㆍ고등학교 가는 것, 공부하는 과목도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죠. 그러니 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그걸 내 옆 사람이나 부모님께 묻게 돼요. 과연 그들이 직업에 대해서 다양하게 알까요?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해요. 남들에게 물어보면서 결정하지 말고 어떤 기업이 있는지 알아보고 여러 시도를 하다보면 나와 맞는 인연이 생길 거예요.”

-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아주 운좋게 시작하자마자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부터 잘 되는 법은 없습니다. 힘들어하고 버벅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정상이에요. 그렇게 일을 시작해서 남이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의 스타일이 나와야 성공하는 거예요. 저도 처음에 책 쓰고, 강연 시작할 땐 무척 힘들었어요. 하지만 점점 나아졌죠.”

-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커플에게
“’부부관계의 대가’라 불리는 개리 채프먼이라는 미국 목사님이 계셔요. 이분 말씀이 어린 시절 느낀 결핍을 성인이 되어서 남편이나 아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채워주면 사랑을 느낀대요. 그런 요소 중 첫 번째는 인정받는 것, 두 번째는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 세 번째는 물질적인 것, 네 번째는 일을 대신 해주는 것, 다섯 번째는 스킨십이에요. 부부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관계가 가까울수록 “이 사람도 내 맘 같겠지”라고 착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사랑을 내가 원하는 식으로 주면 안 되고 상대가 원하는 식으로 줘야 합니다. 여러분의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뭘 원하는지 딱 하나 잡을 수 있나요? 오래 살았어도 그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먹구름 지난 뒤 파란 하늘 펼쳐져...화의 에너지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지켜보세요"

마지막으로 현장을 찾은 독자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Q 사회 생활에서 사람 관계가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화를 잘 내는 편인데 화를 다스리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관계를 잘 유지하다가도 화를 한 번 내면 그동안 쌓아온 잘해준 것들을 한 방에 날리게 됩니다.화를 내면 당장 기분은 통쾌할 수 있어요. 그런데 후폭풍이 항상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화가 날 때 가장 좋은 건 화를 알아차리고 다시 숨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그리고 신체의 반응을 살핍니다. 화의 에너지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지켜보는 거에요. 이걸 명상이라고 합니다. 먹구름이 지나가면 파란 하늘이 펼쳐지잖아요. 아무리 엄청난 화의 폭풍도 90초를 넘지 못해요.

Q 작년 7월에 근무 환경이 바뀌었는데 주로 불편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불편을 겪은 분들이 제게 경멸 섞인 언어를 퍼붓는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나도 사람이란 걸 상대에게 알려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상대도 나처럼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지금 하는 말을 녹음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상대도 움찔할 거예요. 무조건 들어주는 게 아니라 상사분께 솔직하게 말하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한 사람이 그런 일을 모두 맡아서 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의외도 많은 상사분들이 함께 일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고자 하지만 모르기 때문에 못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으니 콕 집어서 말하는 게 좋습니다.

Q 19학번 대학 신입생입니다. 재수를 해서 겨우 지금 대학에 입학했어요. 지난 일을 교훈 삼아 계획을 세우고 마음도 다잡으려 하는데 자꾸만 실패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떠오르곤 합니다.

살다보면 실패의 경험을 누구나 합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트라우마도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시간을 믿고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겪은 분노나 트라우마가 표현되지 못하고 남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걸 상대에게 폭력적으로 하면 안 되고 그림을 그리거나 노랠 하거나 춤으로 표출하는 방법이 있어요. 제가 운영하는 마음치유학교에는 춤 치유 수업이 있어요. 그런 걸 통해 몸에 있는 분노가 날라갑니다. 어떤 실패든 그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게 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에요. 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면 나는 반드시 나아집니다. 마지막으로 대학교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그런 쪽으로 흐르게 되지 않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 즐거워하는 걸 하다보면 과거에 머물렀던 마음이 변화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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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작가소개

혜민

따뜻한 소통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달하는 ‘동네 스님’. “혼자 힘들어하지 마세요”라는 취지로 여러 선생님과 함께 〈마음치유학교〉를 서울 인사동과 부산 센텀에 설립해, 치유와 성장, 영성을 밝히는 수업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썼으며, 이 두 권의 책은 각각 출간된 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글은 전 세계 35개국으로 판권이 수출됐으며 영국, 미국, 네덜란드, 독일, 브라질 등지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를 받았고 미국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로 7년간 재직했다. 2000년 봄 해인사에서 사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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