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9.04.30 조회수 | 2,678

25년 동안 답사기 펴낸 유홍준 교수의 답사 로망지는? “중국 돈황과 실크로드”

“더 늦어지면 못 쓰게 될 것 같아 집필 중이던 다른 책 작업을 모두 중단하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누적 판매 부수 4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 시리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이번에는 중국의 문화유산을 찾아 답삿길에 나섰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유홍준/ 창비/ 2019년) 1권(돈황과 하서주랑: 명사산 명불허전)2권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 출간 후 지난 4월 24일 서울 서교동 카페 창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거의 매년 책을 출간하고 있는 유홍준 교수는 “중국편 3권이 나올 때는 기자간담회를 안 하겠습니다”라고 농을 칠 만큼 부지런히 답사를 다니고 글을 쓴다. 일흔의 노 교수는 여전히 가고 싶은 곳,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답사기 시리즈로 치면 열다섯 번 째고 중국편으로 처음입니다. 일본편은 썼는데 중국편을 쓰지 않으면 시리즈의 전체 구성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답사 로망, 돈황과 실크로드 “이곳에는 인문이 담겨 있다

중국 답사기 1권 (돈황과 하서주랑: 명사산 명불허전)은 실크로드 전체를 6천 킬로미터로 추정할 때 그 동쪽 3분의 1에 달하는 대장정의 답삿길을 다룬다. 1권의 시작인 돈황은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곳’이란 뜻의 중국 타클라마칸사막 동쪽 끝자락에 있는 실크로드의 관문으로 알려졌다. 불교가 이 길을 통해서 서역에서 중국으로 들어왔고, 한족과 유목 민족들의 투쟁이 이 길을 중심으로 벌어졌다.

중국 답사기 2권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은 중국 3대 석굴의 하나인 막고굴 곳곳을 살피고, 옥문관과 양관 등 실크로드의 주요 관문들을 살핀다.

돈황과 실크로드는 25년간 답사기를 펴낸 유홍준 교수에게 오래된 답사의 로망이라고. 그는 “돈황에는 사막이 있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사막 종주 버스를 타고 14시간이 걸렸는데 옛날에 그 무지막지한 길을 뚫었던 것은 돈과 종교뿐이었습니다. 서역 대상들은 돈을 벌러 실크로드를 오고 갔고 불자들은 불경을 얻으려고 실크로드를 다녔기 때문입니다. 돈과 종교가 인간 삶 속에 가장 큰 에너지라고 느꼈습니다. 이 길에는 인문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우리 민족의 운명에 깊게 관여한 나라… 더욱 깊이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어”

유홍준 교수는 답사기 시리즈 국내편과 일본편의 첫 시작도 남달랐던 만큼 이번 중국편도 답사의 출발을 두고 고심을 많이 했다. “중국의 수도인 북경을 비롯 서안, 낙양, 남경을 쓰면 중화주의 내지 사대주의적인 시각이 강조가 될 것이고. 동북 3성(만주)부터 쓰게 되면 애국주의적인 입장이 강조가 될 것 같았습니다. 나는 항상 중국을 바라보는 것을 ‘동아시아 전체 속에서 중국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볼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우리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중국, 일본, 몽골, 월남, 티베트와 함께 당당한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주주 국가이며, 중국은 우리 민족의 운명에 깊이 관여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더욱 깊이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홍준 교수는 동아시아의 일원으로 우리 문화를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중국 문화를 보는 우리의 초점을 여기에 맞출 때 스스로 대견하고 당당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과 서양의 연결고리였던 서역으로 가서 중국이되 중국답지 않은 중국을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984년 KBS에서 방영하여 히트 친 일본 NHK 다큐멘터리 ‘실크로드’ 30부작은 돈황과 실크로드에 대한 그리움을 크게 키워 놨습니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도 안 되어 있을 때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에 돈황을 가려고 계획했을 때마다 일이 생겨 취소가 됐는데, 작년에 기회가 닿아 친구들과 함께 답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는 “그동안은 항상 내가 답사를 계획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친구가 계획하고 나는 따라가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게 가보니 사람들이 왜 내 답사에 오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라며 우스개 섞인 이야기도 전했다.

답사마다 답사지와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하는 유홍준 교수는 “독자들이 중국 답사기를 읽을 때는 앞에서 이야기한 ‘실크로드’ 다큐멘터리에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키타로의 테마곡과 함께하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중국은 중국대로, 우리는 우리문화대로 특성 있어 열등감 빠지거나 주눅들 필요 없어”

유홍준 교수는 ‘실크로드: 사막의 불타는 꽃’이라고 제목을 정한 중국 답사기 3권을 올해 안에 펴낸 다음, 낙양과 장안을 거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상해, 항주 등으로 계속해서 중국 답사를 다니고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책 권수로도 10권 정도 되는 방대한 여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중국은 중국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자연과 문화의 특성이 있습니다. 중국의 장대한 자연과 문화유산에 우리 것과 비교하고 열등감을 갖거나 주눅 둘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현상이지 크다고 위대하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것에 감동하면서 그들에게서 볼 수 없는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일부러 공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중국 역사의 흐름 정도는 알고 이 책을 읽어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감 나이 오십 대, 답사하면서 절로 체력 키워…앞으로 피렌체, 토스카나편 쓰고 싶어”

올해 일흔이 된 유홍준 교수는 “내 나이가 70살이 됐는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체감상 쉰 둘밖에 안 된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 “답사를 많이 다니니까 그만큼 많이 걷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 밖으로 나는 낙천적인 사람입니다”라고 체력의 비결을 전했다.

답사의 로망인 돈황과 실크로드 말고 그의 버킷리스트는 어디일까?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토스카나편을 쓰고 싶어요. 그때는 답사가 아닌 기행입니다. 건축과 미술에서 거길 능가하는 곳은 찾기가 힘듭니다.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보첼리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음악이 나온 곳입니다. 그곳의 산세를 보면 그들의 음악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피렌체를 갈 땐 건축가 승효상과 민현식, 이건용의 르네상스 음악과 서울대 신준형 교수의 미술까지 합세해서 가야 합니다.”

유홍준 교수는 25년 동안 16권의 답사기를 펴냈다. “나는 미술사학을 전공하면서 그곳에 맞는 답사를 다녔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재미있게 보고 느낀 것을 다른 사람이 같은 곳을 갈 때 도움이 되도록 유익한 정보를 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쓰고 싶습니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 사진: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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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유홍준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박사)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인협의회 공동대표, 제1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셔너 등을 지냈다. 1985년 2000년까지 서울과 대구에서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십여 차례 갖고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대표를 맡았다. 영남대학교 교수 및 박물관장, 명지대학교 교수 및 문화예술 대학원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주 추사관 명예관장도 맡고 있다. 평론집으로 『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 『정직한 관객』, 답사기로 『나의 문화유산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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