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8.04.03 조회수 | 9,680

원작 소설가 정유정이 말하는 영화 ‘7년의 밤’…“이건 모두에게 불편한 이야기”

소설 <7년의 밤>이 다시 뭍으로 올라왔다. 최근 개봉한 영화 ‘7년의 밤’의 이슈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출간 7년 만이다. 그 사이 소설은 100쇄를 찍었다.


<7년의 밤>은 심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한 편의 비극 드라마다. 7년 전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열두 살 소년 서원이 우연히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되면서 독자를 7년 전 그날의 기억으로 이끈다. 어느 날 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서원의 아버지 최현수와 그를 향한 지독한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 오영제. 사건을 둘러싼 각 인물들의 드라마가 비극적으로 전개된다.

일찌감치 ‘영화로 옮겨지길 바라는 한국의 원작 1위’(조선일보·맥스무비)에 선정됐을 만큼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7년의 밤>. 지난 7년간 수없이 거론되어 왔던 이 작품을 우리는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원작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은 이때 원작 소설가로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종의 기원> 이후 2년 여만에 다시 만난 정유정 작가는 “이 작품은 모두에게 불편한 이야기”라는 답변을 시작으로 소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당시 집필 중이던 소설을 접고 <7년의 밤>을 구상하게 된 이유부터 각 인물의 의미, 소설이 말하는 진짜 주제 등에 관한 것들이다.

정유정 작가와 함께 <7년의 밤>이 한국 문학에 묵직한 변화구를 던진 그날로 다시 돌아가본다. 작가는 죽음과 복수, 악과 구원이라는 무거운 주제 너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그 이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7년의 밤> 출간 당시 독자와 평단 당혹스러워 해… 모두에게 불편한 이야기”

Q <종의 기원> 출간으로 인터뷰를 했던 게 벌써 2년 전이네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어요?

<종의 기원> 이후에 후유증이 있었어요. <종의 기원>이 1인칭인데다 그 작품에 2년 넘게 몰입한 상황이라 영향을 받았나 봐요.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6개월 정도를 외국에서 지냈어요. 이제는 괜찮아요. (웃음)

Q <7년의 밤> 출간 7년이 지났습니다. 독자들의 반응도 7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걸 느끼세요?

많이 느끼죠. 이 책 처음 나왔을 때 독자분들도 그렇고, 평단에서도 많이 당혹스러워 했거든요. 한국에서 다룬 본격 심리 스릴러였기 때문에 ‘찝찝하다’, ‘마음이 무겁다’ 이런 반응들이 많았어요. 당시에는 ‘여자 작가가 이런 작품을 썼단 말이야?’ 같은 반응도 있었고요. 지금은 저를 보고 “형님”이라고 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개인적으로는 ‘언니’라는 호칭이 더 좋은데… (웃음) 확실히 처음 소설이 나왔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죠.

Q 영화가 개봉됐는데, 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이 영화가 제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걸 잊은 채로 봤어요. 처음에는 개인 시사로 봤는데 음향도 입혀지기 전이고, 세부 수정이 있기 전의 편집본이었는데도 완전히 몰입 되더라고요. 수몰된 세령마을을 완벽하게 재현한 점도 너무 놀라웠고요. 독립된 영화로서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영화와 소설의 문법은 좀 다르거든요. 소설은 중심 사건을 필두로 주변 사람들의 관계, 신발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까지 세세히 쓰지만 영화는 달라요. 전체 이야기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거든요. 방점을 어디 찍느냐에 따라 영화가 완전히 달라져요. 영화는 최현수와 오영제라는 인물에 집중한 영화예요. 그들을 중심에 두고 피의 대물림, 악의 대물림을 끊어야만 인간이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사실 <7년의 밤>은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추리소설은 아니잖아요. 출간 당시 북DB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소설의 장르를 ‘서스펜스 드라마’로 정의하셨더라고요. 이유가 있나요?

소설 앞부분에 이미 사건의 범인이 최현수인 것이 밝혀지죠. 눈치 빠른 독자들은 최현수가 곧 파멸의 길을 갈 것이라는 걸 알아요. 독자에게 불안감과 긴박감을 준다는 면에서 스릴러보다는 서스펜스 드라마에 가까운 거죠.

하지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이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밝혀내는 것에 있었어요. 그래서 사건에 얽힌 각자의 인생을 드라마로 담아낸 거고요. 표면적으로 드러났을 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전사(前史). 사실과 진실 사이의 ‘그러나’라는 것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삶이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나왔다는 거죠. ‘사실’ 이면의 ‘진실’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각 인물들의 관점에서 소설이 전개되지만, 서원을 화자로 가장 먼저 등장시킨 이유도 우리가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하곤 하는데, 비난에 앞서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지 않나 싶어서 넣은 거였고요.

“집 근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7년의 밤> 구상… 집필 중이던 소설은 <28>에 흡수”

Q 주변에 <7년의 밤>을 읽은 분들께 여쭤봤더니 의외로 “도대체 이 소설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어요. 작품의 모티프가 된 사건이 있었나요?


모티프가 된 사건이 있었죠. 좀 오래 됐어요. 2009년 즈음 집 근처에 ‘아이를 찾습니다’ 전단지가 붙어있더라고요. 열한 살짜리 남자 아이가 태권도장을 간다고 도복을 입고 나간 뒤로 사흘 째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어요.

다음 날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온 뉴스가 이 사건으로 도배돼 있더라고요. 전단지 속 아이의 실종 전말이 밝혀진거죠. 범인이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가 집 근처 횡단보도에서 아이를 친 거예요. 이미 두 번이나 음주단속에 걸린 상황에서. 아이가 머리를 다치긴 했지만 당시에는 살아있었대요. 근처 병원에 데려가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나본데, 이 남자가 근교 댐으로 가서 아이를 공기총으로 쐈어요. 댐에 시체를 유기하고요.

저는 그게 너무 이상했어요. 아무리 음주운전으로 삼진아웃을 당하고 돈벌이를 못 해도 아이를 총으로 쏴 죽여야 하는 상황이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당시 제가 살던 아파트가 가해자와 피해 아이가 각각 거주 중이던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었거든요. 들리는 소문들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밤새도록 앉아서 고민을 하다가 관련 뉴스를 찾아보던 중에 가해자의 아들 인터뷰 동영상을 보게 됐어요. 아들이 앳된 목소리로 그러더라고요. “우리 아빠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걸 믿을 수 없다. 아빠는 너무 좋은 사람이다. 나는 아빠를 사랑한다”고요. 악플이 엄청나게 달렸죠.

그날 밤에 생각했어요. 그야말로 운명이 변화구를 던진 상황에서 이 남자처럼 최악의 선택을 했을 때 나는 뭘 지킬 것인가. 나는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을까. 인생이 파멸됐는데 그게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7년의 밤>을 구상하기 시작해서 최서원과 오세령이라는 인물을 가장 먼저 만들게 된 거예요. 이후에 최현수와 오영제가 만들어졌고요.

Q 당시에는 어떤 작품 준비중이셨어요?

정통 스릴러는 아니고 스릴러와 연애 소설이 합해진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연애 소설을 드럽게(?) 못 써요. (웃음) 제목이 ‘축제’였거든요. 쫓고 쫓기는 상황에서 남녀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그거 쓰다가 주춤하던 상태에 <7년의 밤> 모티프가 된 사건을 접하게 된 거죠. 결국 ‘축제’의 이야기는 <28> 속으로 흡수가 됐어요. <28>에 등장하는 재형이와 윤주가 원래는 ‘축제’ 속 주인공들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아무도 안 물어보셔서 지금껏 이야기를 못 했어요.

Q 소설을 준비하면서 특수부대 출신의 잠수 교관, 토목시공기술자, 수사관 등 굉장히 다양한 취재원을 만나취재를 하고 원고 감수를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당시에 초고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원고를 처음으로 보신 분이 밤새워 읽고는 “태풍 속에 휘말려 돌아다니다가 가까스로 뭍에 착륙한 느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에 그 반응을 보고 이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가 많지는 않더라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판사에도 고마운 마음이 크죠. <7년의 밤> 전에 <내 심장을 쏴라>로 세계문학상 받은 작가가 대뜸 완전히 다른 장르의 소설을 가져왔으니. 그런데도 아무 말 않으셨어요.

Q 주요 인물인 최현수와 오영제의 유일한 공통점은 ‘아버지’라는 거예죠. 다만 두 사람에게 서원과 세령의 의미는 완전히 다르죠.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최현수에게 아들 서원은 ‘자유의지’예요.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은 것. 지켜내야 할 것. 오영제에게 딸 세령은 ‘욕망’이죠. 이것이 타의에 의해 무너졌고, 어떻게든 그 안에서 복구가 돼야 해요. 복구가 안 된다? 그렇게 만든 사람을 작살내야 하는 거죠. 오영제의 입장에서는.

“영화와 소설, 같은 토양에서 두 개의 꽃이 핀 셈… 영화는 완전히 독립적인 작품으로 재탄생”

Q 영화에서는 ‘소시오패스’ 오영제의 악행에 사연을 부여했어요. 작품과는 다른 해석이에요.

사실 이 영화에서 추창민 감독님과 제가 갈리는 지점이 ‘오영제’예요. 전 오영제를 소시오패스로 만들었어요. 자기 세계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한 사람. 이 사람의 악은 어디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악인’. 아마 독자들이 책을 보며 혼란스러워한 부분이 오영제의 과거였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그것도 오영제가 자기 부모를 갖고 논 얘기거든요. 그런데 독자들은 마음이 너무 착해서 과거의 영향으로 오영제가 그렇게 성장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더라고요. 어떻게든 오영제를 이해해보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해석인 거죠. 설마 부모를 갖고 놀 정도의 선천적인 악인이 있을까… 사실 제가 의도한 건 그게 맞아요.

추창민 감독 역시 이 악마를 이해해보려고 애를 쓴 것 같아요. 저는 영화를 보고 설득이 됐어요. 소설과 서사의 방향이 다르지만 같은 토양 안에서 색깔만 다른 꽃이 핀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처음에 감독님께 제가 경외감을 느꼈다고 말했거든요. 배짱, 뚝심. 내가 하려는 것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것.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할지 궁금했는데 이 무거운 이야기를 더 무겁게 다뤘더라고요. 정통 비극으로. 그야말로 두 아버지에게 집중해서 비극 드라마를 만든 거예요. 그거는 보통 배짱 아니면 못할 거예요. 그래서 여운이 굉장히 길어요. 세상에 하고자 하는 말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그걸 잘 해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거든요. 추창민 감독은 두 가지를 다 해냈기 때문에 경외심을 느꼈죠.

Q 추창민 감독님이 한 인터뷰에서 “원작은 각자가 다 주인공”이라는 말을 하셨더라고요. 인물들의 관계를 면밀히 살피면 그들은 서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예요. 저는 그래서 이 작품이 ‘악의 상대성’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님께서 각 인물들을 통해 말하려던 바가 분명히 있었을 것 같아요.

운명의 폭력성에 맞닥뜨린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들은 전부 자기 운명의 폭력성에 맞닥뜨린 사람들이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밖에서부터 휘몰아쳐오는 운명의 힘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죠. 최현수가 우발적 사고로 살인자가 되었고, 서원은 살인자의 아들로 낙인이 찍힌 것처럼요. 강은주도 마찬가지죠. 오영제의 입장에서는 하찮은 남자 하나가 자기 왕국을 무너뜨린 거예요.

이 소설이 왜 각자가 다 주인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냐면, 인물 각자에 자기 인생을 부여했기 때문이에요. 소모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각자 모두에게 사연을 주고 전사(前史)를 줬어요. 그래서 모두가 주인공처럼 보이는 거죠. 그러나 이 스토리를 끌고 가는 사람은 최현수예요. 그에 의해 사건이 일어났고 그에 의해 이야기가 마무리 되니까요. 말하자면 최현수가 작가의 주제를 짊어지고 가서 구현하는 사람이죠. 내 소중한 사람을 지켜낸다는 자유의지를 실현하는 거예요. 결국 <7년의 밤>은 죽어가면서도 내 인생, 내 목숨, 내 삶, 모든 걸 다 내주고라도 자식의 삶을 지키고 싶었던 남자의 이야기인 거예요.

Q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아요. 한 인물에 쏟는 시간도 상당하신 것 같고요.

인물들을 굉장히 아끼죠. 사람마다 전사를 만들고 삶을 구축하는 편이라서 애정이 가요. 제 작품을 보면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물이 한 명 있거든요. 제 작품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알고 있을 텐데 <내 심장을 쏴라>에 등장한 ‘김용’이 <28>에도 나오고 <종의 기원>에서도 나왔어요. 이 인물은 조증 환자예요. 시종일관 떠들고 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고 자기 불리하면 다 버리고. 그런데 전 그 솔직한 성격이 사랑스럽더라고요. 김용을 은퇴시키려고 했는데 한 번 더 캐스팅을 해서 차기작에도 등장시킬 예정이에요. (웃음)

“서원과 세령의 숨바꼭질 장면, 꿈에 나타난 모습 그대로 실은 것”

Q 소설의 묘사가 뛰어나서 머릿 속이 꽉 차는 상상이 가능해요. 굉장히 많은 장면들이 그려지는데, 작가님께서는 어떤 장면에 가장 큰 애정이 있나요?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장면은 소설 막바지에 서원이가 세령호에 갇혀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을 쓸 때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서원이가 아무리 어른스럽다고 해도 호수에 갇혔는데 미치지 않을까.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아이가 그 상황을 버틸 수 있을까. 해결 방법이 있어야 했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그렇게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어느 날 꿈을 꿨는데 소설 속 그 장면이 꿈에 나오더라고요. 책에 호수를 빙빙 돌면서 세령이와 서원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걸로 묘사가 돼있잖아요. 그 장면 그대로 꿈을 꿨어요. 그래서 중간에 깨자마자 달려가서 쓴 거예요.

사실은 그게 로맨스 씬인데, 많은 분들이 호러 씬으로 받아들이시더라고요. 귀신이 나와서 서원이를 괴롭힌다고 생각하시고… ‘내 묘사에 문제가 많구나’ 그런 자책이 있었어요. (웃음) 이 장면을 추창민 감독님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로맨스로 받아들이셨더라고요. 소설에서처럼 호수 씬으로 그린 건 아니지만 굉장히 따뜻한 씬이 나왔어요. 그런 면에서 ‘통했네’ 싶었어요.

Q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분들도 많겠지만, 반대로 영화를 본 뒤에 소설을 접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분들은 또 이 소설을 어떻게 읽게 될지 궁금한데, 그분들을 위해 소설의 관전 포인트는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신다면요?

‘작가의 말’에도 쓴 내용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 옳은가’ 이 관점에서 책을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의 이면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이 있어요. 알고있는 것만이 다가 아니고 이면의 진실을 알려고 하다 보면 세상 보는 시각이 달라져요.

그런 면에서 <7년의 밤>은 아주 불편한 이야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편한 이야기를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스트레스 해소용 내지는 일상 탈출로서의 문학이 아니라 우리가 이 이야기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영화를 보실 때는 소설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어요. 비교하게 되면 재미가 없어져요. 비교하지 않는다면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7년의 밤’과 같은 장르가 흔치 않거든요. 특히 상업영화로서는. 약점일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영화 자체의 수준이 높고 화면 퀄리티도 높고요. 소설에서 묘사된 장면들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특히 물 속 세령마을이 너무나 잘 구현이 됐어요.

Q 차기작은 어떤 작품인가요?

다음 소설은 여자 주인공이 등장해요. 멋지고 강인한 여성. 판타지를 차용한 작품인데 주인공의 직업이 사육사예요.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마지막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예요. 로맨스는 절대 아니고요. (웃음)

6월에는 ‘소설쓰는 법’에 대한 작법서가 출간될 예정이에요. 취재하는 법부터 작법까지 모두 다 털었죠. 사실 소설 쓰는 법은 세상에 이미 다 알려져 있어요. 그걸 실천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겠죠. 저도 많은 선배들과 선생님들께 배운 거라서 그것 그대로 돌려드리는 셈이이에요. 문학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처음 소설을 쓸 때 ‘누군가 방법을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거든요. 누군가 그때의 저처럼 헤매고 있다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 임준형(원파인데이스냅)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작가소개

정유정

장편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내 심장을 쏴라]로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7년의 밤]과 [28]은 주요 언론과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프랑스, 독일, 중국, 대만, 베트남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출간하였다.

<내 이름은 모모> 임주하‧Grace J “길고양이의 삶, 불쌍하다 생각지 마세요” 2018.04.06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가장 중요한 교육, 인생은 즐거운 것이란 마음 심어주는 것” 2018.03.28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

    작가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