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3.09.04 조회수 | 5,640

여름의 끝자락에서 불어오는 유채색의 바람

 

2011년 출간한 <빛과 그림자>로 로맨스 소설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류향 작가는 글쓰기에 대한 재능도, 작가로서의 꿈도 없었지만 ‘로맨스’라는 장르를 통해 사랑을 알았고, 소설가로의 길에도 들어섰다. 2005년에 데뷔해 벌써 9개의 작품을 출간한 그녀지만 로맨스는 늘 새롭고 개인적으로도 신선한 자극제다.

 

류향 작가의 신작 <서머>는 가슴 속 상처를 안고 일에 매진하던 여자 해상구조대원과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의 한여름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다. 소중한 사람을 바다에서 잃고 색을 보지 못하는 이설에게 윤혁은 세상의 모든 색채를 읽어주는 남자다. 류향 작가는 두 인물의 상처와 성장을 통해 사랑을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속삭인다. “언제나, 어디서나, 사랑은 우리 곁에 있다”고.

 

여름의 끝에서 이 계절을 보내기 아쉬운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서머>를 소개한다.

 

 Summer 서머

 

 

 

Q 어떤 계기로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했나요.

 

중학교 때 일명 해적판으로 발간된 할리퀸 소설을 통해 로맨스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그 당시 로맨스 소설은 여학생들 사이에서 손에서 손으로 옮겨 다니며 인기를 끌었죠. 그 당시에는 독자일 뿐, 작가로서의 꿈은 없었어요. 정식으로 작문을 공부한 적도 없고요.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것은 결혼 후 임신을 하면서부터에요. 우리는 누구나 사랑 없이 살 수 없잖아요. 결혼하고 그 부분을 확 깨닫게 되었고 사랑과 로맨스를 글로 써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죠.

 

Q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작품을 쓰고 있는데 로맨스 소설에 어떤 매력을 느꼈나요.

 

로맨스 자체가 끊을 수 없는 중독이잖아요. 로맨스는 힘들 때 위로를 주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장르 같더라고요. 대체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제 이야기 같기도 해서 쓰면서 스스로도 굉장한 위안을 받아요. 이성뿐 아니라 가족, 친구 관계에서도 로맨스는 존재하고, 누군가와 교류하는 마음과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잖아요. 우리가 사랑을 끊을 수 없듯이, 독자들도, 저도 쉽게 중독되는 것 같아요.

 

Q 오렌지 향기라는 필명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인가요.

 

이렇다 할 의미는 없어요. 연재를 위해 출판사에 회원가입하는데 바로 옆에 오렌지가 있길래 필명을 ‘오렌지 향기’로 지었어요.

 

Q 인터넷 연재를 통해 팬이 많이 생겼더군요.

 

로맨스 소설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 바로 인터넷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첫 시작을 인터넷 연재로 했어요. 어디든 작품을 노출하고 독자들에게 선보일 곳이 필요했거든요. 언젠가 작품이 인터넷에 불법으로 떠도는 것을 보고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이미 실시간으로 달리는 독자 댓글에 흥미를 느낀 터라 연재를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 로맨스 소설은 타 장르보다 독자 반응이 높은 것이 특징이에요.

 

Q 독자들과 관계가 굉장히 끈끈한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나요.

 

<빛과 그림자>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너무 고마운 마음에 개인적으로 제가 독자들과의 만남을 제안했어요. 그렇게 만난 독자 6명과 아직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벌써 3년째에요. 새 책이 나오면 같이 밥도 먹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데, 저보고 “콧대 높아지면 안티가 될 겁니다!”라며 쓴소리도 서슴없이 해요. 이 분들이야말로 제 정신적인 지주이자 위안을 주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Q 이번 작품 <서머>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요.

 

지난 여름 꽃지 해수욕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어요. 3명의 여행객이 바다에 빠졌는데 구조대원이 출동했죠. 그때 주변에 있던 구조대원이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드는데, 그걸 보니 ‘누군가를 구하다 만약 구조대원이 목숨을 잃는다면 그의 가족은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익수자를 구할 때 구조대원이라고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닐테니까요. 그 순간 구조대원의 삶과 사랑을 소설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죠. 주인공 이설을 해상구조대원으로 설정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Q 꽂지 해수욕장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작품 배경은 부산과 제주도네요?

 

부산은 관광객이 많아서 아무래도 사고가 많이 날 수 있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부산을 선택했어요. 제주도는 가족여행으로 갔던 기억과 추억이 좋아서 그려낸 장소고요. 저는 작품을 쓸 때 실제 경험한 것 중에 가장 좋은 인상으로 남은 곳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 동안 행복한 분위기의 소설을 주로 썼는데 이번 소설은 등장인물들에게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 닥쳐요. 위태로운 분위기로 끌고 나간 이유가 있나요.

 

그토록 좋아한 바다에서 아빠를 잃고, 쌍둥이 오빠까지 잃은 충격에 색을 보지 못하게 된 이설과 사랑이 두려운 윤혁을 통해 사랑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저는 로맨스 소설이라고 신데렐라 여주인공이 무작정 등장한다거나 불치병 등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배제해요. 현실에서는 재벌남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암에 걸리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완치해서 일상에 복귀하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로맨스가 이뤄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소설 안에서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인물들이 결국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사랑을 스스로 이뤄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어요.

 

Q 윤혁과 이설은 첫만남이 순탄치 않았지만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운명의 짝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그런 케이스예요. 남편을 처음 본 순간 ‘아, 내가 이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할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 남편이 연하인데 남편과 비슷한 또래는 다 동생으로 보이는데 그 사람만 남자로 보이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시선이 가고 조마조마 하다면 그게 바로 운명의 상대 아닐까요?(웃음)

 

Q 윤혁과 이설은 물론이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서로 보듬으며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이런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자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잖아요. 윤혁과 이설은 가슴 속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 상처를 내보이지 않으려 가면을 쓰고 있죠. 그런 두 인물이 서로 상처를 감싸주고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켜 사랑의 진정한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결혼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서로 협력하고 보듬지 않으면 결코 유지될 수 없다는 거였어요. 전 개인적으로 로맨스 소설을 쓰면서 남편과 사이가 굉장히 좋아졌어요. 소설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채우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사랑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서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전 ‘여름’하면 책 표지처럼 파란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파랑은 감정에 따라 다크 블루로 보이기도 하고 투명한 파랑으로 보인다고 해요. 감정에 따라 보이는 색깔이 달라지고 이미지가 달라지듯이 어떤 이야기를 쓸 때 고정된 시선은 피하려고 해요. 고정된 시선이 작가에게는 가장 위험하니까요.

 

Q 로맨스 소설 외에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현재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인데, 언젠가는 중세 스릴러물을 쓰고 싶어요. 얼마 전에 <서프라이즈>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 17세기에 자행된 아동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봤는데 너무 끔찍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약물을 투입하거나 최소한의 음식만 제공해서 왜소증 환자로 만드는 등의 악행이 50년간 이어졌더라고요. 끔찍한 이야기지만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지금 작품 계획 중에 있어요.

 

Q 로맨스 소설은 전자책에서 주목 받는 장르소설이잖아요. 전자책으로 작품을 출간할 계획은 없나요.

 

전자책의 특성상 가볍게 읽히고 집중도가 덜 필요한 장르소설이 인기죠. 저도 7~8개의 작품이 전자책으로 출간된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작가로서 전자책은 웹 연재보다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라고요. 종이책으로 출간이 되는 것보다 편집절차가 간소화 돼서 그런지 완전한 작품이 출간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지금은 그 시절보다 더 철저한 시스템 아래서 출간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종이책이 좋아요.

 

Q 로맨스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이 직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선배라 불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시작을 앞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고 성공에 얽매이지 말라”는 한마디예요. 2011년 출간된 <빛과 그림자>가 6쇄까지 제작되자 스스로 ‘더 자극적으로 써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초심을 잃은 거죠. 그렇게 좀 더 복잡한 스토리를 생각하고 독자 반응에 연연하다 보니 제 생각은 사라진 작품이 남더군요. 물론 독자의 사랑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얻지만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포기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남고 싶은지.

 

책을 읽다 보면 그럴 때가 있어요. 갑자기 과거에 읽었던 책의 한 부분이 불쑥 생각날 때요. 그럴 때 저는 바로 책을 찾아봐야 직성이 풀려요. 저는 그렇게 누군가의 머릿속에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그런 작품을 쓰고 싶어요. 독자 곁에 가까이 있는 작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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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류향

필명 오렌지향기. 서울 태생.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는, 항상 기억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뼛속까지 로맨스 마니아. 언제나 해피엔딩을 꿈꾸며 신영미디어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출간작 빛과 그림자 Golden time Glory The Gift 류향 Dear My Rose The GOOD MAN CREEP 광해 SUMMER 미녀와 야수 나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바람 앞의 등불 One Fine Day The Night Wind The Fair Wind Colors Of The Wind 바람 소리 N.I.G.(Now Is Good) The Vow(서약) Just the two of us 리버 플로(River Flow) 샐리 가라사대 달빛야사 디어, 디어, 디어 내가 널 사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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