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1.11.30 조회수 | 20,775

<나는 꼼수다> 3인 3색 인터뷰 - ③ <딴지일보> ‘종신총수’ 김어준



최근 연예인보다 더 주목 받는 한 사람이 있다.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다. 그가 드라마 작가 인정옥과 사귄다는 소식은 트위터와 언론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열애설이 퍼진 후 그토록 구하기 어렵다는 <나는 꼼수다 토크 콘서트> 표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도, 중학교 시절 쓴 창작시도 모두 화제에 올랐다. 

이미 독특한 언행으로 널리 알려진 그가 새삼 주목 받는 것은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때문이다. <나꼼수>의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인 그는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한다. 사실관계를 조합해 특정 사건이 어떤 맥락에 놓여있는지 조망한다는 것. ‘시사돼지’ ‘누나 전문기자’ 등 ‘이빨 4인방’의 캐릭터를 만든 것도 김어준이다. 게다가 그는 홍준표유시민문재인박경철 등을 출연료 한 푼 없이 불러와 새벽까지 격론을 벌이게 하는 ‘미친 섭외력’을 갖고 있다. 

김어준 작가는 그간 <딴지일보>를 비롯해 <색(色)다른 상담소> <뉴(New)욕(辱)타임스(Times)> <그까이꺼 아나토미> 등을 통해 여러 사안에 대한 화통한 직언을 던져왔다. <나꼼수>는 그가 시도해온 각종 대안언론의 결정체이자 최대 성공작일 것이다. <나꼼수>열풍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3인 3색 인터뷰’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닥치고 정치>의 작가, 김어준을 만났다. 


 





<닥치고 정치>는 김어준과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가 함께 나눈 정치잡담을 엮은 책이다. 집필 당시 <나꼼수>는 알려지지 않은 방송이었지만, 김어준 작가는 책의 말미에서 <나꼼수>가 ‘대박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여야정치인들에 대한 가차없는 평가와 함께 <나꼼수>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이 명쾌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은 출간 후 한 달이 훌쩍 넘은 지금도 베스트 셀러 1위(29일 기준)를 지키며 정치 문외한들을 시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중이다.  

김어준 작가는 정봉주 의원에 대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특이했다. 처음 보는 유형의 정치인이었고, 그에게 나름의 정치적 지분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존 정치판의 룰대로 행동하면 이 사람의 매력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용민 PD에 대해서는 “유머감각도 있고, 시사지식도 있고,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 깊고, 진보적이다. 그러면서 성대모사와 편집까지 하는 사람은 그밖에 없다”고 평했다. ‘정치는 연애와 같다’고 말하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펼친다.


Q <닥치고 정치>는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와 협업해서 쓴 책이다. 직접 책을 집필하지 않고 인터뷰 형식을 빌린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 지승호 씨가 인터뷰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왔을 때는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 전에 이미 나름대로 정치관련 책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당시 정한 책 제목이 <진보집권플랜B->였다. 생각해보니 <진보집권플랜>의 인터뷰형식을 차용하면 진도도 빠르고 내용도 잘 전달될 것 같았다. 그래서 지승호 씨에게 거꾸로 제안을 했다. 이 형식에 들어와서 나에게 쓰임을 당해달라고. 지승호 씨 정도의 인터뷰어라면 본인의 스타일로 인터뷰집을 내고 싶었을 텐데 내게 쓰임을 당해줘서 고맙다.”

Q <나꼼수>가 대단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청취자들이 너무 감정적으로 <나꼼수>에 동조하거나, 인물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인다거나 하는 위험성도 있지 않을까. 

“<나꼼수>는 겨우 네 사람이 만들어가는 방송이다. <나꼼수>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거니와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없다. 네 사람 모두 자연인이기 때문에 때로는 흥분해서 오버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나꼼수>의 위험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 같다. 그 전에 현정권 또는 현정권에 장악된 언론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겨우 네 사람이 만들어가고 있는, 게다가 1년 있으면 사라질 방송에 대해 그렇게 우려하는 것은 조금 지나치지 않나 싶다. 우리가 알아서 잘 하다가 사라지겠다(웃음).” 

Q SNS가 없었다면 <나꼼수>가 등장하지 않았을까?

“SNS가 없었다면 <나꼼수>를 이런 형식으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방송은 대단히 목적지향적이고 한시적인 방송이다. 재미를 주거나 인기를 얻으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 지금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미디어 형식으로서 팟캐스트(Podcast)를 채택한 것이다. 만약 SNS가 없었다면 전혀 다른 방식을 생각했을 것이다.” 







Q <닥치고 정치> 앞부분에서 <진보집권플랜>을 펴낸 서울대 조국 교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용 중 조국 교수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포함돼 있는데, 책을 출간한 후 조국 교수를 만난 적 있나.  

“출간 이전에도, 이후에도 만난 적은 없다. 책이 나온 후 문자를 주고받은 적은 있다. 책이 나오자마자 사서 읽은 것 같다. 잘 읽었다는 문자가 왔다.”

Q 조국 교수가 현실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나. 

“조국 교수가 대선에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보기엔 조국 교수가 본인의 역할을 노래방에서의 탬버린으로 상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Q 안철수 교수는 어떤가. 

“내가 알기로는 안철수 교수가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이 현재로선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구문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무렵이니까. 그 후에도 상황이 많이 변했다.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워낙 역동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것이라 어떤 식으로 상황이 전개될지는 모르겠다.”

Q 책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들을 꼽으며 ‘문재인이 유일하게 이길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안철수 교수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지금 상황에서도 그 말이 유효한가.

“개인적으로 여전히 문재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에서 1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박원순이 등장해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데 불과 두 달이 걸렸다. 전국 규모의 총선과 대선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이 그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자질과 품성을 가졌다고 여전히 생각하는 것이다. 안철수 교수라는 예상치 못한 큰 변수가 등장했는데, 문재인 이사장과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가 다음 대선에 미칠 영향이 지대할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건 없이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할 만한 삶의 궤적을 가졌다. 여기까지는 분명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나도 모른다.”

Q 좌∙우파는 각각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것은 기질적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방식을 학습 등을 통해 바꿀 수는 없나?

“근본적으로 뇌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싸이코패스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우파적 기질이 발현되지 않도록 사회적 공포를 낮게 통제하면 훨씬 안정적이고 진보적인 사회가 가능하다. 개인을 열심히 교육한다고 해서 좌파가 우파로 바뀌고 우파가 좌파로 바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면, 사람은 결국 타고난 기질대로 반응한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 부딪히거나 돈 문제에 부딪히면 결국 자기 기질대로 행동한다. 학력, 재산과는 상관없이.”

Q 12월에 미국에서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를 만날 예정인데, 촘스키를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도를 묻고 싶다. 한국의 <나꼼수> 현상에 대해 고민해보라고 하고 싶다. 미국에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에서 매년 ‘세계언론자유지표’를 발표하는데, 올해 한국의 순위가 70위로 떨어졌다. 이렇게 언론이 권력에 의해 장악된 상황에서 팟캐스트(Podcast)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언론를 확보하고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는 선례가 되어 세계 각국에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훈련된 일단의 사람들이 팟캐스트를 통해 정확한 메시지를 갖고 문제가 무엇인지 논리적이면서 감성적으로 소통한다면 힘을 키울 수 있다.”

Q 2012년에 있을 총선 및 대선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꼼수>를 잘 이끌어가는 것이다.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잘 해설하고,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뒤에 어떤 꼼수가 있다면 그것을 잘 밝혀내는 것이 내 역할이다.”







Q 책에서 한국의 정치 지형을 분석하며 ‘무학의 통찰’ ‘놀라운 지식인의 혜안’이라고 자평했다. 이제까지 김어준 작가가 예상치 못한 반응이나 상황도 있었나?

“아직까지는 없다. 이제까지는 여권이나 권력기관의 반응이 내가 예측했던 것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타났다. 시간차는 있지만. 그들이 ‘무섭다’ ‘갖고 싶다’와 같은 아주 단순한 욕망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거의 내 손바닥 안에 있다.” 

Q 그 통찰력의 비결은 무엇인가?

“운인 것 같다. ‘당신은 왜 팔이 긴가요’와 같은 질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인문학적 소양이 대단히 높지만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소심하다. 어머니는 대단히 화통하고 직선적인 여장부다. 그런데 책은 안 읽으신다. 나는 아버지의 머리를 닮고 어머니의 성격을 닮았다. 타고난 것이다. 그게 큰 것 같다. 

또 중요한 요인이 여행이다. 20대 초반부터 3여 년간 60개국을 다녔다. 끊임없이 다른 나라에 가서 이방인이 되는 과정에서 자기를 객관화하는 훈련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이것도 타고난 것인데, 물욕이 거의 없다. 가난한 것이 두렵지 않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나를 통제하거나 어떤 규범을 심어주려고 한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철저히 방목됐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할 때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 자체가 없다. 대통령이나 청소부 아저씨나 나한테는 똑같다. 직업만 다를 뿐이다.”

Q ‘쫄지 마! 떠들어도 돼’라고 하지만, 김어준 작가처럼 쫄지 않기가 쉽지 않은데.

“나는 공포가 없어서 쫄지 않는 것이다. 일단 돈에 대한 욕구가 별로 없다. 돈이 없으면 무시당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없고, 돈 많은 사람이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다. 신체적 고통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다. 아프다면 할 수 없는 것이고, 오래 살고 싶기는 하지만 죽는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 않나. 이제까지 존재했던 모든 생명체는 죽었다. 억울할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별로 두려움이 없다. 자기성찰이나 철학적 고민의 결과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그냥 이랬다.”

Q 염치나 예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 싫다. 난 예의가 있다. 쓸데없는 예의가 없을 뿐이지 갖춰야 할 예의는 갖추고 산다. 겉으로는 엄청난 예의와 규범을 갖고 살면서 정작 사람에 대한 예의는 없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 그들이 힘을 갖고 사람을 함부로 다룰 때 화가 난다. 사람에 대한 연민도 있다. 예를 들어 난 부모님에 대한 효심은 모른다. 그런데 연민은 있다.”

Q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온 주요 욕망체계는 무엇인가?

“호기심이다.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 지적 욕구가 크다. 그리고 부당한 것이 싫다.”

Q 다른 인터뷰에서 ‘책을 읽으면 가시가 돋는다’고 했는데. 언뜻 듣기에 지적 욕구와 배치되는 것 같다. 

“책을 아예 안 보는 것은 아니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읽어보면 그 중 80~90%는 다 자기자랑이다.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대부분 서문이나 목차 한 두 줄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그 책을 인용해서 아는 척 하려고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서가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지적 욕구가 크다는 건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악어는 거의 진화 없이 엄청난 세월을 살아남았다. 그럼 궁금해지는 거다. ‘왜 살아남았지?’하고. 그러면 관련 다큐멘터리든, 연구 자료든 다 찾아보고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한다. 그리고 잊어버린다(웃음).”

Q 부당한 것이 싫다고 했는데, 무단횡단 같은 행동도 싫어하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범주의 실수에 대해서는 무덤덤하다. 연애를 할 때도 상대방에게 요구사항이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나한테 맞추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니니까.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이 있는 그대로 좋다. 그 사람을 나한테 맞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그 사람을 아주 좋아하지만, 요구사항은 없다. 옷을 이렇게 입으라든가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든가 이런 건 전혀 없다.” 

Q 언제 제일 행복한가?

“맛있는 거 먹고 여자들이랑 함께 있을 때.(웃음)”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가소개

김어준

딴지그룹 총수. 프레임 해설 및 파괴자. 1998년 7월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 매체 [딴지일보]를 설립한 이래로 딴지그룹 종신 총수로 활동 중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훗날 시사예능 토크쇼라는 새로운 방송 장르를 정립하는데 절대적으로 공헌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와 당시 대선 판도를 해석한 도서 [닥치고 정치]를 펴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인으로 부상했다. 현재, 시사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라디오 종합 청취율 1위를 기록한 TBS [뉴스공장]과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 SBS [블랙 하우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유의 통찰력과 직설적인 화법 그리고 유머로 기존 언론에선 말하지 않는 뉴스의 본질과 현상을 적나라하게 분석하며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과 이를 대변하는 언론 프레임을 파괴하는...

임형주의 목소리로 ‘읽는’ 장희빈 2011.12.02
아우디 코리아 이연경 이사의 무한 도전 2011.11.29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