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사이드

등록일 | 2015.03.31 조회수 | 1,457

[2015 3월 4주] 추천도서리뷰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아주 어렸을 때로 기억하는데, 아버지가 가진 카세트 테이프에서 한 노래를 들었습니다. 노랫말 한마디 한마디가 울림을 주며 온몸으로 조용히 퍼져나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노랫말이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 편의 시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시를 노래한 것이었다니! 제겐 보석 같은 발견이었죠. 그때부터 ‘신경림’이란 시인의 이름이 제 가슴이 콕 박혔습니다. 이런 시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말입니다. 


우주소년 아톰
푸른 하늘 저 멀리
랄랄라 힘차게 날으는
우주소년 아톰 용감히 싸워라
언제나 즐거웁게
랄랄라 힘차게 날으는
우주소년 아톰 우주소년 아톰


어렸을 때, 온 동네가 떠나가라 부르며 다녔던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입니다. ‘다니카와 슌타로’라는 일본 시인은 잘 몰라도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 할아버지 시인이 친근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 분이 바로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를 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평균보다 작은 키에, 비슷한 연배의, 한국을 대표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두 노 시인이 만나 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며 둘이서 짓는 시를 일본에서는 ‘대시’(對詩)라고 부른답니다(6).<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는 두 시인의 대시와 대표작, 그리고 시를 주제로 한 대담, 더불어 어린 시절의 에세이까지 읽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책입니다. 두 시인 모두 “삶에서 유리된 관념적인 어조를 좋아하지 않는다”(7)는 공통점이 있어, 서로 잘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남쪽 바다에서 들려오는 비통한 소식
몇 백 명 아이들이 깊은 물 속
배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는
온 나라가 눈물과 분노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도 나는
고작 떨어져 깔린 꽃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신경림



숨 쉴 식(息) 자는 스스로 자(自)와 마음 심(心)자
일본어 ‘이키’(息, 식)는 ‘이키루’(살다)와 같은 음
소리 내지 못하는 말하지 못하는 숨이 막히는 괴로움을
상상력으로조차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괴로움
시 쓸 여지도 없다

다니카와



밤새껏 물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눈을 뜨니 솜이불이 가시덤블처럼 따갑다
아랑곳없이 아침햇살이 눈부신 앞뜰에는
목련이 지고 작약이 피고
이렇게 봄은 가고 있는데

신경림



2014년 1월부터 6월까지 신경림 시인과 다니키와 슌타 로 시인이 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사이에 세월호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시인 모두 인류의 대재앙 앞에 “시인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절망감이 있”(신경림, 61)고, 시를 쓰기 시작했을 당시부터 “시나 언어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니카와, 62)지만, 그래도 “역시 시를 가지고 사람들을 위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는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시의 언어로 위로하는 두 시인의 대시가 가슴을 참 먹먹하게 합니다.

대담을 보면, 시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두 시인의 입장이 조금 다른데 그것은 신경림 시인의 말처럼 "일본과 독자가 시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를 쓰려고 하면 선동처럼 되어 버리거나 시가 아닌 논리에 따라 시를 쓰게 되지요. 저는 그것보다 말의 아름다움에 중점을 두고 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접 도움이 되는 작품이 아니라 언어의 맛을 보여주는 작품, 맛있는 음식 같은 작품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싶었어요”(다니카와, 62).

“일본과 한국은 독자가 시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랐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국가나 민족을 생각하지 않는 시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신경림, 63).

어려운 때일수록 “한가하게 무슨 시 노름이냐” 할지도 모르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학이 주는 위로, 특히 시어가 주는 위로입니다. 무의식 중에라도 우리가 시어에서 위로를 찾는 것은, 힘들고 어려워도 답답하고 절망스러워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검열이 가장 극심했다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시집이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것도, 그 시기는 분명히 어두운 시절이었으며(이제와 미화하려 애쓸지라도)그럼에도 가슴 속에 숨겨둔 아름다움만은 빼앗기지 않으려 우리는 몸부림쳤으며, 그 힘으로 저항하고 견딜 힘을 얻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독재정권에서 해방되지 않는 한 인간다운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생각했던 시대예요. 독자들이 시에서 숨통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시집이 많이 나갔어요”(신경림, 64).

신경림 시인이 대담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치가를 욕할 때, ‘그 사람은 시 한 줄도 모른다’고 하는데, 이것은 대단한 욕이에요”(65).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를 읽으며, 적어도 시를 모르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면 그는 시를 아는 사람인가가 궁금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를, 그리고 시인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준 이 책이 참 고맙습니다.

2015 03월 신간리뷰단 ‘사명완수’





젊었을 때..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참 늙어 보인다. 다시, 내가 학생시절엔 가끔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지금도 가뭄에 콩나듯이 아주 가끔은 시를 읽는 것 같지만, 시는 그다지 내 스타일은 아닌 것만 같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노력 중이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시의 참 맛을 알게 되지 않을까도 싶은데 말이다.

이 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표 시인인 신경림다니카와 슌타로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시를 짓게 된다. 일본에서는 이를 ‘대시(對詩)’라고 한단다. 그러고 보니 소설에서는 이런 경우를 많이 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독특한 구성이다.

“같은 시대, 같은 하늘의 같은 별을 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함” 

이 문구를 보니 처음에는 생각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되었다. 두 작가는 각각 35년생, 31년생으로 신경림 시인이 4살 아래지만 그래도 동시대를 살았다. 그들에겐 어린 시절이었지만 각기 나라를 빼앗긴 그리고, 빼앗은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진 이들이었고, 같은 하늘아래 살고는 있지만 서로 다른 정서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두 작가는 시의 언어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중 참 마음이 아팠던 시가 있었다.

남쪽 바다에서 들려오는 비통한 소식
몇 백명 아이들이 깊은 물 속
배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는
온 나라가 눈물과 분노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도 나는
고작 떨어져 깔린 꽃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된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다 보니, 세월호 사건이 참 마음 아팠다. 자꾸만 그 이야기만 들으면 눈물이 나서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또 그 이야기를 만났다. 애써 외면하려 했던 내 모습이 ‘떨어져 깔린 꽃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만 같다. 세대가 다르더라도 자식 가진 이들의 마음은 아마도 다 같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형태의 시라 신경림 시인 역시 처음엔 망설이는 눈치였다고(p.152) 하는데, 내게도 시란 분야가 어색하기도 하고, 이런 대시는 처음이라서 어떻게 공감을 해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공감을 꼭 해야지 하고 작정하고 읽는 것보다 그냥 물 흐르듯 그렇게 자연스레 느껴야 하는데 말이다. “같은 시대, 같은 하늘의 같은 별을 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함”이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서 다시 한 번 시를 읽어봐야 할 것만 같다.

2015 03월 신간리뷰단 ‘엔제리맘’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경쟁은 결코 피할 수 없네요. 중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면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 또 경쟁을 해야 합니다. 직장에 가서도 동기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뒤쳐지지 않기 위해 또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네요. ’빨리빨리&r squo;가 우리 일생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도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쟁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몸이 아니라 정신적인 병을 가진 현대인이 많은 것 같네요.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불교에 귀의했지만 속세를 완전히 떠난 게 아니라 우리 곁에서 같이 광주 민주화 항쟁도 겪어내고, 힐링 프로그램으로 널리 퍼진 템플 스테이도 만들었으며, 지금은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법인 스님이 지은 책입니다. 요즘 종교 지도자 분들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스님이 직접 우리나라의 역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거기서 우러나오는 깊이가 무척 깊게 느껴지네요.

책은 스님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 사회 현상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 불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편하게 쓴 책입니다. 스님이 쓴 책이기는 하지만 불교적인 색채보다는 삶의 조언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중에서 반성에 대한 내용이 기억납니다. 우리는 일본의 식민배와 종군 위안부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일본도 모호한 어휘들로 사과인 듯 사과가 아닌 듯 부인하고 있구요.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 갑질을 하던 기업의 대표들이 여론에 못 이겨 사과를 하기는 하지만 현란한 수사만 있을 뿐 진심은 담겨있지 않은 것들을 보게 됩니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해야 같이 미래로 나갈 수 있는데 현재 시간에 과거의 사건에 얽매여 서로 충돌하는 게 안타깝네요.

그리고 친절이 경쟁력이라는 말도 많이 쓰는데 거기에 대해서 별 생각은 하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친절은 조건없이 마음 속에서 우러날 때 의미가 있는데 우리는 친절을 억지로 강요하면서 나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네요. 경쟁력을 갖추면 필시 상대방은 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데 나 자신을 위해 친절함을 무기로 삼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이후로 카톨릭은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받는 반면에 기독교와 불교는 신도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본래의 교리보다 세속적이 되면서 각종 범죄에도 심심치 않게 연관되는 경우가 많네요. 불교의 경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불교의 내용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게 부족하다고 하네요. 옛 말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용도 어렵고 관심도 떨어지는데 우리나라 불교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늘날이 말로 소통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풀어서 소개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 나에게 당장 도움이 되는 실용서인지 아닌지부터 보게 되는데 마음을 비우면서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동안의 행동에 대해 반성도 많이 되네요. 종교에 상관없이 인생의 고락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들려주는 이야 기라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네요.

2015 03월 신간리뷰단 ‘hyades’





학벌 따윈 필요없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를 누르셔도 됩니다. 저는 학벌 자체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기 때문에(그렇게 이야기하고도 좋은 대학 근처에도 못가봤습니다..ㅠ) 이런 책에 매우 흥미가 있습니다. 심지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대학으로 손꼽히는 하버드의 합격 기준이라고 한다니 정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네요. 평생에 딱 한 번이라도 합격 통지서가 나왔으면 하는 대학이 바로 이곳입니다. 언젠가 미국 여행 갈 때 한 번 가봐야겠어요^^;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본의 이야기를 번역해 놓은 것이라 조금은 동떨어진 내용이 될 수 있지만 최근 일본의 전반적인 분위기(해외로 나가려 하지 않는)에서 본다면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일본인이지만 그다지 일본적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영어가 아예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곳이 많아 글로벌하고는 조금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만, 1억명의 인구 중에 뛰어난 사람들은 만들어 지게 되어 있는 것처럼 그들의 능력은 결코 얕잡아 볼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하버드MBA 과정에 많은 일본인들이 입학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말이지요. 

자, 일단 입학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유학자의 경우 TOFEL 성적이 반드시 필요한데 120점 만점에 109점 정도가 평균이라고 하니, 모국어만큼 영어로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덤으로 영어로 된 문제를 푸는 GMAT의 경우 700점이 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니 예전에 동네에서는 전교 1등쯤은 해 봤어야 여기 공부를 따라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졸업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편이고 실제로 학습에 따라오지 못해 결국 MBA 과정을 포기하는 학생도 많은 것을 본다면, 영어 성적과 Oral Test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에세이 같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하버드에서는 특정 학교 혹은 특정 나라가 학교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합격자 배치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구가 적은 나라 혹은 같은 나라/학교에 많은 수요가 없는 곳이라면 입학이 좀 더 쉬워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물론 한중일은 무조건 예외겠지요) 이러한 시스템을 만든 것은 개인 경쟁이 중요한 사회에서 불합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하버드에서 생각하는 학풍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계 최초 혹은 세계 최고의 능력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공부벌레보다는 모험 정신이 있는 사람을 우선 선발한다는 의미겠지요.

저는 지금도 MBA에 가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해외 MB가 사실 무리이긴 합니다만 하버드에서 합격통지서를 보내면 맨발로라도 뛰어갈 수 있겠지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책의 위쪽에 보면 ’하버드 MB의 합격기준을 보면, 일류 글로벌 조직의 채용기준이 보인다’ 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 일반 회사 가기 보다 하버드 MBA과정에 입학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을 본다면 일류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는데 하버드 MBA 학생들이 아직은 어려움을 겪진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간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학생들의 땀과 눈물이 베여 있습니다. 그만큼 하지 못하면 결코 그 곳에서 살아남지 못하니 말이지요.

2015 03월 신간리뷰단 ‘Economy’





이 책의 저자 정효찬은 현재 한양대학교와 경북대학교에서 미술에 대한 이해와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라는 강의를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사고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수업을 듣고자 몇 년째 학생들은 수강신청 클릭을 하고자 전날 밤부터 기다린다고 한다. 이렇게 인기있는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궁금증이 일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시키는 것만 하고 살아가는 학생들이 참 많아요. 시키는 대로 해서 대학에 왔고, 시키는 대로 해서 취업할 것이고, 시키는 대로 일해서 월급 받고, 시키는 대로 퇴직하고... 그런데 그렇게 살다가 시키는 사람이 없어지면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이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수동적인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인 창의력을 이야기해주는 수업이 필요합니다.”

우선 이 책은 알록달록 다양한 이미지와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들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거기에 창의력에 관련된 유익한 글들까지 좋아하고 친한 교수님의 수업을 가볍고 재미있게 듣는 기분이었다. 학생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보다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이끌어주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은 주입식 교육에 길들어져 있어 무조건 정답 위주이고 정답을 모르면 대답도 하지 않고 질문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질문을 하지 않아도 검색만 하면 무엇이든 정답이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굳이 모른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는 질문 같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줄 순 있지만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참 공감된다. 

저자가 강의 시간에 30분 안에 아포리아를 찾아오라는 과제를 냈는데 그 뜻을 모르는 학생들에게는 난관을 찾아오라는 자체가 난관이 되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아포리아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삶에서 난관에 부딪힐 때가 있다며 여러분의 난제를 풀기 위해 움직이세요! 라고 답했고 아이들은 검색대에 가서 아포리아를 검색했고 그때서야 정답을 듣고도 무지함과 고정관념 때문에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아마 나도 학생이었다면 나의 난관을 찾기보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찾아오라는 아포리아를 찾아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재미있는 수업 방식으로 틀에 갇힌 학생들을 자유롭게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 같았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이나 패드, 노트북 등 휴대하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질문이라는 것이 필요할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삐삐, PCS, 휴대폰 세대라서 검색이 생활화되지 않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때는 수줍어서 질문을 하지 않는 몇몇의 아이들 빼고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고 정확한 답이 아니더라도 당당히 큰소리로 발표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수업시간이 더 재미있고 즐거웠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 때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호기심 많고 창의적이지 않았나 싶다. 

이 외에도 저자가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서 경험했던 실제 사례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누가 정했는지도 모를 기존의 해진 틀을 깨고 자신만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서 소소한 일상으로 보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유쾌한 생각들로 참 재미있었다. 미리 만나보는 뻔뻔한 질문 10가지 생각에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왜 항상 과거에 집착할까요? 욕심 없는 게 죄인가요?

마징가 제트랑 태권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상상은 거짓일까요, 참일까요? 예쁘기만 하면 사랑받나요? 함께 살면 뭐가 좋죠? 사랑에 빠진 나는 진짜 나인가요? 섬광 같은 찰나는 언제 만나나요? 남들처럼 사는 게 최선인가요?



2015 03월 신간리뷰단 ‘o천사’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5 3월 5주] 추천도서리뷰 2015.04.06
[2015 3월 3주] 추천도서리뷰 2015.03.23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