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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11.18 조회수 | 2,817

[2014 11월 3주] 북앤기자단과 함께 하는 이 주의 주목신간



#1.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_ 더글라스 케네디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어두운 밤, 희미한 거실 조명 아래 한 여자가 손으로 입을 막고 숨죽여 울고 있다. 무너져 내린 듯 소파 깊이 몸을 의지한 채. 소리조차 낼 수 없는 깊은 절망과 슬픔이 전해져 온다. 그런 그녀와 등을 지고 서 있는 한 남자. 굳게 다문 입술과 감은 눈은 그녀를 외면하듯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 <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의 책표지 모습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 조건을 이야기함으로써 어느 누가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매력을 지닌 작가이다. 특히 이 소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주인공 한나의 이야기를 30년이라는 시간 간격을 두고 풀어나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한 인간의 삶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젊은 시절의 1부와 중년의 모습 2부를 함께 그리면서 자식이 부모가 되어가면서 혹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상과 현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한나는 의대생 댄과 결혼한다. 출산과 육아가 이어지고 급기야 남편의 직장 문제로 작은 시골마을에 고립되게 되면서 자신이 꿈꾸던 삶은 이런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남편과 헤어져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싶지만 아들 제프리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다. 하루하루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그 때, 젊은 급진주의자 토비어스 저슨이 등장하고 한나는 잠깐의 외도와 함께 위험천만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치게 되는 가장 두터운 장벽은 사실 스스로 쌓은 장벽이라고 하잖아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중에서

 

 

나는 덫에 걸린 느낌, 버려진 느낌,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고 있었다. 그 동안 내 자신을 가두고 살아온 것에 대해 얼마나 자책했던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중에서


그 일이 있은 지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나는 죄책감으로 가족에게 더 충실히 헌신한 결과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되고 여유로운 가정을 꾸리고 있다. 남편은 성공한 의사, 한나 자신은 존경받는 교사, 아들 제프리는 안정적인 변호사, 딸 리지는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고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이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해 보이는 가족들에게도 문제가 있고 급기야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30년 전의 일이 상대 남자 저슨의 책을 통해 공개되면서 한나의 삶은 위기를 맞게 된다.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 옆에는 아무도 없다. 가장 힘이 되어주어야 할 가족마저 등을 돌렸다. 한나는 깨닫는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삶만큼 중요한 것은 없음을.

 

소설의 마지막에 한나는 프랑스 파리공항에 도착해 있다. 결혼 전, 한나는 파리로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었다. 그녀는 그때를 잊지 않고 있다.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만들지 않았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여기에 온 진짜 이유를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묻는다.

그리고 말한다.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실수에서 배우고, 그 실수의 결과를 모른 체하거나 그 실수의 결과에 굴복하지 않고 책임을 지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중에서

- 북앤기자단 12기 강빈 (biniy)

 


 

#2. 소년은 늙지 않는다 _ 김경욱


기발한 9개의 단편소설모음집

 

 김경욱의 열세 번째 책, 그러나 그는 열세 번째 ’첫’ 책이라 일컫는다. 그 만큼 매번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소설의 본질이다. 이 책에는 무려 9개의 소설이 각기 다른 개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경욱의 필체는 기발하고 유머가 가득하다. 때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소설을 보며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도 있다. 더군다나, 9개의 소설 속 주인공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에 이런 종류의 인간이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로 괴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소설에 펼쳐지는 사회는 비록 현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어나지 못할 법 한 상황도 아닌지라 더 섬뜩하다. 이를테면, ’인생의 아름다워’ 챕터에는 자살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자살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자살할 수 있다. ’지구공정’ 에서는 지구를 방사능에 오염되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별로 그린다. 미래 공상과학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도 치부해버리기에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래서 가상의 현실과 말도 안 되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번 소설에서 김경욱 작가가 보여줄 독특한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1장- 스프레이, 옆집 고양이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친 그는 어느 날 택배소포를 가로채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실수라고 여기기엔 다분히 고의적인 그의 행동과 강박적 심리가 결국엔 불운을 가져온다. 2장- 개의 맛, 나라를 찾는데 모든 것을 바쳤던 그 시절을 자랑 삼아 말하는 이들의 어르신 찾기 여정. 3장- 빅브라더,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는 형을 묘사하는 동생의 서사시. 4장- 소년은 늙지 않는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빙하기를 배경으로 한 환상 속에 갇힌 소년이야기. 5장- 인생은 아름다워, 자살면허가 있어야 시도라도 할 수 있는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 권리’를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 6장- 승강기, 어느 날 승강기 교체비 항목을 발견한 주인공이 균형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승강기를 타게 되는 해프닝. 7장- 아홉 번째 아이, 실종된 아이와 김 상사 그리고 경찰의 수사일지, 8장- 염소의 주사위, 주인공의 동생이 염소에게 죽은 후, 복수를 감행하지만 법은 결국 억울함을 더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인간의 유한함 앞에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현실에 외치는 쓴 소리. 9장- 지구공정,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구를 멀리서 지켜보는 상상 소설. 어느 것 하나 비슷한 소재가 없어서 읽는 내내 다음 단편을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세상을 다양한 각도로 보고 있는 저자의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캐릭터에 몰입하게 된다.
- 북앤기자단 12기 이지연 (lovemelee)

 


#3. 흐르는 시간이 나에게 알려주는 것들 _ 제키 토마에

 

젊음과 늙음 사이, ’난 어디쯤에 있을까?’를 생각해보면서

 
사람들을 보통, 나는 젊은 축인지 아니면 나이가 든 축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고서 행동을 취한다. ’내가 이런 행동하면 너무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인가?’ 라는 질문은 행동을 결정하게 한다. 그리고 자연히 생기는 주름과 몸의 탄력의 변화에 대해도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젊음과 늙음 사이 그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 <흐르는 시간이 나에게 알려주는 것들>을 읽어보면, 젊은 독자들에게 ’열정’ 이라는 단어로 호소하고, 늙은 독자를 위로하는 내용은 아니다. 그저 시간의 흐름,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주변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말해준다. 

늙어가는 것 또한 객관적인 나이 수치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체감하는 것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책 속에 보면 어떤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서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드는 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비로소 나를 어른이라고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았을 때 나이가 들고 늙어간다 라는 것은 어떠한 경험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았을 때, 보통 젊은 사람들은 유스호스텔을 이용하고 비용을 절약하면서 고생을 하더라도 여행을 하며 추억을 남긴다. 반면 나이가 들은 분들은 패키지 여행을 통해서 편한 숙소와 여행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하곤 한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나이에 따라 여행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젊기 때문에 고생을 해도 되고, 늙었기 때문에 무조건 편안한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나이에 따라 이러한 유형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나간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미래 그 가운데 서 있는 우리가 바로 ’젊음과 늙음 사이’, 흐르는 시간에 서있는 주인공들이다. 과거에 우리가 상상을 해봤음직한 미래 중 하나가 오늘 내 모습이고, 미래에서 그리워하던 과거의 한 모습이 오늘의 내 모습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을 조금 더 가치 있게 생각하고 시간을 즐기며 지내는 것이 흐르는 시간이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조금 해보게 된다.

 

과거의 시간을 너무 그리워하는 것도, 미래의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도 ’시간의 흐름’, ’나이가 든다’에 대한 정답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흘려 보내면서 내가 지금 문득 느끼고 있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 등을 통해 시간이 흐르는 ’과정’ 자체를 즐기며 지내는 것이 답이 아닐까?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한다.
- 북앤기자단 12기 최지연 (oursj85)
 


#4. 호프라는 아이 _ 라라 윌리엄슨


아빠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일.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믿는 한 소년이 있었다. 댄 호프, 11살. 소년은 가정은 다른 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딱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소년의 아버지가 집을 떠났다는 사실이었다. 11살의 소년에게 아버지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빠가 떠났다는 것. 그러나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 믿는 것. 오색 컵케이크와 불꽃으로 집을 화려하게 물들인 날, 아빠가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 것. 그것이 11살 소년 댄에게 가장 중요한, 가장 소중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소년의 기대와 다르게, 아빠는 어느 날 갑자기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텔레비전 화면을 사이에 둔 채 소년 앞에 나타난다. 소년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조차 알지 못하지만, 아빠를 화면 속에서 끄집어내 진짜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소설 <호프라는 아이>는 이렇듯 한 평범한 영국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작가의 재치 있는 글 솜씨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 보여준다. 자칫 보면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이 이야기는 영국이라는 독특한 배경과 주인공 댄이 처한 상황 속에서 색다르게 비춰진다.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작가 라라 윌리엄슨의 글을 따라 11살짜리 소년이 되어 그의 시각으로 어른들과 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아빠는 엄마와 싸우며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날 거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린 소년 댄에게는 그 말이 아빠가 완전히 새로운 모험을 떠날 거라는 말처럼 들렸지만, 사실 그에겐 새로운 여자, 새로운 가정이 생겼을 뿐이다.


댄은 아빠가 읽기를 바라며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지만, 기다리는 답장은 오지 않는다. 댄에게 아빠라는 사람은 수수께끼처럼 풀리지 않는 존재로 남아있다. 어린 소년의 눈에는 아빠도, 이 세상도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다. 독자들은 이런 열한 살 소년의 눈을 통해, 우리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아져 버린 몇 가지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우리에게 가족은 무엇일까. 아빠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그리고 희망은 대체 무엇일까.


댄 호프라는 소년이 아빠의 사랑을 바라는 아주 작은 희망을 갖고 있듯, 우리에게도 분명 그러한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사소하지만, 희망이라는 존재가 있어 우리 마음에는 빛이 나듯, 추운 이 계절 <호프라는 아이>와 함께 한 해를 정리하며 내가 품고 있었던 희망은 무엇이었는지, 소년 댄과 함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북앤기자단 12기 최효정 (cuv2sa)


인터파크 도서 문학인문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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