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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11.04 조회수 | 2,286

[2014 11월 1주] 북앤기자단과 함께 하는 이 주의 주목신간



#1. 보다 _ 김영하

 

현대인들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책 <보다>는 작가 김영하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의 삶을 재조명한다. 우리 삶 곳곳에 일어나는 일들을 주제로 다루고, 그 예시를 드라마, 소설, 영화 등 대중문화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책 <보다>는 아주 친근하게, 재미있게, 쉽게 읽힌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저자와 토론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던지면 나는 그 글들을 읽으며 내 나름의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수긍하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주제 중 하나는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할 용기’였다. 작가 김영하는 어느새 여행이 우리 사회의 힐링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도리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꼬집는다. 즉, 여행을 좋아하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니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참 당연한 말이다. 이 주제는 좀 더 확장시켜서 생각해볼 수 있다. 여행이 아닌 다른 어떤 주제를 대입시켜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느껴지면 그 사람을 틀리다고 규정짓고 배제해버리는 강도가 세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 챕터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라는 챕터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예술가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패턴으로 여행을 다니고 다른 행동 양상을 보였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FBI의 감시를 받았다는 건 웃어넘기기에는 조금 씁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가난한 아빠 부자 아빠, 영화 ’그래비티’를 통해 생각해본 죽음,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통해 돌아본 앞으로 가족 모습의 변화 등 이슈가 되었던 다양한 키워드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보다>는 상당히 가볍게 읽히지만 그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는 없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지니고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작가 김영하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수많은 말 중 하나는 "당신의 인생을 사세요. 누구의 눈치도 보지도 말고."가 아닐까 싶다.
- 북앤기자단 12기 김민정 (najoycjstk)

 


#2. 자전거 여행 _ 김훈


나는 온몸으로 밀어 쓴 글을 좋아한다. 같은 글이여도 손만 움직여 쓴 글과 손과 발이 한데 어우러져 쓴 글 다를 수 밖에 없다.

 손은 시각만을 두루뭉실하게 풀어낼 뿐이지만 온몸으로 밀어 쓴 글은 오감을 문장에 녹여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온 몸으로 밀어 쓴 글의 대표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현재의 몸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말했듯, 자전거를 타고 땅에 들러붙어서 함께 가거나, 함께 쓰러지며 산하 굽이굽이를 살피는 그의 모습이 선하다. 문장을 읽다 보면 자전거 바퀴의 체인소리가 철커덕 철커덕 들리는 듯 하다.


현대의 여행 범주는 매우 넓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도 여행의 발길이 분주하다. 하지만 떠남이라는 말 속에 ’쉼’은 있어도 깊은 ’사유’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듯한 일상의 탈출구로써의 여행인지라 한없이 늘어지고, 발걸음이 분주한 ’쉼표’만 있을 뿐, 삶의 의미와 세상에 대한 통찰에 관한 ’물음표’는 없는 게 요즘 여행이다. 그런데 김훈은 자전거를 타고 스스로 물음표가 되었다. 여수 돌산도 향일암, 남해안 경작지, 김포평야, 남양만 갯벌 등 국내 곳곳을 두 바퀴로 구르며 세상을 본다. 꽃 피는 해안선에서 꽃들의 죽음을 제각각 살펴보고, 남해안 산비탈 경 작지에서는 흙이 품어내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김훈의 눈에는 겉면의 풍경이 아니라 풍경 뒤쪽에 자리한 것들이 포착되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물론, 두 발로 여기저기 누비는 것보다 두 바퀴로 저어가는 것이 더 숙련된 여행자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든 여행에서 자전거라는 도구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자전거는 균형을 요구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같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균형을 잃는 순간, 단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한마디로 이 책은 떠남과 머무름에 대한 균형을 잃지 않고 나아간 한 소설가의 여행에 대한 절제된 에세이다.  그의 글은 두 바퀴를 힘차게 구르며 세상의 길을 펼쳐 보이고 있다.
- 북앤기자단 12기 김수현 (druas12)



#3. 모나코 _ 김기창


기존의 ’노인’과는 다른 색채의 ’노인’을 볼 수 있는 소설


 현대사회에서 ’노인’ 이라고 생각하면, 돈 없고, 힘 없고, 아프고, 허리가 굽어있는, 때로는 짐 같은 존재, 나약한 존재 이미지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 <모나코>에서의 주인공, ’노인’은 그렇지 않다. 큰 집에 여유 있게 살고 있는 운동으로 수영도 하고, 반신욕도 즐기고, 요리도 즐긴다. 가족과 사는 것은 아니고 아들한테 대할 때에도 당당하며 때론 냉소적인 부분도 있다. 이 소설에서 그의 나이가 정확하게 나오는게 아닌데, 지레 짐작해보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것 정도이다. 매우 늙었다의 느낌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향기 때문인지 젊지 않을 뿐 정도로 생각하게 된다.


그는 수녀원에서 지내고 있는 미혼모 ’진’을 짝사랑 하게 된다. ’무슨 그 연세에..어이구, 짝사랑이야..’ 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 노인은 노인이 아니라 한 인간, 사람의 존재라고 생각이 든다. ’사랑에 무슨 나이가 있냐?’, ’아 역시, 인간은 사랑을 하는 존재구나.’ 라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노인은 덕이 필요한 것을 다 사오는데도 불구하고 마트에 자주 갔다. 혹시라도 진과 마주칠까 해서였다. 자신의 그런 행동이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이유는 미래가 있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진’의 아기를 위해 목욕 물의 온도 를 맞추고, 아기 재우는 방법 등을 알아보는 모습에서는 그의 냉소적이고 차가운 말투와 달리 따뜻한 행동을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요리를 하는 부분의 묘사는 그의 생기, 활기를 더 넓게 느껴지게 된다. 그가 ’진’에게 해준 명란젓 오차츠케의 맛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의 집의 살림살이를 봐주는 일을 하는 ’덕’, 그의 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 ’두마리’, ’캐리어 할머니’ 등 소설 <모나코>에 나오는 인물들이 현대사회에서 생각 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그려진 것 같다. 그가 죽음이라는 것을 맞이하고 있을 때에 그의 옆에는 사실 아무도 없었다. 혹여나 보았어도 모른척하는 그들을 보며, 차가운 우리 사회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은 싸늘한 기운이 들기도 하였다.


  마냥 긍정적이고, 마냥 지혜로운, 아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노인’이 아니라, <모나코>의 ’노인’ 사랑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냉소적이고 비관적이고 때로는 아이러니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마음이 있는 그런 하나의 주체로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진이 노인의 배를 베고 가로로 누웠다. 아이는 자신의 배 위에 올려두었다.

아이는 버둥거리더니 앞으로 엎어졌다. 진이 아이를 돌려 눕혔다.



 개인적으로 윗 부분을 읽을 때, 그가 느끼는 행복한 순간이겠다. 생명의 느낌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노인이 가고 싶어 했던 ’모나코’는 단순히 유럽의 어떤 나라가 아니라, 그가 따뜻이 지내고 싶었던 ’사랑’이 있는 따뜻한 온기가 있는 ’곳(공간과 시간이 함께하는 )’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작위적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노인’이 주인공인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북앤기자단 12기 최지연 (oursj85)



#4. 섬, 짓하다 _ 김재희

 

범인의 범행 수법이나 흔적, 행동 반경으로 연쇄살인범을 추정하고 검거하는데 일조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은 나에게는 남들보다 조금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프로파일러를 소재로 한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는 모든 시즌을 빼놓지 않고 봤을 정도로 관심이 있었고,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범죄심리학 강의를 수강했다. 범죄심리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 덕에 대법원에 가서 거짓말 탐지기의 신빙성 실험에 참가하기도 했고, 실제 현직에서 근무하시는 프로파일러에게 특강도 들었다. 한때 프로파일러를 꿈꾸기도 했지만 매번 시신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과 유치장으로 출근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 꿈을 접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는 외국보다 프로파일링 기법이 발달하지 않고 실제 근무하는 인력도 적어서 일반인들은 도대체 프로파일러가 정확히 뭐 야? 라고 질문을 갖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프로파일러 형사가 주인공인 추리소설이 등장해서 많은 사람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다. 바로 김재희 작가의 신작 <섬, 짓하다>이다.


이 책은 김성호 형사가 주인공이다. 프로파일러로서 선전하며 경력을 쌓고 있던 김성호 형사는 어느 날 ’주간파’라는 사이트와 연계된 하나의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하지만 범죄자 용의자로 지목된 한 학생의 자살시도로 인해 그 사건에서 손을 떼고 4개월째 미해결 연쇄실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목포의 ’삼보섬’으로 파견을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프로파일러 답게 사건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재구성하며 하나씩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삼보섬에서 김성호 형사의 주변을 둘러싸고 미스터리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자신이 묵던 펜션의 창문이 계속 열려 있다 던지, 씻김굿에서 희생자에 혼에 씌인 사람에게 ’죗값을 치러라’라는 호통을 듣기도 하고, 밤마다 자신의 어렸을 적 잃어버렸던 기억에 대한 악몽에 시달린다. 잊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아주 깊숙한 곳에 묻혀 두었던 진실이 삼보섬에서 한 꺼풀씩, 한꺼풀씩 벗겨진다. 그리고 거대한 진실이 드러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스토리 구성 외에도 프로파일러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 세심하게 인터뷰하고 공부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많은 노력과 관심 탓일지 책을 읽으면서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고 기쁘고 흥분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또한 사이코패스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러 본인 안에 숨겨진 어떠한 모종의 사건들에 대한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이 앞으로 우리나라 추리 소설 계에 없었던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나를 좀더 오싹!하게 만들어 주는 제대로 된 소설을 읽었다.
- 북앤기자단 12기 조미람 (che747)

  

인터파크 도서 문학인문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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