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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08.04 조회수 | 1,343

[2014년 8월 1주] 북앤기자단과 함께 하는 이 주의 주목신간



#1. 일곱성당 이야기 _ 밀로시 우르반


또 다른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항상 유토피아를 꿈꾼다. 그러나 유토피아의 모습은 개개인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어떤 사람은 유토피아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미래의 그 어느 날 유토피아 시대가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또 어떤 이는 과거의 어느 시대를 유토피아라 생각하며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할 수도 있다. <일곱 성당 이야기>는 바로 과거로의 회귀를 통해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다.


<일곱 성당 이야기> 속 주요 등장인물들은 중세 가톨릭을 지향하며 고딕 양식을 찬양한다. 그들은 14세기 중세 가톨릭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던, 중세 암흑기라고도 불리는 그 시절을 축복받았다고 표현한다. 반면 후스파로 대표되는 종교 개혁이 일어났던 15세기를 불행한 시기로 말한다. 이들에게 예술이 꽃피웠다 불리는 16세기 르네상스는 거만하고, 본데없는 시기였을 뿐이며 20세기는 썩어가는 독물과도 같은 시기다. 그래서 과거로의 회귀를 통해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이들을 차례대로 처형시킨다.


주인공 크베토슬라프 슈바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경찰관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돌들의 과거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통해 남들은 모르는 과거를 볼 수 있었다. 그는 돌들을 통해 과거 중세 시대 건축물의 모습을 보았고, 거기에 심취했으며 자신이 보았던 과거의 건축물들이 20세기에 들어와 천편일률적인 모습의 볼품없는 콘크리트 건물들로 대체되는 걸 상당히 슬퍼한다. 주인공에게 20세기는 불안정한 시대이며 자신을 언제 집어삼킬지 모르는 괴물이다. 주인공 크베토슬라프는 공산주의였던 체코가 소련의 해체로 한 순간 체제가 송두리째 바뀌자 기댈 곳 없이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버린 체코 국민의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과거 중세시대에 지어진 프라하에 자리한 성당들과 성들은 안정적이고, 평화로웠던 그 때, 중세시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그리고 이 자리를 우악스럽게 차지하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현대식 건물은 체코의 요동치는 현대사를 상징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조화 없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현재의 모습 앞에 그는 당황하고 불안하며, 자신을 기댈 수 있는 안전망으로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살기 위해 중세 고딕 양식에 맹목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중세 시대를 다시 부흥시키려는 형제회의 일원이 된다.


음울한 혼돈의 시기에 과거를 무시하고 현재를 살던 자들은 과거를 꿈꾸는 자들에 의해 끔찍하게 처형된다. 이 두 부류는 대칭되는 것 같지만 가만 보면 한 부류에 속한다.


"신성함이 사라진 곳에서 광기가 시작된다."


이 두 부류는 모두 처음의 신성함은 사라진 채 광기에 물든다. 현재를 살던 사람들은 발전에 미쳐 ’사람의 목숨, 안전’이라는 가장 큰 가치를 져버리고, 과거를 꿈꾸는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을 위해 처형이란 이름의 잔혹한 ’살인’을 택한다. ’발전’과 ’과거의 기억’ 이 두 가지 가치는 모두 중요한 가치이다. 역사를 잊어버리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과거의 건물이나 과거의 역사는 역사가 어떤 모습이던 간에 소중히 해야 하는 가치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듯 발전 역시 인류가 끊임없이 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처음의 신성한 가치를 져버리고 광기로 얼룩져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해버린다. 작가는 <일곱 성당 이야기>라는 공포·스릴러 소설을 통해 누가 살인을 했고, 주인공은 살인자는 잡을 수 있을지, 살인자는 어떤 처벌을 받을 지와 같은 권선징악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체코 현대사의 잔혹함과 그 시기에 체코 국민들이 받았을 감정의 혼란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 경계해야 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 북앤기자단 12기 김민정 (najoycjstk)

 


#2.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 _ 백일성


우리 모두의 살아가는 이야기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 동안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는 두 가지로 나타났다고 한다. 먹을 때와 대화할 때. (구재선, 서은국, 2011). 결국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는 일상에서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대해 그리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의 3대, 나이 합쳐 300살의 6가족.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는 이 가족이 말 그대로 ’지지고 볶고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책에선 이 가족의 가장인 백일성이 ’나야나’라는 필명으로 실제 다음 아고라에 올린 에피소드들을 엮었다.


세월이 흐르며, 많은 것이 변한다. 날씬한 체형으로 미니스커트를 즐기던 아내는, 보정 속옷 속에 속살들을 감추게 되었고, 저자 역시 28인치였던 허리가 36인치로 불어났다. 변한 건 부부의 외형뿐만이 아니다. 온종일 아내의 입술만 바라보다 수줍게 ’쉬었다 갈까?’라고 말하던 저자는, 요즘은 끈적한 아내의 시선을 장난스레 받아 넘기게 되었고, 주말마다 가자던 여행 대신 TV보며 뒹굴거리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자식들의 변화는 더하다. 뒤집기를 하며 까르르 웃던 딸은, 교복 치마를 줄여 입고 아이돌 콘서트에 가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부쩍 말수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서글픈 것은 아니다. 서로가 편해져 지지고 볶는다는 것은, 서로가 나의 사람이요, 나의 가족이라는 확신 속에서만 가능하기에, 이러한 투닥거리는 일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지고, 행복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난 너희에게 단지 아빠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젠 아빠도 아버지로 성장을 해나가는 단계란 걸 알았단다(p.73)’라고 고백한다. 우리는 아빠와 할아버지를 지켜보며 자란 아들이, 다시 아빠가 되고,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책 속 에피소드들은, 이 가족만의 특수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과 우리 주변의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나도 언젠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고, 자식을 키우게 될 것이다. 그 때에, 책 속 아내처럼 "오늘 저녁은 자기 좋아하는 삼겹살 넣은 김치찌개야. 소주도 한 병 냉동실에 넣어 놨어. 빨리 와."라고 말해보기도 하고, 아이돌 콘서트에 가려는 딸에게 못 이기는 척 용돈을 쥐어주기도 하며 알콩 달콩 살아보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곤 한다. 지금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약속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책 속의 저자와 아내가, 닭발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며 웃음 짓는 것처럼,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조금은 서운했던 것들도 사라지고, 가슴이 따뜻한 온기로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가족이 행복이요, 힘이다.
- 북앤기자단 12기 김민지 (kmj711)

 


#3. 아주 사적인 시간 _ 다나베 세이코


가끔 사랑이 뭔가 싶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해지는게 사랑인걸까? 어렸을 때는 단순히 그 사람의 맘을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사랑 뒤에 많은 것들이 따라붙는다. 사랑이 연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생활과 맞닿으면서부터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가끔, 드라마 속 주인공을 꿈꿔보기도 한다. 드라마에는 우연으로 엮어진 어마어마한 연인이 있고, 눈부신 삶이 있고, 꿈같은 로맨스가 있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끊임없이 흘끔거리며 산다고 했으니 드라마는 쉼 없이 만들어지고 여자들은 소설과 드라마 속을 끊임없이 헤엄치고 있는 것일 테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책이 있다.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끝에 짠한 깨달음을 던진다.


고급맨션, 향기로운 비누, 좋은 옷, 비싼 가방, 반짝이는 보석들...... 이것이 일상인 여자가 있다. 바로 노리코다. 재벌집 아들인 고와 결혼해 그녀는 그야말로 화려한 삶을 누리고 있다. 전에 하던 일은 놓은 지 오래고 그녀가 하는 거라곤 파티에 참석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향 좋은 비누로 목욕하는 일이다. 하지만 얼마 안가 노리코는 삶에 공허함을 느낀다. 그녀의 남편 고는 그녀의 관심사나 예술적 취향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사랑 나누기와 장난치기에 급급할 뿐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고에게 순종한다. 그녀도 그런 삶이 딱히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우연히 나카스기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이별. 하지만 이별은 짠하고 아쉽다기보다 당차고 후련한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로라가 떠올랐다. 로라가 남 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과 노리코가 고를 떠나는 장면은 하나로 포개어진다. 로라는 자신이 귀여운 인형에 지나지 않았다 했고, 노리코는 결혼생활이 연극과 같았다고 토로했다. 물론, 그녀들의 속내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제 발로 복을 찬다며 한 소리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들은 결혼이라는 삶, 돈이라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가져다 주지 못하는 무언가를 되찾고자 했다. 이들을 보면서 사랑이란 그리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이다’ 사랑 뒤에 많은 것들이 꼬리를 무는 나이라지만 진정한 로맨스는 둘이 만나 하나가 아닌, 홀로 선 둘이 만났을 때 지속될 수 있음을 또 한번 깨닫는다.
- 북앤기자단 12기 김수현 (druas12)

 


#4. 게으른 삶 _ 이종산


누구에게나 가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나는 가끔씩 그냥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왜 그런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왠지 그날만큼은 다른 날보다 게으름을 피워보고 싶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서 그런 걸까? 가끔씩은 느릿느릿 사는 삶을 꿈꾸곤 한다.


주인공인 너구리도 각박한 사회에서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하지만 꿈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너구리는 매일 매일 쳇바퀴 같은 삶을 영위해 나간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누굴 위해서? 이런 삶을 살고 있을까? 그래서일까? 너구리는 업무가 끝난 뒤 친구들과 같은 술자리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곤 한다.


현재 주어진 삶에 안주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너구리. 그녀는 자신의 삶을 바꿀 생각이 없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 물결에 몸을 기 대어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그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변해가고 있다. 자신은 이전과 같지만 주위의 모든 것들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 너구리의 키는 예전과 같지만 참치의 키는 커졌고, 어깨도 넓어졌다. 영식이와 영수는 어느덧 군대에 갈 나이가 되어 버렸다. 날은 이전보다 참치와 깊은 사이가 된 것 같고,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간호사들은 어느덧 이곳을 훌훌 떠나고 말았다.


이렇게 주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나가지만, 너구리는 아직도 게으른 삶을 살고 있다. 참치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그와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가 프랑스로 떠나겠다고 했지만, 언제 돌아올지 기약하지 않았지만, 같이 떠나자고 제안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이곳에 남아서 너를 기다리겠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항상 여기에 머무를 것이다.


용기내어 너(참치)에게 고백했으나, 내 마음을 너는 받아줬으나 그래도 나는 여기에 머무를 것이다. 나는 여전히 게으른 삶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게으른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각각 의미가 다양하겠지만, 나의 게으른 삶이란 소중한 것을 잊지 않고 추억하는, 그런 삶이다.


당신은 지금 게으른 삶을 살고 있을까? 각박한 현실에 치여서, 너무 조급해 하는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잠깐 멈춰 서서 크게 숨을 들이쉬어 보자. 그리고 잠시 누워 눈을 감아 보자. 난 지금 게으른 삶을 살고 있을까....?
- 북앤기자단 12기 이권식 (kanhyang)



인터파크 도서 문학인문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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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 2014.08.06
[2014년 7월 4주] 북앤기자단과 함께 하는 이 주의 주목신간 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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