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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05.19 조회수 | 4,977

마스다 미리의 3040 여성인생 대공감 스토리



마스다 미리


1969년 오사카 출생.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에세이스트.


진솔함과 담백한 위트로 진한 감동을 준 만화 ’수짱 시리즈’가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화제의 작가가 되었다. ’수짱 시리즈’와 더불어 수많은 공감만화와 에세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3~40대 여성들, 특히 미혼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만화 ’수짱 시리즈’의 작가 버전이라 할 만한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통해 마스다 미리는 3040 여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따뜻한 문체로 생생하게 전한다. 그리고 이어 출간 된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에서는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설레는 마음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 작품으로는 대표작, 수짱 시리즈(전 4종)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를 비롯해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주말엔 숲으로>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밤하늘 아래>가 있으며, 일본에서 영화화 되기도 했다.


 
미혼 여성들의 대모


삼십대 후반의 미혼여성 캐릭터, 수짱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 ’수짱 시리즈’가 크게 히트치며 저자인 마스다 미리는 일약 미혼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모가 된다. 특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만화는 소소한 일상과 단상들이 묻어나는 수수한 매력으로 여성독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직업, 그리고 평범한 여가생활을 지내는 인물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겪는 희로애락들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세대들의 공감세례를 받는다.


그 어떤 꿈을 꾸는 것도 가능했던 10대가 지나고, 목표를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는 20대도 지났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거창한 목표를 이루는 것도,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닌 그저 하루하루 현실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30대도 지났고, 어느 새 40대에 접어드는 대다수 사람들의 심정과 생각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TV나 잡지 속의 화려한 골드미스가 아닌 그저 평범한 올드미스로 나이 들어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 속 인물들은 격정 멜로나, 굴곡진 인간관계라던가 하는 큰 사건사고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때 그때 만난 사람들이나, 문득 떠오르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짧은 생각들이 주를 이룬다. 하나의 개체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여자로서 나이 들어감에 대한 관조와 일상을 말하지만 현대를 사는 누구나 공감 가능한 현대인의 단상이기도 하다.

열정의 청춘에서 한걸음 비껴나 그들만의 삶을 산다. 일상을 관조하고, 웬만한 일에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배짱으로 나이 들어감의 매력을 즐긴다. 삶의 화양연화는 지났다 느낄 때, 그래도 혹시 아직 나에겐 오지 않았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사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서 행복을 찾는 것. 마스다 미리와 그녀가 그리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들이다. 


내 만화 중에 ’수짱’이라는 여성이 있다. 수짱은 처음에 얼굴을 그리는 순간부터, "이름은 수짱이야!"라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 같은 느낌이 들었다.(…) 란짱, 미키짱, 수짱, 콩트 속에서 언제나 좀 재미있는 역할을 맡는 것은 
수짱이었다. 연상의 언니지만 친근감이 있어, 차례대로 뜀틀넘기 콩트를 할 때,

"오늘은 수짱이 성공하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텔레비전 앞에서 응원했다. 수짱은 실패해도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마스다 미리의 자전 에세이격이다. 만화 ’수짱 시리즈’가 저자의 생각을 닮은 가상의 캐릭터라면 에세이인 이 책은 오롯이 마스다 미리 본인이 주도하는 공감 에세이. 이 책에는 저자의 학창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여러 시점의 에피소드가 포진해 있다. 여고생 시절 이랬으면 좋았을 것들, 나이를 먹어가며 더 좋아진 것들, 그리고 언제나 사춘기에 머물러 있을 것 같은 마음과는 별개로 시간의 흐름에 충실한 외모 사이의 간극 등 어른이 되어 가며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모두들 들떠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제가 알아서 추천해드릴까요?"라고 하는 직원. 복잡한 가게 안, 다섯 명이 제각기 세 가지씩 고르면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적당히 고르고 싶어요!"하고 전원이 거절했다. 옛날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넛 가게에서 도넛을 고를 때처럼 지금도 맛있는 것 앞에서 갈등하고 싶은 것이다.
 ’여자모임’이란 말의 유행이 끝나, 마흔이 넘은 우리를 여자라고 부르지 않게 된다 해도 우리는 여자의 조각을 가슴에 남긴 채 나이를 먹어갈 것 같다.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중


미혼의 삶을 살면서 서른을 보내고 마흔을 맞는 일은 이십대에서 삼십대로 넘어가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결혼적령기가 지났다는 세간의 평가와 이대로라면 노후를 돌봐줄 자식이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스스로의 이름으로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신체적인 변화가 낯설긴 하지만 예전만큼 번뇌도 덜하다. 역시 얻는 것 없이 나이만 먹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인생항로에서 자신의 삶을 사는 3040 여자들에게 이 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내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님을,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님을 확인 받는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내가 아닌 걸까? 인생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걸까? 숫자는 올라가지만 나는 여전히 나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그 세대만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전한다.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많은 나이임을 마음 속에 항상 간직하길 바란다. ’여자의 마음’을 유지한 채 즐겁게 삶을 누리는 것, 바로 마스다 미리가 전하는 즐겁게 나이 먹는 법이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두근두근, 설렘, 듣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하게 저려온다. 첫사랑이 느낌이 이런 걸까? 여고시절 교복을 입고 종종거리던 때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런 간질간질한 좋은 것들이 젊은 청춘들 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는 40세가 넘어버린 싱글녀 월드의 큰언니 마스다 미리는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다. 그녀는 비혼을 선언한 적도, 남자거부증도 없는 그저 나이만 조금 더 먹은 미혼여성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마스다 미리는 일상에 마주치는 설레는 것들과 10대와 20대 시절 겪었거나 겪어보지 못해 아쉬웠던 에피소드들을 들려준다. 문득 문득, 20대에 주눅들어 위축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며,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대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이제는 사십 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렘, 그것은 여전히 그녀를 미소 짓게 하는 온기다.

학생 시절, 교복 차림의 남녀가 한 자전거에 둘이 타고 바람을 가르는 모습을 볼 때 마다 꼭 그런 장면이 내 청춘의 한 페이지에도 기록되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루어지지 않은 채 청춘이 끝났다.

이십 대가 돼서야 남자 친구 자전거에 함께 타보긴 했지만, 그건 이미 때늦은 청춘이다. 꺅꺅 즐거워하며 남자 친구의 자전거를 같이 탄들, 남들이 보기엔 ’순수함’을 어필하여 남자를 유혹하려는 여자 그 자체…. 어차피 이십 대, 삼십 대의 순수함에는 누런 얼룩이 묻어 있다.

머잖아 마흔이 되려 하는 내가 지금 남자의 자전거를 함께 탄다면?

 분명히 ’몸이 안 좋아서 근처 병원에 데려다 주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 자전거에 둘이 타는 행위는 젊음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중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은 그녀의 나이 먹음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녀가 20대 시절 수짱 시리즈를 시작했다. 작품 속 수짱은 이미 30대였지만 어느새 그녀 역시 수짱 만큼 나이를 먹었고 이제 수짱 보다 더 어른이 되어 버렸다. 마찬지로 수짱과 마스다 미리, 함께 웃으며 공감했던 독자들도 나이를 먹었다. 이십대에 수짱의 팬이 되어 버린 여성들은 이제 서른을 넘겨 결혼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기도 하며, 아직 미혼으로 남아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팬은 팬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좀더 자세한 속내와 진한 감성이 묻어나는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는 지친 삶 속 단비같은 존재다. 어른이 되었음을 이제 온몸과 마음으로 자각하는 나이에 이르러 그녀가 쓴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로 나이 듦을 받아들이면서도 청춘을 추억해본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근거리고, 설레기도 하는 일상을 담은 만화 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을 통해 어른이 되어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두근거림에 대해 말해본다. 


여자에게 미혼으로 겪는 삼 사십대는 나이와 비례하여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기혼자들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은 결혼의 유무를 떠나 일정량의 불안과 행복으로 채워져 있다. 기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독과 외로움인 것이다. 하지만 미혼여성들이여. 당신들에겐 마스다 미리가 있다. 어른이 되었음을 자각하며 성숙해질 수 있고 일상에서 겪는 두근거림도 충분히 기쁜 것을 알려주는 그녀다.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여전히 세상은 충분히 즐길 만한 것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절반도 더 남지 않았던가. 


인터파크 도서 문학인문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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