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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12.28 조회수 | 5,474

[2015 12월 4주] 추천도서 리뷰




[공주, 건달 그리고 시골소년-포스가 너를 이끌어줄거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2015)가 호와 불호가 명확히 갈리며 상영중이다. 그러나 전작 스타워즈들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지 않을 수 없는 그 "스타워즈" 시리즈이다. 또한 이번에 <스타워즈 : 새로운 희망>을 다시 각색하여 책으로 출판했다고 하니, 이 또한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새로운 희망 외에도 오리지널 3부작 <제국의 역습- 제다이가 되고 싶다고?>, <제다이의 귀환- 어둠의 힘을 경계하라>가 줄줄이 출판되었다.


소설 <스타워즈 : 새로운 희망>의 부제는 "공주, 건달 그리고 시골소년" 인데 이 편에서 아주 적절한 제목이 아닌가 싶다. 레아 공주는 입양되어 얼데란 행성으로 살아왔고, 한 솔로는 뛰어난 밀수꾼에 건들거리는 건달이며, 루크는 오웬 부부의 손에서 깡촌이나 다름없는 수분 농장에서 키워져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 이 세 명이 일종의 ’포스’라 할 수 있는 운명을 통해 만나는 편이 바로 <새로운 희망>이다.


세련된 검은 표지에 하늘색 로고가 붙어 있는 이 책의 겉표지를 벗겨서 뒤집어보면 이렇게 스타워즈 책 시리즈 3편의 표지가 모두 그려져 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았던 오리지널 3부작을 이렇게 소설로 출판한 것이다.


소설 스타워즈 시리즈는 역시 영화 <스타워즈>시리즈의 팬인 "알렉산드라 브래컨"이 각색하여 지었다. 그는 한 때 인터넷에 스타워즈 팬픽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비밀번호를 몰라 지금도 못 지우고 있다고 한다. 아마 그에겐 자다가 이불을 뻥뻥 차고 싶은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그가 소설을 올렸던 곳이 어떤 사이트인지 알고, 영어에 능숙하다면 검색하여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든다. 그는 ’스타워즈’와 함께 성장했으며 가족들과 ’스타워즈’를 통해 행복했던 기억을 만들었고 지금도 ’스타워즈’를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한다고 한다. 그리고 ’포스’를 통해 마침내 ’스타워즈 소설’과 연결되었고. 마음 한 편으로는, 책의 첫 장에 이런 문구를 쓸 수 있는 그가 부러웠다.


"알렉산드라 브래컨"은 각 주인공들의 동기를 한참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새로운 희망>에는 가장 단순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것 같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그들의 동기부여에 대해서 복잡하게 느끼기 시작했으며, 그는 마침내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족’이라는 개념을 출발점으로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책을 모두 읽은 후 여기에서 주인공들의 동기를 더 확장하고 싶어졌다. 바로 ’사랑’으로. <인터스텔라>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영화 주제를 ’사랑’이라고 했던 것처럼 <스타워즈>에 나오는 영웅들은 모두 ’사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키워준 양아버지 베일 오르가나와 얼데란 행성에 대한 공주의 사랑, 시골에서 함께 살아온 오웬 부부와 친구 빅터 그리고 스승 오비완에 대한 루크의 애정, 한 솔로의 ’공주’에 대한 불꽃 등. 오비완도 그렇고 다스베이더까지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랑’에 대한 사연을 안고 있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새로운 희망>은 레아 공주가 아버지에게 받은 비밀임무에 실패하면서 시작된다. 레아 공주는 제국군의 "죽음의 별"이라는 포로젝트의 설계도를 빼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탈출하지 못하고 다스 베이더에게 잡히고 만다. 다급하게 그녀는 드로이드에 일급 비밀을 저장하고, 알투 로봇을 제국군 몰래 탈출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레아 공주는 결국 붙잡히고 다스 베이더는 보란듯이 신기술을 이용하여 그녀가 사랑하는 행성 얼데란을 폭파시킨다.


포스(다른 말로 운명)의 힘인지 다행히 알투는 루크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루크는 알투 로봇을 지키려는 와중에 제다이 오비완과 만나게 된다. 루크는 잠시 동안이지만 제다이 오비완에게 ’포스’에 대한 가르침을 전수 받게 된다. 제다이 오비완이 루크를 가르치면서 ’포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데 다음과 같다.


제다이에게 힘을 가져다주는 게 바로 포스야. 포스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장이다. 그것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고, 우리를 관동하고 있어. 은하계 역시 포스가 묶어주고 있지. 포스는 네 몸을 인도하지만, 동시에 네 명령에 복종하기기도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포스의 밝은 면, 즉 제다이의 길은 희생, 깨달음, 자비, 연민의 감정과 이어지지.  반면에 어두운 면, 즉 시스의 길은 증오, 공포, 분노, 질투와 연결된다.  너는 자기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감정이 너를 다스리게 될 테니까.


그런데, 동양 사람들이라면 다들 느낄 것이다. ’포스’에 대한 설명이 어딘가 동양 철학과 많이 유사하지 않은가? 동양의 선인들이 강조하던 가르침과 일치하는 것처럼 생각되지 않는가? 서양에서는 생소한 개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어디에선가 자주 보던 문구들이다. 여기에 대한 비밀은 ’스타워즈’ 제작에 있다. 실제로 일본 영화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다이’들이 갖춰야 할 정신적 소양은 사무라이들의 소양과 유사한 점이 많다. 우주선을 타고 광속으로 움직이는 배경인데도 광선 ’검’을 가지고 싸우는 이유도 그렇고.


이 외에도 스타워즈는 오래된 역사만큼 곳곳에 재미있는 사연들이 숨겨져 있어서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스타워즈 오덕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그 팬들에 얽힌 사연들도 꽤나 많다. 또한 영화가 만들어진 미국 현지에서 스타워즈 개봉일에 영화를 보러 간다면 그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엄청 정교한 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영화를 보러온 팬들이 한가득이라 포토타임도 가질 수 있고(진짜 배우랑은 아니지만), 같이 소리지르고 슬퍼하면서 영화를 감상하는 새로운 관람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양부모 밑에서 잘 자라준 레아 공주와 루크가 대견했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의 자식도 몰라보고 그들을 죽이려 드는 다스베이더가 정말 안타까웠다. 스타워즈 전체에서 가장 슬픈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적에게 죽음을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보다 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유산하는 꿈을 꾸고 마음이 약해져 어둠의 편으로 돌아선 그가 쓴 가면은 사실 그의 약한 마음을 감추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싶다. 레아와 루크가 아들과 딸일 거라고는 꿈에도 모른 채 시스가 되어 어둠의 편이 된 그는 <새로운 시작>에서도 레아와 루크의 목숨을 계속 위협한다. 레아와 루크는 다스 베이더가 아버지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다스 베이더와 맞서 훌륭히 고난을 이겨낸다. 무려 루크는 우주선 조종과 사격에 대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다. 게다가 사사건건 공주와 티격태격하지만 든든한 조종사 ’한 솔로’까지 합류! 이제 제국군의 "죽음의 별"을 파괴하는 미션을 성공시켜야 한다!


<새로운 시작>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러브라인이 형성되지 않았고 ’한 솔로’의 호감만 살짝 표현되었지만, 다음편에서는 둘의 관계가 진전을 보일 듯 해서 기대가 된다.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영화는 기본이고 오리지널 3부작 소설들도 놓치지 말 것! ’포스’가 스타워즈와 스타워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운명처럼 이어줄 것이다.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동그라미마름모’




[현대를 사는 우리 이야기]



나는 누구나 약간씩의 불안과 우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치 앞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눈 떠도 코 베어 가는 세상에 살고 있노라면 어느새 불안과 우울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마음속 조절장치가 제 기능을 적절히 해주고 있어서 불안과 우울이 찾아올 때마다 그것을 해소하고 이겨내려고 하는 다짐을 한다는 것이다. 불안한 세상이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제자리를 지키고 살아가야 이 세상도 온전히 돌아가리라 믿는다. 나약해지려 할 때마다 적절한 자극과 보상으로 스스로를 달랠 줄 알아야 함은 물론이다.


가끔 조절 기능이 원활히 작동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옆에서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고 하여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디 빨리 건강해졌으면 하는 기도와 함께. <당신이라는 안정제>를 읽다 보니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면 이 책이 세상에 나와 사람들에게 읽힘으로써 저자 또한 어떤 위로를 받고 있지는 않을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책으로 독자들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어쩌면 어둡고 길고 긴 터널의 끝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결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약을 끊고 병을 이겨낼 용기 또한 가지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까. 안타깝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글쓰기가 결과물로써 회복의 거름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용기 있다고 해서, 두려움을 모르고 불안해하지 않으며 걱정과 근심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두려움과 용기는 서로를 죽이지 않는다. 용기가 커진다고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는다. 두려움이 커진다고 용기가 식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용기는 항상 가장 큰 두려움에서 나온다. 불안해하고 두려움에 질려 있다고 해서, 용기 없는 사람은 아니다." (본문 81쪽)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작가 김동영 님과 정신과 의사인 김병수 님이 함께 펴낸 에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와 싸우고 있는 저자의 마음속 이야기와 정신과 의사로써 느꼈던 우울과 불안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1년 365일의 반 이상을 보이지 않는 고통과 싸워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의 실체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답답함, 혼자만의 아픔처럼 느껴지는 고독함, 삶의 의욕에 대한 상실, 또 다른 나와의 독대, 그리고 길고 긴 어둠과 싸움을 하고 있는 작가와 의사라면 응당 환자의 고통을 없애주어야 할 터인데, 약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사람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창문 하나 없는 꽉 막힌 공간에서 그런 환자들을 보며 나름의 고충을 안고 있는 의사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를 치유한다. 어쩌면 이 책은 약으로도 치료하지 못했던 병에 대한 또다른 치료법이다.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한다. 우울증에는 약도 없다며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렵고 제발 나와는 상관없었으면 좋겠는데 책의 저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삶을 파괴하곤 끝없이 추락하도록 했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불시에 찾아올 수 있다. 좋아하던 것을 할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을 더는 만날 수 없고, 잠을 잘 수 없고, 생각하고 싶어도 생각할 수 없고,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우리는 누구나 나약한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그 고통을 이겨내고자 하는 끝없는 노력, 삶에 대한 의지, 고통을 글로 승화시키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 뒤에는 당신이라는 안정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통과 불안은 우리 안의 또 다른 목소리이며 어디론가 떠나더라도 현실을 더 많이 기억해두라고 알려주는 내면의 목소리라는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깊은 위로가 된다.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즐겁고 어떤 때는 죽고 싶다고 생각될 때가 있으며 어떤 때는 너무 기쁘고 행복하여 그 기분에 취할 때가 있다. 살면서 터득한 것은 감정들이 반복되고 순환한다는 것이다. 감정의 변화에 따라 인간관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타인을 향한 자신의 태도가 용납되지 않을 땐 자책도 하게 되고 어떨 때는 반성도 하고 어떤 다짐들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감정들을 조절하고 있다. 적당한 우울이 있어서 때로는 센치해지기도 하고 적당한 억압과 규칙들이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도 한다. 그렇게 내가 가진 감정의 무게들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느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 또한 경험을 통해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들에 압도당해 균형을 잃고 흔들릴 때 누군가 손을 잡아준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이 광활한 우주에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우리는 안다.


나의 우울 또한 그 역사가 깊다.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딸로 태어났다는 것. 아무리 잘해도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 주목받기 위한 갖은 노력에도 누구 하나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던 어린 시절. 믿었던 친구의 배신. 뒤통수치고 떠나간 첫사랑. 현실을 망각한 채 꿈만 쫓던 젊은 날. 자식들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나이 드신 부모님. 매 순간 어쩌지도 못하는 미련함과 용기 없음이 나의 우울과 불안의 안쪽에 자리한 채 오래전부터 동고동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모든 병이 마음가짐에서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늘 불안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들을 하다 보면 나의 고독과 외로움 따위 아무것도 아닌 거였다. 삶의 본질 자체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삶의 본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기저에는 이런 불안과 온갖 걱정거리들이 삶에 대한 욕망의 끈을 잡고 늘어져 있다가 가끔씩 얼굴을 내밀곤 한다. 그럴 때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이 책은 치유가 필요했던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불안한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미웠습니다. 내가 누리지 못한 것들이 부러웠고, 하지 못하는 것을 동경했습니다. 남들처럼 살고 싶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습니다. 노천 호프집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지금처럼 한기에 떨지 않고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거리를 걷고 싶다고.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그들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아주 두꺼운 유리벽을 느낀다고. 정말로 나는 그런 사소한 일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 _김동영 님의 프롤로그 중에서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주리야’




[명리학,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를 찾아주는 길잡이]



이제 며칠만 지나면 2015년도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사라진다. 그렇지 않았던 해가 없었지만, 2015년은 정치, 경제, 사회의 제 분야에서 유난히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해였던 것 같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우리는 이렇게 문제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을 기억에서 털어내고 다가오는 새해에 큰 기대를 건다. 하지만 우리가 개인적인 경험으로 알고 있듯이 새해가 올해보다 꼭 더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내년의 세계 경제와 국내 사정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과 예측을 보더라도 그런 기대는 덧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미래는 항상 불확실성, 불확정성, 모호성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과 불확정성과 모호성은 우리 인생의 뚜렷한 특징이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이 가장 싫어하고 재빨리 회피하고 싶어 하는 속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북극성이나 나침반처럼 자기의 삶을 분명한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지침을 얻고자 갈망한다. 우리에게 그런 지침이 있을까?


강헌이 쓴 『명리』는 이런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변을 제공한다. 우리 대부분은 ‘명리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곧바로 사주나 팔자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명리학을 활용해서 사주나 팔자를 보는 철학관이나 점집이 우리 주변에 대단히 많은 것도 이런 현실에 한몫했다고 하겠다. 그렇게 철학관이나 점집에 가서 사주나 팔자를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의 앞일이나 장래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사주나 팔자를 보고 설명을 들으면, 마치 자신에게 불확실하고 모호하던 미래를 훤하게 알 수 있을 것만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일단 그렇게 되면 은밀하고 감춰진 미래의 속내를 더 잘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더욱 자주 사주나 팔자를 보게 된다.


『명리』의 저자는 먼저 이런 잘못된 이해를 신랄하게 지적한다. 저자의 정의에 따르면, 명리학이란 ‘명(命: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우주로부터 부여받은 모든 질료의 총합)을 운영하는 방식을 다루는 학문’이다. 다시 말해, 명리학은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렇지만 명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운명이란 사주나 팔자를 보러 철학관이나 점집에 가서 듣는 설명처럼 모든 시시콜콜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다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명(命)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현실의 환경 속에서 순리대로 발현하는 것이다. 명리학은 이처럼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현하도록 조언하고 돕는 학문이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명리학은 음양(陰陽)과 오행(五行: 목, 화, 토, 금, 수), 천간(天干: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과 지지(地支: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십신(十神: 비견, 겁재, 식신, 상관, 편재, 정재, 편관, 정관, 편인, 정인. 또는 육친六親이라고도 부름), 십이운성(十二運星)과 신살(神殺) 등을 활용한다(물론 명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개념들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모든 배움이 그렇듯이 명리학을 익히는 데도 반복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렇게 본다면, 명리학이 갖는 가치는 분명하다. 명리학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현할 수 있는 가르침을 제공함으로써 급속하게 변화하여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확정적이고 모호한 현실의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참된 자아를 실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명리학에서 제시하는 원리와 법칙들을 오해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원래 의도된 대로 제대로 이해하고 터득하여 실생활에 활용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곧 타인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와 우주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좀 더 지혜롭게 개척해갈 수 있는 유용한 도구를 하나 확보하는 셈이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명리』는 우리가 지금껏 잘못 이해했던 명리학을 굴절 없이 바르게 보게 돕는 안경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하지만 명리학에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명리학은 그 범위를 현실의 삶으로 국한한다. 그래서 종교나 신이나 어떤 정해진 필연이 개입될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학문으로 높이 평가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장점으로 보이는 것이 명리학에 대단히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명리학은 사람이 우주로부터 받은 모든 질료의 총합을 명이라고 분명히 규정한다. 그리고 그 명을 실제 환경 속에서 순리대로 바람직하게 운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렇게 보면 명리학은 서양의 이신론(理神論, Deism)과 크게 닮은 점이 있다. 이신론이란 신이 세계를 창조하였으나 창조 후에는 만물이 그 정해진 법칙과 원리에 따라 움직이게 내버려두고 세상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종교관이다. 이렇게 되면 신이 창조계와 교류하는 일이 원칙상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불필요하게 된다. 명리학도 비슷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우주로부터 모든 질료를 받는데, 이후의 실제 삶에서는 개개인이 그런 질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우주와 전혀 무관하다. 물론 그처럼 우주로부터 받은 명을 순리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부작용과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처벌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명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은 하이데거의 지적처럼 피투적(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나 다름없어서, 혼란하고 불투명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명을 자력으로 실현하고 개척해 나간다. 그러니 저자가 서두에서 종교와 분명한 선을 그은 것과는 달리, 명리학은 대단히 현세적이고 현실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기 구원이나 자력 구제의 종교와도 맥이 닿아 있다고 하겠다.


또한 명리학은 우리가 오감으로 파악할 수 없는 비물질적 요소들을 고려하는 데도 소홀하다. 특정한 신의 존재나 종교를 부정하는 무신론자가 많지만 그런 무신론자도 정신, 영, 혼, 기운, 혼백 등과 같이 비물질적 요소의 존재나 역할이나 가치에 대해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의 인생이 불확정성과 불확실성과 모호성을 특징으로 하는 것은 비단 우리가 현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무수한 요소들 때문만이 아니라, 이처럼 현상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비물질적 요소들까지 합쳐져서 서로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따라서 지극히 현상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에 비록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의 삶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비물질적 요소들을 방관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마치 배가 빙산의 일각 아래에 숨겨진 물속의 거대한 빙하 덩어리를 예상하지 못하고 부딪혀 좌초하는 것처럼 자칫 자기 인생의 방향타를 상실하고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모든 학문 분야는 그 분야가 성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전제들을 요구한다. 그런 필수적인 기본 전제들을 바탕으로 성립된 학문은 스스로 그 전제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고유한 가치와 효용을 갖는다. 우리는 그런 학문을 그러한 것으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학문이 자신의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월권적인 우월성을 주장하는 경우다. 자신의 전제들에서 비롯되는 한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타 학문들보다 탁월하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게임의 규칙을 어기는 잘못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마치 야구가 축구보다 우수한 스포츠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명리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명리학도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그런 장점은 그 범위 안에서만 장점으로 작용할 뿐이어서 그 한계를 넘어서 강조될 경우에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니 명리학에 관심을 갖고 처음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면서 『명리』를 읽으면 도움이 될 듯싶다.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eliot’




[저성장시대의 생존경제학]



지금은 저성장 시대이지만 경제의 큰 그림을 읽을 수만 있다면 기회는 분명히 있다. 다만 그 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에서 나는 경제적으로 험난한 이 시대에 일반인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려 한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노력으로 얼마든지 이를 실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여러 경제적 상황에서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가정 경제를 건전하게 꾸리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증에서


선대인, 생존경제학을 말하다


저자 선대인은 재벌, 정부, 정치권 등의 이해관계에 오염되지 않은 정직한 정보, 일반가계의 경제적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 경제의 리스크 요인을 앞서 분석하고 경고하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소장이다. 그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석사(MPP) 학위를 마치고 2007년 귀국해 서울시 정책전문관으로 일했다. 현재 그는 인기 경제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의 패널로 활동 중이며 <위험한 경제학1,2>, <문제는 경제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등을 출간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를 경험한 적이 없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졌고, 좋은 일자리는 옛날 말이며, 소득도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나라의 복지 수준은 여전히 취약한데, 평균 수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미흡한 노후 준비가 늘 불안거리다. 그렇다고 늙은 부모 부양을 자식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취업 또한 위태, 위태하다. 게다가 이런 변화들이 급속도로 진행되다 보니 사람들은 모두 우왕좌왕이다.


이에 한국형 ’닥터 둠’인 선대인 소장이 대중들의 고민을 외면할 수 없어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강연을 많이 나간다. 공개적인 질의응답 시간에 묻는 게 쑥스러운지 개별적으로 찾아와 ’여윳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요?’, ’그냥 좋은 투자처 좀 찍어주세요’, ’제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죠?’ 등의 질문을 한다고 한다. 

"저는 재테크 요령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는 재테크 투자종목 내지는 비법을 알려달라는 사람에게 저자가 하는 말이다. 어찌보면 매우 퉁명스럽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첫째, 지금의 경제 상황하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보기 십상이고 둘째, 모든 이에게 통하는 투자의 만병통치약은 없으며 셋째, 자신의 전공은 공공정책이지 재테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에 독자 중 누구라도 기존의 재테크 서적처럼 유망 투자 종목이나 대상, 나아가 ’대박 정보’나 ’족집게 정보’를 기대하고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덮으라고 저자는 종용한다. 이 책은 그런 유형이 아니라 대신에 세상이 움직이는 큰 그림을 읽어내는 법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초저금리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희망이 없다는 말일까? 그렇지는 않다. 저자의 논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와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경제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저금리와 저성장 시대일수록 경제의 큰 그림을 읽어내는 게 필수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지금 우리들은 이전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즉 저금리, 저성장, 그리고 노령화 및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이런 시대적 상황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저금리 시대가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금리란 이자를 말한다. 이 효과를 이해하려면 ’72법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자신의 돈이 2배로 늘어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또는 필요한 이자율을 알려준다. 예컨대 이자율이 15%일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은 ’72/15=4.8년’이다. 그런데, 현재 금리인 3%를 적용한다면 그 기간은 ’72/3=24년’이 된다. 즉 과거의 금리 수준으론 5천만 원을 1억 원으로 불리는 데 약 5년 걸렸다면 지금은 24년이 걸린다는 걸 의미한다.


돈을 빌리는 사람 입장에선 저금리가 좋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좁은 시야로 바라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국가의 경제 전체를 조망해볼 때 이는 결코 그렇게 좋은 현상만은 아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재산의 형성이 더뎌지기 때문에 국가, 기업, 가계라는 각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말 그대로 불경기이자 경제 침체기인 것이다. 빈 곤의 악순환이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불경기엔 누구나 투자를 꺼려하고 개인들의 지갑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 법이다.


과거의 고금리 시대엔 누구나 주식이든 땅이든 집이든 사 두기만 하면 대체로 큰 위험 부담 없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무조건 오른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 경제의 환경이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한번 생각해보자. 과거엔 아파트의 분양가를 정부에서 규제함에 따라 거의 원가에 준하는 개념이었으므로 분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돈을 버는 수단이었을 정도이다. 즉 분양가가 시세보다 훨씬 낮았다.


그런 반면 지금은 분양가의 자율화 조치로 거의 시세에 근접한 가격으로 분양가를 정하고 있다. 또한 가격의 형성은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그동안 누적된 낮은 출산율로 인해 아파트의 수요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불리한 요소가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과거의 주수요층이었던 베이비부머들은 은퇴와 맞물려 노후 준비를 위해 소유하는 중대형 아파트를 팔아 소형으로 갈아타거나 아예 임대 또는 월세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어떤 트렌드가 만들어지겠는가? 생각해보면 누구나 다 그 해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낮은 경제성장율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제가 ’부동산 버블’의 거품이 꺼지자 소위 ’잃어버린 20년’을 겪을 정도로 저성장과 장기침체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한국 경제도 그동안 일본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누누히 경계령을 발동했지만 원치 않는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를 따라 밟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면서 외국에서 찬사를 보냇던 한국 경제의 동력은 이미 꺼져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된 후에야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다니, 언뜻 보면 굉장히 역설적인 상황 같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임을 이해하고 보면, 사실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지금까지 별다른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갑자기 투자에 나서게 됐다는 점이다. 그러니 겁이 나서 머뭇거리거나 아니면 조급하게 굴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태반이다.


저자는 ’자전거 타기’를 인용해 설면한다. 고성장 시대에 손쉬운 재테크를 했던 사람들은 평평하고 반듯한 아스팔트 위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이지만, 지금처럼 ’지구촌의 세계화’ 이후로 국내외 경기가 요동치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는 울퉁불퉁하거나 험난한 산길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들은 길을 가야 하므로 헬멧이나 무릎보호대 등 장비를 갖추고 험로에서도 잘 탈 수 있는 숙련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가장 합당한 투자의 기본은 바로 ’리스크 관리’이다.


투자의 제1원칙. 돈을 절대 잃지 말라.
투자의 제2원칙. 제1원칙을 절대 잊지 말라.
- 워렌 버핏


주식 호황기에 특급 대우를 받았던 증권계의 애널리스트들이 수난시대라는 신문 기사를 최근 접했다. 증권사의 영업환경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또한, 파리 날리는 은행 점포는 통폐합 조치로 줄이겟다는 은행업계의 소식도 잇달아 들려왔다. 이처럼 금융업계에서도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맞는 대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애널리스트에 관한 얘기를 좀 더 해보자. 사실 과거부터 애널리스트 또는 증권사 리포트 무용론이 있어 왔다. 다들 인식하다시피 증권사의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을 발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반대로 매수 의견 일색이다. 2015년 9월에 발표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은 총 49,580건 중 불과 23건이었다. 굳이 비율로 표현하자면 0.04%이다. 이 리포트라는 게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이다. 증권업계에는 삼권분립이 없다. 증권회사는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려고 주식매수를 부추기는 영업전략을 취하게 되고 이는 애널리스트에게 떨어지는 불호령 같은 것이다.


주식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추천하면서 유명해진 책이 있다. 프레드 쉐드 주니어의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는 바로 금융업계를 풍자하고 있다. 각종 증권사, 보험사, 은행, 부동산업체 등은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채우기에 급하지 고객들의 호주머니는 뒷 전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고객은 봉이다’를 이렇게 시니컬하게 표현하고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오래전 어느 날, 다른 도시에서 온 한 방문객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경이로운 뉴욕 금융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들이 맨해튼 남쪽 배터리공원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가 정박 중인 멋진 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버세요. 저 배들이 바로 은행가와 주식중개인들의 요트랍니다" 그러자 순진한 방문객이 물었다.


"그러면 고객들의 요트는 어디에 있나요?"


빅픽처로 한국 경제 다시보기


이에 저자는 한국 경제의 큰 그림에 주목할 것을 우리들에게 요구한다. 현재 읽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빅픽처BIG PICTURE’는 10가지를 상징하는 용어의 이니셜에서 따 왔다. 얼마 전 이미 예되고 있었던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작됐다. 향후에도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 상품의 최대수입국이었던 중국도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이 수출 경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엔저현상이 가속화되고, 침체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EU에서는 양적완화가 진행 중이다. 이것들이 보여주는 그림은 어떤 모습인가? 향후 한국 경제가 좋은 길로 가기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우리들에게 투자 기회가 없다고 단정짓지는 말자.


향후 급성장하여 매우 큰 투자 기회를 제공할 바이오, 헬스케어와 녹색산업, 기술기업 분야, 향후 경제 흐름을 주도할 국가들인 미국, 중국, 인도, 향후 경제 흐름을 읽기 위해 더욱 예민하게 주시해야 할 금리, 환율, 석유 등의 요인들, 마지막으로 사업에서든 투자에서든 가장 기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 바로 미래에 경제적 기회를 가져다줄 핵심 퍼즐 조각들이다.


이 퍼즐 조각들은 따로따로 움직이기보다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는 석유라는 퍼즐 조각과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기업이라는 퍼즐 조각들이 맞물려 활력을 만들어낸다. 또 중국과 바이오, 헬스케어, 혹은 중국과 녹색산업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무수한 기회들이 생겨날 수 있다.


물론 위기도 있다. 유가 하락과 중국 경쟁 업체들의 부상은 국내 조선산업의 경우에서처럼 ’중첩된 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퍼즐 조각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큰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열 개의 퍼즐 조각들은 향후 미래의 경제와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투자 기회를 제공할 요인들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주목해야 할 것들이다.


기술기업


기술기업이란 미국 실리콘밸리에 쫙 깔려 있는 기업들을 말한다.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년간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 그래프를 살펴보면 아이폰의 애플은 1,835%, 구글은 388%, 페이스북은 220%가 상승했다. 그렁데, 같은 기간 인텔은 겨우 20% 오른 것에 그쳤다. 왜 그럴까?


같은 기술기업이라도 새로 부상한 회사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말하자면 현재 세대교체가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기술기업은 ’탄생-성장-절정-정체-쇠퇴’라는 사이클을 거쳐간다. 빠른 속도로 기술이 변화함에 따라 이런 주기가 점점 짧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 기간 지속되는 실정이다.


SK 플래닛에 근무하는 김지현 씨의 <프로비스>를 참고하면, 그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시대"라고 말하며 "시장점유율은 곧 시간점유율"이라고 단언한다. 즉 IT 기술은 대략 10년마다 변곡점에 도달해 패러다임이 바뀌어왔다고 설명한다.


"IT를 구성하는 3대 요소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이다"


이렇게 구성된 IT 플랫폼에 서비스가 구현되어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 이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기회로 이어진다. 그런데 IT 플랫폼의 한 영역에만 치중했던 과거의 삼성전자나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달리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과 같은 좀 더 최근의 기술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통합적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프로비스provice’이다.


문제는 이런 기술기업들에 언제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그 적절한 시기를 정확하게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매년 신흥기술 과대광고 사이클을 발표한다. 전통적인 기술 수용 주기는 얼리어답터의 수용기를 거쳐 대중적 수용도가 급상승했다가 이후 성숙기를 거친 후 퇴장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이를 예상하고 초기에 신흥기술에 투자 또는 사업을 진행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신흥기술에 대해 미디어의 엄청난 관심을 보임에 따라 서둘러 기술 투자를 했지만 정작 시장 수요가 빨리 형성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이다. 이는 해당 기술을 수용할 대중적 인프라의 구축이나 충분한 유효 수요가 자리잡기도 전에 해당 기술의 상용화가 지나치게 앞선 때문이다. 실제론 사업화되는 시점이 한참 후에 이루어진다.


미국의 선진 산업


미국의 대표적인 씽크탱크 중 하나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2015년 초 ’미국의 선진 산업’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이 말하는 선진산업이란 근로자 1명당 R&D 지출이 업종에서 상위 20%이내이거나 450달러 이상이고,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관한 높은 지식이 요구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거나 전체 근로자의 21% 이상인 업종을 말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브루킹스 연구소는 제조업, 에너지, 서비스 등 3개 부문에서 선진 산업에 속하는 50개 업종을 선정했다.


그런데 이들 50개 업종에는 석유석탄 산업과 같이 얼핏 봐서는 선진 산업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업종들까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앞서 석유업계의 엄청난 채굴 기술 혁신이 ’셰일혁명’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자동차산업에 속하는 테슬라가 어떤 기업들보다 첨단기술기업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고용창출효과이다.


기회를 찾는 법


저금리 저성장 시대일수록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생존을 넘어 기회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가려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하는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투자를 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가지 투자성향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이 유형에 따라 투자 가능한 상품이 달라진다. 예컨대 공격투자형이 아닌 사람들은 초고위험 상품에는 투자하면 안 된다. 적극투자형 이상이 아니라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해선 안되며, 중위험 상품에 투자하려면 적어도 위험중립형 정도는 돼야 한다. 만약에 이를 무시하고 위험도 높은 상품에 투자한다면 자신의 업무와 일상생활에 당연히 지장이 발생한다.


실제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도 나름대로 경제의 큰 흐름을 전망해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예측한 후에 거기에 따른 유망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단계로, 경제의 흐름이 자산 가격의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된다.


친절하게도 저자는 책 후미에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 책들을 소개하면서 책을 맺는다. 피터 번스타인의 <리스크>, 존 리의 <왜 주식인가?>, 제레미 시걸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필립 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등이 그것이다.


먼저 경제의 큰 흐름을 이해하라


’나무보다 숲을 보라’라는 말이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기 아닐까 싶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개별 기업의 재무 및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매수-매도 의견 과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들의 적중률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큰 코 다친다. 이처럼 소위 ’바텀업 방식’으로 투자종목을 선정한다 해도 거시경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투자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글로벌 투자금융업체들은 먼저 글로벌 경제 흐름을 파악한 후 해당 국가의 경제 및 산업 섹터와 개별 종목을 분석한다. 이후 투자 규모와 타이밍을 포착하는 형식을 띤다. 이를 ’탑다운 방식’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 방식이 맞는지는 개인의 취향일 수 있지만 큰 흐름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10 가지 그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호시우행’




[인생을 바꾸는 하루 관리의 기적!!]



하루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루를 잘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은 돈이라고 하는데, 정작 나는 이 시간을 너무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때가 많다. 돈을 쓸때는 벌벌 떨지만, 정작 황금같은 시간을 마구 날리고 있지는 않은지. 성공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정작 시간을 허투루 쓰지는 않는지? 여기,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뜨끔한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는 책 <하루 관리>.


 이 책은 하루관리의 기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희망한다. 지금 보다 나아지고, 지금 보다 더 성공적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큰 테두리, 인생이라는 먼 미래만 바라보고 정작 내 앞에 있는 현재의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낼때가 많다. 저자는 말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시간의 노예가 되기도 하고 주인이 되기도 한다고.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p61) 말이다.


나 역시 진홍처럼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그런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럼 어떻게 하면 시간을 흐름을 느낄 수 있는가? 그것은 ’1초관리’에 해답이 있다. 1초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라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런데 어떻게 1초를 느끼라는 건지 진홍씨처럼 나 역시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희철씨는 말했다. ’1초를 관리하지 못하면 1분을 관리할 수 없고, 1분을 관리하지 못하면 10분을 관리할 수 없다고 말이다. 10분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시간을 관리하고 하루를 관리하겠느냐는 말에 나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고작 1초가 무슨 큰 영향을 끼칠까 싶었던 적이 많았다. 그러나 1초 차이로 승패가 갈리고 첫인생이 결정되기도 한다. 1초는 고작 1초가 아닌 것이다. 1초부터 허투르쓰지 않는 자세, 시간을 잘 관리하는 자세야말로 삶의 질을 바꾸고 나를 성공의 길로 이끌수 있음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기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나 실천이 어렵다는 거다. 내게 1초는 너무 순식간이라 금방 지나가버리고, 이런 시간을 어떻게 잘 관리해야 될지 아직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초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야 된다거나 큰 일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듯하다. 진홍씨처럼 1초에 세글자를 읽어내던 것을 1초에 한단어, 한문장을 읽어낼 수 있게 되도록 훈련을 하는것.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도 1초를 관리하는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습으로 1초를 10초처럼, 1초를 1분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삶의 변화는 당연히 이뤄질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진홍씨가 이 연습을 통해 미루는 습관이 없어진것처럼 나 역시 1초, 1분, 10분, 하루를 더욱 더 소중히 여기고 관리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관리하면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까? 희철씨는 커다란 플래너를 꺼내며, 플래너를 사용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한다. 나역시 메모하기를 즐겨하고 자주 끄적이는 타입이라 보니 플래너를 사용하고 있는데, 희철씨의 플래너는 나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진홍씨처럼 나 역시 눈이 휘둥그레질 수 밖에 없었다. 10년동안 하루 평균 30분씩 꼬박꼬박 플래너를 쓰셨다는 희철씨. 플래너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으니,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루가 쌓여 생기는 시간의 무게가 엄청나다는 그의 말에 나는 또한번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책뒷편에 부록으로 희철씨가 사용하는(실제로 저자가 사용하는) 플래너일부(하루관리플래너/경제관리플래너)도 실려 있는데, 역시나 일반적인 플래너와는 달랐다. 부록의 플래너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 관리를 해야되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역시나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은 해보아야 겠다.


처음, 솔이가 그런 말을 했다. 변하겠다는 결심은 계기가 될 수 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변하기 힘들다고 말이다.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옮겨야만 변할 수 있다고. 처음 그 말을 들으면서도 뜨끔했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적을 읽으면서 변화된 내 모습도 있지만, 변화되지 않은 내 모습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변화된 내모습과 변화되지 않은 내 모습, 그 경계선에는 의지가 분명 존재했었다.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결국 나의 변화를 이끌어내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했었음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이번엔 좀 더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봐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더불어 나의 노력을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에, 그동안 나는 수많은 비교를 하며 좌절하고 있었음을 다시금 느꼈던 시간이기도 했다. 내 삶의 목표를 정하고 플래너를 잘 활용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나는 내가 참 힘든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 시작 할 수 있다는 말에 힘을 내보기로 한다. 우리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지금은 비록 돌아가는 듯 보이고, 뒤로 가는 듯 보여도 사실은 앞으로 가는 거에요. 멈추지 않는 이상 우리는 늘 앞으로 가고 있는 거죠. 그러니 인생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마세요." (p149)


진홍씨를 따라다니며, 나는 희철씨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하지만,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되기에, 나는 하나하나 실천해보려고 한다. 우선은 ’논어’부터 읽어보려고 한다. 사실 논어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터러,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말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논어가 중요한 이유는, 논어는 사람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 글귀들을 매일 열심히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쌓였고, 그 마음이 얼굴과 눈빛에 드러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되었다.(p280)는 진홍씨의 말에 나의 주저하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져버렸다.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시간을 관리하고 하루를 관리하고, 더 나아가 인생을 관리해야 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진홍씨와 희철씨, 지성씨와 솔이씨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다. 사실,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이미 여타의 자기계발서적에서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그만큼 시간이, 하루가, 인생이 중요하다는 말이니.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시간, 하루, 인생의 중요함을 인식시켜주며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를 제시해주는데, 스토리텔리싱 기법(그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을 활용하여, 지루하지 않고 딱딱하지 않게 내용이 와닿았던 것 같다. 더불어 일반적인 플래너와는 사뭇 다른 플래너 활용법이 인상적이었다.


변화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면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을 하고 싶다. 끝으로 솔이와 진홍씨의 이  대화로 마무리할까 한다.


"오빠도 나처럼 진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
"아냐! 아냐, 아 아니라고. ....나도 내가 정말 원하는 데로 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어."
"그런데 왜 안 움직여? 예전과 똑같을 뿐이잖아."
"그렇지 않아!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 물론 노력하겠지.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노를 저어도 강물 한 가운데에서 빙빙 돌 뿐이라면 어디에도 갈 수 없잖아. 제자리에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폭포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 p52)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별이’




[<오즈의 마법사.읽고 책 따라 그림 그리기>]



명작 전집에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명작류는 다양하게 읽어줘야 좋다고 하더라구요.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엄마가 되어 아이의 책들을 마주하게 느끼게 되었어요.. 같은 제목의 비슷한 이야기들 속에 다양한 그림을 만나는 것 또한 유아기 아이들에겐 중요하다는 것을요. 우리 아이도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는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화사한 앞표지를 보며 오즈의 마법사? 재밌겠다!! 하며 궁금해 하는 거 있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엄마가 1독하는 시스템..


예전엔 그냥 막 들이대서 읽어주기만 했는데 요즘엔 이렇게 먼저 한 번 읽어보고 엄마만의 정리가 필요해요.. 곧 예비 초등이 되는 아이인지라 엄마가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도 생각해야 하고,.또 아이가 불현듯 해 올 질문에 대비를 해야 하거든요.


오호~ 그렇잖아도 그림이 재미있었는데. 때로는 단순하게 때로는 정교하게!. 자기만의 그림기법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 대표 그림 작가였군요.. 오즈의 마법사 그림들이 딱 저 느낌이에요.. 단순한 듯 하면서도 정교한 그런 느낌.. 아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이 작가의 그림을 따라그려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지요.


이 책이 단행본으로 만나본 책이긴 하지만, 삼성출판사에서. 세계적 그림책 어워드 수상자와 유럽 국립 미술학교 출신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손 잡고. 만들고 있는 세계 명작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는 책이어서 전집의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아이들 첫 명작동화로도 괜찮을 듯 해요.. 이야기도 꼼꼼하고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재미있는데다,. 책 표지가 두툼하고 폭신한 스폰지 양장본으로 되어 있고, 모서리도 둥글게 마감되어 있어서 어린 아이들 보기에도 안전하게 되어 있어요.


캔자스의 작은 농장에 살고 있는 도로시.
어느 날 아저씨와 아줌마가 집을 비운 사이에 통나무 집에 회오리바람에 휩쓸리는 장면인데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고,
그 아래로 젖소며 새, 양까지 회오리 바람에 휩쓸리는 걸 볼 수 있어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가 남아있던 통나무집은 하늘에서 빙빙 돌다가 어딘가로 쿵 ! 떨어졌는데
천사같은 모습을 한 북쪽 나라 마녀가 나타나 나쁜 동쪽나라 마녀를 없애 줘서 고맙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도로시네 통나무집 밑으로 빨간 구구를 신은 두 발이 삐죽 나와 있어요.
도로시와 북쪽 나라 마녀, 통나무집 주변으로 그려진 배경 그림도 화사하니 봄날 풍경처럼 이쁘답니다.
여자 아이들이 무지 좋아할 그림체인 듯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도로시에게 북쪽 나라 마녀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 보라고 해요.
다들 잘 아는 이야기..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다가 똑똑한 머리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도 만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싶어하고는 양철 나무꾼, 용기가 필요한 겁쟁이 사자를 만나 동행하게 되지요.


한참을 친구들과 길 을 가다 깊은 골짜기를 만났을 때,
똑똑한 머리를 갖고 싶어하던 허수아비가 좋은 생각을 떠올리지요.

"사자야, 네가 우리를 하나씩 등에 태우고 건너면 어떨까?"
"좋아! 자, 내 등에 올라타!"

엄마는 벌써 좋은 생각을 해낸 허수아비가 똑똑하다는 것과,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낸 사자는 더이상 겁쟁이 사자가 아니란 걸 눈치챘는데
여섯살 아이는 어떨까 해서 물어보았어요.
아까 사자가 겁쟁이라고 했잖아. 근데 이렇게 친구들을 태우고 훌쩍 골짜기를 뛰어넘을 때 무섭지 않았을까?
사자가 용기를 한 번 내 봤겠지! 뭐.
ㅋㅋㅋ 그리곤,
그래도 오즈의 마법사 찾아가면 용기 준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 있죠.^^


드디어 오즈의 성에 왔지만, 오즈의 마법사는 커다란 초록색 얼굴을 한 채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를 무찌르고 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요. 여기까지 찾아오는 길도 쉽지 않았는데 서쪽 나라 나쁜 마녀를 무찌를 수 있을까요? 서쪽 나라 마녀가 날개 달린 원숭이들을 불러 모아 도로시와 친구들을 마구 괴롭히는 장면이에요. 여섯살 아이에게 서쪽 나라 나쁜 마녀의 대사를 읽어보라고 하니 이렇게 읽는 거 있죠. 그러고선 나 진짜 마녀처럼 읽지?! 하며 히죽 웃어요. 이번엔 빨간 구두 한 짝을 빼앗아간 서쪽 나라 마녀에게 화를 내는 도로시의 대사인데요. 서쪽 나라 마녀랑 톤이 거의 비슷하지만, 화가 난 듯한 목소리는 제법인 거 있지요.^^


커다란 초록색 얼굴을 한 오즈의 마법사를 보자마자 만다라가 생각났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투명테이프로 본뜬 원 두 개를 그려주고 오즈의 마법사를 그려보게 했어요.
남자 아이라 그런지 색칠하는 걸 싫어해서 그림만 그리고 땡!
그림을 더 그려보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뭘 그려볼까 하다가 양철 나무꾼이 눈에 들어왔어요. 도형을 연결해 놓은 느낌이 들어 따라할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먼저 그려보고 아이에게 요령을 설명해 주었더니 쓰윽~ 잘 그리더라구요.


커다란 초록색 얼굴을 한 오즈의 마법사는 어쩐 일인지 코와 입이 삐뚤어져 버렸지만,양철 나무꾼은 제법 잘 그렸죠? 이렇게 그리고는 더 그리고 싶다 해서 혼자 그리게 두고 엄마는 자리를 비웠는데 아이를 재우고 오니 책상 위에..^^ 요렇게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어요.중간에 와서 볼 때 다시 양철 나무꾼을 그리면서 숫자를 적어놨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설명하는 거래요. 나름대로 1번 얼굴을 그리고 2번 몸을 그리고 3번 다리를 그린다는 설명. 며칠 전에 나노블럭 조립하면서 설명서가 중요하다는 걸 꽤 느꼈나 봅니다.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책 제목도 적어놓고, 양철 나무꾼의 이름을 적어놓은 게 이쁘고 기특해서 다시 사진 찍어두고, 그림은 벽에 붙여 두었어요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아이아몽’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영화 가운데 하나가 <나 홀로 집에>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단정한 금발 머리에 새파란 눈이 인상적이던 귀여운 맥컬리 컬킨의 확약이 돋보이던 영화죠. 특히, 홀로 집에 남겨진 케빈이 아빠의 스킨을 얼굴에 바르고 따가워 깜짝 놀라던 모습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죠. 작은 꼬마 아이가 홀로 집을 지키며 도둑 콤비와 맞서 싸우던 모습이 얼마나 통쾌했나요? 꼬마 아이답지 않은 담대함, 그리고 수많은 함정과 다양한 부비트랩을 설치하던 그 재치는 모든 관객을 빠져들게 만들었죠. 벌써 그 때가 20여 년 전이네요.


그 때, 그 시절의 반가운 옛 영화가 예쁜 그림책으로 나왔답니다. 영화와 동명으로 미운오리새끼(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된 『나 홀로 집에』입니다. 당시 영화 포스터 글씨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표지 제목하며, 집안에 홀로 남은 케빈의 모습. 그리고 어수룩한 두 도둑 콤비들이 창문을 통해 케빈을 바라보는 장면의 표지가 금세 독자를 옛 추억으로 이끕니다. 그럼, 그 추억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볼까요?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저녁 케빈 가족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준비하고 있었답니다. 모두 짐을 싸느라 바쁜 가운데 말썽꾸러기 케빈으로 인해 식당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립니다. 화가 난 엄마는 케빈을 방으로 쫓아냈고요. 케빈은 케빈 대로 화가 나 가족 모두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정말 가족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답니다. 케빈이 아직 자고 있는 것도 모르고 가족들은 휴가 여행을 떠나 버린 거예요.


혼자 남은 케빈은 이제 어쩌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케빈은 만세~ 를 외친답니다. 이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잔소리 하던 가족들이 모두 없어졌으니, 케빈의 세상이 시작되는 거죠. 가족들의 침대에서 마음껏 점핑을 하고요. 아침 식사 대신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먹는 답니다(와~ 아이들에겐 이거야 말로 최고겠죠?^^). 아빠의 에프터쉐이브 스킨을 듬뿍 바르기도 하고요(이 장면이야말로 20여년이 지나도 기억 남는 명장면이죠.^^).


그런데, 어쩌죠? 이 마을에 휴가 간 가정을 노리는 못된 도둑들이 있네요(이 도둑들의 그림은 정말 영화 속의 인물들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이들의 계획을 알게 된 케빈의 활약은 이때부터 시작된답니다. 도둑들을 괴롭힐 온갖 계획을 짜거든요. 계단을 얼려 미끄럽게 만들기도 하고, 지하실 계단엔 타르를 발라놓기도 하고, 수많은 장난감 부비트랩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물론, 폭탄은 아니지만, 어수룩한 두 콤비 도둑들을 골탕 먹이기엔 충분하죠. 케빈의 활약이 기대되지 않나요?


책을 재미나게 읽고 난 딸아이에게 이 책은 옛날 엄마 아빠가 본 영화라고 알려주니, 영화도 보고 싶다고 하네요. 책이 너무 재미있다면서요. 이 책과 영화가 왜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 건 힘없는 어린 아이가 무시무시한 어른 도둑들을 골통먹이고 제압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도둑들에게 맞서 활약하는 케빈의 그 용기야말로 아이들에게 힘을 솟아나게 하는 것 아닐까요? 아이들 스스로를 케빈에게 대입하며 말입니다.


또한 혼자 집을 지켜내는 시간들을 통해, 언제나 잔소리만 하던 가족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존재들임을 깨달아가는 것 역시 『나 홀로 집에』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선물이겠고요. 이거야 말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적합한 메시지 아닐까요? 『나 홀로 집에』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같은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축복이 될 것 같고요. 연말연시에 이 책 『나 홀로 집에』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며, 용기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는 건 어떨까요?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중동이’




[디지털 유비쿼터스 시대가 초래하는 뇌 변화와 미래 예측]



알츠하이머(인지증)와 파킨슨병 연구의 권위자인 수전 그린필드. 그의 ‘마인드 체인지’는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의지를 갖는가, 물질적인 뇌가 어떻게 의식이라는 주관적 경험을 생성하는가 등에 관심을 기울여온 저자가 뇌의 가소성(可塑性: plasticity)에 초점을 두고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뇌에 흔적을 남기는 메커니즘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전체 20장 중 ‘뇌는 어떻게 마음이 되는가’(7장)와 ‘마음을 잃어버리다(8장)‘는 저자 자신의 표현대로 전기한 원대한 질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기에 특별하게 읽힌다.


현재 우리가 처한 시대는 스마트폰에 의해 견인(牽引)되는 유비쿼터스 시대, 빛 속도로 전달되는 정보의 홍수 시대이다. 물론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다 준 시대상이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자유라는 이름의 노예화, 유아(唯我)적 태도 등이 그것들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 빛 속도로 치닫는 의사 전달 및 업무 처리가 오히려 구성원들을 더 바쁘고 여유 없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한다.


저자는 인간의 뇌는 환경에 적응하라는 진화적 명령을 위임받았지만 뚜렷한 선형 순서가 전혀 없고, 사실들이 무작위로 널려 있고, 모든 것이 가역적이며, 자극과 반응의 시간 간격이 최소로 줄어들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나 촉박한 환경에 놓인다면 생각의 흐름은 어긋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례(類例) 없는 시대이고 미증유(未曾有)의 사태라는 말이 가능하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스마트폰의 푸른빛(blue light)이 눈의 망막 세포를 파괴하고 정상 수면을 방해한다고 한다. 이는 스마트폰이 빚는 부정적 영향 중 하나이다.


이어폰을 이용한 장기간의 음악 감상으로 인한 청력 손상 및 잘못된 자세로 인한 거북목 증후군, 사망까지 초래하는 주의력 분산으로 인한 사고(事故) 등까지 포함할 경우 문제는 결코 단편적이 아니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디지털 환경으로 공감의 전반적인 수준이 쇠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뇌가 기본 구성단위인 뇌세포로부터 해부학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지 뿐만이 아니라 실제 어떤 기능을 하는지까지 묘사한 일종의 시나리오 또는 이미지라고 말한다.


저자는 뉴런(신경세포)은 화학물질 전령(신경전달물질)을 매개로 삼아 미세 틈새(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들과 서서히 연결된다는 말을 하며 뇌세포끼리 직접 접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런 사례는 더 적다고 덧붙인다. 이는 사람도 언어라는 간접접촉을 통해 남들과 서서히 관계를 구축한다는 말로 보충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뉴런도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use it or lose it.)는 말을 한다.


저자는 뇌는 빈 공간을 그냥 두지 않는다는 사실 즉 뉴런이 노는 꼴을 참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우리가 뇌를 10 퍼센트 밖에 쓰지 못한다는 말은 지극한 헛소리라 설명한다. 즉 그렇게 쓰이지 않았다면 부검을 했을 때 90 퍼센트까지 대규모로 퇴화한 뇌가 보여야 하는데 그런 예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뇌의 구조와 화학적 활동에 일어나는 모든 물질적 변화를 고려할 때 풍부한 환경에 노출된 동물이 공간 기억과 검사에서 더 뛰어나고 공간 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 처리속도 등의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말한다.


풍부한 환경은 동물이 뇌 손상에서 회복되는 데에도 유리할 수 있다. 근육도 연습을 하면 늘어나듯 뉴런도 더 많은 가지를 만들면서 물질적으로 변화하는 반응을 보인다. 운동은 뇌로 가는 혈액 공급량을 늘리고 그 결과 대단히 중요한 산소 공급량을 늘린다. 저자는 의식이 전부 아니면 전무인 현상이 아니라 정량적인 현상이라 주장한다. 켜져 있거나 꺼져 있거나 둘 중 하나인 전등과 비슷한 것이라기보다 동물계 전체의 진화적인 의미와 태아 단계에서부터 진행되는 인간의 발달 과정 측면 모두에서 뇌가 발달하고 성장함에 따라 의식도 성장한다는 견해이다.


저자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탈출하는 행동이 사실상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연구자들의 주장을 전한다. 그리고 한 행동심리학자가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도파민 분비의 방아쇠가 될 만한 특징들을 열거한 사실을 덧붙인다. 저자에 의하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는 일종의 비현실적으로 이상화한 자아 또는 또 다른 자아를 실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문제점들을 나열한다. 사회적 비교와 질투의 토대를 제공하고 자기중심적이면서도 허약한 정체성을 갖게 하고 공감 능력을 쇠퇴하게 하고 등... 그러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보다 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목되는 게임은 어떤가. 저자는 게임 강박에는 뇌 회로의 재편 뿐 아니라 뇌와 화면의 양방향 상호 작용도 수반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1주일에 약 60 시간의 비디오 게임을 하며 보낸 시절을 회상한 라이언 밴 클리브라는 영어 교수의 사례를 전한다.


클리브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고 있으면 자신이 마치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말을 했다. 저자는 비디오 게임이 폭력을 학습하는 이상적인 공간이 되고 있음을 전한다. 저자 는 게이머가 게임 세계가 현실이 아님을 인식하고 있어도 여전히 게임 내 사건에 실제 인간으로서 반응함을 시사하는 증거가 나왔음을 언급한다.


저자는 비디오 게임에서 얻는 즐거움의 상당 부분은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경험 속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을 통해 나온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라는 진화적 명령을 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비디오 게임은 게이머에게 공격자의 역할을 맡기고 폭력적인 행동을 잘해내면 보상을 주곤 하기 때문에 폭력을 학습할 이상적 환경을 제공한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 우리는 세상을 헤쳐 나갈 새로운 기본 마음 상태를 연습하고 배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유례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물론 새로운 기본 마음 상태란 저급한 공격성, 짧은 주의 지속 시간, 지금 당장의 일에 무분별하게 집착하는 태도로 이루어진 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인터넷 학습 사이트는 어떤가. 저자에 의하면 검색엔진을 이용해 무언가를 쉽게 찾는 방식은 이미 기억 전략만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 과정 자체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매체(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마셜 맥루한의 명제를 응용해 화면이 곧 메시지라는 말을 한다.


저자는 종이책에 자기 나름의 속도에 맞추어 탐구를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음에도 전자책 중심으로 변해가는 독서 세태를 언급한다. 실리콘과 종이의 차이, 다중 작업과 하이퍼텍스트가 일으키는 산만함, 깊이 생각하기보다 죽 훑는 경향 등은 모두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인류가 점점 컴퓨터처럼 생각할 위험에 처하고 있다고 말한다.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과학과 예술을 통해 그 깨달음을 표현하는 핵심적 정신활동과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상태에 처했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우리 삶의 기반 구조를 이루는 전통적인 세 가지 구분법인 사적 내면의 자아 대 바깥의 다른 사람들, 사실 대 환상, 아이 대 부모와 조부모라는 구분법이 처음으로 사라지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저자는 우리가 소중히 하는 인간의 속성들이 모두 사라진 기계화한 미래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


저자는 자신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이 더 이전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비인간화할 것이라는 오래된 위험을 제기하거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좀비나 다름없는 사이보그로 변할 것이라는 끝없는 두려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인간적인 요소 중 최악의 몇 가지 측면들 즉 재능과 상관없이 지위를 얻으려는 욕망, 군중 심리, 앞뒤 가리지 않는 무모함 등이 지금 사이버 공간이라는 미지의 세계 전체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줄달음치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라는 말로 자신을 설명한다.


저자는 물론 대안도 제시한다. 1) 우리는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개인의 형질 중 무엇을 높이 평가할지를 결정해야 하며, 2) 전 세계적인 사회 동향을 알아보아야 하며, 3) 과학 연구에서 자료를 더 많이 모아야 하고 훨씬 더 명확하고 상세하게 살펴보아야 하며, 4) 지나치게 화면에 몰입하여 살아감으로써 생기는 결함들을 보상하거나 상쇄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창안해야 한다 등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등을 비롯 몇몇 미래 소설들을 예시하며 다소 비관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저자에 대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자가 말한 부정적 면모들을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의 도도한 흐름에서 장점과 함께 개인적 차원의 대응점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각자 처한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아날로그적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명상과 뇌과학을 결합한 일련의 책들을 읽을 필요를 느낀다. 균형(정서와 대안 등에서의)을 맞추는 길이기 때문이다.



- 2015년 12월 신간리뷰단 ’치자꽃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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