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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11.02 조회수 | 2,613

[2015 10월 4주] 추천도서리뷰

 






[청춘의 멜로디 <시골에서 로큰롤>]

앨비스 프레슬리의 <Hound Dog>가 로큰롤의 전부인 줄 알고 있던 나에게, 오쿠다 히데오의 로큰롤 이야기는 설레기에 앞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의 소설들을 읽은 기억은 유쾌하고 즐거웠다. 뼈있는 농담처럼 건네는 말인 듯하지만, 그 안의 진심 어린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웃음과 진지함을 동시에 품고 읽곤 했다. 그런 소설을 만나게 해준 그의 에세이가 거부감 있을 리 없지만 아무래도 음악, 그중에서도 로큰롤이라는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장르 때문에 한번 멈칫거리게 된다. 하지만 첫 페이지에서부터 참으로 그다운 말투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부담 없이 다가오게 하는 그의 이런 제스처가 그의 소설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쩌면 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인물들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 이런 오쿠다 씨. 귀엽다. ^^

중학교 1학년의 출발과 함께 그의 음악 인생이 시작된다. 아무래도 초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라는 신분이 그의 마음 자세를 변하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팝을 듣게 되면서 그 외의 장르까지 섭렵하게 되고 관심 두면서 점차 그 음악 지식의 폭을 넓혀간다. 동시에 그의 로 큰롤 사랑도 널리 퍼지고 깊게 되는 거다. 용돈 대부분을 LP를 사는 데 쓰고, 음악 잡지를 구독하기도 하며, 부모님께 오디오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는 아들의 역할도 충실히 한다. 음악을 듣는 게 그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이었다. 음악이 그의 청소년기의 시작을 알렸고, 친구들과의 교류의 메신저가 되었다.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을 형성하고 우정의 깊이를 파악하게 되는 일.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사람을 알아가는 기준점은 될 수 없었을 텐데, 그때의 오쿠다 히데오나 나의 청소년기의 시간이나 다를 바 없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친구도 좋아했으면 좋겠고, 그에 세세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감하던 순간은 마치 그때가 전부인 것 같다. 이 가수는 이런 게 좋은데, 이 노래는 이래서 좋고, 이번 신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은 끝이 없고... 아, 이야기 역시 끝이 없다. 그런 시간을 함께 한 음악이었으니, 그가 로큰롤에 몰입하며 보냈을 장면들이 상상이 되곤 한다. 이해 못 할 수가 없잖아. 시대가 달랐을 뿐이지,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가 달랐을 뿐이지, 같은 시간을 같은 모습으로 건너왔음을 알고 있으니,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그의 그런 시간을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떠냐, 이게 진짜 하드록이다. 귓구멍을 열고 똑바로 들어라. 나는 속으로 선언했다. 장짜, 장짜, 빠빠빠빠빵. 록의 세찬 리듬이 음악실에 울려 퍼졌다. 나는 여봐란듯이 몸을 가볍게 들썩이며 리듬을 타는 포즈를 취했다. 음량이 꽤 컸다고 기억한다. 내가 ’소리가 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멋대로 볼륨을 올렸기 때문이다. (121페이지)



그렇게 그의 청춘은 시작되었고, 로큰롤과 많은 음악으로 그의 성장은 이어간다. 팝에서 시작된 음악 사랑이 남다르다. 포크, 록, 레게음악까지. 관심을 두게 되면 역시 깊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나의 모든 것이 되어버린 순간 더 알고 싶은 건 본능에 가깝다. 모른 척할 수도 없다. 그 순간은 그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간절함과 더 많이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자칭 시골 소년이라 부르던 자신에게 어떤 날 운명처럼 다가온 음악은 그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한 모든 시간이며, 그를 소설가로 살아가게 한 시작이었다. “록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가 펼치는 록 음악 이야기에 모두 담겨있다. 1970년대 초반 억압적이고 답답했던 그의 학창시절을 버티고 견디게 해준 게 음악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오히려 우리의 시간과 닮은 그의 고백 같은 이야기가 친근할 지경이다. 누구에게나 어떤 시간을 건너가게 해주는 계기가 있기 마련인데, 청소년기의 우리에게 음악은 그 버팀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을 지녔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변함이 없다) 한밤의 라디오 역시 마찬가지고. 나도 그중 한 명이다. 집중해서 공부해도 모자랄 시간에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감독 선생님 몰래 라디오를 듣다가 뺏긴 적도 많다. 그렇게 뺏긴 라디오는 학년이 끝날 때야 겨우 돌려받았지만, 그걸 뺏겼다고 해서 음악 듣는 걸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오쿠다 히데오처럼 록에 빠졌던 건 아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조용하게 들려오는 음악을 좋아해서 발라드 분위기의 노래들을 듣곤 하는데, 이 책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있어 음악의 장르가 중요하진 않다. 오히려 음악이란 주제로 똘똘 뭉치며 공감대가 형성하기 쉽다. 그에게는 로큰롤이, 나에게는 발라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음악 장르가 버티게 해준 시간을 떠올리게 될 테니까.

원고 마감에서 해방된 그가 기타와 오디오를 사고, 편집자를 집으로 불러놓고 강제(?)로 새 로운 오디오 시스템으로 음악을 들려주며 아날로그 음반의 매력을 풀어놓자, 그의 십 대 시절 음악 체험을 글로 써보자는 제안이 나오기에 이른다. 오쿠다 히데오에게는 음악으로 시작되어 소설가로 살게 한 그 시절을 소환했고, 독자인 나에게는 그의 작품들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된 건지 알게 되는 계기였고, 동시에 십 대를 건너온 나에게도 추억을 불러오는 매력적인 시간이었다. 이해하지 못할 것들을 이해하기를 강요받던, 어른들의 억압에 눌릴 만큼 눌려서 폭발하기 직전인, 반항기 충만한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무엇이 그리 불만이었는지 이제는 잘 생각나지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들이 있다. 어떤 감정, 어떤 기억들. 늙고 싶지 않았는데 저절로 먹어가는 나이에 늙어가고 있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어른들에게 마법을 부리는 시간을 만든다. (아, 정말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여전해. 아직 내 마음은 청춘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고!) 

어른이 되어 살아갈 시간을 고민하는 그에게 음악이 결정적인 타이밍을 선사한다. 읽으면서 그가 말하는 록음악에 대해 내가 다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나에겐 없지만, 록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음악’으로 놓고 받아들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때뿐만 아니라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CD를 구매한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일은 기쁘다. 노래 한 곡에 꽂히면 그 한 곡만 몇 달이고 계속 듣는다. 그 순간에는 오직 그 음악만이 나를 구원해줄 것처럼 질리도록 듣는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 그런 음악 한곡쯤 있을 거란 생각은 변함없다. 이 책이, 오쿠다 히데오가, 그가 풀어내는 그 시간의 음악 이야기가 가을이 끝나가고 있는 이 순간 감정을 건드린다. 그의 말투가 이야기를 경쾌하게 끌어가고 있음에도, 순간순간 과거의 어느 시간으로 빠져드는 이 느낌은 잔잔한 출렁임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글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줄이야!) 내가 좋아했던 음악과 그가 열정을 담아 전하는 록 음악을 비교하면서 듣고, 읽게 된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그가 좋아했던 가수들, 음악들을 소개했다. 익숙한 음악도 있고 낯선 음악도 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그가 직접 듣고 경험한, 알게 된 부분들도 함께 언급해주니, 그 음악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정보가 된다. 비틀스나 핑크 플로이드, 딥 퍼플, 퀸, 레드 재플린 등 여러 가수와 음악도 깨알 같은 소개와 정보로 눈과 귀를 끌어당기고 있으니, 이 책 한 권으로 그 시대의 록 음악의 모든 것을 알게 된 시간인지도 모른다. 이 음악들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을 그의 표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겁다. 그의 말투가 바로 보이는 듯해서 말이다. ^^

작가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났을 무렵 생각했던 것은 내가 과연 어떤 포지션을 원하는지였다.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 따위 바라지 않는다. 그런 것은 나와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또 귀찮을 것 같다. 그럼 일부 열광적인 팬을 거느린 컬트 작가가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느 정도는 팔리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러다가 자신을 뮤지션에 견주어 상상해보니, 스틸리 댄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80페이지)

 

 

2015 10월 신간리뷰단 ’영e



 


[감동하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산을 내려올 때 아파트 단지의 곧게 뻗은 스카이라인 위로 덩그러니 떠 있는 보름달을 보았다. 아침이 훤히 밝아오는 그 시각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달이 그려내는 둥근 원은 약간 으스스하고 괴기스러운 광경이었다.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가 생각났고 그래서 더 으스스한 기분에 빠져 들었는지도 모른다. 바보 같은 짓이지만 혹시 몰라서 다른 하나의 달이 더 뜨지는 않았는지 한참을 찾아보았다. 낮에 달력을 찾아보니 어제가 보름이었다.

 

하루의 시작치고는 꽤나 재미있는 출발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이가 든다는 건 일상에서 부딪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이미 ’아는 것’의 범주에 무차별적으로 던져질 준비를 하게 되거나 이따금 새롭다 느껴지는 어떤 것들도 내 시선을 그저 잠깐 사로잡다가 이내 ’아는 것’의 범주로 내던져진다. 하루는 무수히 많은 날들 중 하나일 뿐 다름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다 문득, 그야말로 개벽을 하듯 ’죽음’의 추상성이 현실적인 무엇으로 구체화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토록 급작스럽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1℃ 인문학』을 통하여 네이버 블로그 ’Better’를 알게 되었다.’1년 8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국내외를 넘나들며 세상에 존재하는 좋은 이야기를 수집하고 공유해온, 꿈 많고 순수한 네 명의 청춘’(이승준, 한소라, 여상윤, 김현지)이 깊은 울림을 주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파함으로써 온라인과 SNS를 뜨겁게 달구었었나 보다. 그들 네 명의 젊은이들이 펴낸 이 책 『1℃ 인문학』은 1. 아이디어(IDEA), 2.사랑(LOVE), 3.용기(COURAGE), 4.사람(PEOPLE), 5.사회(SOCIETY)의 다섯 가지 주제를 나누고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10개의 에피소드와 인터뷰를 싣고 있다.

 

그렇게 모인 50개의 에피소드는 대개 몇 장의 사진과 짧은 글귀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를 읽는 데에 30초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 책의 부제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이 말해주는 것처럼 되내어 생각할수록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서울 맹학교&r squo;를 졸업하는 여덟 명의 졸업생이 받은 특별한 졸업 앨범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앨범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학생들의 모습을 스캔하고, 그 이미지를 토대로 졸업앨범이 제작되었다.

 

"추억이란 지나간 시간의 기억으로, 항상 좇을 수밖에 없는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기억의 감각에 우연히 닿으면 언제 잊었냐는 듯 어느새 그 시간을 떠올리고 이야기를 추억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시간이 많이 흘러 서로 다른 이야기 속에서 살더라도 지금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감각’을 선물 받았기 때문 아닐까요?" (p.102)

 

소록도의 한센인을 위해 공연을 한 가왕 조용필의 이야기, 유기견들의 마지막 표정을 그림으로 남기는 마크 바론의 이야기, 두 눈을 잃고 온몸으로 세상을 느끼며 살고 있는 고양이 허니비 이야기, 삶 자체가 혁명이었던 화가 프리다 칼로 이야기, 이웃을 위해 계산할 돈을 미리 내는 미리내가게 등 우리 이웃, 동시대의 사람들이 사는 지구촌 시민의 특별한 삶을 소개하고 있다.

 

"어쩌면 추위에 얼어붙은 우리의 몸을 녹이는 건 난로도 히터도 아닌 두 손을 맞잡은 순간의 따뜻함이 아닐까요?" (p.408~p409)

 

세월이 가면 갈수록 삭막하고 각박해지는 세상에 우리의 가슴마저 차갑게 식어버린다면 우리는 어쩌면 삶의 의지마저 꺾일지도 모른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너와 나의 체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99퍼센트의 부정에 맞서 싸우는 1퍼센트의 긍정은 감동이라는 매개체가 있기에 승산이 있는 것이다. 당신과 내가 감동하지 않으면 1퍼센트의 긍정은 다만 1퍼센트의 힘으로 사그라들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혹은 이 책을 쓴 네 명의 젊은이는 서로를 향해 이렇게 외칠지도 모르겠다. "감동하라! 그러면 살 것이니." 

 

2015 10월 신간리뷰단 꼼쥐1’





[가슴 속에 연민을 품고 사람에게 다가가라]


이 책은 1998년 처음 출간된 『행복론』에서 뽑아낸 좀 더 간결하면서도 쉽게 닿을 수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낸 책이다. 종교적 수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가 만나 ‘행복’에 관해 나눈 대화는 영적인 가치를 다루면서 과학적으로 접근해 설득력을 높인다.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행복’에 관한 생각들은 종교적 가치보다는 인간이라는 동등한 존재로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수많은 접근법과 서로 다른 상황 아래에서 저마다의 유용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인과관계의 법칙을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인다. 특별한 사건이나 경험을 바란다면 그런 사건이나 경험을 일으킬 만한 원인과 조건들을 찾아내고, 고통을 멀리하고 싶다면 고통을 일으킬 만한 원인과 조건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을 행복으로 이끄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리고, 자신을 고통으로 이끄는 것들을 차례로 버리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인 것이다. 

하워드 박사는 ‘선택’ 앞에서 고민이 될 때 ‘이것이 과연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한다. 이렇게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은 삶의 초점을 단순히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 궁극적인 행복으로 옮겨준다. 건강이나 재물과 같은 물질적인 편의나 성공이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올바른 정신 자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이러한 것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우리의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만일 마음 깊은 곳에 증오에 찬 생각이나 강렬한 분노를 감춰두고 있다면 엄청나게 대단한 것을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느 날 화산처럼 극렬한 분노를 터트리다가 그것들을 내던지거나 파괴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순간 그것들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 된다. 그러니 부유함만으로 내가 찾는 기쁨이나 충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오늘 당장은 내 손안에 있지만 내일이면 감쪽같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것들에 의지한다면 ‘진짜’를 발견할 수 없게 된다. 나 이외에는 잃어버리지도, 상처내지도 못할 것을 내면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부동심(不動心)은 오랜 시간 정신수양을 하듯 갈고닦아 얻게 되는 마음가짐이다. 우리는 내적 수련을 통해 우리의 사고방식과 세상을 보는 시각, 그리고 삶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수 있다. 모든 변화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더 이상의 돈은 필요 없다. 더 이상의 성공도, 명예도 필요 없다. 완벽한 몸도

필요 없고 완벽한 배우자도 필요 없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에게는 마음이 있다.

완벽한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는 그것 하나로 족하다.

H.C (42쪽)

달라이 라마는 마음 수련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한 점의 의심도 없이 말하면서 다만,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만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변화를 앞에 두고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이다. 무엇이든 즉각적인 변화와 만족할만한 결과, 강한 확신이 없다면 의심부터 하고 보는 성미 급한 사람들의 속내를 꿰뚫어본 말이다. 마음을 갈고닦는 일은 그 방법도 각양각색이고, 각자가 지닌 부정적 요소들 또한 수많은 얼굴을 띄고 있다. 행복을 향하도록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느끼고 말로 정의하는 일 자 체가 어렵기도 하며, 보이지 않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방향을 제시하는 일 또한 ‘말’을 뛰어넘는 영역이기 때문에 어렵게 다가온다. 각자의 기분은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으며 마음의 상태와 감정은 뚜렷한 형체가 없기에 느낌을 쫓아가듯 우린 말을 뛰어넘는 뭔가를 경험으로서 이해해야 한다. 그 과정은 길고 지루한 내적 싸움이며, 인내를 필요로 하기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그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내적인 만족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우리가 원하고 갈망하는 모든 것, 즉 돈과 집, 완벽한 배우자, 그리고 완벽한 몸을 전부

갖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 방법의 약점을 지적하기를, 우리가 원하고 갈망하는 것들이 제멋대로 늘어나다 보면 머지않아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방법은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원하는 것이다……

H.C. (69쪽)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신념을 얘기하던 중 지각이 있는 다른 존재들, 즉 다른 사람을 섬기라는 말이 나의 이해를 뛰어넘어 한동안 말속에 잠겨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루 동안에도 몇 번이나 사람에게 실망하고, 기뻐하고, 위안을 얻으며 널뛰기하듯 마음이 달라지는 나에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섬기라는 말이 참 어려우면서 묘한 끌림을 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깨달음은 삶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모든 현상과 사건들은 각기 다른 측면들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과거의 경험들을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더 깊은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도 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도 문화적 배경이나 생활 방식, 신앙이나 피부색과 같은 차이점은 옆으로 밀어둔 채 우리 모두는 몸과 마음, 감정으로 이루어진 똑같은 인간이며 누구나 행복을 열망하고 고통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는다면 보다 쉽게 소통하고, 생각을 주고받고,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된다. 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그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끼게 만드는 동병상련의 감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민을 키우려면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을 향해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키우고, 보다 강하게 만들어 다른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 때까지 넓혀나가는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내 안에 집중된 예민한 감각이 세상을 향해 열리기 시작하고, 거기에서 나에 대한 새로운 ‘쓰임’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만일 우리가 몸을 사리지 않고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해결책을 찾는 데

온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면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 도전이 된다. H.C. (142쪽)

 

2015 10월 신간리뷰단 ’코델리아윤’

 





[한국 경제의 9가지 생존 전략을 말하다] 

끝없는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으로 당장 눈앞의 주가나 집값이 치솟으면 불황이 끝나고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는 신호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구조를 그대로 방치한 채 국민에게 빚더미를 떠안겨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려 한다면, 이는 화려한 무대와 언변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심령술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대한민국 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세기의 마술사’로 불렸던 해리 후디니는 유대교 랍비의 아들로 태어나 4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서커스와 마술을 배우며 자랐다. 20대 후반에 들어 그는 긴박한 상황에서 수갑이나 족쇄를 풀고 탈출에 성공하는 마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그의 전성기인 1910년대에는 죽은 사람을 불러낼 수 있다는 심령술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심령술보다 더 강력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녔다고 믿었다.

그의 친구이자 <셜록 홈즈>의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도 후디니가 신통력을 가진 심령술사라고 믿고 있어서 이를 자백하라고 강요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마술은 오직 눈속임일 뿐이라며 심령술의 존재를 극구 부인함으로써 두 사람 간의 우정은 깨지고 말았다. 후디니는 이를 인정하기만 하면 더 큰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는 심령술의 거짓을 파헤치는데 남은 인생을 바쳤다.

하지만 심령술을 믿는 사람이 쉽사리 수그들지 않았다. 이에 그는 <기적의 마술사와 그들의 비밀>이라는 책을 출간한 후 미국 전역을 돌며 심령술사의 눈속임을 밝혀내려는 외로운 싸움을 펼쳐 나갔다. 말년에 건강이 악화되자 그는 자신의 사후에 심령술사들이 자신을 팔아 돈벌이에 나설 것을 미리 짐작하고 죽기 전에 아내 베아트리체와 둘만의 암호를 만들었다.

정말로 그가 죽자 수많은 심령술사들이 그의 영혼을 불러낸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 암호를 맞히지 못했다. 아내 베아트리체는 남편 후디니가 죽은지 17년 뒤인 1943년 남편을 불러내려던 모든 심령술은 실패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미국인과 유럽인을 빠뜨렸던 심령술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경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거품과 패닉 현상도 이와 유사하다. 결국 진실 앞에서 거짓은 무릎을 꿇고 만다.

특히 지금같은 저성장 시대가 되면 마치 심령술사처럼 엄청난 수익을 약속하며 우리들은 현혹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심령술에 미혹되어 자산을 맡겨다가는 머지 않은 장래에 큰 낭패를 당하고 말 것이다. 과거의 고성장 시대엔 발생한 손해를 빠른 시간에 복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쉽지 않다.

과거 미국과 유럽에 수많은 심령술사가 나타나 혹세무민惑世誣民하던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홀로 외롭게 분투노력했던 기적의 마술사 후디니처럼, 이 책도 다양한 정보와 새로운 시각을 전함으로써 독자들인 우리들이 보다 정확하게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쉽게 빠르게 읽힌다. 국내경제는 물론 국제경제까지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각 주제당 10페이지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한국 경제의 오늘과 미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9개의 경제 프레임을 소개한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경제 정책부터 기업, 부동산, 세금, 빚, 빈부 격차, 복지, 인구, 청년 문제 등 경제 전반을 다루고 있어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저성장, 장기 불황, 경기 부양책, 금리 정책, 재벌 우선주의, 부동산 상승, 국민연금, 무한경쟁, 세대 갈등, 부자 감세, 늘어나는 가계부채, 가난의 대물림, 최저임금, 무상보육 논란, 생산인구감소, 저출산 고령화, 낙수효과의 실체, 청년 실업, 복지 문제 등 언론을 장식하는 최근 경제 현안들을 명쾌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 박종훈은 KBS 경제부 기자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 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지냈다. 한국은행에 입행했다가 1998년 KBS에 입사하여 대표적인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립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됐던 외환위기 극복과정을 취재했다. 그 뒤 9·11테러를 뉴욕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고,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 이슈들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금융 관련 탐사보도와 기획보도를 통해 2007년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올해의 보도기자상’을 받았으며, 이밖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기자협회 등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KBS 홈페이지에서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칼럼을 연재했으며, 저서로는 <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등이 있다.

수출 우선주의가 경제를 붕괴시킨다

멕시코는 1940년부터 1980년까지 40년 동안 국가 주도형 발전 전략을 채택해 평균 6.2%에 달하는 놀라운 경제상장률을 기록함으로써 세계 각국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는데, 1975년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47위까지 올랐다. 참고로 당시 한국은 세계 76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1976년 대규모 유전 개발에 성공하면서 멕시코의 놀라운 성장 신화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얼핏 생각하면 석유의 발견이 국가 경제의 발전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경제가 후퇴하는 ’산유국의 저주’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멕시코 역시 석유 수출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자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다른 산업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모두 도태되고 말았던 것이다. 1981년 멕시코 수출의 3/4을 차지할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높았다. 큰 위기를 맞은 1982년 멕시코는 결국 모라토리엄을 선언,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하버드 대학의 대니 로드릭 교수는 한 나라의 경제가 무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기업의 이윤은 커지는 반면, 근로자들이 임금으로 받아가는 몫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경쟁을 핑계로 정부가 근로자들을 압박하기 때문에 임금이 낮아지고 재벌의 몫이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리되면 내수 시장이 급격히 축소됨으로써 마치 하늘만 쳐다보는 농부의 천수답天水畓처럼, 남의 나라 경제에 완전히 의존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나라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국 경제가 크게 흔들려 경제 위기에 취약한 경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저임금을 기반으로 수출 증대만 추구하는 것은 낡은 ’중상주의’ 시대에나 통하는 것으로 고급 인력들도 해외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출 현상을 막을 수가 없다.    

달러를 창고에 가득 쌓아놓은 채 국민들이 더 가난해진다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국부國富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창고에 금은보화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이에 저자는 우리 경제가 멕시코의 실패를 답습하기 전에 이미 200여 년 전에 나왔던 애덤 스미스의 혜안을 다시 돌이켜볼 것을 제안한다.

정부는 모르는 진짜 경제 부양책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면 정부는 걸핏하면 부양책을 내놓는다. 대표적인 부양책이 바로 대규모 건설 사업이다. 건설 경기와 부동산 부양에 힘을 쏟았지만 한국 경제의 둔화 현상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사실 이런 실패의 선례는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자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3년간 약 700조 원에 상당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건설 경기 부양에 퍼부었다. 하지만 일본은 효과를 보지 못한 채 25년에 걸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게다가 국채 발행으로 조성한 돈, 즉 빚으로 부양책을 실시함에 따라 국가 부채 비율은 세계 1위국이란 오명을 얻게 되었다.  

빚더미에 의지해 건설 경기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는 지금의 경제 정책 기조는 결코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없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경제에서 건설 경기 부양책은 잠시 통증을 잊게 하는 마취제만 될 수 있을 뿐이지, 환부를 직접 치료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투자는 교량이나 댐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고 ’청년’이다. 사람이 최고의 자원인 한국이 이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면 어디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는가. 아직도 희망의 불씨가 약간은 남아 있는 지금이 ’위대한 민족’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재벌만 살아남은 경제는 어떻게 붕괴되나?

한동안 국내 언론사의 사회면을 도배하다시피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이 발생하자, 네티즌 수사대는 조 부사장이 한진빌딩 1층에 커피솝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재벌 3세가 커피 가맹점 장사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온 국민들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사실 이전에도 재벌 2, 3세의 제빵 사업 때문에 동네 빵집이 폐업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재벌 후손들은 여전히 반성은 커녕 손 쉬운 사업에만 손을 댄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선진국은 어떤 사업을 할까? 그들은 골목 상권에 진출한다거나 신규 창업 기업의 시장이나 기술을 빼앗는 일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반면, 한 국의 재벌들은 기업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달라면서 온갖 특혜를 요구한다. 규제 개혁이란 말이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실상은 재벌에만 유리하지 새로운 창업 기업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여력을 재벌에 몰아주는 정책은 조세 제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천문학적인 이익을 보는 삼성전자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웬만한 중소기업의 법인세율보다도 낮다. 이익이 늘어날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기는커녕 온갖 공제 제도 때문에 오히려 세율이 낮아지는 역진적 법인세 구조 덕분에 재벌들이 큰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기업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온갖 특혜를 제공해온 덕분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안락한 온실이 생겼는데, 어떤 기업이 스스로 온실 밖으로 뛰쳐나가 악조건 속에서 싸우는 어려운 길을 택하겠는가? 결국 온갖 풍파를 이겨내며 강인하게 성장해온 대한민국의 재벌이 온실 속의 화초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재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온실에서 키워진 복서는 거칠게 훈련한 야생野生 복서에게 패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너무도 편한 환경을 제공받은 재벌 후계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에게 이기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도전 정신을 갖고 글로벌 상권에 진출하기보다 골목 상권에나 집착하는 소심한 경영자로 전락한다. 그리되면 나라 경제의 미래가 없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빚을 권하는 정부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여성들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실정인데, 더구나 인구 절벽이 곧 찾아온다고 세계적인 석학들이 경고를 보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아파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전월세의 조건이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 전월세입자들이 주택 보유로 돌아선 탓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과거의 ’부동산 불패’라는 착각에 빠져 낮은 대출 금리를 업고서 빚내서 아파트를 장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한편, 이미 집을 확보하고 있는 5060세대는 은퇴를 시작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비중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야 자식들의 결혼 및 사업자금과 자신들의 노후 생활비에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하락하면 경제 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부의 효과가 마이너스로 작용하여 소비가 줄고 경기가 위축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대출 위기도 미국 FRB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찾아온 현상이다. 저금리를 이용하여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캠페인 아닌 캠페인을 벌인 셈이었다.

최근 한국의 부동산 부양책이 점점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소위 ’빚 권하는 사회’를 부추기고 있는 인상이다.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성세대가 줄어들자 청년들에게 장기 저금리 집값을 대출해주는 정책을 내놓았다. 청년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 포장이 되었지만, 자칫 미국처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가장 마지막에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청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평균 소득을 버는 청년이 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신의 수입만으로 서울에서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를 산다면 원리금을 갚는 데 무려 40년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져서라도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은 청년들에게 막대한 빚만 떠넘기게 될 것이다.

한국의 부자들은 진짜로 세금을 많이 낼까?

우리나라 부자는 정말 세금을 많이 낼까? 기획재정부는 부유층 증세 논란이 있을 때마다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세’의 45%를 낼 정도로 큰 부담을 지고 있다며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반대해왔다. 더구나 일부 언론은 이 소득세 발언을 전체 세수로 착각하고, 소득 상위 1%가 45%의 ’세금’을 내고 있다는 잘못된 기사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득세’와 ’세금’은 엄연히 다르다. 소득세가 우리나라 세수稅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8%(2013년)에 불과해, 글로벌 주요 국가 중에서 그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상위 1%가 납부하는 소득세가 전체  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가 아니라 6.6%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상위 1%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2.97%나 된다.

경기 부양책, 묘약인가?

심각한 불황이 바로 눈앞에 놓인 한국 경제에 당장 부양책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긴 하다. 그러나 이런 부양책만으로 경제를 유지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조속히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다시 성장 동력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어넺 한국 경제가 무너질지 모르는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상황에 놓이고 말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 정부가 경제를 되살릴 진정한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우리는 빚더미에 의지한 부양책에 우리의 남은 자원을 쏟아부어 왔다. 하지만 이미 25년 전에 우리와 비슷한 정책을 썼던 일본이 결국 참담한 실패를 겪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쌓아올린 빚더미는 점점 더 무겁게 우리의 미래를 짓누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막으려면 더 늦기 전에 더욱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무너진 이유는 결코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빚더미의 마약과 같은 효과에 취해 일본 경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한계상황까지 경기 부양책을 썼기 때문이었다. 경기 부양책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반드시 나중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정책이다. 이 때문에 짧은 불황에는 그 고통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그 대신 부양책에 중독될 경우에는 경제 전체를 병들게 만드는 위험한 정책이 될 수 있다.

공정한 분배는 성장의 디딤돌이다. 

이른바 ’낙수落水효과’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대기업에 돈을 몰아주면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하고, 이로 인해 대기업의 돈이 넘쳐흘러 중소기업이나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만약에 대기업만 돈을 벌고 수많은 중소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이는 허황한 꿈이 되고 만다.

대기업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의 가계는 주머니 사정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도 이를 사줄 수 있는 소비 기반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 이에 기업들이 과도하게 수출에만 의존하게 되자 쪼들린 가계는 출산까지 기피하면서 소비를 줄인다. 이는 결국 20~30년 후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까지 훼손하는 지경이다.  

성장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들은 흔히 ’파이를 키우기도 전에 나눠 먹을 생각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 경제에서는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기본 시스템과 규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구조에서 도대체 누가 최선을 다하겠는가? 지금처럼 인구 구조 악화와 기술혁신의 둔화로 장기 불황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지킬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은 바로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한 분배 시스템을 바로 잡는 것이다.

집 값이 오른다구요(?)

지금 우리 정부는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퍼부어 가까스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청년들의 인구는 물론 소득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 집값이 계속 오르기는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집값은 물가 상승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각종 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집에 의지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점점 더 불안한 대비책이 될 것이다.

곧 인구절벽이 시작되면 재테크로 돈을 버는 게 점점 힘들어지므로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노후 준비를 더 앞당겨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맞아 우리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심령술사들의 현혹이 더욱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이에 절대로 넘어가지 말자. 이런 경제 및 인구 구조 하에서 돈을 굴려 큰 돈 번다는 것은 헛된 꿈이다.



 "낙망落望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 도산 안창호

 

2015 신간리뷰단 ’호시우행’






[버림, 채움, 나눔, 정리의 힘!!]
 

가끔 방송에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쓰레기로 가득한 방은 발 디딜틈도 없고, 그런 쓰레기로 인해 가족들의 불편은 쌓여만 가는데, 더욱 큰 문제는 그런 쓰레기를 쌓아놓는 사람들의 심리다. 쓰레기를 치우려고 하면, 불안에 떨기도 하고,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대지 마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두분류로 나뉘는데, 바깥에서 계속해서 쓰레기를 주워와서 집안 가득 (쓰레기가 넘쳐 마당까지 가득차기도 하는) 쌓아놓는 사람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 한번 들어온 물건을 버리지 못해서 자꾸 끌어안고 살아 쓰레기가 쌓이는 경우이다. 보통 심각한 경우로 방송에서 주로 다뤘던 이야기는 전자에 해당되는데, 이 사람들은 쓰레기를 자꾸만 주워오기 때문에 집안 가득쌓인 쓰레기로,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요. 고약한 냄새로 주변이웃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방송에서는 이렇게 쓰레기를 자꾸만 주워와서 집을 쓰레기더미로 만든 사람에게 병이 있다고 판단하여 심리적인 치료도 병행하고, 집의 쓰레기를 처리해주고 정리도 해주었다. 집안 가득 쓰레기로 넘쳐놨을때 그렇게 날카롭게 경계하던 사람이 깨끗해진 집안에 들어서며 그렇게 환하게 웃을 수가 없없는데, 아직도 그 환한 미소가 눈에 선하다.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이런 잡동사니 더미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 물건을 버리면 처음에는 날카롭게 반응하지만, 결국 깨끗해진 집안을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지저분해진 그 쓰레기더미들이 마음의 병을 더 키운것은 아니었을까 싶었더랬다. 그 방송을 보면서, 어떻게 쓰레기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수 있을까 놀랐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전자도 문제이지만, 후자(자신의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 사람) 역시 그냥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심각하게 고민했던 이유는 나 역시 후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으로 나왔던 이들처럼 심한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완전히 망가져서 너덜거리지 않는 이상엔 쉽게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이, 정리정돈을 잘 못하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였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웠던 것 같다. 

절약정신이 몸에 벤 나의 습관이 장점이라고만 생각했지, 단점이 될 줄 생각지는 못했기 때문에 충격이 두배로 컸던 것 같다. 어쩐지 요즘 집안을 보면서 가끔 한숨을 쉴 때가 있었다. 치워도 치워도 표는 나지 않고, 어느정도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한것 같은데 며칠 지나면 다시 엉망이 되어 있기 일쑤였다. 그럴때마다 나는 그런 말을 뇌까리곤 했다. "결국 깨끗이 치우려면 버리는 수 밖에 없는데.." 하지만, 결국 난 버리지 못했다. 막상 버릴려고 집어들면 ’아, 이건 분명히 언젠가 사용할 때가 있을텐데.’,’ 아, 이것도 돈을 주고 구입한건데.’ 라며 여러가지 이유를 되며 다시 제자리로 집어들곤 했기때문이다. 결국, 버리는 것 없이 정리정돈만 했더랬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것이 문제였다. (다행인것은 나는 버리는 것과 나누는 것은 별개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는것. 버리는건 아까운데, 나눌때 아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이건 좀 다행인것 같다.)

책에서는 말했다. 정리의 목적은 정리가 아니라고. 정리의 목적은 사람이 편하게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말이다. 물건을 위한 정리, 정리를 위한 정리가 아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말에 한참 멍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나는 그동안 내 편의를 위한 정리보다는 물건을 위한 정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깨끗해지더라도, 내가 필요한 물건을 찾기 위해 다시 물건을 헤집는 일이 빈번했고, 그러다보니 다시 물건들이 뒤죽박죽 되기 쉽상이었다. 나의 문제를 파악하지도 않은채 변명이랍시고, 나는 "정리를 해도, 며칠지나면 또 이렇게 되는데.."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었다는 사실에 웬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책을 읽으며, 내 책상의 물건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당장 쓸 물건들과, 나중에 쓸 물건들을 정리하여 나중에 쓸 물건들은 따로 보관해두고, 당장 쓰거나, 자주 쓰는 물건만 꺼내놓았다. 이렇게만 정리해도 물건이 뒤죽박죽 쌓여 엉망이 될 일은 없었을텐데, 그동안 내가 정리를 참 못하고 있었구나 새삼 느끼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정리도 정리지만,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던 ’버리기’인데 책에서는 현명하게 버리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책에서의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내 성격상 마구 버리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영국의 정리 컨설턴트 메리 램버트가 쓴 <물건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에서도 저자는 물건을 버리라고 말한다. 모든 물건에는 고유의 에너지가 있는데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된 물건에서는 좋지 않은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p79) 그 이야기를 듣자, 사실 속이 뜨끔하면서 불편했더랬다. 아마, 나의 어머니는 더 할 것이다. 어머니는 종종 물건을 주워오기도 하는지라, 이 책을 어머니에게도 권해드려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필요한 물건과, 버릴물건을 함께 정리해보아야 겠단 생각도 들더라는.

공간의 주인은 사람인데, 어느새 내방은 내가 주인이 아니라, 물건이 주인이 되어버린 것 같다. 책에서는 공간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데, 그말에 공감한다. 어느 순간부터 내 방이 점점 좁아짐을 느낀다. 언젠가는 사용하겠지 싶어 박스안에 넣어둔 물건으로, 어느새 창고로 전락해버린 내방을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온다. 처음엔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덧 방안에 박스가 늘어났다. 안그래도 좁은 공간이 더 좁아보이니, 늘어나는 건 한숨뿐. 언제 날을 잡아 대대적인 정리를 해야 되나 고민했는데, 책에서는 한꺼번에 하는것 보다는 하루에 조금씩 시간을 내어서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아무래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것을 하다보면 정리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쌓여만 가고 그것이 더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경험상 그렇기도 했다. 정리를 잘하고 수납을 잘하기 위한 5원칙은 큰 도움이 되었다. 그 5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리할때는 한번에 정리하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셋째, 내물건부터 정리한다.

 넷째, 정리하기 전에 수납용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다섯번째, 물건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물건은 사용할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p207~210 참조)

사실, 넷째의 경우를 보고 뜨끔했는데, 나는 정리할 의욕에 들떠 각종 수납용품을 구입했지만, 장소에 맞지 않아 그 수납용품이 오히려 짐이 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눔이라는 이유로 필요한 분들에게 드리긴 했지만, 그 후로는 나도 수납용품을 구입할땐 심사숙고하는 편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번엔 책의 조언데로 수납할 곳이나 물건들을 결정한 다음에 수납용품을 구입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정리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이유로 미뤄두었던 일들을 이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조금씩 정리하다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저분한 공간, 정리되지 못한 공간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우울증을 만들기도 한다. 정리가 습관이 되면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쾌적한 환경으로 기분까지 좋아질테니. 더불어, 이 책에는 ’정리수납전문가’(사실, 생소한 이 직업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정리수납전문가란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간을 위해 물건과 정리를 돕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공간을 어떻게 관리할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상당해주기도 하고, 정리와 수납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정리와 수납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켜주는 전문가인 셈이다.) 라는 직업에 대한 소개도 실려 있는데, ’정리수납 전문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것 같다. 소중한 내 삶을 위해, 소중한 내 보금자리를 위해, 정리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이 책, 이 책을 추천한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rsq uo;별이’





[아이와 마음의 눈높이를 맞추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일때가 있다. 마음이 움직이는게 느껴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오늘 그런 책을 만났다. 아빠와 딸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책인데 읽다보면 마음이 참으로 평온해져온다. 그리고 뭉클하기도 하다. 슬픔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책인데 아빠와 딸의 대화가 이상하리만치 뭉클하다. 아빠의 마음을, 딸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담아낸 책이라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빠져들게 된다.


아빠와 딸은 온 세상이 아름답게 물든 가을 날, 산책 길에 오른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계단을 폴짝 뛰어내리는 딸의 모습에서 아빠와의 산책이 얼마나 설레고 기쁜지 그대로 드러난다.  딸은 곧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영특하다. 혼자서만 종알종알 이야기를 늘어놓는게 아니다. 아빠와 ’대화’라는 것을 주고 받을 줄 안다.


’아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 번 물어봐’라고 시작한 대화는 끝없이 이어진다.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가는데 아빠는 딸 아이를 대화의 주체로 만들어 주며 이야기를 풀어놓도록 도와준다. 아빠의 생각을 이야기하거나 화제를 전환하지 않는다.  딸과 보조를 맞춰 발걸음을 옮기듯 아이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살짝 살짝 추임새 역할만 한다. 그런데 이 대화방법이 이렇게 신선할 줄이야!

아이와 대화를 잘하는 방법, 아이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다룬 육아서에서 접했던 바로 그 대화법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에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법 운운하고 싶진 않지만, 지금 딸과 아빠는 육아서에서 제시하던 바로 그 올바른 대화방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빠는 자신의 생각을 더하지 않고, 아이의 말이 쉼없이 이어지도록 오로지 아이의 생각과 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딸 아이의 섬세한 감성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나는 개구리가 좋아. 헤엄치는 개구리가 좋아. 폴짝폴짝 뛰는 개구리도. 
아빠, 내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지 한번 물어봐. 너 아이스크림 좋아하니? 아니. 나는 아이스크림을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 ’또 또 물어봐. 또 또 뭐가 좋아? 나는 비가 좋아. 비가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내리는 게 좋아.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난 이말이 좋아. 빗소리로 만들었어. 내가 만든 거야. 그래, 그런 것 같았어. 
  
대화의 일부를 옮기는 동안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마음이 설레고 괜스레 미소도 지어진다. 아들만 둘인 나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대화라 그럴까. 아니, 아들만 둘이어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그동안 몰랐을 뿐이다. 사랑하는 두 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눌 생각을 하니 벅차 오른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채는 방법이 실은 그리 어렵지 않음을 깨닫게 해 준 책.

놀라운 건 이 책이 외국의 유명 그림책을 번역만 한 게 아니라는 것!
보스턴 글로브 혼 북 명예상과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 수상 작가 이수지가 미국의 인기 작가 버나드 와버의 마지막 작품 <아빠, 나한테 물어봐>에 매료되어 직접 그림을 그리고 번역을 한 작품이라고 한다. 버나드 와버의 간결하면서도 정이 듬뿍 담긴 글에 반해 그림으로 그려냈다고 하는데, 책을 읽고 보다 보면 원래 한 편의 완벽한 그림책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완벽하게 아름답다는 말은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아이와의 대화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다, 는 딱딱한 추천의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와의 대화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으리라. 대화법은 차치하더라도 읽고 또 읽다보면 어떤 방향으로든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랑스럽고 정겹다. 섬세하면서도 아름답다. 마음이 알 수 없이 평온해져 온다. 이 마법같은 책을 많은 분들이 눈과 마음에 담아보시길 바란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soulnote’

 





 [사람을 돕는 개]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가 5살이었을 때로 기억됩니다. 딸아이와 국내 여행을 하던 중, 모처에서 커다란 개가 가만히 있던 딸아이를 갑자기 공격한 적이 있었답니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의 옷에만 이빨자국과 함께 구멍이 났고 다치진 않았지만, 그 때의 트라우마로 1년이 넘도록 딸아이는 작은 강아지만 봐도 질겁하며 도망가곤 했죠. 유치원 선생님들도 여러 차례 말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지만, 감사하게도 1년이 지난 어느 날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된 계기를 만났답니다. 역시 국내 여행지에서 조그만 강아지가 달아나는 모습에 얼른 딸아이에게 ‘네가 무서운가봐. 도망가잖아.’ 그랬더니, 그 뒤로는 조금씩 개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강아지를 기르자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극복되지 않은 게 있는데, 그건 바로 부모의 마음입니다. 당시 입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개들에 대해선 괜한 미움의 감정과 함께 거부감을 은연중 가지고 있음을 문득 문득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저에게 치유를 선물한 책이 있답니다. 바로 『사람을 돕는 개』란 책이랍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람을 돕는 개들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활약하고 있거나, 활약하였던 개들을 작가가 직접 만나고 인터뷰한(물론, 개들을 직접 인터뷰하진 않았고요 개들의 핸들러와 인터뷰를 했겠죠.^^)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흔히 사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개들을 생각하면, 시각장애인 안내견, 마약 탐지견, 인명 구조견 등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함으로 우리 사람들을 돕고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고마운 개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개코’의 진가를 보여주는 마약 탐지견 담비와 검역견 카이저와 태백. 목조건축문화재 속에서 우리의 문화재를 갉아 먹는 흰개미들을 탐지해내는 보람이(문화재청장상까지 받았데요.). 국토의 동쪽 끝에서 매서운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독도를 지키며 외로운 독도경비대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는 삽살개 독도와 지킴이. 지체장애인 도우미견 장군이(휠체어를 끌어준데요. 정말 놀랍죠?). 등등 참 많은 개들이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됩니다.

특히, 아픈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개들도 있어 새롭게 시야가 열리는 느낌도 받았답니다. 또한 청각장애인들을 돕는 도우미견들은 그 작은 몸집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남모를 괄시를 받기도 한데요. 많은 사람들이 시각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은 알지만, 청각장애인을 돕는 조그마한 개들은 몰라, 출입을 허하지 않아 괄시를 받는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그 모습에는 잔잔한 감동도 느껴졌답니다.

어쩌면 세상에는 작은 아이들을 위협하는 못된 몇몇 극소수의 개들보다는 우리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고, 더 나아가 사람들을 유익하게 섬기고 헌신하는 훌륭한 개들이 더 많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고마운 책이네요. 그뿐 아니라, 이 책의 출판사 “책공장더불어”는 오직 동물들에 관련된 책들만을 출판하는 출판사라고 하네요. 이런 출판사가 있음을 알게 된 것 역시 이 책을 통한 또 하나의 열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뿐 아니라, 우리 딸아이 역시 혹시 개들을 향한 미움과 두려움의 찌꺼기가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고마운 개들의 모습, 그 활약상을 살펴봄으로 이제는 온전히 날려버리게 되길 바랍니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중동이’



 

[치유할 수 있는 질병, 노화를 저지하고 역행하라]


"노화는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치유할 수 있는 질병이다."

노화가 질병이라니, 이 놀라운 발상이 책 표지에 적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가 느껴진다. 저자 빌 앤드루스는 한낱 질병에 불과할 뿐일 수도 있는 노화에 정면으로 맞서 생명 연장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왜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과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차근히 제시한다.

저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텔로미어’에 주목했다. 텔로미어를 쉽게 표현하자면 DNA 염색체의 끝 부분에 씌워진 보호용 캡과 같다. 인간이 죽을 때까지, 세포 속의 DNA는 끊임없이 복제되고 대체되는데, 이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조금씩 손실되면서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그러나 텔로미어에는 특별한 기능을 발현하는 유전 정보가 담겨 있지는 않다.) 만약 염색체 끝 부분에 텔로미어가 없었다면, DNA 복제 과정에서 염색체 끝이 조금씩 손상되어 유전 정보가 제대로 복제되지 못한다. 이 문제가 지속되면 결국 생물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

나는 지금껏 인간의 몸이 기계 부품과 같아서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손상되고 소모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연구 결과 인간의 몸은 (대체로)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화의 문제에 있어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짐으로 인한 효과가 다른 요인들보다도 우선시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텔로미어가 완전히 소실되지 않고 줄어들 뿐인데도 불구하고 신체가 점점 노화하여 온갖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 역시도 꽤 흥미롭다.

그렇다면 텔로미어 손상으로 인한 노화 문제에는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그는 텔로미어 길이가 단축되는 현상을 막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의 작용에 큰 기대를 걸고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텔로머라아제가 적절히 활성화되면 텔로미어가 손상된 부분이 보충되고 재생된다. 그러나 이 연구는 굉장히 어렵고 세밀한 작업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온갖 걸림돌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를 꾸준히 지켜보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 보면 쥐(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약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포유류인 쥐의 실험 사례를 인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기에 아쉬움이 있다. 텔로머라아제를 통해 노화를 늦추는 성과가 임상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사건이다. 어떻게든 하루라도 확실하게 더 살고 싶은 사람은 세상 천지에 엄청나게 많을 테니까 말이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화를 억제하거나 둔화시켜 역방향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은 대략 24세 정도의 젊은 신체로 회귀할 수 있다. 그러나 ’노화’를 막는다는 뜻이지 성장 자체를 억제하는 일과는 별 관련이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점점 어려져서 갓난 아이가 되거나 심지어 그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물론 애초에 노화의 저지나 역행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지극히 요원한 일이다.)

책에는 연구에 필요한 자금 부족 문제도 살짝 언급되어 있다. 그와는 별개로, 책 뒤표지에서 보이는 저자의 얼굴을 보니 연세가 꽤 많아 보이기에 시간(저자의 수명) 문제도 대단히 우려스럽다. 그가 연구에 필요한 여러 자원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생명 연장과 노화 역전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엄청나게 애석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강도와 분량의 운동을 즐겨온 뛰어난 스포츠맨이다. 특히 젊은이들도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장거리 코스의 달리기를 꾸준히 반복해 왔다고 하니 그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꽤 사회 속 윤리에 대한 무거운 문제들이 연달아 제기된다. 인구가 과잉화되어 지구상에 인구가 넘쳐나지 않을까? 어떤 측면에서는 노화가 좋은 것이 아닌가? 사회보장 재정이 고갈되지 않을까? 노화 치유가 부자들에게만 이득이 되지 않을까? 노화 치유가 자연법칙에 어긋나거나 신성을 모독하는 것은 아닌가? 불멸은 이기적인 목표가 아닌가? 독재자의 장수 문제는? 대통령이 24세로 보이거나 온 가족이 같은 나이로 보인다면? 문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 어떤 것도 가볍게 여길 수가 없다.

저자는 이 문제들로 인해 인류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어떤 문제가 존재하더라도 ’죽음’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견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주장과 연구는 공리주의적 측면에서 충분한 효용을 가진다. 만약 그의 연구가 제대로 종결되어 인류의 수명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면, 이는 인류 사회에 ’대체로’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설령 온갖 문제가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고 인류의 발전을 저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예방 가능한 질병을 일부러 치료하지 않고 멀쩡한 사람을 사망의 길로 인도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나는 의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이론이나 연구 수행 과정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대안 연구나 반론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 연구가 과학적으로 옳은지 어떻게 대단한지 확실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과학을 좋아하는 한 일반인에 불과한 내가 어떤 평가를 해 봐야 무슨 설득력이 있겠는가. 그저 이런 이론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 정도만 간단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따름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이왕이면 24세 때의 젊은 신체를 유지하며 전성기의 기분을 되찾아 보고 싶다. 내가 24살이었던 과거에는 군대를 갓 전역하여 온갖 흥미로운 경험을 쌓아 나가던 좋은 시절이었다. 만약 군대를 갓 전역한 시점으로 되돌아가게 해 주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당연히 고민되지 않겠는가? 지금의 내 생각과 경험들은 그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잊혔거나 이룰 수 없었던 내 추억과 꿈들 역시도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내가 다시 젊어져서 멋진 인생을 재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온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벌써부터 해보고 싶은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물론 이런 생각은 모두 허황된 망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본능적인 소망은 쉽사리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늙고 병든 상태로 억지를 써 가며 수명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24살의 건강한 신체로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그의 이상과 노력에 깊이 공감한다. 비록 지 금은 불완전하고 부족한 연구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그의 연구가 긍정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빌 앤드루스의 텔로미어의 과학>은 건강히 오래 살고 싶은 희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왕이면 MBC 다큐멘터리 ’생명연장의 꿈’ 같은 텔로미어 다큐멘터리와 함께 접하는 게 더욱 유익할 것이다. 물론 나부터가 먼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여 독서의 유익함을 더해 봐야겠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산골양반’


인터파크도서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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