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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10.19 조회수 | 2,685

[2015 10월 2주] 추천도서리뷰





   [ 매력적인 SF 월드로 초대합니다 ]

요즘 많이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절대’라는 수식어다. 일어날 수 없는 일 앞에 붙이면 더 강한 어감으로 다가와,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강한 믿음을 주지만 그것도 온전하지는 않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란, 없을 거라는 생각이 짙어지고 있으니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자주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언젠가, 우리가 ‘미래’라고 설정했던 시간 속 가능성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는 거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백 투 더 퓨처>의 설정들이 이제는 현실로 이루어졌거나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보면, 그저 가능성으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그러니 SF 소설집 <조커가 사는 집>의 이야기들이 단순히 이야기로만 멈춰있지는 않을 듯하다. 어디까지나 과학을 잘 모르는 나의 추측일지 몰라도, 불가능할 거라기보다는 언젠가 이런 일들을 눈앞에서 보게 될 날이 올 거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9명의 작가가 흥미롭게 써낸 SF 소설들이 독자의 눈길을 붙잡는다. 먼저 고백하자면, 이런 장르는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런데도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재밌게 읽었다. 아, 언젠가 이런 일들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됐다. 9편의 단편이 가상현실이라는 배경을 두고 있지만, 몇십 년 후의 우리 사는 세상을 막연하게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변함이 없는 것 역시 드러내고 있다. 살아가는 시간, 배경이 달라졌어도 인간의 본성은 어디 가지 않더라. 그런 부분을 독자의 눈에 담게 하는 게 이 소설의 매력인 듯하다. 생소하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닮은 부분에 많이 공감하면서 읽게 될 터이니,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해서 겁낼 필요 는 없다. (나를 봐, 내 취향 아닌데 이 소설 읽는 동안 즐거웠다니까)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는 이야기들에 공감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애써 나쁜 생각을 털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대체 가능한 존재의 가치가 얼마나 쉽게 휘발되는지 알지 못했다. (68페이지, 「옥상으로 가는 길」)

시체들이 인간을 공격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비어있는 건물로 숨어든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그린 「옥상으로 가는 길」은 줄곧 결말을 궁금하게 했다. 생명을 담보로 한 공간에서, 보급된 생필품을 옥상에서 가져오는 일을 맡은 사람이 갑이 된다. 난쟁이라 불리는 청소부가 그 역할을 하게 되면서, 그동안 외면받던 몸이 생명을 구하는 역할로 주목받는 인생이 된다. 인생 반전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건가. 선행성 기억상실에 걸린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그린 「도둑맞은 어제」는 신체가 바뀌는 상황이 빚어내는 광경이 볼만하다. 「장군은 울지 않는다」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한참을 웃었다. 아, 이 쌍둥이의 진짜 모습은 이거였구나 싶은 그 순간, 재밌는 발상이라는 생각에 무릎을 쳤다. 소설의 매력을 그대로 와 닿게 한다. 「큐피드」의 결혼적령기 여자가 만난 남자는 사람들의 진정한 짝을 보는 능력이 있다. 남자는 매번 여자를 만날 때마다 거기 보이는 짝이 자신이 되길 바라게 된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상대의 옆에 쉽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지는 못한다.

언젠가 닥칠 미래의 한 장면일지도 모른다는 섬뜩함을 그대로 보여준 「씨앗」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유지해야 할 관계의 정석을 그린다. 기업이 소유한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통제당하고 사유화된 공간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말한다. 「업데이트」는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세상을 그린다. 특히 사람의 불완전한 부분을 시술로 가능하게 하면서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온다. 바로 돈이 걸린 문제.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것 또한 자본의 원리로 돌아갈 수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지하실의 여신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진심이 이런 시도를 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섬뜩할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간절한 바람 앞에서 못할 게 있을까. 블랙잭을 잘하기 위해 머릿속에 집을 짓는 게 가능한 일임을 시사하는 「조커가 사는 집」은 인간 스스로 뇌를 조종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기억력 강화 방법이 전혀 없는 방법도 아닐 듯하여 찾아보고 싶었다. 한 사람의 죽음의 과정을 재구성한 「사건의 재구성」은 미래의 언젠가 이런 방법으로 사건 해결을 이루어낼 수도 있겠다는, 미해결 사건의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의 기대를 해본다.

씨앗은 공기를 타고 퍼졌고 인간의 눈과 코와 귀와 입과 털구멍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 씨앗을 받아들여 키울 수 있었던 사람은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죽었다.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면서 사람은 식물과 하나가 되었다. (188페이지, 「씨앗」)

가상현실이라는 설정을 알면서도, 큰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다. 언젠가 우리가 만날 시간일지도 모른다. 시간적 배경만 다를 뿐이지, 지금과 너무 비슷한 인간의 모습에서 시간의 간극을 느끼기 쉽지 않다. SF라는 소개가 부담스러울까 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그저 소설로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충분했다. 게다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적 배경에 공감이라는 여운을 잊지 않고 챙긴다. 상상의 세계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하면서 그 공간 안으로 독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과학이라는 소재가 우리 삶 곳곳에 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그동안은 과학으로 인해 우리 삶의 변화와 발전을 보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인 시선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저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가는 가벼운 걸음으로 봤다.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제법 우리 삶과 아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니 상상이되, 상상에서만 머물지 않는 가능성을 품은 이런 소설도 우리 앞에 이렇게 나타나는 거겠지. 

SF를 즐기는 독자뿐만 아니라, 나처럼 SF에 거리감 두었던 독자에게도 부담 없이 놀러 오라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이 소설의 초대에 응해도 좋겠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매력에 푹 빠질 시간을 고대하면서...

2015 10월 신간리뷰단 ’영e’




   [ 반려견과 함께한 2년의 기록 ]

고향집에는 개를 키운다. 노년의 삶이 적적하실 테니 개든 뭐든 정붙이고 살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때로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고향집에 들를 때마다 개가 자꾸 바뀐다. 누가 개가 필요하다고 하면 줘버리고 새로 얻어오신다고 하던데, 개에 대한 큰 애착은 없으신가 보다 했다. 그래서 개를 키운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개가 태어날 때부터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지켜보는 경험은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하다. 이 책은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여류 작가 이토 히로미 님이 반려견인 타케와 14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느꼈던 감정과 에피소드를 엮은 에세이다.

단순히 적적함을 채우기 위해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개의 일생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일생을 함께 한다는 것은 가족과 다름없음을 의미할 테고 저자는 만남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인간만이 아닌 개의 삶도 기꺼이 끌어안는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탄생한다. 다케라는 이름, 니코라는 이름, 루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족이 된다. 탄생의 기쁨을 맛보고 상실의 슬픔을 함께 한다. 한결같은 기대와 고집, 삶에 대한 태도, 개의 마음이 늘 함께 한다. 

다케와 함께 한 마지막 2년 동안의 기록은 삶과 죽음의 민낯뿐만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인간이 한없이 약하고 갈등하는 존재임을 동시에 보여준다. 반려견을 통해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메우고, 결핍이나 불안을 채우려고 하는 욕망과 늙고 병든 노견의 삶을 바라보며 생사의 지점을 결단해야 할 때, 개의 병수발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와 애견 의료비용에 진절머리 내며 돈과 개에 대한 마음을 저울질할 때 인간이 약한 존재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인 간과 다르게 안락사라는 선택권이 있음에도 어쩌지도 못하는 너무나 약한 존재인 것이다. 삶과 죽음을 대면해야 하는 우리에게 안쓰러움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음이 오히려 솔직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아무 죄도 없이 다케의 다혈질 성미를 고스란히 받아줘야 하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지만, 나는 이미 노쇠한 남편과 아버지를 통해 늙은이의 변덕과 짜증을 여러 번 경험한 터였다. 나이 앞에서는 개도 인간과 다를 바 없구나, 하고 생각하면 다케의 저런 모습도 짠하게 여겨지면서 하해와 같은 넓은 아량으로 감싸주고 싶어진다." (본문 55쪽)

지인 중에 개를 키우고 있는 분이 있다. 작고 귀여워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개를 키우다 보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고 한다. 개의 마음 따위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개인적 선택으로 개들의 삶이 정해진다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 번은 개의 다리 한쪽이 다쳐 수술을 해야 했는데, 꽤 많은 수술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 수술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버려져야 하는 것인지 수술을 시키고 고통을 줄여줘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끝에 결국 수술을 시켰고 개를 키우네 마네 말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은 어쩔 수 없는 건가 싶은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인간적으로 보였다. 지인은 끝까지 함께 간다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인간의 도리라고도 했던 것 같다. 고액의 의료비 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도 우리의 솔직한 마음일 테고 인간이라서 끝까지 보살필 수밖에 없는 마음 또한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이 인간이듯이 개도 개일뿐이다. 누군가의 장난감이 되어야 하는 목적으로 또는 적적함을 달래야 하는 목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먹고 마시고 똥 싸고 노는 것처럼 개들도 마찬가지다. 삶도 그렇지만 죽음 또한 다르지 않다. 저자의 어머니는 팔다리가 마비 상태로 5년을 지내다 눈을 감았고 아버지 또한 파킨슨병을 앓으며 위암과 뇌경색도 찾아오는 바람에 매일 한 움큼의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지독한 고독감, 무료함, 적막감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끌어안은 채. 수명 연장을 하면서까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묻는다. 죽음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연장이다. 혹이 있으면 있는 채로 평소와 다름없이 살아갈 뿐이다. 물 흐르는 대로 따르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저자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어머니는 5년 동안 영양제나 약물, 산소를 투입하는 호스를 주렁주렁 단 채 병실 침대에 무기력하게 누워 지냈다. 아버지 역시 죽기 직전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코에 호스를 집어넣고 고통스러워했다.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당하는 느낌이었다. 다케만은 부모님이 겪은 잔인한 절차를 겪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본문 128쪽)

신은 우리에게 투정 부릴 자유도 주셨지만 감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인내도 함께 주셨다. 지지리 궁상 내가 왜 이렇게 살까 한탄하면서도 쉽게 삶을 못 버리는 것처럼, 회사 다니기 싫다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퇴사를 못하는 것처럼, 다 지긋지긋하다며 진절머리를 내다가도 결국 함께 정붙이고 사는 부부처럼, 지겹다고 내가 왜 개를 키워 이 말썽이지 하면서도 끝까지 돌보게 되는 것처럼. 우리가 인간이라서 그렇다. 그것 또한 우린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이라고 말한다. 궁시렁 대면서도 인간의 도리를 저버릴 수 없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이고 병든 노모의 쓸쓸한 죽음 앞에 어쩔 수 없는 것 또한 우리가 인간이라서 그렇다.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한결같은 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저자는 인간적 따뜻함과 평온함을 느꼈던 것 같다.

누군가 그랬다. ’말하고, 취하는 모든 행동들이 모여 삶이 된다. 그중에서 글로 써지는 삶은 기억하고 싶어하고 아끼는 삶이다.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진실한’ 한 일면이 아닐까’라고. 아버지와 다케를 돌보고 끝내 저세상에 보내기까지 저자가 느꼈던 감정은 저자에게 있어 인생에 가장 진실한 한 일면이었을 테다. 도쿄와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졸였을 저자의 마음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그래서 개의 마음도 저자의 마음도 담담하게 읽힌다. 언젠가 한 번쯤 마주해야 할 우리의 민낯이기도 하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주리야’




주역을 알면 세상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을 제대로 아는 것이 어려운 만큼, 주역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싶다면 주역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범주만 제대로 잡는다면 세상사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고, 복잡해 보이는 사회 이면의 단순한 원리를 깨우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역을 이해하기에 앞서 저자는 우리에게 완벽한 범주를 찾는 중요성을 일깨운다. 원소의 주기율표나 인도 철학의 사대 개념 (흙, 물, 불, 바람), 중국의 오행으로 ‘목 화 토 금 수(木 火 土 金 水)’가 바로 이런 범주에 속한다. 저자는 주역에 관한 누군가의 해석을 읽는 것만으로는 평생 같은 자리만 맴도는 공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제시하는 방법이 주역의 범주가 실생활에 어떻게 쓰이는지 무수히 많은 예시를 제시하면서 그‘쓰임’에 익숙해지라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주역이 시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하며 철학이 아니라 과학임을 강조한다. 결국 시간을 다루는 학문은 우주에 닿기 때문이다. 시대가 발전하듯 현대 과학에 힘입어 주역을 이해하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공자가 주역을 처음 접하고 크게 좋아했던 이유는 주역이 만물의 유형(類型)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이는 만물의 존재 형식이 유한하고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뜻인데, 이로써 공자는 만물의 뜻에 통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큰 이치를 배움으로써 세상사와 사람 간에 일어나는 사건들에서 어떠한 유형을 읽어낼 수 있게 되고 그런 시각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과 덜어내야 할 것,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일까지 점쳐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주역을 이해하는데 앞서 ‘음’과 ‘양’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저자는 주역이 음양의 논리로 이루어진 음양학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사물을 음과 양으로 빗대어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음양은 범주가 너무 포괄적이어서 구분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다. 그래서 범주의 세분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주역’이라는 것이다. 주역을 이해하는 데는 그 범주가 되는 팔괘와 대성괘를 이해하는 일이 기본이다. 음과 양을 이루는 두 개의 문자를 ‘효’라고 부른다. 2개의 효가 이층으로 이루어진 것을 ‘사상’이라 부르고, 3개의 효가 3층으로 이루어진 것을 ‘팔괘’라고 부른다. 주역에 있어서 팔괘가 단어라면 대성괘는 문장에 해당된다. ‘대성괘’는 팔괘가 서로 만나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64개가 되는데, 이것을 이해하면 만물에 통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학문이든지 ‘응용’이 제일 어려운 법이다. 앞선 기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 순간부터 배움이 꽉 막히게 된다. 기초가 맞물려 사고가 굴러가듯 뜻을 이해하며 반대개념까지 생각해내는 것이 응용이라면 나는 이 부분에서 꽉 막히고 말았다. 저자의 설명을 보기 전 8가지 괘상이 조합된 문자를 먼저 해석해보니 전혀 다른 의미가 따라왔기 때문이다. 애초에 팔괘를 의미하는 하늘, 땅, 불, 물, 바람과 같은 상징적인 단어가 제시되지만 그 자체가 의미가 되기보다는 ‘하늘 같은 어떤 것’, ‘땅 같은 어떤 것’이라는 뜻으로 성질에 초점을 맞춘 의미인지라 초보자가 정확한 윤곽을 잡아내기 더 어렵게 다가온다. 주역의 어려움을 미리 맛보았다면 이 책의 설명이 얼마나 쉽고, 이해를 돕는지 알 수 있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주역은 역시나 머리 아픈 학문으로 다가온다. 그래도‘쉽게’풀이한 주역을 만나본 책이니 만큼 입문서 정도로 여기고 좀 더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선 다른 책을 여러 권 읽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40년이 넘게 공부해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학문임을 여실히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동시에 도전의식을 불태우는 학문이기도 하다. 예술이나 과학계를 불문하고 수많은 학자들이 최고의 학문으로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 학문을 책 한 권으로 이해하려는 것도 욕심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의미를 파악한 뒤에 실생활에서 무수히 많은 예시를 찾고, 대입해보며 익숙해지는 방법뿐일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핌으로써 깨달을 수 있고,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점점 발전할 수 있다.
괘상 하나에서도 배워야 할 것이 무수히 많다. 괘상은 보고 또 보고 속으로 음미하고
스스로에게 적용시킴으로써 극의(極意)에 도달할 수 있다. (171쪽)


2015 10월 신간리뷰단 ’코델리아윤’




   [ 자기경영에 대한 대가들의 훈수 ]

하버드 머스트 리드 시리즈를 만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들은 성장해왔다. 이 말은 결핍이라는 요구가 충만해질수록 이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덩달아 뒤따르기 때문에 우리들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의미이다. 우리 모두의 시계 태엽을 뒤로 감아 보자. 때는 1997년 12월, 경영자는 물론이고 회사에 소속된 임직원들 모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큰 사건이 있었다. 그렇다. IMF 외환위기다.

이 즈음 이후에 공병호, 구본형 등 소위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 전문가들이 출현했다. 사실 경영이라는 용어가 회사나 조직 등에 적용되다가 이를 개인에게로 전이轉移시킨 주역들이다. 이들은 평생 직업과 직장이 붕괴되었기에 이처럼 난감한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태舊態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업무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줄어들며, 건강은 나빠지고, 삶의 의욕은 감퇴한다. 게다가 스스로 느끼기에 성장하기보단 후퇴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문제를 알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앞만 보고 달린다.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고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 충격 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세상은 바뀔 수 없다. 자신이 바뀐다면 세상은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경영도서들은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방법을 주로 다루지만 이 책은 일과 가정 그리고 자기 자신의 영역에서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나침반 역할을 자처하면서 소위 지식근로자들의 자기관리, 즉 자기경영에 관한 방법을 주제로 다룬다.


스스로의 능력을 극대화하라

책은 10강講으로 구성됐는데, 경영관리의 방법을 체계화시켜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평가를 받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30년 동안 리더십을 강의해 온 리더십 연구의 선구자 스튜어트 프리드먼의 ’더 좋은 리더, 더 풍요로운 삶’ 등 최정상급 학자들의 강의가 이어진다.

1922년 출간 이후 세계를 뒤흔드는 경영이론의 데뷔 무대 역할을 하고 있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세계 11개국에 번역돼 25만명의 독자에게 수준 높은 경영학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하버드 머스트 리드 시리즈’는 이 중에서도 특히 호평받는 대가들 칼럼을 인적자원관리, 변화관리, 리더십, 자기경영, 전략, 핵심 등 6가지 주제에 맞춰 각각 10꼭지씩 담고 있는데, 이중에서 이 책은 자기경영에 해당한다.

책은 먼저 보너스 강의로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클레이튼 클리스텐슨 교수의 ’삶을 어떻게 평가할까?’를 싣고 있다. 그는 무엇이 좋은 경영학 이론이며 어떻게 그것이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글에서 그는 ’내가 직업을 통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내 가족과의 관계가 끊임없는 행복의 원천이 되도록 내가 어떻게 보장할까?’, ’내가 어떻게 정직하게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자기경영

나폴레옹, 다빈치, 모차르트 등 역사상 위대한 성취자들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경영해왔다. 이처럼 위대한 성취자가 되는 비결의 핵심은 바로 자기경영이다. 물론 예로 열거한 인물들은 예외적인 경우이다. 그들은 재능과 성과가 보통 사람들의 한계를 훨씬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저 평범한 능력을 가진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최대한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바른 위치에 둬야 한다. 사람이라면 평균적으로 약 50년의 시간 동안 노동을 한다. 이 기간에 우리들은 정신적으로 긴장의 끈을 잡고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기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만일 우리가 야망, 추진력, 지적 능력을 지녔다면 선택한 직업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시작이 어디였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늘날 기업들은 근로자들의 커리러를 관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들 스스로가 각자 최고경영자가 되어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기 자신을 깊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의 가장 우수한 강점과 가장 위험한 약점이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자신이 어떻게 배우고 일하는지?, 그리고 어떤 업무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말이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일하나?
나의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 속해 있나?
내가 무엇에 기여할 수 있나?


시간경영

당신은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한 직원이 당신에게 다가와 "문제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한다. 당신은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당신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다.

당신은 방금 ’원숭이’를 당신 부하 직원의 등에서 당신의 등으로 옮기도록 허락했다. 당신은 이제 부하 직원을 위해 일하게 되었다. 많은 원숭이를 껴안게 되면 정작 본래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처리할 시간이 모자라게 된다. 상사가 지시한 성과를 달성하고 동료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어렵게 된다.

어떻게 원숭이가 쌓여 가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윌리엄 온켄 주니어와 도널드 바스는 ’부하 직원의 솔선수범 역량을 키우라’고 제안한다. 예컨대 부하 직원이 당신에게 문제를 전달하려고 할 때, 이를 덜컥 받지 말고 부하 직원에게 해법을 준 후 이를 실행해보고 나중에 보고하도록 만들라고 주문한다. 부하 직원들이 그들의 원숭이를 다루도록 격려함으로써 부하 직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얻게 되고 당신은 본래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원숭이를 처리하기 위해 약속을 잡아라
솔선수범의 수준을 구체화하라
상황 업데이트의 보고 시간을 정하라
내적 안전감을 키워라
부하 직원의 기술을 개발하라
신뢰를 쌓아라

*5가지 수준의 솔선수범*

1. 들을 때까지 기다린다
2.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본다
3. 안건을 제안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
4. 행동하는 동시에 보고한다
5. 스스로 행동하고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과부하 회로

데이비드는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두드리며 컴퓨터로 이메일을 읽고 있다. 동시에 그는 해외 임원과 전화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무릎은 구멍을 뚫는 드릴처럼 위아래로 움직인다. 그는 가끔 입술을 깨물고 영원한 동료인 커피 잔으로 손을 뻗는다. 그는 멀티태스킹에 너무나 빠져 있어서 15분 전에 아웃룩 캘린더가 그에게 상기시킨 약속을 까맣게 잊었다.

*ADT와 싸우는 방법*

긍정적인 감정을 길러라
당신 뇌에 충분한 수면, 좋은 식습관, 운동 등 물리적 배려를 하라
ADT를 위해 체계적으로 일을 정리하라
회사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분위기 조성에 투자하라



더 좋은 리더가 돼라

삶은 제로섬게임이다. 한 가지 차원에서(예, 업무) 승리하려고 고군분투할수록 우리는 다른 세 가지 차원(예, 가정, 지역사회, 자기 자신)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튜어트 프리드먼 교수는 다르게 생각한다. 충돌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성취감을 못 느끼게 하고 고립시킬 수 있다. 또 우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따라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잘하려면 프리드먼의 토털 리더십 과정을 활용하라. 우선 우리 삶에서 누가 가장 중요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분명히 표현하라. 그런 후에 네 가지 모든 영역에서 만족감과 성과를 증진시키는 작은 변화들을 실험하라. 예컨대 아침에 운동하는 것은 업무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주고 우리의 자긍심과 건강을 향상시킨다.

프리드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털 리더십의 개념에 집중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족감이 20~39% 증가했고, 업무 성과도 역시 9% 이상 증가했다. 이들이 일하는 시간은 더 줄었음에도 말이다.


리더십의 근본 상태에 들어가기

거의 모든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과 리더십에 대한 책은 우리가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을 공부하고 그들을 따라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미국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퀸 교수는 리더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때 그들은 아무도 따라 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대신에 그들은 자기 자신의 근본적인 가치와 능력에 의지했다. 역설적이게도 일반적인 존재 상태가 아닌 진정 자기 자신에 충실한 상태였다. 로버트 퀸 교수는 이를 ’리더십의 근본 상태’라고 부른다. 이것은 우리가 위기에 봉착할 때 결국 전진하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일상적으로 리더들은 정상 상태에서 자신이 필요로 한 것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도전은 리더십의 근본 상태라고 불리는 강도 높은 시각을 필요로 한다. 두 가지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아래 표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리더십의 근본 상태에 들려면 다음 단계를 적용하라. 첫째, 당신이 이미 리더십의 근본 상태에 도달했었음을 인식하고, 둘째, 당신의 현 상태를 분석한 후, 셋째,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질문을 하라.


원초적 리더십

만일 리더의 기분과 이에 따른 행동이 사업 성공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면, 리더의 우선적 임무(다니엘 골먼은 이를 ’원초적 임무’라고 부른다)는 감정적 리더십이다. 리더는 자신이 긍정적이고 높은 에너지 상태인지를 규칙적으로 확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행동을 통해 직원들도 그렇게 느끼고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최종 성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바로 리더의 기분이다. 임원들의 감정적 지능(자기 인식, 공감, 타인과의 관계 등)은 자신의 성과와 분명한 연관성을 가진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감정적 스타일은 ‘기분 전염’이라고 불리는 신경학적 과정을 통해 다른 모든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만병통치약은 없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경영사상가인 다니엘 골먼,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등 ’대가’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 구성원들에게 동기 부여하기, 깊은 공감 능력으로 조직을 관리하기, 자기 인식을 냉철히 하기, 팀에 자신감 불어넣기 등 효과적인 리더십을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하지만, 이 책의 번역자인 윤원섭 매일경제 기업경영팀장은 대가들의 이론이 상당히 시간이 경과했음을 감안하라고 당부한다. 뛰어난 저술이기에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이 있을지라도 그 구체적인 해법은 모든 개개인들에게 효험이 있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튼 일과 가정, 그리고 자신의 영역에서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무척 유익한 길잡이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기업체의 CEO 및 임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호시우행’




   [ 청춘들이여 힘내십시오. 화이팅!! ]

’청춘’ 하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미생>이다. <미생>에 등장하는 신입사원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을 보며 생각했다. 이 드라마는 우리 청춘들의 현실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라고 말이다.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도 저마다 다르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 그런지 공감하며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도 있고 꿈이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이도 있다. 

왜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가. 이미,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꿈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장애물, 그 장애물을 뛰어넘어 골인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그래서일까. <미생>의 장그래를 보며, 나는 힘껏 응원하고 응원했다. 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너무나 지극한 현실앞에 좌절하고 슬퍼하지 말라. 우리는 아직 젊다. 우리의 피는 뜨겁다. 우리는 청춘이다.

노래방에 가 면 아버지는 항상 ’아빠의 청춘’이란 노래를 부르곤 했다. ♬~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 그럴때면 웬지 모르게 짠해지곤 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너는 참 행복한거라고. 너는 아직 청춘이니까. 너는 할 수 있다고."

그 러 나 , 나는 그런 아버지를 볼때면 항상 죄송스럽다. 나는 할 수 있다고, 해 낼 수 있다고, 잘 될꺼라고 그렇게 최면걸듯 소리쳐보지만, 실상앞에서 좌절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나는 청춘인데 왜 나는 이럴까? 왜 나만 이런걸까 싶은 적이 참 많았다. 그래서일까. 노교수의 진심이 나를 다독여 주었다.

왜 힐링이 완전한 치유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단지 위로의 수준에 그칠까? 그것은 어느 누구도 청춘의 본질에 접근하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치유를 얻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문제가 치유되고 완전한 회복을 얻을 수 있다. (p7)

어깨가 축 처진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위로는 위로일뿐, 나는 크게 치유되지 못했다.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끼며, 원래 나란 인간이 이정도의 그릇밖에 되지 못함을 한탄하며, 점 점 소심해지고 작아졌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청춘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물어본다. "청춘이 뭐야?"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곤 뻔하고 뻔한, 그렇고 그런 대답뿐. 도대체 청춘의 본질은 뭘까?

특별히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더욱 돕기 위해 1+2=3의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하고자 한다. 여기서 1,2,3 의 숫자는 그저 수학적 의미의 숫자가 아니라, 차원을 의미하는 숫자이다. 즉 1은 1차원, 2는 2차원, 3은 3차원을 의미하며, 1차원의 문제와 그에 대비되는 2차원의 실례를 놓고 이 1차원과 2차원의 시각을 합한 3차원의 접근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원을 높이면 분명 우리는 함께 문제의 본질에 도달함은 물론이요, 문제의 해결점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p9)

쉽게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실패’라는 문제를 두고(1차원의 문제), 그 ’실패’에 대처하는 이들의 실례를 들려준다. 실패를 두려하는 사람과 실패에 의연한 사람(2차원의 실례). 그리고 이 두사람을 통해 실패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들려주는 것이다.(3차원의 접근)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상화선수의 실패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었다. 이상화선수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스스로 한계를 시험해본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노교수는 이야기한다. 내 한계를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왜? 내 능력치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어, 그것을 바탕으로 더 노력하여 능력치를 키울 수 있게 해주니까 말이다. 더불어 의미있는 실패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에 직면했을 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앞서 언급했던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가 생각이 났다. 장그래가 그랬다. 능력이 뛰어난 동료들을 보며 자신이 한없이 작음을 느끼지만, 도전하고 나아갔다. 나를 돌아본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실패를 하거나 실수를 하면 두려움이 나를 덮쳐 한동안 웅크려있기만 했다. 실패한 문제에 직면하기 보다는 숨으려고만 했던 것 같다. 실패한 일을 떠올리면 화가 났다.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되도록 실패한 문제를 다시 생각하지 않으려고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노교수는 말했다. 실패에 직면했을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똑같은 실수를,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이제 조금 더 용기내보자, 다짐하게 된다.

노교수는 <청춘강의>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이 아닌 나만의 진로를 찾고, 나를 사랑하라고도 이야기한다. 꿈을 위해서라면 무모한 고집도 좋으며, 인생은 나를 받아들일때 변화한다고도 말한다. 또한 하기 싫은 일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한다. 희망과 행복을 향해 나아가라는 노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가슴을 따스하게 지펴주었다. 허나, 우리의 현실앞에서 우리는 망설일 수 밖에 없다. 망설이지 않을 수가 없다. 노교수의 말처럼 꿈을 위해 무모한 고집이라도 밀고 나가고, 내가 하기 싫은 일에 나의 멋진 청춘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다. 허나, 우리의 현실이 그런 나를, 그런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씁쓸할뿐이다. <미생>의 장그래 역시 그의 멋진 활약에도 불구하고, 끝내 회사에서는 그를 계약직사원 그 이상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그는 회사를 나와야만 했다. 그러나 노교수도 말했었다. 인생은 나를 받아들일때 변화한다고. 장그래는 그 회사에서 나왔지만, 결국엔 그를 인정해주는 멘토같은 상사와 함께 다른 회사에서 멋진 출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셨던 분들 모두 공감하듯 장그래는 변화했다.

노교수도 말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리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로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노교수의 진심노트에서도 말했듯이 남들의 평가 대신 자기 수용을 하자. 그러면 모든 것이 변화된다. 자기수용이란 자기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것을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면 진짜나를 볼수 있게 되며 긍정적 에너지를 가져다 주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나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 개그우먼 이국주씨가 나왔더랬다. 자신의 소신이 뚜렷하고 솔직한 그녀를 보면서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긍정적 에너지, 밝은 에너지가 나오는가 보다.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였는지. 현실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는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왜 노교수가 ’청춘의 본질’을 바로보아야 한다고 했는지,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5장에서 노교수는 말했다. 자기격려가 자존감을 키운다고 말이다. 말한마디에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고, 말한마디에 우울증을 이겨낸 사람도 있다. 나는 어떠한가 생각하자 이내 또 고개가 숙여졌다. 나는 말한마디 한마디를 꼽씹어 보는 타입으로, 타인이 나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면 한동안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그러나 우리 청춘들은 어떠한가. 그들 역시 나처럼 말에 예민하다. 그래서 노교수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해주라고 말이다. 자신에대한 격려가 자존감을 키운다는 노교수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불어 자신을 사랑하라는 그말을 꼽씹으며, 나역시 나를 더 많이 사랑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며칠전에 <발칙한 콘텐츠 인문학>이란 책을 읽었었다. 그 책을 읽으며 ’발상의 전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예전에 기업들은 스펙이 좋은 인재들을 원했으나, 지금은 창의 적 인재를 더 원하고 있다. 노교수도 말했다. 창의적 인재가 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스펙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책을 읽으며 나역시 나만의 창의적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점에서 나는 좀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교수는 창의적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유태인들의 ’디베이트 공부법’을 제안해 주시기도 하셨는데, 토론식 공부법은 창의성을 극대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청춘이 뭐냐는 물음에 그저 두리뭉실한 그렇고 뻔한 말들만 내뱉곤 했었는데 (청춘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으니;), <청춘강의>를 통해 ’청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진정한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노교수의 진심이 와닿아서 좋았고 책의 구성(각 내용뒤에 ’노교수의 진심노트’로 정리된 부분을 읽으며 앞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정리노트로 다시한번 머릿속에 바로 와 박히더라는. ) 역시 마음에 들었던 책 <청춘강의>.

이 책을, 이 땅의 모든 청춘들에게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더불어 <미생>이란 드라마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드라마를 보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더라는. 노교수가 이야기하는 청춘들을 만날 수 있을터이니.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청춘이니까.

2015 10월 신간리뷰단 ’별이’




살랑살랑 가을바람 불어오는 요즘, 정말 책 읽기 좋은 계절인듯 합니다. 짧은 시간에는 역시 아이들의 세계로 빠져드는게 좋을듯.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니 까르르 까르르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에게도 가끔은  그림동화를 선물하니 너무 좋아해요. <거북아, 뭐 하니?> 역시 딸아이에게 큰 선물이였다고 할까요? 거북이의 뒤집어진 모습에 까르르 웃고, 일어나려고 온갖 애를 쓰며 발버둥 치는 모습에 까르르 웃고..물론 내용도 정말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들에게도 나름 괜찮은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여러 동물들 중 거북이, 자라 처럼 딱딱한 등껍질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은 한번 뒤집어 지면 정말 원래대로 돌아오기가 힘들거에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저도 어렸을때 거북이를 키워봐서 그 모습이 상상이 가는데..안쓰럽기도 하고 다리는 하늘을 향해 열려있고..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면..

어느날 거북이 한마리 가 친구를 만나러 가다 뒤집혀졌어요. 보통 생각하기에 넘어지거나 뒤집어 지면 금방 일어날거라 생각하는데 거북이는 특성상 쉽게 일어나지 못하니..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었답니다. 지나가는 여러 동물들이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자존심 강한 거북이, 한편으로는 소심한 거북이는 이핑계 저핑계를 대며 동물 친구들의 도움을 다 거절했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서 도움을 받았다면 친구와의 약속도 지키고 혼자서 끙끙대지 않았을텐데...결국 두더지의 도움으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어쩌면 거북이의 모습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곁에 엄마아빠가 해결사 처럼 함께 지내다 또래들과 어울릴 시기가 되어 어린이집 유치원으로 등원을 하니..이젠 스스로 해결을 해야하고 엄마아빠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니. 선생님이 될 수 도 있고 친구들이 될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먼저 나서서 말걸기를 두려워할거예요. 살짝 내성적인 아이들, 소심한 아이들은 더더욱 이야기를 한다는게 힘든일일테고..초등학교 입학을 한 1학년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처음이 힘들고 어렵지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자신감도 생기고 당당해지고 머지않아 우리 아이들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죠? 다음에 거북이를 만난다면 지금보다 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변해있을거라 믿어봅니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껌이맘’




오늘 딸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여자로 태어난 게 싫다는 겁니다. 이유인즉슨 여자는 나중에 아기를 낳아야 하는데, 너무 너무 아프고 힘들 거라는 거죠. 아예 군대를 가고 만다는 겁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데 많이 놀랐답니다. 그런 딸아이 책상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싶은 책이 있네요. 바로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어!>라는 책이랍니다.

이 작은 책자에는 이런 부제가 달려 있답니다.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50가지 이유」 여기 ‘우리’는 물론 여성을 가리킵니다. 그럼, 이 책은 여성들이 남성들 위에서 군림하며 세상을 지배해야하는 50가지 이유를 열거하고 있는 책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째, 여성 이 차별받기 때문이고, 둘째, 여성들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랍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이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여성들은 분명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게 될 겁니다. 이 책 안에는 여성이 남성들보다(또는 남성들만큼) 뛰어난 모습들이 50가지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50가지 내용들은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열거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드네요. 때론 겹치는 내용들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뛰어나거나, 또는 남성들 못지않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경우들이 참 많네요.

우리 몸의 오감 가운데 4가지인 미각, 촉각, 후각, 청각은 여성이 남성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게다가 남성들이 지배하는 세상임에도 여성들의 위대한 업적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됩니다. 의학이나, 물리학, 화학 등 자연과학에서 여성들이 위대한 연구업적을 남긴 경우들을 소개함으로 여성이 결코 남성에 비해 열등한 존재가 아니고, 도리어 더 뛰어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합니다.

오늘까지도 인류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책들 가운데 여성 저자들이 참 많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됩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위대한 작품들이 참 많네요. <작은 아씨들>,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하이디>, <순수의 시대>, <바람과 함께 사리지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 <대지>, <앵무새 죽이기>, <해피포터>시리즈 등 이 모두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랍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성공한 여성들을 실례로 보여줌으로 이 책은 여자로서의 성공이 결코 비현실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물론,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모른 척 하지는 않습니다.

나쁜 소식은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에서 여성 최고경영자가 2퍼센트에 못 미친다는 거야. 여성에게는 회사 내에서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해.(179쪽)

이처럼 세상은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여전히 강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성의 역할은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음도 이야기 합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여성의 위대함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목적은 작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함일 겁니다. 그러니, 여자아이들이 자라나는 시기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여성으로서의 단점과 한계만을 보고 자신의 삶과 인생을 움츠릴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가는 아이들로 성장하게 할 좋은 책임에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여자아이들만 읽을 필요는 없다고 여겨지네요. 남자아이들 역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여자아이들을 괜스레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마음을 품게 되리라 여겨지네요. 물론, 그렇다고 남자 사람들! 여자가 훨씬 더 뛰어나구나 하며 자신을 비하하진 마세요. 이 책의 목적은 여성의 자존감을 살리기 위한 것이지, 남성 위에 군림하거니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것은 아니랍니다(이런 측면에서 이 책에 붙은 부제는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네요). 남자들을 자기비하에 빠지게 하기 위함도 물론 아 니고요.

많은 여자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책 제목처럼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어!’ 고백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우리 딸아이도요(참, 우리 딸아이가 오늘 고민한 내용은 책의 50번째 마지막 이야기에 있답니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중동이’




   [ 양면의 날을 가진 과학적 발견 ]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은 공기 중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와 수소, 산소는 우리를 숨쉬게 하고 수소는 물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와 생명을 유지 시킬 수 있게 한다. 이 세 가지 원소인 탄소, 수소, 산소는 우리 몸의 질량 90퍼센트 이상을 차지고 하고 있는데, 이것만큼 중요한 원소는 바로 질소다. DNA와 단백질에도 모두 질소가 들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식물에 필요한 질소의 형태는 기체인 질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정 질소라는 형태로 필요하다. 공기중의 질소는 무려 80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질소를 고정 질소 형태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가 화학자들에게는 큰 이슈가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 고정 질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카를 보슈와 프리츠 하버의 이야기이다. 하버-보슈 기술은 고정 질소를 사용하여 합성 비료, 합성 연료, 심지어는 합성 질소로 폭타과 화약까지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에게 무기를 공급하기도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읽을 수 있었다. 

<공기의 연금술>은 하버-보슈의 합성 질소를 만드는 과정만 간단히 서술해 놓은 책이 아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업혁명 이후 순식간의 인구 증가로 인해 세계적인 기근이 시작될 거라는 영국의 과학자 크룩스의 연설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아메리카와 러시아의 대초원, 호주라는 새로운 땅을 발견 했지만 여기에서 나는 농작물로는 모자르다는 것이다. 같은 땅에 계속 농사를 지으면 아무리 작물을 번갈아 심어도 원래의 비옥함을 잃게 되기 때문에 작물의 생산량은 결국 감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세상에서는 합성비료가 있기 때문에 과거 농사를 지을 때 전통적 농법으로 퇴비를 사용하며 작물을 생산했던 때를 기억 못할지도 모른다. 이 질소로 만든 합성비료가 없었을 때 1958년중국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기 시작했다. 1961년까지 중국인 3천만 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고 한다 . 중국은 1972년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고 하버-보슈 고정 질소 공장 13곳을 건설 한 후 몇 년 만에 중국의 생산 능력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고 한다. 오늘날의 중국은 세계 최대의 합성비료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의 소비국이 되었다.

이 합성비료가 없던 시절 페루에서는 구아노라는 새똥 비료 시장이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그러나 1850년대 이 새똥 비료가 바닥을 드러내버리고 만다. 그 후 질산염이 비료와 불꽃놀이의 재료로서 인정받기 시작하고 질산염 공장을 세우고 심지어는 칠산염 전쟁까지 시작된다. 이처럼 <공기의 연금술>은 단순한 화학적 발견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그 당시의 상황과 역사적 묘사까지 보여 주고 있어서 하나의 역사 대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질소인 N2를 암모니아나 다른 부자로 바꾸려면 우선 질소 원자 2개를 분리해야 한다. 그러나 N2는 삼중으로 결합되어 있고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화학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에서 N2를 분리할 만한 열에너지는 번개가 칠 때에만 발생한다. 질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합성해서 NH3인 암모니아로 바꿔야만 했다. 아무것도 없는 공기 중에서 액체인 암모니아를 만드는 일이란 절대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버는 뜨거운 질소 기체와 수소 기체에 적절한 촉매를 더한 후 압력을 가해서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양은 상업화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적은 양이었다. 하버는 바스프라는 회사에 입사한 뒤 보슈를 만나게 되었다. 보슈와 하버는 고정 질소를 위한 기계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고 결국 하버는 상업화할 수 있을 만큼의 고정 질소를 만들어 낸다. 저자는 하버가 고정 질소를 만들어 낸 것을 고대 과학자들이 발견하고 싶어했던 현자의 돌에 비유한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고 만 것이었다. 이제 곧 유명해질 것이고, 큰 부자가 될 것이었다. 하버는 현자의 돌을 발견하고 만 것이다. (페이지 : 132)

하버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자신의 나라인 독일을 위해 전쟁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그가 전쟁에 빠질수록 아내인 클라라는 절망에 빠졌다. 아내인 클라라 역시 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이었다. 하버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담록색 염소가스를 이용하여 독가스를 만들기로 한다. 화학을 사랑하던 클라라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아마도 그녀는 남편인 하버가 독가스를 만들었던 것이 큰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독일의 대의명분을 열광적으로 지지했던 하버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성명서에 서명을 했다. 이 선언문은 후에 하버를 전범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19년 11월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화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로 지명된다. 몇명 사람들은 하버의 악행 때문에 그가 노벨상을 받는 것을 싫어했지만 암모니아 합성은 그만큼과학계에서는 엄청난 일이었기 때문에 1920년에 노벨상을 받게 된다.

한편 카를 보슈는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바스프의 수장이 된다. 그러나 보슈에게는 행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921년 갑자기 공장이 폭파되어 수백명의 사람들이 죽고만 것이다. 보슈는 얼마간 은둔생활을 하다가 다시 현업에 복귀한다. 보슈는 질소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합성 가솔린을 연구한다. 버슈는 포드와 스탠더드오일과 협력하기로 한다. <공기의 연금술>에서는 이렇게 과학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을 생생하게 바라 볼 수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내용을 이끌어 가고 있어서 이 뒤로는 대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해졌다.

1920년대 미국에서 대공황이 일어나면서 독일 또한 대공황의 타격을 입고 만다. 이후 히틀러가 독일을 지배하기 시작했는데 하버의 연구소에서 유대인 직원들을 해고해야만 했다. 사실 하버는 독일에 살고 있는 유대인이었다. 하버는 심신이 지쳐갔고 갈팡질팡 하게 되었다. 결국 하버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갔지만 몸이 점점 쇠약해져갔다. 하버는 팔레스타인으로 가기를 원했지만 가는 도중 스위스에서 사망하고 만다. 현자의 돌을 발견한 하버의 마지막은 그의 발견에 비해 초라하게 느껴졌다.

보슈가 일구어낸 회사인 파르벤은 히틀러에 의해 점점 나치화되어 가고 있었다. 보슈는 점점 우울증에 빠져들었고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보슈가 회복될 무렵 히틀러가  파르벤에서 만든 폭탄을 가지고 폴란드를 침공한다.

히틀러의 탱크와 비행기는 파르벤이 생산한 가솔린을 사용했다. 침공 이후 보슈는 대중의 시선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페이지 : 321)

보슈는 1940년 4월 히틀러가 지배하는 독일은 결국 패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세상을 떠난다. 이후 연합군은 로이나를 무차별 공격했고 결국 보슈가 만든 꿈의 기계는 세 번째 독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박살이 났다.

책의 마지막에는 하버와 보슈가 남긴 과학적 유산이 과연 지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이야기 하며 마무리하고 있다. 하버-보슈 공정 고정 질소의 절반은 식량이 아닌 공기나 물에 흡수 될 것이라 추정한다. 질소는 이동성이 좋아서 다양한 분자들과 섞이는데 대부분은 질산염의 형태로 물에 흡수된다. 질산염 오염으로 해조와 잡초에 영양이 공급되서 수돗물이 녹색으로 변하는 녹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엄청나게 많은 비료의 사용으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져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합성비료를 제대로 이용하는 법과 오용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 오염을 피하면서 합성비료를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인간이 계속 지구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제2의 하버, 제2의 보슈가 어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2015 10월 신간리뷰단 ’줄라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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