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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07.21 조회수 | 2,153

[2015 7월 2주] 추천도서리뷰




  [대책 없는 사랑이 슬픔마저 지배한다]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누군가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면, 남겨진 사람은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이기심 때문이었다. 떠난 사람은 말이 없고, 남겨진 사람은 그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그 상실의 고통이 부담스럽고 불편하고 아프기 싫었다. 어리석게도 그런 일이 나를 피해간다는 건 있 을 수 없는 일일 텐데, 그게 가능하다고, 가능하길 바랐던 거다. 
 
아직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데이지에게 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암을 이기는 일이 가능할 거라 믿었다. 한번 싸웠는데 두 번을 싸우지 못하랴, 싶었다. 그까짓 암, 이겨내 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죽음의 그림자가 그녀에게 가까이 와있다는 진단은 절망이었다. 단순히 암의 재발이 아닌 몸의 여러 곳에 전이된 상태. 통증이라도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었을까? 암과 관련하여 그녀에게 전해지는 긍정의 답변은 시간을 조금 늦출 수 있을 거라는 것뿐이다. 암의 소멸이 아니라, 암의 진행을 늦추고 예견된 시간보다 조금 더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전부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이제 다음 일을, 사랑하는 남편 잭과 함께할 시간을 찾아야 한다. 임상시험에 뛰어들며 죽음이 찾아오는 속도를 늦추길 바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 자신이 떠난 후에 혼자 남겨질 잭을 위해, 자신의 공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잭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자신이 잭에게 했던 것처럼 그의 빨래와 식사, 정리를 책임져줄 수 있는 아내를 찾아주는 일이다. 그녀의 남은 시간 동안 해야 할 일 중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해야지. 잭에게 어울리는 아내를 찾아줘야지. 그게 그녀 생애 남겨진 최후의 일인 것처럼 절실히 여긴다.
 
죽음을 앞에 두고 이 무슨 우스운 일인가 싶을 수도 있을 거다. 남편에게 아내를 찾아준다고? 진지해져도 모자랄 순간에 장난을 하고 싶은 건가 싶어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함부로 속단하지 마라. 데이지가 그런 생각과 계획을 털어놨을 때의 표정을 떠올리면 그 누구도 그녀에게 이런 일을 장난이라고 말할 수 없을 거다. 너무 진지했다. 자신이 떠나고 난 후 잭의 삶을, 그가 견뎌야 할 시간을 염려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에 그녀의 그런 마음을 나무랄 수 없다. 그녀의 계획에 나도 한발 들여놓았다. 조용히 응원했다. ’당신의 마음이 그렇다면, 그것도 괜찮은 이별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공감의 손짓을 보냈다. 남겨진 잭의 입장에 이입하면서, 그의 고통과 슬픔, 분노를 내 것인 양 품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떠나면 그만인데, 남겨진 사람이야 그 몫을 묵묵히 살아내면 될 텐데, 떠날 사람이 그런 것까지 걱정하고 챙겨줘야 하는가 싶은 데이지의 오지랖에 반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잭을 향한 넘치는 사랑이, 잭의 아내를 찾아준다고 하는 마음을 오지랖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점점 내 눈에 들어왔던 거다. 잭에게 아내를 찾아주기 위한 그녀의 프로젝트는, 그 주인공인 잭의 의견이 배제된 채로 진행되고 있었다. 잭에게 물어보지 않았잖아. 지금, 잭이 어떤 슬픔을 참고 있는지 보고 있지 않잖아. 가장 중요한, 잭의 마음을 듣지 못했잖아. 
 
그런데도 미워할 수 없는 데이지를 받아들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그녀의 마음과 태도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두 번이나 암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 말도 안 되는 확률에 선택받은 사람이 자신이라면 그 순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암을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음의 시간을 늦추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가해야 한다는 게 절망을 희망으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못 한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 수는 있을는지. 분노의 가면을 쓴 슬픔을 얼마나 참아야 하는지 생각하면 울부짖고 싶어진다. 다른 것 다 차치하고, 미래에 대한 상상마저 고통이 된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내일을 위한 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어느 순간을 떠올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게 어떤 삶인지, 감히 상상이나 되나? 자기 인생에 이런 쓰나미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데이지의 엉뚱해 보이는 ’잭의 아내 찾아주기&rsqu o;에 딴죽을 걸 수가 없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잭에게 보여주는 가장 솔직한 사랑의 모습이었을 거란 생각에 더는 아무런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몇 년도 아닌, 몇 개월 연장의 시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감행해야 하는 절실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을 감히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죽어가고 있는 지금, 하늘이 더 크게 보인다. 아니면 내가 더 작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죽어가든 그렇지 않든, 하던 일을 멈추고 머리 위에 펼쳐진 드넓은 창공을 바라본다면 스스로 작고 하찮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작은 삶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느끼며 압도당하는 것이다. (228페이지)



남편에게 새 아내를 찾아준다는 기가 막힌 설정에 흥분했던 내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소멸해 버리고, 그 자리에 사랑의 새로운 감각이 자리했다. 데이지의 무모해 보이는 계획이 시행될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건, 그게 불필요하고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을 거쳐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로 남는 건 바닥까지 드러낸, 솔직한 마음과 사랑뿐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다가오는 죽음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이긴 마음이 내놓은 건, 그래도 지속하는 사랑의 당위성이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의 모든 것을 꺼내놓는다. 처음 그대로, 있는 그대로, 지금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아니야!" 수술 이후로 나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기회를 다시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뚜렷이 깨달았다. 내 감정이 어떤지 그에게 들려주고, 계속 이야기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그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단 1초도. 그러다 무슨 영문인지 패트릭이 한 말이 떠오른다. "여기서 돌아가다가 버스에 치일 수도 있잖아." (396페이지)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경험한다는 건 누구에게도 비켜가지 않을 일이다. 그래서 한 번은 찾아보고 싶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채워줄 무언가를. 콜린 오클리<비포 아이 고>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도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과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의 감정을 조금은 엿볼 수 있기를 바랐다. 그 동안 생각했던 죽음의 장면과 마음, 그 이후의 시간을 주인공 데이지를 통해 다르게, 또 같게 알아갈 수 있었다. 쉬지 않고 눈물이 흐를 것 같으면서도 죽음이란 화두에 웃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어차피 주어진 상황이라면 좀 더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늘 그래 왔던 것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으 로 사랑할 수 있기를. 조금 더 욕심 내어 본다면, 잘 이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리해야 할 것은 상대를 향한 온전하고 적나라한, 오직 진심만을 담은 사랑뿐이라는 것을... ’만약에’라는 가정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내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고민하게 한다. 동시에, 죽음이 아니더라도 ’죽을 것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죽음 앞에서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의 마음에 한발 다가서면서 찾아올, 의미 있는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프지만 아름다운 소설로 남을 듯하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영e’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찾아오는 죽음에 그림자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준비되지 않았는데 들이닥친 그리 달갑지 않은 손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 좀 특이한 타입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보다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적이 몇 번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생을 마감하는 것에 관해 문득문득 생각하고, 죽은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꽤 있다.

예전에는 고통 없이 한순간에 죽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특히나 투병생활을 하는 건 나에게나,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나 고통일 것 같았다. 하지만 호스피스 센터에 입원했던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니,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어쩌면 나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다.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좋은 기회라고 했던 이야기.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는 표지에서도 전반적인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투명한 동그라미가 은은하게 보이는 연한 민트빛 표지 색은 편안한 분위기, 치유의 분위기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제목의 글씨체는 한 끝이 그라데이션 효과로 처리되어 있어서 마치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건 죽음을 연상시켰다. 물론 그 생각은 책을 읽은 이후에 느끼게 된 것이긴 하다. 그리고 책 속의 글씨도 가독성이 좋은 편이다. 글자 사이의 간격이나 여백이 적절해서 읽기에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인상 깊은 글귀는 큰 글씨로 되어 있어서 감지하기 쉽기도 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호스피스 센터에 있으면서 돌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마주하면서 느끼게 된 것들, 깨닫게 된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 사실 죽음을 생각하면 어쩐지 어둡고 우울하기만 해서 슬퍼질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각자의 삶의 모습이 각양각색이듯, 죽음을 앞둔 자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아름답고 차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삶의 끝까지 고통스런 현실에 매여있다가 죽는 이들도 있었다. 죽음을 대하는 환자의 태도는 결국 가족의 태도와 연결지어지기도 하고, 환자 주변 인물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이었다. 그래서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막 화가 나게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언젠가 모두 죽음을 만나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지. 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게 인간이니까.
 
그런데 여기 실린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환자에 관한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어느 봉사자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해 봉사하러 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는 봉사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봉사자가 나중에 변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나이가 들고 아파서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봉사하는 데 쓰는 환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의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아직 죽음보다는 삶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보니 이 부분이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기도 하다.

뒤늦게 발동이 걸려서 멀리 가지 못해도 상관없다. 발동조차 걸리지 않는 인생이 더 안타까운 것이다. 드라마도 반전이 있어야 재미있듯이,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발동 한 번 제대로 걸어보기를. (p.81)



호스피스 병동에 대해 잘 몰랐는데, 책을 통해 그곳의 분위기 같은 것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르핀 등을 많이 쓸 수도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역시 아직은 동의 못하겠다. 또 마지막 에피소드가 갑작스레 나와서 좀 당황스러운 느낌이기도 했다. 앞의 내용에서 전혀 짐작할 수 없었는데 갑작스레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 갑자기 책 속의 이야기에서 깨어나게 되는 듯 해서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그래도 역시,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전달받은 것 같다. 책 속의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어떻게 현재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나즈마’




  [스위스를 낯설게 보기]

초등학생 시절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몇 번씩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하다. 내가 어릴 적에 그리 조숙하거나 생각이 깊은 편은 아니었지만, 알프스를 배경으로 동물들과 자연을 벗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하이디의 모습과 갑갑한 도시의 아파트 숲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하이디를 나는 크게 부러워했었다. 할아버지가 짜준 따뜻한 염소젖과 함께 갓 만들어낸 버터를 빵에 발라서 먹는 하이디의 단촐한 식사마저도 그 어떤 맛난 요리보다 달콤하게 느껴졌고, 유일한 친구인 페터와 함께 염소들에게 꼴을 먹이러 알프스의 이곳저곳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모습에서 목가적 삶에 대한 동경이 아스라하게 피어오르기도 했다. 
  
이런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다른 곳보다 스위스를 더 많이 방문한 것 같다(두 번은 배낭여행으로, 두 번은 가족여행으로). 나는 스위스를 방문할 때마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고 장엄한 알프스의 자연 풍광을 감상하면서, 하이디가 어느 산자락에서 환하게 홍조를 띤 얼굴로 쾌활하게 웃으며 뛰어내려올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도 스위스를 생각할 때면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하이디의 모습이 자주 연상되어 교차한다. 
  
신이 인류에게 선사한 천혜의 보물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존하고 관광 자원으로 개발한 스위스 사람들의 피땀 어린 노고와 헌신 덕분에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유산을 향유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나를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의 경우는 스위스를 떠올릴 때면 천혜의 자연 경관을 맨 먼저 손꼽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나는 스위스에 대한 나의 이런 인상과 사람들의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스위스 방명록>이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광과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는 안내서를 찾는 사람이라면 <스위스 방명록>을 읽고서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스위스 방명록>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틀에 박은 관광 책자가 아니다. <스위스 방명록>은 스위스의 영향을 받은 인물들과 자신의 흔적을 스위스에 깊이 아로새긴 인물들을 집중 소개하고, 그 인물들의 체취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와 지역에 대한 알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스위스 방명록>이 소개하는 인물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개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더 흥미로웠다), 그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바로 그들이 스위스를 통해 우리가 현재 기억하는 인물들로 거듭났고 또한 그런 인물들로 인해 스위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을 만큼 스위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스위스 방명록>은 스위스에 대한 판에 박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위스를 낯설게 볼 것을 우리에게 주문한다. 어쩌 면 <스위스 방명록>은 우리가 관광객과 방문자와 여행자로서 스위스에 대해 지닌 선입견이 도리어 우리가 스위스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위스는 단순히 아름답고 경이로운 천혜의 자연 환경만이 전부인 나라가 아니다. 스위스는 과거 역사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위스에 터전을 잡고 살면서 스위스와 함께 호흡하고 스위스로 기억되고 스위스가 혈관에 흐르는, 스위스를 닮은 사람들의 나라다. 그런 사람들을 알고 기억하는 것이 스위스의 참 모습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첫 단계다. 단순한 방문자와 여행객과 관광객의 피상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스위스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스위스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위스 방명록>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eliot’



시대를 타고난 회사들의 특징은 뭘까? 구글이나 애플, 알리바바 등 갑자기 성장한 듯한 회사들이 전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그들만의 특별함은 기존의 것에서 자기만의 독창성을 가미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에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여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이런 회사의 대다수가 미국, 일본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돌이켜 보면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몇몇 회사들이 기억에 난다. 2000년대 전후로 나타난 아이러브스쿨과 그 후에 등장한 싸이월드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보다도 한참 앞섰고 분명히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아이러브스쿨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또한 싸이월드 역시 예전만 못하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 후로 등장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그다지 특별함이 없었는데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사업이라는 것이 기술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 분명 때와 운이 따라줘야 번성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어떻게 성장했는지 왜 성장할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앞으로 나의 사업을 꿈꾸는 자로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를 허투루 들을 수 없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ARM이라는 회사에 주목을 했다. ARM사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출시되는 ARM Core 제품에 관해서만 관심을 가졌지 그 회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 전세계 휴대제품 시장의 대부분을 ARM core 적용 제품이 채용되었다. 조만간 PC 시장을 넘어서는 엄청난 시장이 펼쳐질 것이다. ARM사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제조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AP나 MCU의 핵심인 프로세서를 설계 하는 회사다. 이를 각 반도체 제조회사들이 ARM core IP를 사다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ARM사는 비메모리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기존에 생각했던 제품 실물을 만들어서 수익 창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재산권으로 엄청난 수익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소개되는 여타의 업체들과 가장 차별화된 회사일 것이다.
 
또한 남자라면 관심을 갖는 것이 면도기다. 질렛트는 이미 면도기 브랜드로 가장 잘 알려졌다. 질렛트가 어느 나라의 회사인지 언제 설립된 회사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남자라면 한번쯤 사용해 봤을 것이다. 나 역시 국산제품과 질렛트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데, 모양은 비슷해도 분명 차이를 느낀다.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나 면도날의 성능에 차이를 보인다. 이렇듯 제품에 관심이 많았던 회사가 설립된 지도 꽤 오래됐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체용 면도날이 그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하는 느낌이지만 제조사입장에서는 탁월한 발상이다. 면도날이 훨씬 비싸니 말이다. 예의 주시했던 부분은 세상에 없는 얇은 면도날을 제조해야 했다는 것이다. 나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방법으로 제품을 만드려는 시도를 한적이 있다. 그 때의 느낌이 뭔지 알기에 쉽지 않는 도전 후에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회사들의 핵심은 재조합과 통념에서 벗어난 시각이다. 오래 자리잡은 생각을 뒤집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된 회사들의 대부분은 그런 시도를 했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한 회사도 있었지만 시행착오 끝에 서서히 자리를 잡은 회사들도 많다. 남들이 하지 않은 시도가 성공의 요소였던 것이다. 이 부분이 오랜 시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과연 내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회사에서든 그 이후에 삶에서든 사업에 성공하려면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현식님’




책을 읽고 난 지금, 왜 제목이 쓴소리인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 쓴소리는 없다. 오히려 애정과 연민이 엿보였다. 고만고만한 내용이 많은 자기계발서 중에서 무언가 기억에 남을 인상을 주는 책을 찾아보기는 힘들어졌다. 그래도 이 책에는 연장자이면서 인생선배로서 마음을 쓰고 있는 게 느껴진다. 단순히 훌륭한 이력이나 성공을 위한 팁들을 조언하는 책이었다면 한숨과 함께 마지막 장을 덮었을 것이다. 그런 책 이상이어서 다행이다.

물론, 보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조언하는 내용도 있다. 이 책에서 이를 위해 강조하는 것은 독서를 바탕으로 하는 공부이다. 그것도 그냥 공부해라가 아니라 ’독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도 그렇겠지만 한국에서 자란 우리들 역시 피터지게 살벌한 경쟁을 하며 학교생활을 해왔다. 그런데도 독하게 공부하라고 한다. 손에서 책을 놓지 말라고 한다. 전공분야만을 공부하면 당장 밥벌이는 할 수 있겠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사회는 지식을 융합하고 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인정받고 살아남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할 필요가 있고 여기에 가장 좋은 것이 독서이다. 
 
현역 교수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제학자로서 사회에 속해있고 끊임없이 학생들을 대해왔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불안을 잘 이해한다.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 지금의 사회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알기 때문에 더욱 자기연민에 빠지지 말고 인생목표를 정해 꾸준히 노력하라고 주문한다. 서른 다섯까지는 쌓고 또 쌓으라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서른 다섯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기준이었다. 묵묵히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샌가 세상으로 눈길이 가기 시작했는데 쌓아온 공부가 흘러 넘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때가 서른 다섯이었단다. 아직 나이상으로 나는 이 나이에 못 미쳐 어쩐지 위로가 되면서 한편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곳에 눈길이 닿을 때까지 꾹꾹 눌러담는 공부를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저자의 조언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또한 나도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게 ’사람’이다. 그는 요즘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하느라 서로 잘 어울리지 않고 돕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자신의 대학시절과 유학시절 가장 큰 스승은 바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누가 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지 내기를 하고 모르는 것을 서로 가르쳐주고 토론하며 보냈던 그 시절을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이 전해졌다. 서로 도우며 성장해가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회에 나와 인간관계 문제로 힘들어하는 제자들을 많이 본다고 한다. 사람을 얻으면 세상을 얻는다며 인생선배로서 학교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다양하게 사귀라고 주문한다. 
 
시간관리를 잘 해야 한다거나 공부를 넓고 깊이 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은 개인의 성장과 관련된 것이라 너무도 당연해서 뭐라 할말이 없다. 막상 그렇게 힘겹게 준비해서 사회에 나오면 정말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사람문제일 때가 많다. 이를 이해하는 선배답게 사람을 얻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사람이야기를 할 때 힘주어 말하는 게 ’도와주어라’ 였다. 사람은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르지 않다. 여기저기서 몇 번이고 봤었다. 그래도 그게 막상 실생활에선 쉽지 않다. 인생과제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면 어느새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서로를 키워주고 넘어지면 일으켜줄 사람을 얻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부모나 매일같이 보는 스승이 있어 자연스럽게 따라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은 롤모델이고 가르침이 된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런 사람을 옆에 두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이 책은 그런 목적에 딱 맞는다.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자리잡아 크게 커나가는 인생까지 염두한 글이다. 한번씩 마음잡고 싶을 때 또다시 꺼내어봐도 좋을 것 같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kassia’




   [독특한 상상력의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

신간 평가단 책으로 받아본 제목부터 독특한 작품. 과연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져서 서둘러 펼쳐봤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절반 달라는 이야기일까요? ㅎㅎ
 
주인공은 원숭이와 토끼. 너무 해가 쨍쨍 더워서 바다를 가자! 며 수박을 둘이 함께 짊어지고 먼 바다까지 여정을 떠납니다. 바다에 가서 고기를 잡자!!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가 필요하지요. 가지고 간 수박을 절반을 잘라 미끼에 사용하고는 너무 더워 수박을 먹으려고 하니 원숭이가 토끼에게 하는 말이 어처구니가 없네요! 니 껄로 미끼를 사용했으니 이건 내 꺼라니요! 물고기를 잡으면 절반 주기로 하고 수박도 절반 나눠먹습니다. 나눔이란 걸 잘 몰랐던 원숭이일까요?

정말 너무너무 커다란 물고기가 잡혔어요. 도저히 둘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해요. 결국 산에 이곳저곳에 있는 많은 동물들에게 잡은 물고기를 절반 주기로 하고 도와달라고 합니다. 고기를 잡으면 그걸 계속 절반으로 어떻게 나누려고 그럴까요~
 
고기를 잡는데 실패한 데 화가 난 동물들은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얻는 대가가 없어 절반을 얻지 못할 바에는 너네를 잡아먹겠다고 합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무서워져요. 이 뒷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ㅎㅎ 그 물고기는 뭐였을까요~?
 
요즘 혼자 자라나는 외동 아이들도 많고 나누거나 베풀 줄 모르는 아이들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책은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콩 한쪽도 나눠먹어야 한다는 나눔의 미덕.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도움의 미덕.
자신의 이익보다는 모두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나누며 지내는 사회성과 공동체에 있어서 구성원으로서의 자세.
 
밝은 색감과 더불어 요즘 볼 수 없는 투박한 그림이지만 전래동화 같은 느낌도 주고 아이들도 재밌게 보며 친구들과 함께 사이 좋게 지내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더운 여름에 꼭 어울리는 본격 피서지에서 생긴 스펙터클 모험 이야기 ㅎㅎㅎㅎㅎ
 
부모님과 함께 읽으며 이렇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가르쳐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인성과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 듯 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이 일본 동화책인데 혹시 뭔가 눈에 자꾸 걸리지 않으신가요? 전 페이지 넘길 때마다 있는 해가 쨍쨍한 모습이 너무 눈에 거슬리더라구요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의 욱일기의 모습과 너무 비슷한 해의 모습이 정말 너무 많이 나왔어요. 우리 아이들이 볼 책인데 제대로 된 역사의식이 심어지기 전에 저런 모습의 해를 보고 따라 그린다면 좀... 그럴 것 같아요. 솔직히 우리나라 아이들은 대부분 해를 저렇게 안 그리잖아요? 무의식 중에 아무렇지 않게 배울 수도 있는 사소한 것들이 아이들의 깊은 곳에 자리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더라구요. 더군다나 요즘 아무렇지 않게 일본 문화매체에서 욱일기가 쓰여지고 있으니 말이죠...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줄 때는 일본의 저런 해의 모습이 뜻하는 것도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가르쳐주면 좋을 것 같아요.

2015 07월 신간리뷰단 ‘witchcat’




요즘 한창 인기몰이중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책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초등 3-4학년을 권장으로 한, 150페이지 가량의 제법 두께감 있는 책인데요.
영화 속 생생한 이미지를 한가득 만나볼 수 있음이 큰 장점이요. 페이지 곳곳이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데다 보기 편한 크기의 글씨에 글도 그리 빽빽하지 않아 정말 재미있게, 후다닥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내용 읽기 전, 등장인물을 먼저 알면 좋겠지요~
라일리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5개의 감정인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분노와, 라일리의 부모님....
각 인물의 소개와 역할, 성격이 꼼꼼히 소개됩니다.

라일리가 태어나던 날, 라일리의 머릿속 세계에서도 머릿속을 통제하는 본부에서 가장 먼저 기쁨이가 등장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감정들이 본부 안에 나타나지요. 각각의 감정은 저마다 할 일이 있고, 통제본부의 제어판은 보통 기쁨이가 맡습니다. 기쁨이의 노력 덕분에 라일리의 기억 대부분은 기쁨의 황금색을 띕니다.

(참고로 기억은 동그란 공모양에 기쁨-황금색, 슬픔-파랑, 분노-빨강, 까칠-녹색, 소심- 보라색을 띕니다) 

다른 기억보다 훨씬 밝게 빛나는 기억이 있는데 이는 핵심기억으로 라일리가 일생 최고의 순간을 맛볼 때에 생겨나는 기억이랍니다. 이 핵심기억은 라일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가족, 정직, 하키, 엉뚱함, 우정이라는 성격의 섬에 에너지원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성격의 섬들에 문제가 생깁니다. 불이 꺼져 어두워져 버리는가 하면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설상가상으로 제어판을 제어하던 기쁨이가 슬픔이와 함께 낯선 곳으로 떨어지기까지!!

게다가 기억처리반에서는 라일리의 희미해진 기억을을 모두 기억 쓰레기장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 기억 쓰레기장으로 간 기억들은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데 큰일이네요. 이렇게 머릿속 세계가 엉망이 된 까닭은 라일리에게 큰 변화가 생긴 탓입니다. 미네소타 작은 마을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열한살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샌프란시스코라는 낯선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거든요. 정든 친구와 학교, 마을, 하키를 떠나 낯선 곳에서 적응하려니 많이 속상하고 힘이 드나 봅니다, 급기야는 가출까지 감행하는 라일리이네요..

이렇게 라일리가 급격 한 감정 변화를 겪으면서 성격의 섬 모두가 무너질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는데요. 본부에서 갑자기 낯선 곳으로 떨어진 기쁨이는 핵심기억들을 소중히 끌어안습니다. 이 핵심기억들만 되돌려 놓으면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과연 기쁨이와 슬픔이가 이 크나큰 사건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본부로 되돌아가기 위해 여기저기를 헤매던 기쁨이와 슬픔이는 빙봉이라는 라일리의 상상친구를 만나 아주 큰 도움을 받습니다. 빙봉이가 크게 희생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 돌만큼 슬프고 감동적이랍니다~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기쁨이와 슬픔이는 부던히도 노력을 합니다. 꿈 제작소를 찾아가 라일리를 깨우려고 노력하는가하면 생각의 기차를 타다 온몸이 해체되는 기괴한 체험까지 하게 되죠. 이렇게 본부로 돌아가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중 기쁨이는 깨닫습니다.

슬픔이가 존재하기에 라일리가 외롭고 슬플 때면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평소,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각각의 감정들이 소중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슬픔만큼은 멀리해야 한다고 여기던 기쁨이가 이제야 비로소 슬픔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본부로 돌아가게 된 기쁨이와 슬픔이는 라일리가 부모님에게 자신의 슬픔을 모두 쏟아내 서로 위로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요. 여기서 다시 한 번 코끝 찡한 감동이~~

그로부터 며칠 후, 본부가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우정섬이 확장되고, 로맨스 소설 섬과 K-pop섬이 새로이 생기는가 하면 제어판에 사춘기 라는 버튼이 새롭게 등장했지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라일리 덕분에 기쁨이의 기분도 최고입니다^^

5개의 감정을 바탕으로 색색의 공 모양 기억들이 기억 저장소에 저장되는가 하면 다양한 성격의 섬이 놀이동산처럼 화려하게 존재하다니!!

기발하고도 놀라운 상상력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영화 속 이미지를 고스란히,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어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까지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았다면 영화에 대한 기쁨과 감동, 재미를 고스란히 다시 느껴볼 수 있게 해 주고,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영화 속 이미지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상상력을 보태어 이야기에 푹 빠져볼 수 있게 해주는 정말 재미난 책이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영화를 보고 와서는 책에 더욱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는 중입니다. 게다가 4살배기 조카가 와서는 책을 보고는 자기도 본 영화라며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유아에겐 제법 많은 글밥의 책임에도 아랑곳 않고 책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보고 또 보는 모습에 아이에게 책을 권하는 즐거움을 만끽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이미지를 많이 담고 있어 유아도 재미나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읽는 내내 영화를 보지 못한 터라 성격의 섬이며, 본부의 모습 등 장면장면을 보다 큰 화면으로, 영화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물론 책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보는 것만큼의 큰 감동과 재미가 있었지만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게 하는가 하면 영화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해 주는 상상력+재미+감동+교훈+웃음+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2015 07월 신간리뷰단 ’반짝반짝별&r squo;




뇌섹남, 뇌섹녀라는 신조어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뇌가 섹시한 남자, 뇌가 섹시한 여자의 준말인 이 신조어는 외모 못지않게 머리가 좋은(똑똑한) 사람을 일컫는다. 이 말을 접할 때마다 슬쩍 나는 자신에게 자문한다. 나는 뇌가 섹시한 사람인지? 고등학교 시절 IQ 검사를 했는데 전교 5번째 안에 들 정도로 높은 점수가 나와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선생님이 아이큐와 성적의 반비례한다며 내 성적표를 들고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준 일은 상처 아닌 상처로도 남아 있다. 플린효과라는 말을 여러 차례 다른 책에서 들어왔기에 <플린 이펙트>는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책이었다. 전 세대보다 지금 세대의 지능이 더 높다는 의미로 주로 쓰이고 있는 플린 이펙트는 제임스 R. 플린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솔직히 말하며 어려웠다. 언어, 수리, 도형 검사로 요약되는 수많은 IQ 테스트 통계치를 근거로 인종과 세대, 아이와 어른의 지능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아무래도 통계와 수치에 약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각 장의 내용이 확연히 이해되고 넘어간 적은 별로 없다. 다만 농담 삼아 현재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1세기 전의 시대에서 살게 된다면 거기서 나는 천재 소리 듣고 살 거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는 사실은 알았다. 분명 우리는 우리의 부모보다 평균적으로 지능이 높은 건 사실이다. 다시 말해 1900년대 초를 살았던 사람들은 우리보다 지능이 떨어진다. 현재 우리의 평균 지능이 100이라면 과거의 사람들은 플린 박사의 연구대로라면 90 정도 나온다. 여기서 더 시간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세시대 사람은 현대인의 지능보다 30~40 낮게 나온다. 그런데 이 정도 지능은 정신지체 장애를 가리킨다. 그런데 모두들 알다시피 과거의 사람들은 지능 장애를 가진 이들이 아니다. 플린 박사는 이 점에 주목했다. 지능은 분명 세대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세대 간의 지능 차이를 설명하거나 결론 내리는 말이 될 수 없다. 지능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것은 환경적 사회적 변화(적응)는 아닐까? 플린 박사는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시행된 지능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내가 관심 있게 읽어본 장은 6장이다. 인종 간 지능 차이와 이것이 사회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흑인이나 아시아인(중국인)이 백인보다 어린 시절 평균 지능이 낮을 수는 있으나, 이것이 성인이 된 뒤 사회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결론은 지능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깬다. 중국인의 경우 명문대학교 또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평균적으로 백인보다 높았다는 연구결과는 지능이란 유전의 영향도 있지만 사회나 환경의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다. 어찌됐든 깊이 이해는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플린효과로 인해 미래의 인간은 우리와는 다를 수 있음을 감지했다. 이 다름은 사회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한 인간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뜻한다.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사고체계를 가진 이들이 우리의 후손이 될 것이다. 때문에 그들이 과거의 우리를 완벽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 책을 보고 내린 결론은 지능이란 사회, 환경적 변화에 유전적으로 인간이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거다. 또한 지능이 높고 낮음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지만 살아감의 태도로 얼마든지 높일 수도 있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거다. 단지 지능만 가지고 역사와 인간을 판단하기에는 어렵다. 지능은 다양한 요인들과 상호 보완될 때 인간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대답이 될 수 있다. 뇌가 섹시한 사람은 못 되지만 삶이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것! 아이큐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기를…….

2015 07월 신간리뷰단 ’ 문방구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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