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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04.20 조회수 | 2,846

[2015 4월 2주] 추천도서리뷰





그래도 나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은 꽤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인데 이번 작품은 꽤나 어려웠다. 현상학 탐정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중심 플롯인 사건의 해결보다 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특이한 소설이다. 주인공인 야부키 가케루는 일본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좌절을 한 뒤 파리에서 유학 중이다. 이는 저자인 가사이 기요시의 이력이기도 하다. 특이하게도 그는 현상학파의 길을 추구하는 탐정이라 현상학 탐정이라고 불린다. 현상학이란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이다. 추리 소설에서 철학이 왜 필요할까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가사이 기요시는 추리물에서 현상학을 직관 이라고 다룬다.

사건의 개연논리에 집착하기보다 수사관은 육감에서 사건의 본질을 추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본격수사에 앞선 심증이 그 사건의 핵심인 경우가 많다. 이 시리즈의 전작인 바이바이 엔젤을 읽어보지 못한 탓에 나는 시작부터 파도처럼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면서 뭐 이런 추리 소설이 다 있나 싶었다. 하지만 현대판 장미의 이름이라는 출판사의 홍보 문구처럼 추리 보다는 지식 방점을 준다면 나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렇다면 일본의 현상학탐정 야부키 가케루는 어떻게 범죄를 추리할까? 탐정 지망생인 나디아의 독촉에 그는 자신의 현상학적 추리를 이렇게 펼친다.

주어진 소재는 무한하게 다양한 논리적 해석을 허용해 하지만 어떤 사실에 관한 복수의 논리적 해석이 서로 진실을 주장할 때 거기에는 어느 것이 맞는지를 판단할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사건의 각 부분이나 요소로 분해한 뒤 그 재구성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어디까지나 현상으로 즉 의미와 의미가 뒤얽힌 유기체적 전체로 보고 거기에서 전체의 지렛대에 해당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어젯밤 사건 전체의 지렛대라고 할 만한 것은 도아트 문서와 카타리파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가케루는 사라진 고문서에 대해 조사를 하기 위해 몽세귀르로 향한다. 바르베스 경감의 고향 마을에 초대 받은 김에 떠나는 그들과 나디아의 친구 지젤 샤를 실뱅 교수 등과 함께 로슈포르가 산장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로슈포르의 손님으로 왔던 골동품상 발터 페스트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사건에 대해서 추리하기 시작하고 가케루는 두 번에 걸쳐 살해된 시체라는 현상의 의미를 직관하고 그 중심에 사건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건을 재배치해보는 것 그때 특히 중요한 것은 쇠뇌나 석구를 비롯한 묵시록풍의 무대 장치야 필요도 없이 깨진 유리는 그 중의 비교적 중 요성이 낮은 한 현상에 불과해 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현상학적 추리란 이런 식인 것이다.

재미있는 건 완벽해 보이는 밀실 살인 이리저리 얽혀있는 등장 인물들,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배경 요한 묵시록의 구절을 본뜬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의 알리바이, 사건 현장 조사 이어지는 새로운 사건의 발생 등 추리 소설의 기본 패턴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상 논쟁 철학적 논리역사적인 배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도 비중이 커서 읽어 가는 내내 헷갈린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추리 소설을 읽고 있는 건지 역사 철학 소설을 읽고 있는 건지 하고 말이다. 자극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고 단순 명쾌 논리적인 추리 기법에 치중하는 독자들이라면 나처럼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조금 더딜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인상적이었는데 파리 경찰청 모가르 경정의 딸 나디아는 자칭 탐정 지망생답게 사건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추리를 해나간다. 어떻게든 경관들의 수사에 끼어들려고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가 하면 현장에서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단서를 찾아내고 살인 사건의 배후에 대해 조사해서 그들의 관계를 파악해내고 사건에 점점 가까워진다. 사건들의 조각을 맞춰 논리를 구성하려고 악전고투하는 그녀의 모습은 극중 화자로서의 역할에 빛을 발해 자연스레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용의자의 이름을 듣게 되는 순간을 나는 ‘뇌수가 탈 정도의 흥분으로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한 느낌에 압도당했다’ 라고 표현할 정도니 뭐 이 아가씨의 성격이 대충 짐작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주인공 야부키 가케루가 어쩐지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는 듯한 느낌이라 그의 매력을 충분히 보지 못한 것 같긴 했다. 독특한 그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전작을 살펴보거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2015 04월 신간리뷰단 ‘피오나79’





‘혼’이 담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이라는 뜻일 것이다. 마음을 담아야 정성이 담기고, 그래야 진심이 담기기 때문이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행동은 나의 마음도 불편하게 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불편하게 하여 서로 행복한 관계가 되지 못한다. 고도원씨는 이 책에서 살면서, 사랑하면서, 또 일하면서, 함께 더불어 알아가면서 어떤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그것은 소소한 삶을 이어나가는 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딸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으로서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공중그네 서커스를 하는 부부의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또 잘 알려진 영화감독이나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있다. 고도원씨는 이런 이야기들을 예로 들어서 어떤 삶이 ‘혼이 담긴’ 시선의 삶인가에 대해 독자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준다. 각 페이지에는 좋은 글 말고도 꿈을 담은 것 같이, 아득하고 동화적인 일러스트들로 채워져 있어서 읽고 있노라면 더욱 마음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도원씨는 자신의 예를 들어서 직업과 소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는데, 그 부분이 나처럼 일하면서 시간에 쫓기고 있는 직장인에게는 위로가 되었다. 아침 편지를 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해주는 일을 하기 전까지 그도 나처럼 자신의 꿈보다는 어딘가에서 밀려온 꿈을 쫓아 가족을 위해 살고 있는 이였다. 정치학도이자 신문의 편집국장이었고,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이기도 했지만 그는 그렇게 일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망치는 것도 모르고 살아왔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 뭔지 모르면서 목표를 위해 살아가고, 그런 삶에서 문득 공허함을 느낀다. 인간의 삶이란 유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웰빙’이 ‘웰 다잉’ 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잘 죽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 사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기 보단 살면서 어떻게 잘 살 것이가에 대해 더 오랜시간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독자에게 가르쳐준다.



책은 여덟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를 주제로 한 천천히, 충만하게의 시선, 그리고 사랑에 대한 생각, 사랑이 언제 올까 하는 고민을 가진 사람을 위한 충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충고하는 시선, 그리고 운명과 같은 짝을 만날 수 있는 방법, 어떻게 운명의 짝을, 주파수가 맞는 사람을 알아차릴 수 있는가에 대한 비법을 말해준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이가 들고 잠시 멈추게 되는 마흔이라는 지점에 꿈의 씨앗을 심는 방법에 대해서, 명상을 하는 법과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살면서 제대로 살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용기있는 답변과 확신이 필요할 때 곁에 두고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2015 04월 신간리뷰단 ‘조개탄’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누구는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미리 건넌다. 건너는 사람을 보며 무심코 따라 건너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도 건너는데 건너도 되겠지 하고 안심했을 것이다. 그 옆에서 어떤 아이는 묻는다. 왜 신호가 바뀌지도 않았는데 건너가는 거냐고. 그 아이에게 어떻게 대답해주면 좋을까 고민될 때가 있다.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것도 신 호등 앞의 우리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너도 나도 부자 되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마치 나도 부자가 되어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는 묻는다. 왜 그래야 하는지. 지켜야 할 것도 있고 생각해 봐야 할 것도 있고 두드려 보아야 하는 것도 있지 않겠냐고. 아이가 질문을 던짐으로써 따라 건너고 싶었던 마음을 반성하며 조금 늦겠지만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지 생각한다. 세상이 조금씩 사람들의 좋은 행동을 이끌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회에 대한 우리들의 질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관심을 가지면 질문을 하게 되고 질문을 던지면 조금씩 세상이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봤어?> 이 시대 최고의 논객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이 세 사람이 대한민국에 필요한 14가지 질문을 한다.

일상생활에서 누군가의 생각을 물으며 던지는 주제는 아주 평범할 것이다. 사회문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깊은 생각을 끄집어 내는데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괜히 싸움이라도 나 껄끄러운 관계를 원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문제라면 다른 사람들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도 없지 않다. 그렇다 보니 우리들의 지식은 굉장히 얇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 적이 없으니 생각은 편협하고, 일상의 주제가 되기에는 어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는 자꾸 뭔가 새롭고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모르고 있는 것 같고 왜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고 살아갈 때가 종종 있다.

<노유진의 정치카페>의" 정치카페의 해박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세 명의 논객들이 던지는 질문과 그들이 공감하고 소통해 나가는 모습을 이제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비록 그들의 생각과 말을 빌리지만 결국 우리도 생각해 보고 답할 수 있는 우리만의 관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들이 던지는 주제는 실로 방대하다. 종교, 국가 안보, 권력 문제, 경제, 먹거리 문제, 사회 문제, 인권, 교육, 검열 문제, 복지, 정치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질문들을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든 분야에 정통하고 해박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소신껏 발언을 하고, 궁금한 것은 그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 되어 함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분야, 다른 관심사를 가진 세 논객의 이야기에 질문은 더 풍요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문제에 접근한다. 왜 이슈가 되었던 건지 얄팍한 지식에 의존해 궁금하고 가려웠던 부분을 건드리며 문제의 핵심을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은 어려운 주제부터 핫이슈까지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다루어지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진정 소통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일베의 시작은 그냥 재미있어서 모여 논거잖아요. 국정원에서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돌자 탈퇴한 친구들도 있고요. 일베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그들을 비뚤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에 온갖 사람이 다 있죠. 같은 사람도 때에 따라 굉장히 다른 감정과 행동에 빠질 수도 있고요. 이삼 년 그렇게 지나가다가, 또 유행이 지나면 사그라들기도 하고 그런 것 아닐까요?" (본문 168쪽)

"진중권 씨가 평준화 세대이면서 학력고사 세대죠. 제가 평준화 세대이면서 본고사를 본 세대이고요. 조희연 교육감님과 노회찬 대표님은 전부 다 시험으로 들어가셨고. 여기 모인 사람들만 해도 다 다른 경험을 했잖아요. 그만큼 짧은 기간에 교육제도의 변화가 많았다는 거죠." (본문 251쪽)

대한민국 복지가 빈약했지만 조금씩 전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뒤로 후퇴하는 건 제가 알기로 이번 기초연금이 처음입니다." (본문 302쪽)



서슴없이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하고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을 보며 느낀 것은 그동안 간과해왔던 것을 새삼 꺼내볼 수 있었던 점이다. 그것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이 일부 지식인들의 역할이라는 착각이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구성원이다. 지식인들은 제대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이끌어가는 것은 사회 구성원인 우리여야 한다.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잘난 사람들의 주절거림이 아니라 같이 생각해 보자며 같이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그들의 생각을 듣고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을 입혀야 한다. 그 첫발은 무엇보다 관심일 것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있는 질문들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관심이어야 한다.

우리는 안다. 정치 지도자가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지도 않고,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고 모든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느 하나가 잘나서가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발전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먹고사는 문제로 바쁘게 사는 것도 좋지만,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일보 발전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의무를 다 해야겠고, 나의 일은 아닐지라도 사회문제에 질문을 던져도 봐야겠고, 나와는 상관없는 미래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임을 잊지 말고 관심 있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함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함께 살아가는 시대니까.

2015 04월 신간리뷰단 ‘주리야’





효한 호흡으로 소통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시대의 대세를 읽는 큰 눈을 키우는 것입니다.

인간이 문명을 짓고 살아온 시간이 무려 삼천 년입니다. 이 긴 역사에서 우리 후대인들이 배워야 할 것이 얼마나 많겠습니까만, 그 중에 단 하나만 추리자면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때 세계사의 변화를 가리키는 축약된 진단 중에서, "무력(武力)에서 무역(貿 易)으로"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창칼과 포화(砲火)로 상대편을 궤멸하고 땅과 재산을 빼앗는 무력 투쟁은, 자칫하다 피아(彼我)의 구분 없이 모두가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지혜와 용기를 앞세워서 상대보다 큰 파이를 차지하려는 싸움은 경제 전쟁을 통해!" 라는 생각이 이 시대의 새로운 대세가 되었다는 표현이겠습니다. 그래서 인류의 앞 세대가 피와 살이 튀는 전쟁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요령은, 이제 군사력을 동원한 물리적 충돌이 아닌, 기업을 단위로 벌이는 "생산과 판매의 대(大)결전"에 요긴하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죠.

얼핏 보아 비슷한 듯해도 사실 군대 사이의 전쟁과 기업들이 소비자를 두고 벌이는 전쟁은 양상과 규칙이 매우 달라서, 군사전략이 경영전략에 그대로 적용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체로 이 책은, 초두에서는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군사명장들이 확립한 교훈과 그의 적용례를 설명, 제안, 정리하고, 중반 이후부터는 경영학사에 불후의 공적을 남긴 학자, 명저, 혹은 실업가(實業家)의 사례를 통해 "무엇이 상대의 의표를 찌르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승자의 전략이었는지" 혹은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조직의 허점을 속속 메우고 보완하는 치밀한 경영자의 선택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먼저 전략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이라고 하면 (앞서 말한 대로) 군사전략을 먼저 떠올리는 게 보통입니다. 군필자분들은 정훈 시간에 교육 받은 대로 잘 아시겠지만, 장기적이고 넓은 범위에서 수립되는 목표와 방침이 전략이요, 그보다 축소되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짜는 계획이 전술입니다. 자질이 출중한 연대장, 대대장은 전술 수립, 구사에 능해야 전과를 세우고 자신과 부하들의 목숨을 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개의 야전에서 아무리 능란한 솜씨를 보여도, 아군 진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걸 두고 "전투에서 이기고도 전쟁에서 졌다"는 표현을 쓰곤 하죠. 이 책은 과거의 군사(軍史)에서 전술을 배우자는 게 아니라, 보다 길고 넓은 시야에 잡히는 "전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전략"이 언제부터 경영학의 영역에 들어왔을까요? 물론 출중한 경영자들, 혁신가들은 일찍부터 책을 보고(혹은 타고난 천재성, 직관의 힘으로), 전쟁에서 이기는 지혜와 요령이 경영 일선의 쟁패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음을 알고, 이를 실천에 옮겨 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탁월함이 개별 성공 사례를 넘어 이론 체계를 이루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맥킨지 컨설팅을 세운 제임스 맥킨지는 본래 회계사였으나, 그의 회계 업무는 단지 과거의 성과를 계량, 정돈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미래를 바라보는 통찰적 회계"로 새로운 영역을 다졌다는 의의가 있습니다(p234). 이어 2세대, 3세대 최고경영자였던 바우어와 글룩은 각각 "회계+조직", 그리고 “조직+전략”의 기획과 진단, 평가, 재창조 쪽으로 회사의 영역과 사명(使命)을 확장시켜 나갔습니다. 일개 회계법인 수준에서, 기업의 미래와 존재이유를 새로이 짜 주는 경영의 트레이너, 리빌더적 조언자로 거듭나기에 이른 것입니다. 현재 세계 대도시 곳곳에서 성업 중인 대규모 컨설팅사들의 모범, 롤 모델이 된 맥킨지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전략을 대신 짜 주고 기업의 건전성을 제고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전략은 반드시 오너, 사업가 본인의 머리와 상 상력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며, 최초 창안자가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지도 않습니다. p72를 보시면, "나폴레옹은 어떻게 해서 그처럼 눈부신 군사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를 집중 연구한 폰 샤른호르스트, 그리고 그의 제자인 폰 클라우제비츠 등은, 천재의 행보로부터 만인이 따라 배우고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전략의 이론 체계를 정립해 냅니다. 바르게 배우고 정확히 추출한 교훈은, 천재 아니라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자신보다 수적 우위에 있던 러-오-보 연합군을 상대로, 측면공격-분할-유인-각개격파의 전략을 구사하여 아우스테를리츠의 눈부신 대승을 이끌어냈습니다. 종래의 타성에 젖어있던 귀족 출신 장군들은 왜 이런 패배가 발생했는지, 하늘이 내린(혹은 악마의 사주를 받은) 천재의 수완에는 당해낼 방법이 없는 것인지 자포자기만 하고 있을 때, 이들은 “그의 성공을 성실히 관찰한 후 따라해보자." 같은 생각을 해냈던 것입니다. 전쟁론 같은 명저가 프랑스 출신이 아닌 그 적국 프로이센의 전문가 손에서 탄생했다는 건 진정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2차 대전 당시 패튼은, 적국의 사단장 롬멜이 저술한 탱크전 교범을 연구하고 그대로 실전에 적용하여 아프리카 전선에서 연합군 측의 승리를 이끌어 내었습니다("롬멜, 내가 너의 책을 읽었단 말이다!"). 천재는 결국 노력하는 자를 못 이긴다는 말도 여기서 그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p155를 보십시오. "영속하는 기업, 탁월함을 보이는 기업, 비전을 갖는 기업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일반인들이 흔히 착각하기 쉬운 허상(=신화)에는, "탁월한 기업은 언제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했다"가 있습니다. 소니의 예에서 알 수 있듯, 그저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 유지를 위해 닥치는 대로 시작한 기업도, 조직을 정비하고 시장에 대한 성실한 연구를 거듭하여 건강성을 다진다면, 얼마든지 최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교훈이 나옵니다. 과연 비전기업에는 탁월한 카리스마적 CEO가 있어야만 할까요? 콜린스 포라스 두 분은 "오히려 그런 경영자는 장기적으로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시스템과 조직이 건강한 기업이 영속성을 보일 뿐, 지나치게 CEO 개인에 의존하는 회사는 그가 떠난 뒤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몇 년 전 잡스가 타계했을 때 많은 관측자들은 "혁신 동력을 잃고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지만, 애플은 바로 며칠 전에도 "애플워치"란 신상품 출시로, 시장의 고삐(rein)을 여전히 쥐고 있는 쪽이 누구인지 잘 보여 주었습니다. 130년 강건성세로 세계 최강국의 위상이었던 청나라는, 건륭제의 붕어 후 급속하게 무너져 내렸는데, 이는 지나치게 출중한 개인의 의지와 능력에 기대는 조직이 얼마나 나쁜 운명을 맞을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기도 합니다. 한국 역시 18세기의 기나긴 영-정조 치세가 국가의 체질 강화에는 해로운 영향만 남겼다는 분석도 유력합니다.

뛰어난 경영자가 자칫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을 해칠 수 있다는 다른 실례는, p302에 나오는헨리 포드의 그 유명한 멘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왜 머리까지 따라오지?" 노동자는 그저 경영자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고, 제멋대로 판단을 하고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음을 표현한, 악명 높은 언사입니다. 영화 토털 리콜(1990)에 보면 화성 식민지를 장악한 경영자 코헤이건이 그의 부하 릭터에게 고함을 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누가 너더러 생각을 하라고 했지? 생각하지 말고 시킨 대로만 따라해!" 그러나 현실은, 존중 받는 직원이 언제나 더 높은 성과를 냅니다. p178은 호손 공장의 그 유명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특별한 주목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여길 때, 몇 배의 성과와 능룰을 발휘하는 법입니다. 하긴 그래서 헨리 포드가 떠난 뒤, 회사는 GM에게 추월되어 영영 2인자의 순위를 벗어나지 못했나 봅니다.

p112를 보시면 도요타의 혁신 중 유명한 JIT 기법이 나옵니다. 종래의 컨베이어 시스템(이 역시 당시로선 혁신이었습니다)을 개량하여, 재고를 최소화하고 이에 따른 비용 역시 가능한 수준까지 줄이는 이 공정 개선은, "칸반"의 개념에서 알 수 있듯 노동자의 참여가 없으면 도입 운용이 불가능한 혁신이었습니다. 독일이나 일본이나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존중하는 체제였기에, 이런 놀라운 변혁이 가능했던 거죠. 이후 근 반 세기 동안 경영학 교과서에서 이 도요타의 혁신은 빠질 수 없는 논제요 화두였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혁신 학습 능력을 가졌던 일본이었기에, 1980년대 미국이 "곧 일본에 추월당할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것도 당연합니다. 

그랬던 일본이었건만,.... p140을 보십시오. 한때는 세계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그들이, 1990년대 초 버블 붕괴라는 시련을 겪은 후, 다시는 그 영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 시점에서조차, 일본은 그간 벌어 놓은 자산으로 먹고사는 안일함에 젖은 부자일 뿐, 세계를 놀라게 하는 혁신을 일구는 기업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p92에는 의미심장하게도 "왜 나치와 (소위)황군은 패배하였는가?"를 잠시 다루고 있는데, 현상 속에 숨은 진짜 교훈은 도외시한 채 겉모습만 따라배운다든가, 혹은 보다 상위에 놓여야 할 근본 목표를 버리고 부차적 가치 달성에 치우친 행태가, 전략의 부실과 붕괴를 초래했다는 결론입니다. 

이노베이션은 언제 가능한가? 고인 물은 언제나 썩게 마련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199년대 중반부터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주문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상층부를 언제나 교체하고 새 피를 주입하는 길만이 기업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p335)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최근에 중병을 앓았으나 아직 살아 계십니다)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우리에게 실로 많은 시사를 던져 줍니다. p285의 민츠버그 교수가 내세운 주장은, " 전략이란 실제로 과거를 끊임없이 응시하며 현 상황에 맞춰 원안을 수정하는 과정 이다"라고 합니다. 고정된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스마르크와 함께 독일 통일을 이룬 몰트케는, "No plan ever survives first contact with the enemy."라고 했습니다. 적군과 단 한 번의 교전만 거쳐도, 이미 원 모습이 살아남는 작전 따위란 존재하지 않으며, 다 뜯어 고쳐야만 한다는 뜻이죠. 여기에, 글로벌 산업 생태계는 이미 그 근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p325)도 잊어선 안 됩니다.

책은 군사 전략을 논한 중-근세의 명저, 그리고 20~21세기 경영학의 보고 중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걸작 중 여러 권의 엑기스를, 컬러사진과 쉬운 문장, 독자친화적 편집을 통해 예쁘게 꾸려 놓고 있습니다. 권말의 미주는 그저 저자와 문헌 제목만 나열한 게 아니라 저자의 단평이 끼어들고 있고, 각 저서가 한국어로 번역된 경우 그 서지사항에 대해서도 알려 주고 있어서 유용합니다.

2015 04월 신간리뷰단 ‘도구로’





발타자르 그라시안,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장 드 라 브뤼예르 세 사람이 남긴 글을 발췌하고 엮어 새로운 책으로 만들었다. 저자를 이 세 사람이라고 해야할지 한상복이라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책에는 한상복 엮음이라고 되어있어 이름도 생소한 저들에 더 비중을 둔것같다. 그만큼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척 궁금해진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중소도시 칼라타유트 출신 예수회 신부였다.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18세에 신부가 되고 학교에서 인문학과 문법을 가르쳤다. 그는 당시 사회상과 부패에 대해 자기의견을 표출했는데 이것이 당시의 사회적 견해와 너무 달라 마찰을 빚었다. 자신의 뜻을 담은 책을 저술하는등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그런만큼 예수회와 마찰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게 됐다.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는 프랑스의 대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타고난 외모도 출중해서 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정치적인 문제로 재산을 잃고 감옥에도 가고 건강을 해치는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인생의 중후반은 정치에서 벗어나 책을 읽으며 지냈는데 이때도 그는 여인과 사랑하는 일을 계속했다. 많은 여성과 사랑하고 그녀들의 배신을 경험하면서도 여전했던 그가 대단하게 보인다. 한편으로 그가 남긴 글을 가장 꼬이고 삐딱한데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장 드 라 브뤼예르는 파리에서 태어나 변호사로 활동했다. 당시 최고 권력자 가문인 콩데 가에 들어가 16세였던 부르공 공작의 가정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그 안에서 몸을 사리며 온갖 음모와 책략, 배신등을 지켜본다. 후에 그는 귀족사회와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과 비판을 담은 성격론을 출판해 반향을 일으켰다.

비슷한듯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글은 아플만큼 직설적이다. 우리는 좋은면만 보고 좋은 영향을 기대하고 좋은 행동을 하라고 배웠다. 이들은 무서울만큼 솔직하게 이면의 그림자를 들춰낸다. 불편하지만, 입이 떡 벌어질때도 있지만 외면할 수 없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어릴때 가족이 내 세상의 전부일때는 그저 착한 아이로 있으면 됐다. 하지만 점점 내 세상의 반경이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상처를 주고 받게된다. 더이상 그저 착한 아이로는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때 착한 아이였던 우리들은 내가 짓밟히지 않기 위해 이익을 쫓으면서도 착하지 않은 행동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자연스럽게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하고 다른얼굴을 꾸미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것은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줬는데 저들은 왜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 친구니까 당연히 함께 해야겠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는게 싫은데 어쩌면 좋을까. 시키는 일을 전부 완벽하게 해냈는데 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하지...... 

올바름만 보고 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전혀 다른 면으로 움직인다. 하나 하나 겪고 알아가는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지만 너무 아프다. 불편하지만 세 사람의 글귀를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제목은 <필요한 사람인가> 이다. 우리는 누구나 착하고 상냥한 사람이 되고싶다. 하지만 감사의 마음은 금새 잊히지만 기대하는 마음은 더욱 오래 기억되기 때문에 고마운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처음 일을 하게 됐을때 내 일을 문제없이 하고 착한 직원으로 있으면 되는줄 알았다. 그것으론 턱없이 부족함을 나는 눈물을 뽑아내며 배웠다. 이런 글귀를 그때 봤다면 새로운 시각으로 상황을 보고 깨닫는데에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 하는 생각에 참 아쉬웠다.

살아가는게 어려운 이유는 관계가 항상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당연히 내 편이어야 할 가족이 가장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가 돌아서서 나를 흉보고 몰아세운다. 자신만 믿으라던 상사가 나를 잘라낸다. 전혀 악의가 없는 행동이 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때문에 알고싶지 않은 어두운 면도 알아두고 이 모두를 염두해놓은 조언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 역할을 세사람의 글은 훌륭하게 해준다.

내게는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도 그사람이 내게 보인 행동은 너무 무례하고 주제넘는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너무 분해서 자다가도 깨어 울곤했다. 그 날을 기점으로 그사람은 내게 적이 되었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 기쁘게 한구절 소개하고 싶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우정을저버린 친구에게 경솔하게 약점을 잡혀 그가 나중에 손쉽게 싸움을 걸어오지 않도록 조심하라. 하지만 적에게는 늘 화해의 문을 열어두어라.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관용의 문을. -그라시안-



또 다른 일이 생각나게 하는 글귀였다. 중학생이었던 나는 어이없는 이유로 나를 멀리하던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사과를 받고 우정을 되찾은 기억이 있다. 그때의 나는 화해의 문을 열어둘 수 있었는데 어느새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가 되었다. 언제 이렇게 됐을까.

모르는 채로 다치고 나면 정말 아프다. 알고 대비하면 안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알고 대비하면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되는 길을 찾고싶다. 무엇이 지혜로운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 길로 들어서기 위해 외면하고 싶었던 비겁하고 나약하며 이기적인 속마음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걸 알겠다. 정말 그렇게 되고싶다.

2015 04월 신간리뷰단 ‘kas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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