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사이드

등록일 | 2014.04.16 조회수 | 5,692

문학계의 에베레스트, 대표 산악문학 파헤치기



한낮의 태양이 매서운 눈처럼 쏘아 보는 곳
원주민들이 히말라야의 새라고 부르는 붉은 머리 독수리는
천천히 만년설을 향해 날아갔다
태양도 눈을 녹이지 못하는 그곳
까마귀들은 더 이상 그를 추적할 수 없었다
나 역시 그 흰 눈에 눈이 부셔서
그곳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 류시화의 시, ’히말라야의 새’ 중에서



일몰 시 입산금지


해가 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야 한다는 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어두컴컴한 산에서 내가 아닌 다른 생명체를 만나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도 모르거니와, 설사 아무도 못 만난다 해도 혼자라는 고독감과 낙오됐다는 두려움이 사람을 극한의 공포로 몰아간다. 여기까진 정신적 두려움이다.  물리적 고난이야 말로 사람을 더욱 궁지로 몰아 넣는다. 가장 큰 고난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얼마든지 벌어지기 쉬운 상해에 있다. 어떡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산은 우리에게 건강과 활력을 주는 벗이지만 해가 지면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두 얼굴을 가졌다. 그 곳이 산이다.

산은 인간의 극한을 시험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자연환경이다. 한없이 평화로운 풍경이 벌어지다가도 급작스레 바뀌는 날씨와 미처 계산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으로 사람을 사지에 몰아넣는다. 사회와 격리된 야생이며 그야말로 나와 산 뿐이거나, 동반자가 있다면 너와 나 둘 중 하나라는 무시무시한 생존경쟁에 돌입하기도 한다. 그 곳은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해 나를 버리는 동시에 내 속의 진짜 나와 조우할 수 있는 미문의 공간이기도 하다.


히말라야, 그 판도라의 상자


지구의 등뼈라고도 불리며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있는 곳은 바로 네팔의 히말라야다. 신이 인간에 준 축복이자 불행이 돼버린 판도라의 상자는 20세기 초에 열렸다. 인도의 측량국장 앤드루 워가 19세기 중순 히말라야 산맥을 측량한 뒤 세계 최고 높이의 산임을 입증했고 신성한 산으로 여겨져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던 이곳은 1920년대부터 그 빗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산악인들의 도전을 맞기 시작했다. 전세계의 수많은 산악인들이 이 곳에 도전해 정복의 기쁨을 누렸고 한 편으로는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기도 했다. 극한의 환경에서 간발의 차이로 생사에 기로에 서지만 양날의 검과 같은 순수의 산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산을 품은 문학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망과 차라리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절박한 곳. 그리고 한편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동화되어 사는 곳, 산. 이 곳은 결코 사람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지 않았다. 산을 겪은 사람들은 기록을 남겼고, 도시의 삶 못지 않은 이 리얼 다큐는 활자로 옮겨져 ’산악 문학’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내며 문학세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자신의 등반경험을 녹인 에세이에서부터 극적인 등반실화를 각색한 소설, 그리고 산악인들에게 필독서가 되는 기분전환용 픽션까지 다양하다. 국어사전에서는 산악의 웅대하고 장엄한 자연미나 그곳의 생활을 다루는 문학이라고 표현하지만 북인사이드에서는 주로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사투의 현장을 담은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_ 정유정




환상방황, 독일어로는 ’링반데룽’(Ringwanderung)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날씨가 어둡고 시야가 어두운 날 방향을 잃고 계속해서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야기한다. ’난 똑바로 걷고 있다’라고. 악천후 속에서 제자리만 빙빙 돌다 어느새 탈진해 버리기도 하는 위험한 현상이지만 정유정의 환상방황은 좀 다른 것 같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표지가 말해주는 것처럼 난생 처음 떠난 외국땅, 그것도 히말라야에서 겪는 좌우충돌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4권의 장편을 내리 써내며 작가로서의 성공을 거머쥐었고 한국 문학계에서 손꼽히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지만 한 방울도 없이 고갈되어 버린 삶의 에너지는 충전한 길이 없었던 그녀. 그래서 결심한다. 소설 <내 심장을 쏴라>에서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 속박된 자신을 스스로 해방시켜 날아가기를 염원했던 곳, 신들의 땅, 히말라야에 가기로.


이 책은 정유정의 첫 여행에세이다. 생애 첫 여권을 만들고 처음으로 한국을 떠나보는 일생일대 대모험의 기록이다. 그런데 바로 그곳이 히말라야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은 발벗고 말렸지만 그런다고 포기할 정유정이 아니었다. 함께 갈 동반자로 동료작가 김혜나를 섭외했다. 전문등반가가 아니므로 아마추어로서 도전해 볼만한 루트를 선택했고 그곳이 ’안나푸르나 환상종주’라 불리는 18일짜리 안나푸르나 서킷 코스였다. 마음을 먹고 나니 모든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어느덧 그녀의 손엔 카트만두 행 비행기 티켓이 들려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알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 눈먼 승민이 신들의 땅으로 날아간 후, 마침내 수명은 자신의 감옥을 박차고 세상으로 나온다.
- <내 심장을 쏴라> 플롯노트 중에서




타고난 길치에 그저 글쓰는 삶이 전부였다. 그래도 떠나야 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았고, 지금이여야 했으며 당장 충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넉넉한 마음만을 내줄 것 같았던 안나푸르나 서킷 트래킹 코스는 곧 고난의 행군이 됐다. 날씨는 날씨대로 제멋대로였고, 고산병 예방약은 곧 부작용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난코스 쏘롱라패스까지. 과연 안나푸르나에서의 환상방황이 아닐 수 없는 대자연적 고난이지만, 이 종주기는 마냥 힘들지만은 않다. 명불허전 정유정은 히말라야에 가서도 그만의 입담을 잊지 않는다. 여행 중의 실수와 말 못할 고민들에서 묻어나는 재치, 일행들과 의기투합하며 넘은 쏘롱라패스에서 전하는 감동은 상상 그 이상이다. <내 심장을 쏴라>를 집필하던 시기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지금의 정유정을 있게 한 과거의 이야기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다짐 등 작가의 내밀한 독백이 여행과 절묘하게 엮여있어 마치 그녀의 인생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이 책은 정유정이라는 한 인간이 지난한 삶의 곡절에서 몸과 마음을 다해 고뇌했던 ’인생방황기’ 일수도 있겠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인 동시에 어른인 셈이다.
삶을 배우면서 죽음을 체득해 가는 존재.
나는 안나푸르나에서 비로소, 혹은 운좋게
어른의 문턱을 넘었다.



촐라체 _ 박범신


’이 유한한 인생에서 참으로 위로가 되는 것은, 욕망에 따른 ’성취’가 아니라 이룰 수 없을지라도 가슴속에 ’촐라체’ 하나 품고 사는 일이 아니겠는가’
- 박범신


인터넷 포털 최초 연재소설 박범신의 <촐라체>. 그의 산악소설이기도 했던 이 책은 숱한 화제를 남기며 102회에 달했던 연재를 마치고 대미를 장식했다. 5개월여 간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가 됐으며 방문자수 100만, 포스트 스크랩은 5천 400회 에 달했고 회당 1만명에 가까운 독자들이 <촐라체>에 접근했다. 본격 디지털 인터랙티브 소설의 등장이었고 실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인터넷 주 사용자인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산악소설이라는 장르로 이 정도 이례적인 효과를 몰고 온 것에는 문학플랫폼의 저변확대라는 물리적인 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박범신만의 필력으로 탄생한 산악소설이라는 컨텐츠에 대한 매력 역시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헤쳐 보자. 대관절, <촐라체>가 무엇이길래!

 


연재 당시 숱한 사람들의 오해를 몰고 왔던 것 중의 하나. ’촐라체’의 의미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촐라체’는 새로운 형태의 글씨체가 아니며, ’졸라맨’의 고품격 패러디도 아닌, 해발 6400미터급 히말라야 고봉 중 하나의 이름이다. 주인공인 상민과 영교가 6박 7일 동안 촐라체 북벽을 등반하며 벌이는 생존의 사투를 다룬다. 소설은 실제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에서 하산 도중 조난당했다 극적 생환한 박정헌, 최강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등반 사흘 만에 촐라체 정상에 섰던 이들은 하산 길에 크레바스를 만나 최강식이 추락하고 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자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엄습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체력고갈은 두 사람을 극한의 고통 속으로 몰아간다. 박정헌은 자일을 끊지 않고 같이 사는 것 아니면 같이 죽겠다는 마음으로 버텼고 마침내 이들은 9일만에 구조되어 극적 생환한다. 심한 동상으로 손가락과 발가락 대부분을 절단했고 전문 산악인으로서의 삶 역시 접어야 했지만 꿈을 잃은 자는 아무도 없었던 실존인물들의 이야기다. 이 감동실화는 이들의 사투가 벌어졌던 2005년 같은 해 박정헌에 의해 <>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고 수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008년, 박범신의 손끝에서 실존의 존엄한 경험이 스민 소설 <촐라체>로 재탄생 된 것이다.

 <촐라체>가 산악소설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에는 앞서 이야기한 조난기에 대한 흥미도도 있지만, 국내 산악계의 맹목적인 등반관행에 비교해 새로운 등반패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8,000미터급 14좌 등정과 같은 높이 경쟁에 빠져 있을 때, 동계시즌 그것도 알파인 스타일로 남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선택해 도전하는 모습은 등정(登頂)주의를 지향했던 한국 산악계의 수준을 등로(登路)주의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룰 수 없을지라도 꿈을 품고 살아가는 것, 바로 <촐라체>가 전하는 인간의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럼두들 등반기 _ W.E. 보우먼

1956년 첫 발간이래 전 세계 산악인들의 필독서가 되어 버린 바이블, &l t;럼두들 등반기>. 북인사이드에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다. <럼두들 등반기>는 산악인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오는 최고의 코믹컬트 소설이다.


인수봉이나 울산바위 리지 같은 곳에서 비바크를 하는 도중에는 절대로 이 책을 펼쳐 들지 말 것. 주체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 때문에 결국에는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출판사 편집자 심산


* 비바크 :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하룻밤을 지새는 일


이 책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 이야기한다. 이보다 더 웃긴 소설을 없을 것이라고. <나를 부르는 숲>의 저자이자 현존 작가 중 가장 유머러스 하다는 평을 듣는 미국 작가 빌 브라이슨은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동안 계속 지니고 다닐 만큼 이 책을 사랑한다"라고 고백한바 있다. 빌 브라이슨의 수줍은 고백 이후 산악인들 사이에서 주로 회자되던 이 책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한다. 굳이 등반이나 산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충만한 유머감각과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7인의 개성있는 등장 인물들은 모든 이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신비의 나라 요기스탄. 그 곳에는 높이 12,000m에 이르는 고봉 중의 고봉 ’럼두들’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가 8,848m 높이임을 감안할 때 이게 과연 어느 정도 높이인지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터무니 없는 산을 오르기 위해 7인의 정예멤버가 모였다. 주인공인 등반대장을 포함하여 보급 담당, 암벽 전문가, 빙벽 전문가, 무선 전문가, 언어 전문가, 주치의의 구성으로 이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오합지졸’ ’중구난방’ ’무능력자’ 정도의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12,000m 미터가 넘는 산을 오르면서 똘똘 뭉쳐도 모자란 판국, 위기 앞에서 팀웍은 커녕 말다툼, 무기력, 삐치기 등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직함이 우습게도, 주치의는 등반 내내 골골거리고 언어전문가는 통역을 잘못해 3천명 모집의 포터를 무려 3만명이나 불러 모은다. 원정대장 바인더는 원정대를 이끈다기보다는 끌려 다니는 것에 가깝고 사진 담당자 는 기껏 촬영한 필름을 햇빛에 노출시켜 못쓰게 만들기도 한다.  한참 떨어지는 능력에도 불구, 이 미워할 수 없는 7인들의 현지 적응력만큼은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다. 크레바스에 빠져도 샴페인을 마시며 노닥거리고 술이 떨어지면 나침반 속 알코올을 뽑아 먹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뿐인가. 나침반의 걸쇠를 풀지 않아 벌어지는 환상방황도 왕왕 벌어져 셀프기력소진을 하기도 한다. 실제 상황이라면 목숨 걸어가며 불굴의 의지로 오르는 등반이지만 소설 속에서 이렇게 코믹의 세계로 전락해 버려 어쩌나 싶다. 그러나 걱정은 금물이다. 작가 보우먼이 이 소설을 발표하자 많은 이들이 필시 어느 산악인이 가명으로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등반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 열정을, 그 곳만의 풍경과 분위기를 그렇게 잘 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우먼은 평생에 그런 전문등반은 해 본적 없는 평범한 토목기사일 뿐이었다. 완벽한 설산의 이미지를 재현하고, 허구의 매력만점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진짜 산 사나이들의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그만의 비밀은 끝내 알 순 없지만 이 것 하나 만큼은 확실하다. 산에서 누군가 어떤 책을 보며 킬킬 거리고 있다면 그 책이 바로 <럼두들 등반기>라는 것과 반세기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럼두들은 어디에?

럼두들은 실재하는 산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는 ’럼두들’이 존재한다. 1959년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탐험대는 그들이 발견한 봉우리에 마운트 럼두들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의 표시로 시작된 명명이 계기가 되어, 이 산은 현재 남극 지도에 공식 지명으로 표기되고 있다. 럼두들이라는 명칭은 지명뿐만 아니라 침낭, 산악단체, 말(馬),심지어 록밴드의 이름으로도 애용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럼두들’은 카트만두에 있는 ’럼두들 식당’이다. 이 식당은 에베레스트 등정대의 집결 장소이자, 산악인들이 2000미터급 산을 올랐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1980년에 영업을 시작해 지금도 성업 중인 이 삭당의 벽면은 에드먼드 힐러리, 라인홀트 메스너, 로브 홀, 그리고 수많은 셰르파의 친필 사인으로 장식돼 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  _ 존 크라카우어


보우먼의 <럼두들 등반기>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 책은 바로 그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책이다. 1996년 5월 10일, 로브 홀이 이끄는 어드벤쳐 컨설턴츠와 스콧 피셔가 이끄는 마운틴 매드니스팀은 정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이 팀에 속했던 쉰 살의 사업가 벡 웨더스, 산에 미친 청년 앤디 해리스, 우체국에 야간근무를 하며 등반 비용을 모은 더그 한센, 백만장자 샌디 피트먼, 일곱 봉우리를 오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에베레스트를 찾아온 중년의 일본여성 남바 야스코. 이들을 포함한 18명 중 12명이 사망했고 정상을 밟았던 5인 중 단 1명 만이 생존했던 충격 실화를 다룬다.

최고급 레저로 변모해 가며 히말라야 등반이 날로 상업화 됨에 따라 관련 자료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 잡지 ’아웃사이더’의 기자 존 크라카우어만은 고객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정상을 찍었던 다섯 명 중 유일한 생존자였으며 하산캠프까지 불과 400미터를 앞두고 일어난 눈 폭풍으로 그나마 남은 생존자들까지 희생되는 순간 일행 중 선두에 있어 불운을 피해갔다. 천운의 사나이가 되어 무사히 남은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산 자의 죄책감에 시달렸다. 과연 내가 이들의 불행을 전할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히말라야 등반 역사 상 가장 큰 참사 중 하나로 회자되는 이 사건을 가까이에서 온 몸으로 겪어낸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 저널리스트로서 그는 이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자신이 보고 겪은 생생한 경험과 다른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더해 히말라야를 오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명저로 탄생시킨다.


그는 이 책에서 히말라야 등반의 명과 암을 이야기 한다. 등반가들과 이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셰르파들과의 관계,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간들이 드러내는 날 것 그대로의 본능, 무분별한 등반객 유입으로 인해 벌어지는 환경오염, 사고사한 등반객들의 최후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가능한 로맨스와 섹스 등 현실 등반의 모든 것이 다 묘사되어 있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너무도 솔직하게 보여준다. 모든 상황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위험과 욕망을 한데 안은 산이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허영호,  에베레스트 등반가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미국 산악문학의 명저로 꼽히며 2001년 로버트 마르코비치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다. 또 미국산악회가 제정한 상으로 매년 산악문화 발전에 공헌을 했거나 우수한 산악도서를 펴낸 저자에게 시상하는 ’아메리칸 알파인클럽 산악문학상’(American Alpine Club Literary Award)을 수상하며 산악문학 역사상 길이 남을 논픽션으로 추앙받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 문학인문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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